그리움의 간격
사람들은 말합니다.
사람 사이에 느껴지는 거리가 싫다고...
하지만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적당한 간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에게도 저마다 오로지 혼자 가꾸어야 할 자기 세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떨어져 있어서 빈 채로 있는 그 여백으로 인해 서로 더욱
애틋하게 그리워 할 수도 있게 합니다.
구속하듯 구속하지 않는 것 그것을 위해 서로 그리울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일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꼭 필요합니다.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바라볼 수는 있지만 절대 간섭하거나 그래서 서로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거리
그리움의 간격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우종영/"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중에서 -
💜 질경이
http://m.cafe.daum.net/dreamt/Snn0/5744
비 그치고 나니 햇빛 쨍
미세 먼지 없는 하늘 투명
이는 바람에 흔들리는 신록
초여름의 싱그러움
아침에 일어나니 손가락이 붓고 어깨도 아프다
어제 고추에 물주느라 수십번 물을 떠날라서일까
일년 농사중 가장 큰 일 하나 끝냈다
이젠 참깨 심고 서리태 콩 심는 일 남았다
오이 호박 가지 참외 토마토는 몇그루 심지 않으니 일이랄 것도 없고
톡보내고 다시 잠한숨
피곤할 땐 좀더 누워 있는게 좋겠지
새벽부터 내리던 비가 이슬비로 변해 계속 내리고 있다
어제 심은 고추 잘 살겠다
이제 봄에 심을 모종들 충분히 옮길 수 있게 해갈이 된 것같다
참 고마운 단비 내린다
집사람이 수퍼안산 참깨가 좋다며 씨앗을 주문해 보란다
이번에도 모종을 사다 심자니 씨앗으로 심잔다
씨앗은 아카시아 꽃이 필 무렵 심으면된단다
오월이면 아카시아꽃이 피기 시작
참깨 심을 때가 되었다
수퍼안산참깨를 가지 많은 것과 외대를 주문
두가지를 심어 보는게 좋겠단다
한가지보다 아무래도 실수가 줄지 않을까?
집사람이 그건 더 잘 아니 알아서 하겠지
죽 한그릇 데워서 먹었다
집사람은 그제부터 힘을 못탄다
금방 기운이 다운되어 버린단다
이거 크게 아프면 어쩌지
나이들면 아픈게 가장 힘든다
아프지 않고 잠자듯 떠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동물을 챙겨 주러 가보니 닭장이 수상하다
닭장안 알자리에 알이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깨지고 하난 없다
밤사이 또 들어 왔나?
닭들을 가두어 둔 하우스 문을 열고 안을 살펴 보니
아뿔사 또
오골계 두마릴 죽여 하나는 목부위만 뜯어 먹었다
어디로 들어왔을까?
들어 올만한 곳 앞에 강돌이를 묶어 놓았는데 아무 효과 없었다
그럼 강돌이 쪽은 아닌 것같고...
그 자리가 어디 일까?
그리고 족제비는 왜 오골계만 노리는 걸까
10여일 사이에 무려 13마리를 족제비에게 잃었다
그 녀석은 오골계가 맛있다는 걸 아는 걸까
이거 내 힘으론 막기 참 어렵다
들락거리면 발자국이라도 있을 건데...
어떻게 녀석을 잡지
아니 못들어오게 막아 내지
남은 오골계 두마릴 잡아 마당가 병아리장으로 옮겼다
여긴 지난번 후론 들어오질 않는다
그 많은 오골계를 다 잃어 버려 종자 남기기도 어렵겠다
부화기 안을 보니 기러기가 두 마리 태어났다
오늘이 만 34일
제 날짜가 되니 나온 것같다
강진 처형은 기러기가 알을 품어 모두 다 태어났다는데 난 부화기라 겨우 두 마리
녀석들이라도 잘 키워 보아야지
더 이상 나오지 않으면 부화기를 청소하고 진원 형님이 가져다 주신 아프리카 거위알을 부화 시켜 보아야겠다
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집사람이 고사리 꺾으러 가 보잔다
오늘은 비가 와서 골프치는 분들이 없을 것같다며 골프장 지나 가보잔다
몸도 좋지 않다면서 무슨 고사릴 꺾고 싶을까?
우비 입고 장화 신은 뒤 골프장 쪽으로
골프장에 들어가려니 골프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우중에도 골프를 치는가 보다
별 수 없이 옆 산으로 올라가 고사리 밭으로
고사리 밭에 가 보니 다행히 손타지 않았다
한바탕 재미있게 지난번 만큼 꺾었다
이번엔 골프장 안쪽 고사리 밭에 가보자고
집사람이 갑자기 주저 앉는다
온 몸에 힘이 쑥 빠지며 식은 땀이 난다고
당이 있나?
