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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세상 날개인간들을 찾아서
샤르별의 특이한 인종으로 날개를 달고 살아가는 날개인간 즈스디, 물 속에서 인어처럼 살아가는 소스디, 온몸에 털을 덮고 살아가는 지하인간 츠스디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즈스디 인종들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은 특별했다.
그래서 샤르비네에게 틈만 나면 날개인간들을 보여 달라고 졸랐다.
"사람의 몸에 날개가 달려 있고, 그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면 궁금해서 견딜 수 없소.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날개인간들의 모습을 빨리 구경하고 싶어 견딜 수 없소. 그 궁금증을 풀기 전에는 다른 구경들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소. 날개인간들을 먼저 구경하고 다른 구경을 하는 것이 어떻겠소?” 그러한 부탁을 못이긴 샤르비네는 어느 날 다른 일정을 취소시키고
춘우셔시를 몰고 닙이누시 산으로 향했다. 닙이누시 산의 정상을 배경으로 즈스디 날개인간들이 흩어져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닙이누시 산은 듣던 대로 산 전체가 기암절벽들로 뒤덮여 있고, 2만7천 미터가 넘는 주봉을 중심으로 7만 여 개의 높고 낮은 봉우리들에 에워싸인 채, 장엄한 산세를 드러내고 있었다.
산정상에 바다처럼 고여 있는 하늘호수를 비롯해서 수백, 수천 km에 이르는 긴 계곡을 따라 강처럼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들이며 까마득히 높은 절벽에서 층계를 이루며 쏟아지는 폭포들, 그리고 바위틈 사이사이로 피어난 야생화들의 꽃향기가 어우러진 선경의 모습 그대로였다.
샤르별의 인류들이 자신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선경세상이라고 자부하지만, 진짜 무릉도원과 선경세상의 모습은 닙이누시 산에 펼쳐져 있었다.
2만 7천 미터 산 정상에 고여 있는 넓은 호수는 그 신비로움이 대단했고, 그 호수가 넘쳐 흐른 물이 32단, 27단 등의 다단 폭포수로 떨어지는 장면들도 절경이었다.
닙이누시 산맥의 7만 봉우리로 이루어진 계곡들마다 폭포가 떨어지며 만들어내는 굉음소리들이 요란했고, 폭포의 물줄기들과 폭포가 떨어질 때 발생하는 흰 포말들이 안개처럼 자욱하게 피어서 산능선을 덮고 있는 장면이 선경세상 그대로였다.
•신비로움과 환상적인 절경을 자랑하는 닙이누시 산 계곡의 산등성이마다 옅은 구름이 모락모락 깔려서 덮고 있고, 구름에 묻혀 보일듯 말듯한 날개인간들의 집들이 여기저기 절벽 위에 지어져 있었다. 그리고 이쪽 절벽과 저쪽 절벽으로 새처럼 하얀 날개짓들이 오락가락 하는데, 그들이 바로 날개인간 즈스디였다.
날개인간들이 하얀 날개를 쭉 펴고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요,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다.
'사람이면서 어떻게 날개를 달고 새처럼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을까?"
그 장면을 실제로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는 신비스러움 자체였다.
7만 봉우리로 에워싸인 닙이누시 산의 절경 속에서, 새처럼 큰 날개를 펼치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살아가는 날개인간들의 모습은, 도저히 이 세상의 현실 속에서 만나볼 수 없는 환상적인 현상이라고 밖에는 달리 소감을 밝힐 수 없었다.
샤르별에서는 2만m 이상 높은 곳에서도 비교적 산소량이 풍부해서 호흡하는데 지장이 없었다. 2만 5천m 쯤 되는 고산지대부터는 호흡에 지장이 있었다.
그러나 닙이누시 산에는 2만 5천m 이상 높은 곳에서도 동식물들이 자라고 날개인간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산소가 부족해도 잘 살아가는 인간들과 생명체들을 그곳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우리들은 고산지대에서 호흡곤란을 겪을 것을 대비해 식용산소 우디어를 준비했다. 우디어를 복용하면 몸 속에서 부족한 산소가 발생하여 몇 시간씩 버틸 수 있었다. 호흡곤란이 발생하면 다시 필요한 양만큼 우디어를 복용했다.
우디어를 복용하고 샤르비네와 함께 방문한 2만 7천m 닙이누시 산 정상에는 하늘조각이 내려온 모습을 한 산상호수가 고여 있었다.
산상호수가 고여 있는 위치는 실제로 2만 5천m의 9부 능선 쯤 되고, 산상호수 주변에는 넓은 고원이 형성되어 별천지의 자연세계를 펼치고 있었다. 지구의 화산봉우리에 형성된 분화구의 연못과는 다른 자연현상이었다.
고원에 형성된 큰 초원에는 천태만상의 자태를 뽐내는 기화요초들이 지천에 깔려 있고, 크고 작은 동물들이 서식하며 독특한 자연경관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고원은 높은 산에 올라와 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고, 낮은 땅에서 사는 기분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날개인간들은 대부분 산상호수 주변의 고원지대에 하늘의 집이라고 하는 산상촌락을 형성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곳에서 밑을 내려다보면 깎아지른 듯한 수천m 높이의 절벽들이 병풍처럼 솟아 있었다.
날개인간들의 집들은 절벽 끝에 아슬아슬하게 지어져 있는 경우도 많았다.
절벽 끝에 지어진 집에서 밑을 내려다보면 땅은 보이지 않고 질펀한 구름바다만 넓게 펼쳐져 떠 있었다. 한마디로 날개인간들이 살아가는 산상촌락은 땅에 존재하는 세상이 아니라 구름 위에 떠 있는 세상 같았다.
날개인간들의 숫자는 8백만에 이른다고 했다.
날개인간들은 닙이누시 산의 정상에서만 살지 않고 계곡이나 절벽 등 닙이누시 산의 절경이 펼쳐져 있는 곳은 어디나 가리지 않고 흩어져 살아가고 있었다.
날개인간들은 천성적으로 아름다운 절경이 형성되어 있는 곳을 주거지로 삼아 살기를 좋아했고, 그래서 눈으로 보아 아름다운 경치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날개인간들의 주거지가 군락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우리가 날개인간들이 살고 있는 산상촌락을 방문해서 맨 먼저 만난 즈스디가 구니였다. 구니는 날개인간들의 정신적 지주였다. 지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날개인간들의 왕이 구니였다.
그러나 구니는 날개인간들에게 군림하는 왕이 아니었고, 그 정신세계와 마음을 보듬고 살아가는 대부와 같은 존재였다.
날개인간의 대부인 구니는 샤르별의 신선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고 존경받는 대상이기도 했다.
샤르비네의 아버지 초시는 평소에 닙이누시 산을 자주 방문하여 구니와 친분이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샤르비네도 초시를 따라서 구니를 함께 방문했던 기억이 많았다.
닙이누시 산의 산상촌락을 방문할 때는 반드시 사전 허락이 필요했고, 초시의 주선으로 우리들은 아무 불편 없이 닙이누시 산을 방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샤르비네는 날개인간의 지도자 구니와 구면인 관계로 가장 먼저 그의 거처를 방문해서 편하게 닙이누시 산의 절경을 구경하기로 했다.
우리가 방문한 구니의 거처도 거대한 구름경관이 펼쳐진 아슬아슬한 절벽 끝에 매달려 있었다.
구니는 황금빛 의상에 하얀 날개를 달고 있었고, 바람에 흩날리는 긴 머리와 수염을 기르고 있어, 그의 고상한 인품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날개인간의 몸에는 날개만 달렸을 뿐, 그 외의 신체부위에는 깃털이나 있지도 않고 피부는 맑고 고왔다.
특히 여성 날개인간들은 천사의 아름다움 그대로였다.
지구 인류들이 화폭에 그려놓은 천사의 모습과 여성 날개인간들의 모습이 너무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니의 거처에는 음식을 조리해 먹는 주방시설이라든가 복잡하고 너저분한 살림도 찾아볼 수 없었다. 간편한 침상과 정돈되어 있는 의상들, 그 외 스지스디 인종들로부터 제공받은 우주첨단문명의 이기 몇가지 정도가 살림의 전부였다.
집의 건축자재는 성분을 알 수 없는 물질들이었고 지붕은 구름 같은 빛으로 덮여 있고 구조는 복잡하지 않았다.
성분미상의 물질을 이용해서 바위 위에 지어놓은 그들의 집들은 거의 예술에 가까울 정도의 운치와 아름다움을 내뿜고 있었다.
함께 기르는 동물들도 있었는데 학처럼 생긴 새와 표범처럼 생긴 짐승을 몇 마리씩 기르고 있었다. 이러한 동물들은 우리에 가두어 놓고 기르는 것이 아니라 야생 상태와 다름없이 거주지 주변에 놓아 기르고 있었다.
날개인간들이 기르는 동물들은 훈련이 잘 되어서 심부름을 시키면 무엇이나 잘 따라주는 편이었다. 날개인간들이 키우는 새들은 자기들 주인인 날개인간들이 하늘을 날아다닐 때 함께 따라다니기도 했는데, 날개인간들과 새들이 함께 어울려 공중에서 비상하는 모습을 보면 어느 것이 사람이고 어느 것이 새인지 분간하기조차 어려웠다.
날개인간들은 타고난 솜씨가 좋은지 그들이 입는 의상이며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만드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날개인간들은 자신들이 살아온 전통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었고, 스지스디 인종들의 우주첨단문명을 마음 넓게 받아들이며 자신들의 삶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었다.
우리가 구니를 찾아갔을 때 그의 곁에는 커다란 동물 하나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있었는데, 표범하고 비슷하게 생긴 혀좁이라는 야수였다. 맹수처럼 보이는 혀좁이는 생긴 모습하고는 달리 사람의 말을 아주 잘 듣고 온순했는데, 구니는 가끔 이 야수의 등을 타고 닙이누시산등성이를 따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망중한을 즐긴다고 했다.
커다란 맹수가 구니 옆에 그림자처럼 앉아서 눈만 깜빡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이 맹수를 거느리고 다니며 위용을 과시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구니는 겉으로 보이는 위엄과는 달리 자상하고 따뜻한 성품의 소유자란 것을 금세 느낄 수 있었다.
구니가 샤르비네를 맞이하는 표정을 보면서 그 성품을 읽을 수 있었다.