지금까지 당은 없었는데...
갑자기 힘이 빠지는 건 당이 떨어질 때 그런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산에 올 땐 사탕을 꼭 준비해 와야겠다
좀 쉬었다 다시 힘내 골프장 고사리밭을 가 보았다
어? 고사리가 보이질 않는다
어제 누가 꺾어 가 버린 것같다
참 실망스럽다
두군데만 꺾어도 작은 배낭 하나였는데...
별 수 없지
다른 사람도 꺾어 먹어야지
고사리를 다듬어 삶았다
집사람은 힘없다며 방에 들어가 누워 버린다
더 이상 부화될 것 같지 않다
알을 꺼내 흔들어 보니 알속이 출렁인다
모두 골았다
곤 알을 나무 밑에 묻어 주었다
부화기를 청소하여 거위알을 넣었다
진원형님이 가져다 주신건 오래되지 않았지만 강진에서 가져온 건 꽤 오래
과연 부화되려는지 모르겠다
점심을 지었다
집사람이 점심 때 조개 찌개를 해먹자고 했는데
힘들어 못하겠단다
상추만 뜯어 와 쌈을 했다
이도 참 맛있다
동생이 오늘 안과에 다녀온다기에 전화해 보았다
참빛 안과에 갔는데 별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단다
갈수록 눈이 더 나빠진다고
한시간 이상 눈을 뜰 수가 없단다
저런이라니
어떻게 해야 나을 수 있을까?
그렇게 힘들면 이번 형제들 여행을 가지 않는게 어떠냐고
차라리 집에서 푹 쉬면서 눈을 치료하는게 좋겠다고
생각으론 꼭 그렇게 하고 싶단다
눈이 너무 아파 돌아다니기가 겁난단다
그런데 모처럼 가는 형제들 여행이고 제수씨가 같이 있으면 모를까 혼자 집에 있으려면 식사 때문에도 힘들 것같단다
이거참 어쩌지
저리 아프다는데 무리해서 꼭 가야할까?
몸이 우선이니 잘 생각해 보라했다
낮잠 한숨 자고 가서 닭장 안에 강돌이를 묶어 두었다
오늘 밤에도 족제비가 들어 올까?
어떤 비상 조치를 해야겠는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오늘은 4시부터 바둑 모임
5시 다 되어 나갔다
이미 몇분이 나와 바둑을 즐기고 있다
덕산아재가 혼자서 바둑을 두고 있다
같이 한 수
중반 들어 대마를 잡아 버리니 기권하시려고 한다
이건 실수해 잡혔다며 한수 물러주고 계속 두었다
결국 끝내기 들어서도 또 실수
그걸 잡아 버리니 투석
상수에겐 도전히 안된단다
덕산아재가 귀 먹지 않았으면 설명을 좀 해줄 수 있을 건데 그게 아쉽다
바둑이 도저히 늘지 않는다고
어쩜 그게 정상 아닐까?
나 자신도 바둑이 자꾸 주는 것 같은데 아제는 더 하시겠지
나이들면 별 수 없다
김사범님과 한수 하고 있는데 덕산아재가 집에서 술과 안주를 준비해 오셨다
같이 술한잔 하자고
넘 고맙다
얼른 두던 바둑을 마무리 하겠다고
초반 포석에서 너무 잘 두었는데 중반 들어 흑진에 침투하며 비뚤바뚤
바둑이 왜 이러나
내 바둑은 알 수가 없다
아니 내 인생이 알 수 없는지 모르겠다
난 나름 잘 살아왔다 했는데 간혹 엉뚱한 생각이 든다
서로 어울려 막걸리 한잔
덕산아재 덕분에 기분좋게 한잔 마셨다
재봉동생과 한판
이 판도 초반을 잘 짰는데 중반전 들어와 형세가 기울었다
결국 10여집 져 버렸다
왜 내가 이러지
코로나 후유증일까?
조사장이 왔다
너무나 반갑다
바쁜데 어떻게 시간 내었는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만났다며 조사장과 한판
돌갈라 내가 흑
적당히 공격하며 집을 챙겼다
형세가 좋은 것 같았는데 중앙 싸움에서 승부가 결정될 것같다
어 아무래도 내가 부족하지 않을까?
참 어렵다
다행히 조사장이 실수하여 대마를 잡아 승
이건 어거지로 이긴 것같다
너무 시간이 늦었다
집사람도 전화하고
오늘은 여기까지만 놀겠다며 먼저 일어섰다
구름이 불그레 물들어 온다
님이여!
사월도 저물어 가네요
한달 마무리 잘하시면서
늦봄의 정취 속에 오늘도 행복한 미소만 님의 입가에 감도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