“어허, 이게 누군고? 아니 선녀가 맞지? 너무 몰라보게 예뻐져서 하마터면 몰라볼 뻔 했구나. 나의 친구 초시와는 자주 통신으로 접속하고 너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 듣곤 했다만…. 네가 방문한다는 전갈을 받고 많이 기다리고 있었노라.”
샤르비네는 그러는 구니의 품에 다정하게 안겨들면서 애교스런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다.
"네, 날개신선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별고 없이 잘 지내셨어요? 아버지랑 저도 그동안 츠나별(지구)에 여행가서 아버지를 도우며 제 학문에 대한 연구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지 며칠 안되요. 아버지는 지금 츠나별에서 수집해 온 자료들을 관계당국에 보고하고 정리하느라 바쁜 일정들을 보내고 계시답니다. 아버지도 한가하면 날개신선님을 꼭 찾아 뵐 거예요."
"오! 그랬었구나. 츠나별에 다녀왔으면 좋은 구경 많이 했겠구나. 나도 덕분에 잘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친구는 누구지?”
샤르비네와 정겹게 인사를 나눈 구니는 다정한 시선을 나에게 돌리며 물었다.
"네, 츠나별에서 함께 온 샤르앙이라고 해요. 지구에선 하리란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샤르앙은 제가 지어준 이름이에요. 그리고 이번에 저와 일심동체 언약을 맺은 사이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제 이름도 아니가 아니라 샤르비네로 바뀌었어요."
"오! 그랬느냐? 아무튼 반갑네, 샤르앙. 나는 구니라고 하네. 이곳에는 날개신선들만 하늘을 날아다니며 떼 지어서 살고 있기 때문에 자네의 시선으로 생소하게 느껴지는 세상일 줄 아네. 날개신선들이 살아가는 문명과 문화라고 하는 것은 인간들의 눈으로 보아선 많이 낯설겠지. 살아가는 모습은 다르지만 서로 좋은 친구사이가 되는 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닐 걸세. 앞으로 우리 좋은 친구가 되어보기로 하세."
구니는 내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며 다정한 눈빛으로 무언의 메시지를 나의 마음속에 전달해 주었다.
처음 잡아보는 날개신선의 손은 작고 부드러웠으며 따뜻했다.
“감사합니다, 날개신선님. 이토록 아름다운 세계를 방문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데 대하여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앞으로 많은 가르침을 베풀어주십시오."
구니에게 나도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자네는 이미 우주의 선경세상인 4차원 문명세계의 놀라운 지혜들을 수없이 체험하며 정신적으로도 큰 가르침들을 많이 얻었을 터인데, 우리 날개신선들의 세계에서 무엇을 얻고 배울 것들이 있겠나. 우리들 세계는 눈앞에 펼쳐진 게 산이요, 발아래 두르고 있는 것이 구름이며, 코로 맡아지는 것이 꽃향기들뿐이라네. 그러므로 4차원 문명세계에서 보고들은 우주문명세계에 비하면 이곳에서는 특별히 깨달을 내용들이 없을 것으로 알고 있네."
구니는 나에게 웃음 띤 목소리로 말하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정녕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구니신선님. 구니신선님의 말씀대로 제가 4차원 문명세계에서 고차원의 문명과 정신세계를 체험하며 놀라움을 금치 못한 것은 사실이고, 정신적으로도 크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나, 이곳 날개신선들의 세계에서는 또 다른 경이로움이 제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것 같습니다. 이곳이 비록 원시문명세계라고는 하나, 우주첨단문명세계에서 얻을 수 없는 그 무엇을 잔뜩 얻어갈 것만 같습니다. 천하의 절경과 구름 위에 펼쳐진 이 아름다운 세상은 결코 4차원 문명세계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또 다른 우주의 섭리를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들의 세계에 범상치 않는 우주의 가르침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허허, 자네가 우리 날개신선들의 세계를 방문한 느낌이 그렇다니 듣기 싫지는 않구나. 자네가 우리들 세상에서 깨달을 것이 있으면 깨닫고, 또 자네에게서 새로운 세상에 대한 소식을 얻을 것이 있다면 얻는 것도 나쁠 것은 없지. 앞으로 자네들이 우리들 세상에 머무는 동안 부담 없이 우리들 문화를 향유하고 좋은 추억을 마음에 많이 새기고 돌아가도록 하게. 무엇이든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주도록 하겠네.”
이런 대화를 나누는 중에 날개신선 구니의 성품은 무척 온화하고 자상하며 인간세상과의 친화적 성격을 가진 소유자란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처음에 날개인간들의 거처에 도착하여 맹수를 거느리고 있는 구니를 대했을 때 조금은 긴장되고 마음이 굳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다정한 첫 대면을 나누고 나니 금세 마음이 편해지고 날개신선들이 가깝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구니에게 방문인사를 마친 샤르비네와 나는 발아래 구름이 둥둥 떠다니는 구니의 거처에 앉아서, 선경세상이 따로 없는 닙이누시 산의 절경을 감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구니의 산상궁이 지어져 있는 바위 절벽은 깎아지른 듯하고 그 높이가 2천 미터에 달했는데, 밑을 내려다보면 둥둥 떠다니는 구름바다 위로 작은 산봉우리들이 뾰족뾰족 고개를 내밀고 선경세상의 정취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었다. 그 산산궁의 절벽은 닙이누시 산의 2만 미터가 넘는 능선에 병풍처럼 길게 둘러져 있었고 절벽 위에는 하늘의 벌판같은 고원지대가 지평선을 마주한 채 평원처럼 넓게 펼쳐져 있었다.
높은 절벽의 바위 틈새에는 빨간 열매를 맺은 작은 나무들이 군락으로 자라고 있었는데, 멀리서 보면 절벽에 불이 붙어 타오르는 것처럼도 보이고, 신비로운 붉은 꽃망울들이 절벽을 뒤덮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다.
자세히 보니 날개인간들이 새처럼 날아다니며, 절벽의 바위 틈새에 열리고 있는 붉은 열매들을 열심히 따 모으는 장면들이 수없이 눈에 띄었다. 마치 인간 꿀벌들이 절벽의 바위틈에서 열심히 꿀을 따는 모습 같기도 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 샤르비네에게 물었다.
"날개인간들이 따 모으고 있는 것들이 무엇이오? 꽃을 따는 것 같기도 하고 무슨 열매를 따 모으는 것 같기도 한데……. 저마다 무언가를 목에 걸고, 주머니 같기도 하고 바구니 같기도 하고…. 아무튼 무언가를 열심히 따 모아서 담고 있는 모습들이 보이는구려. 샤르비네의 눈에도 잘 보이지요?"
"잘 보셨어요. 날개신선들은 지금 자신들의 식량을 따 모으고 있는 중이에요. 우스시너스라고 하는 열매인데, 붉게 보이는 것들이 날개신선들의 식량인 우스시너스 열매이지요. 한 번 먹으면 불로장생하는 신성한 열매요, 죽을 몸이 죽지 않고 썩을 몸이 썩지 않는 묘약으로 알려진 열매가 우스시너스이지요."
“불로장생하는 신선들의 식량이 우스시너스라구요?"
"그렇답니다. 산상호수의 물과 우스시너스 열매가 날개신선들이 먹고 불로장생하는 식량이랍니다."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에 구니가 금방 날개신선들이 따온 우스시너스 열매를 우리 앞에 내 놓으며 맛보라고 권했다.
붉고 번들거리는 열매들이었는데 크기는 체리보다 조금 작아 보이고, 한 송이에 여러 열매가 송알송알 달려 있었다.
내가 그 열매를 들고 신비한 눈빛으로 바라만 보고 있으면서 차마 입에 넣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을 때 구니가 이렇게 말했다.
“우리 날개신선들이 먹고 불로장생하는 선과이니 어서 입에 넣고 맛을 음미해 보도록 하게. 우스시너스 선과는 닙이누시 산맥 일원의 높은 절벽에서만 자생하는 다년생 나무열매이며, 우리들 세상의 특산물이라네. 이 나무는 다른 어떤 지역에 옮겨 심어도 자라나지 못하고, 열매는 백년이 넘은 수령의 나무에서만 열리는 특징이 있다네. 이 열매들은 죽을 사람의 생명도 살린다는 속설이 있어 옛날에는 현대문명세계 인간들이 생명을 걸고 구하러 오기도 했다네. 하지만 이 열매들은 우리 날개신선들의 목숨을 연명하는 주식이기 때문에 함부로 다른 곳으로 유출시킬 수 없었어. 그래서 지금은 우리 날개신선들을 제외한 누구도 이 열매들을 따갈 수 없다네. 일반세상의 존재들은 맛 볼 수 없는 금단의 열매이기도 하지. 여기에 찾아오는 손님 중에 특별한 손님에게만 대접하는 귀한 신선의 음식 선과이니 그리 알고 맛보게."
구니는 자신이 먼저 우리 앞에 내 놓은 우스시너스 바구니에서 몇 알을 꺼내서 입에 넣고 무언가를 음미하듯 하며 천천히 씹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우스시너스 먹는 요령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우리도 구니처럼 우스시너스 선과 몇 알을 집어서 입에 넣고 살며시깨물어서 입 안에서 이리저리 굴리며 맛을 보았다.
약간 새콤하면서 떨떠름한 맛이 전부인 선과는 향기가 매우 좋았다. 씹고 난 맛은 솔잎을 씹었을 때처럼 떨떠름하면서 쓰고 신맛이 났었는데, 열매의 진한 향기는 오랫동안 입 안에서 물씬거리며, 말하고 숨 쉴 때마다 입 밖으로 퍼져 나왔다.
샤르비네는 선과를 씹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선과를 한 알씩 먹을 때마다 하루의 수명이 더 연장된다는 전설이 우리 샤르별에 알려져 있지요. 그만큼 불로장생의 불로초란 뜻이기도 한데, 그 말이 사실이라면 매일 우스시너스 열매를 주식으로 살아가는 날개신선들은 날마다 더 젊어지고 날마다 나이를 거꾸로 먹으며 살아갈 수 있겠지요. 그래서 우리 샤르별에서는 이 우스시너스 선과를 먹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살아가는 날개신선들은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가는 불로영생의 천신이라고 믿었던 적도 있어요. 지금도 우리들이 날개신선들을 신성한 존재로 생각하는 마음들은 변함이 없지만요."
"그러면 나도 선과를 많이 먹고 가야겠소. 살아온 날만큼 선과를 먹을 수만 있다면 그만큼 수명이 연장되지 않겠소? 지구에는 동방삭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한 번 구를 때마다 1년씩 수명이 연장되어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전설도 있는데, 선과를 먹으면 동방삭보다 더 불로장생할 것 같소."
"미안하지만 이 선과는 한 알을 먹으나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으나 효과는 똑같으니 그런 허무맹랑한 욕심일랑 거두시는 것이 좋겠네요. 선과가 아니라도 불로장생의 묘약은 우리 샤르별에 얼마든지 있으니 지구로 돌아갈 때 선물로 드릴게요."
“불로초를 선물로 주겠다는 뜻이오? 지구에서는 오래된 산삼을 불로초라고 하는데.."
“그런 불로초가 아니라 불로장생의 묘약을 알려 드릴테니 만들어 먹으세요. 우리 샤르별의 인류들은 우스시어 우주식사로 불로장생하지만, 샤르앙은 그 묘약으로 불로장생하세요."
"그런 묘약이 있다면 꼭 알려주시오. 그 묘약으로 혼자만 불로장생
하지 않고 우리 지구 인류들이 모두 불로장생하도록 도와주고 싶소." “샤르앙의 소원을 꼭 풀어드릴게요."
“역시 일심동체는 고마운 존재요. 그 은혜를 잊지 않겠소."
이런 대화를 나누면서 나는 너무 좋아서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하며 샤르비네를 꼭 껴안아주고 볼에 입도 맞췄다. 그러한 나에게 샤르비네도 좋은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선과를 씹고 있는 샤르비네의 얼굴에 홍조가 올라오고 있었다. 태양이 지평선 너머로 기울고 있는 시간이라 닙이누시 산에 노을이 물들고 있는 시간인데, 홍조와 노을빛에 물들어가는 샤르비네의 모습은 천상의 선녀가 따로 없었다.
나의 얼굴에도 홍조가 올라오기는 마찬가지였다.
선과의 성분에서 약간 술기운도 느껴지면서 기분도 좋았다.
그래서 나는 샤르비네에게 이렇게 물었다.
"샤르비네의 얼굴이 불그스름하게 홍조를 띠고 더욱 예뻐 보이는데 선과를 씹은 약효 때문에 그렇소? 마치 샤르비네의 얼굴이 화사한 꽃잎의 색깔로 변해 가는 것 같소."
그러자 샤르비네는 약간 수줍어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요. 얼굴에 홍조가 나타나는 것은 선과의 성분 때문에 그래요. 샤르앙의 얼굴도 마찬가지로 홍조가 짙어지고 있어요. 아마 지금쯤 몸 속에서 어떤 강렬한 파동이 일어나는 것을 느낄 수도 있고, 기분이 좋아지는 현상을 느낄 수도 있을 거예요. 우스시너스 열매를 먹으면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우리 샤르별에서 명약으로 이름을 날렸던 것이랍니다. 죽어 가는 목숨도 다시 깨어난다고 할 만큼 실제적으로 약효성분이 크기도 해요. 특히 날개신선들이 우스시너스 열매만 따먹고도 불로장생하는 것을 보면 신비한 힘을 지닌 열매임에는 틀림없"어요."
“그렇다면 샤르별 신선들은 날개신선들이 우스시너스 열매를 먹고 불로장생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우스시어라는 우주식사를 개발한 것이 아니오?"
"근거 없는 질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우스시어 성분 속에는 우스시너스 열매의 성분과 유사한 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이곳에서 우스시너스 열매를 직접 따다가 우스시어를 만들 때 사용한다는 설명이오?"
"그게 아니라, 다른 식물 속에서 우스시너스의 성분과 똑같은 성분을 채취해서 사용한다는 뜻이지요."
“우스시너스 성분을 가진 식물이 샤르별의 지상에서 또 자라고 있다는 뜻이군요?"
"그렇답니다."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에 몸이 화끈거리는 증세가 조금씩 높아지는 것 같았다. 술을 마시고 났을 때의 증상과 비슷했다. 그리고 기분도 좋아지고 새로운 힘도 솟아나며 몸 속에서 알 수 없는 에너지가 증폭되는 것 같은 현상도 느껴졌다.
과연 우스시너스 열매는 명약 중에 명약으로 꼽을 만큼 신성한 열매라고 생각되었다. 그런 신성한 열매를 평생 동안 따다 먹으면서 구름 위에서 하늘을 날며 살아가는 날개인간들을 성스런 존재들로 여겼던 샤르별 존재들의 생각이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그런 성스러운 존재들이 살아가는 닙이누시 산은 성역으로 보호를 받으며, 샤르별의 존재들이 함부로 드나들며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를 방지하고 있는 점은 다행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마디로 닙이누시 산은 즈스디라 부르는 날개신선들의 선경세상이며 무릉도원이기 때문에 샤르별에서 불가침의 성역으로 보호하는 것은 타당한 이치라고 생각되었다.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비경이 닙이누시 산에 펼쳐져 있다 하여도 샤르별 존재들이 함부로 드나들며 자연경관을 훼손하지 않았고, 보물처럼 아름다운 환경을 잘 보존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구니는 고고한 인품과 많은 학식을 겸비한 날개신선으로 샤르별 사회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었다.
날개신선들은 자기들의 삶의 방식만 고집하지 않고 샤르별의 문명세상과 교류를 하면서 우주첨단문명을 받아들이기도 하고, 우주영토 확장에 동참하기도 하며, 때로는 함께 우주여행을 하면서 외계의 문명선도에 도움을 주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 지구에도 날개신선들이 샤르별의 존재들과 함께 방문하여 좋은 일을 하고 떠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지구의 화가들이 그려놓은 천사의 모습과 날개신선들의 모습은 너무 흡사했고, 날개신선들이 지구에 천사로 나타나 하늘의 소식을 전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가져보았다.
그러한 궁금증을 샤르비네에게 물어보았다.
“지구에는 화가들이 그려놓은 천사들의 그림이 있소. 그림에 그려져 있는 천사의 모습과 날개신선의 모습이 너무 닮아 있소. 지구에 나타난 천사들이 실제는 샤르별의 날개신선들이 아니었을까요?"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1만 년 전에 실제로 우리 샤르별의 선조 신선들이 3천 명의 무리를 이끌고 지구로 내려가 신선국가를 건설했고, 지구 인류의 한 조상이 된 그들은 지구 인류들을 하늘사상으로 선도하고 고차원의 정신세계를 전수해 주었으니, 그 중에 날개신선들도 포함되어 천사로 받들어졌겠지요. 날개신선들은 지구의 인류들 앞에 나타나 하늘의 소식을 전달해주곤 했으니, 지구의 그림 속에 나타난 천사들의 모습은 우리 샤르별의 날개신선들과 모습이 비슷하리라 짐작해요."
“1만 년 전에 샤르별의 선조들이 지구에 내려가 신선국가를 건설했다면, 모든 지구 인류의 조상이 되었다는 뜻이오?"
“지구에는 이미 다른 외계에서 찾아온 다양한 우주인들이 지구의 조상이 되어 살고 있었고, 우리 샤르별의 선조들도 그 중에 하나일 뿐이지요."
“지구의 인류는 다양한 우주의 외계인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뜻이군요?"
"지구에 여러 인종이 섞여 살고 있다는 뜻은 조상이 다양하다는 뜻이고, 우주의 다른 문명세계에서 살고 있던 외계인들이 지구를 찾아가 스스로 조상이 되어 지구를 다스리며 살았지요."
"지구는 본래 인간이 살고 있지 않던 무인세계였고, 그 무인세계에 우주의 다른 인종들이 찾아와 스스로 조상이 되어 살고 있는 모습이 현재 지구 인류의 모습이란 뜻이요?"
“사실이에요. 지구에 살고 있는 어떤 인류의 조상도 본래부터 지구에서 살고 있지는 않았지요. 우리들이 우주를 여행할 때 지구의 쌍둥이별과 같은 무인세계를 방문했던 기억이 나지요? 그때는 이런 비슷한 문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저도 그때 기억을 잊지 않고 있소. 아무튼 1만 년 전에 샤르별의 선조들이 3천 명의 무리를 이끌고 지구를 찾아가 신선국가를 건설하고 지구 인류들을 하늘사상으로 선도하고 고차원의 정신세계로 계몽했다는 설명은 신선한 충격으로 가슴에 와 닿소. 그리고 지구의 그림 속에 나타난 천사들의 모습이 샤르별에 살고 있는 날개신선들의 모습이라는 설명도 흥미롭게 느껴지오. 그러면 구니 신선에게도 물어보도록 합시다. 샤르비네의 설명과 같은 생각인지 다른 생각인지 확인해보고 싶소."
"그러면 좋겠어요. 샤르앙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이런 대화를 마친 후 구니 신선을 찾아가 우리들의 생각을 들려주었다. 구니의 옆에는 다른 날개신선들이 빙 둘러 앉아 선과를 씹으며 대화를 나누고 신선놀음을 즐기는 중이었다.
우리들이 찾아온 이유를 들려주었더니 구니는 이런 대답을 들려주었다.
“지구 화가들이 그려놓은 천사들의 이야기는 우리들이 이미 알고 있었던 정보였고, 그림 속 천사들의 모습과 우리 날개신선들의 모습은 일치하다는 대답을 들려주고 싶구나. 샤르별의 신선인류들이 지구를 찾아가 신선국가를 건설했고, 그때부터 우리 날개신선들도 친선사절이 되어 가끔씩 지구를 방문하여 하늘의 소식을 전해주곤 했었지. 그러한 내용은 우리 날개신선들의 역사 속에 기록되어 있어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임을 확인해주고 싶구나.”
"그렇다면 그때 땅으로 내려가 신선국가를 건설했던 신선들은 죽었을까요. 살았을까요?"
“신선들은 불로초를 먹으며 살아가는 불로장생의 존재들이기 때문에 결국은 빛의 몸으로 화신한 그들은 삶과 죽음의 경지를 초월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 중의 한 신선이 우리 샤르별로 다시 돌아와 빛의 몸으로 살아가는 존재가 있으니, 신선국가의 시조로 알려진 단 신선이다. 단 신선은 지구에서 지구의 나이로 1천 9백 년을 불로장생했고 결국은 빛의 몸으로 화신한 신선이 되어 우리 샤르별을 찾아와 영산에 머물고 있단다."
"구니 신선은 단 신선을 만나본 경험이 있나요?"
"가끔씩 단 신선의 심부름을 맡을 때가 있단다."
“저도 단 신선을 만나볼 기회가 있을까요?"
“단 신선은 육체의 몸이 아닌 빛의 몸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만나고 싶은 간절한 생각이 있으면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알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네 몸이 단 신선의 후손이고 네 몸 속에 단 신선의 혈통이 이어져있기 때문에, 그를 만나지 않아도 실제로 네 몸이 단 신선의 분신일 뿐이다. 나는 이미 첫눈에 그러한 네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노라.”
구니의 설명을 듣고 나니 나는 이미 신선이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몸 속에 신선의 피가 흐르고 있고 죽지 않고 살아 있는 빛의 화신이 된 신선조상의 후손이라니 가슴 뿌듯한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나의 조상이 신선이니 그 후손인 나도 당연히 신선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을 것이다.
그러한 나의 생각을 발견한 샤르비네가 구니에게 특별히 부탁을 했다.
"구니 신선님! 샤르앙이 츠나별에서 모처럼 우리 샤르별을 방문하고 또 여기까지 와서 구니 신선님으로부터 신선조상의 후손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신선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좋은 가르침을 들려주세요."
그러자 구니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
"암, 그렇고말고. 샤르앙은 이미 신선국가에서 태어났고 아울러 신선조상의 혈통을 이어받은 후손이며 분신의 몸이니 얼마든지 신선이 되어 살 수 있고 말고...."
구니는 심호흡을 몇 번 들이킨 후 다음 말을 이어 나갔다.
"신선이 되는 길은 특별한 방법이 따로 있지 않고 신선의 생각을 품고 신선처럼 행동하며 살아가면 그만이다. 사람이 어떤 생각을 품고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그 격이 달라지는데, 즉 사람의 생각을 품으면 사람이 되고 짐승의 생각을 품으면 짐승이 되고 신선의 생각을 품고 살아가면 신선이 되는 것이지 다른 방법은 없다. 그러므로 샤르앙은 이제부터 확고한 신선의식을 마음에 품고 스스로 신선처럼 행동하며 살도록 해라. 그러면 매사가 신선놀음이요 무릉도원에서 살게 될 것이며 네가 살고 있는 세상이 선경세상이 되리라. 그러자면 먼저 사람의 탈을 쓰고 있으니 인간의 본성을 바르게 가지려고 노력해야겠고 매사에 마음의 옷깃을 여미고 하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할 것이다. 하늘의 소리가 무엇이냐? 순리와 양심의 소리이니, 매사를 순리에 거슬리지 않고 양심의 타이름을 따라 실천한다면 신선으로 살아가는데 부족함이 없으리라."
"그 하늘의 소리는 어디서부터 들려오는 것입니까? 그리고 그 소리는 어떻게 들을 수 있습니까?"
"하늘의 음성은 먼 하늘에서 들려오는 것이 아니라 심연 깊은 곳에서 들려오며, 마음이 맑아지면 저절로 들리는 소리다.""순리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우주의 섭리에 어긋나지 않는 이치를 순리라 하며, 순리는 지혜 중의 지혜요 길 중에 길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순리는 신선의 생애와 맞물려 있고 신선의 생애는 순리와 양심에 그르침이 없노라.”
“신선의 생애는 순리와 맞물려 있다고 하나, 그러한 순리는 아무나 깨달을 수 있는 순리가 아니라 지혜롭고 깊은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해야 터득할 수 있는 진리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결국 순리는 실천하고 싶으나 깨달음이 부족하여 실천할 길이 없을 때는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가장 바른 삶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순리를 찾고자 해도 그렇지 못할 경우는 양심의 지시를 받으면 될 것이다. 즉 양심의 타이름이 바르다고 판단하면 가고 양심의 타이름이 틀리다고 판단하면 그만 두는 것이 최상의 순리를 실천하는 길일 것이다."
"양심이란 힘이 무엇이기에 양심의 지시에 따르면 순리를 실천하는 삶과 동일하다는 가르침이십니까?"
“인간은 지혜가 부족하여 삶의 이치와 순리를 깨닫지 못하지만, 양심은 정도를 알고 있으며 어긋나지 않는 길을 알고 있기 때문이란다. 양심은 인간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하늘의 소리요 하늘의 본성임을 깊이 깨달을 것이다."
"그러면 양심의 주체는 인간이 아니라 하늘이란 뜻입니까?"
"그렇다. 양심은 인간의 마음속에 자리를 잡고 인간의 삶을 바른 곳으로 인도하는 하늘의 마음이요. 하늘의 감시자다. 신선은 육과 영과 신의 세계에서 구속을 받지 않는 자유로운 존재이지만, 그 대신 양심의 율법이란 철저한 자기계명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양심이 곧 하늘의 본성이라면, 인간의 마음마다 존재하는 양심은 왜 모두 제각각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까? 하늘은 하나인데 왜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양심이 다르게 나타나는가 하는 의문입니다.”
“사람마다 양심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사람마다 마음이 닦아진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니라. 인간의 마음은 물에 비유할 수 있고 양심은 그 물 속에 가라앉아 있는 빛에 비유할 수 있는데, 마음의 물이 맑으면 양심의 빛도 밝게 나타나고 마음의 물이 흐리면 양심의 빛도 흐리게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즉 인간은 마음이 생긴 대로 양심의 밝은 빛을 볼 수도 있고 양심의 어두운 빛을 볼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라. 그래서 사람마다 생긴 마음이 다르기 때문에 양심을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진다고 설명하고 싶구나.”
"그러면 양심의 실제적인 모습은 모든 인간의 마음에 똑같은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이군요?"
"그렇게 생각하면 될 것이다. 모든 인간의 마음에는 밝고 찬란한 지혜의 빛인 양심이 하늘의 본성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고, 인간마다 지니고 있는 양심의 실체는 동일하다고 생각하면 되느니라. 하늘은 여럿이 아니라 하나이기 때문에…."
“결국 양심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양심으로 판단하는 선과 악은 사람마다 닦아진 마음의 정도에 따라서 다를지라도, 누구든지 자신의 양심대로 실천하면 자기 기준의 최상의 삶을 실천하는 지혜이며 신선의 길과 다르지 않다는 가르침이십니까?"
“그렇다. 순리는 곧 최상의 실천을 위한 안내자이지만, 그 모습은 인간이 깨달은 지혜에 따라서 다 다르고, 인간의 양심에 따라서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순리를 하늘에 물을 수도 없고 일일이 지혜로운 자들을 찾아다니며 물을 수도 없으니, 결국은 자신의 양심에게 묻는 것이 최상의 길일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양심이 크다 작다 탓하지 말고, 순리를 실천하려다 모르겠거든 양심의 판단대로 하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길이란 점을 명심하라는 뜻이다. 신선은 우주에서 가장 지혜로운 존재이며 신선의 지혜는 양심의 소리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면 순리를 깨닫기 위한 지혜는 어디서 얻을 수 있습니까? 그 지혜는 하늘에 있습니까, 인간의 마음속에 있습니까?"
"지혜는 하늘에 있지 않고 마음속에 있단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본시 하늘로부터 물려받은 지혜의 창고가 있으며, 그 지혜의 창고는 마음을 갈고 닦을 때 저절로 열려지게 된단다."
“마음을 갈고 닦아 점점 맑아지면 지혜의 창고가 열리고 지혜의 빛들이 나타나리라는 가르침이십니까?"
“인간의 영은 이미 알고 있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궁리를 하면 답이 나오고 그 답이 지혜이다. 신선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지만 그 길을 가고, 스스로 궁리하여 길을 찾아서 하늘과 땅의 이치를 바로 터득하여 불로영생의 길을 걷는 자들이 신선이기도 하다. 곧 신선은 지혜로운 영들이어서 육과 영과 신의 세계에서 자유롭고 우주를 품으며 살아가고 있으니 그 지혜로움이 크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영이 이미 알고 있는 존재들이라면, 그리하여 하늘과 땅의 이치를 모두 터득하고 있는 자들이라면, 왜 지구 인류들은 목적지를 잃어버린 삶처럼 방황하고 타락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인생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모든 미궁 속의 답은 자신에게서 찾을 수 있건만 다른 곳에서 그 답을 찾으려고 하니 방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마음을 닦아서 맑아지면 답을 얻고 목적지를 찾으며 신선의 길을 걸을 것이다.”
"마음이 어두워서 자신 안의 답을 발견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존재들이 인간이란 뜻이군요?"
"마음을 갈고 닦아 맑아질수록 지혜의 창고는 크게 열리고 지혜의 빛들은 더욱 밝은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인간들은 만 가지 지식들을 깨닫기 전에 먼저 마음을 갈고 닦아서 자신 안의 답을 찾아야 바른 삶을 살게 되고 본연의 신선의 모습을 되찾게 된다. 네 본연의 모습이 신선이요, 신선의 후손이며, 신선의 혈통이 네 몸 안에 흐르고 있으니, 이제부터 마음을 잘 닦아서 신선의 길을 걷도록 하라. 그러면 너희 선조 단 신선께서 기뻐하리라."
“삶의 목적이 신선이요 신선의 길이라면, 이유가 무얼까요?"
"우주에 태어난 모든 영은 자유를 추구하며 신선의 삶은 자유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육과 영과 신이라고 하는 삼계의 어떤 영역에도 구속당하지 않으며, 육과 영을 초월하고 삶과 죽음을 초월한 불로영생의 존재들이 신선이니, 그 이상 하늘과 땅에서 추구할 바가 무엇이겠"느냐?"
“그러한 인류들의 이상을 바로 세워주기 위해서 하늘에서는 지구동방에 3천의 신선을 땅에 보내 신선국가를 세우고 신선의 도를 펼쳤던 것이군요?"
“그렇다. 지구의 세월로 1만 2천 년 전에 지구의 동방에 3천의 신선이 내려가 하늘의 사상으로 재세이화할 목적으로 신선국가를 세우고 인류를 계몽했으니, 그때부터 지구에서는 신선의 도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 지구 인류들은 누구도 신선의 길을 모릅니다. 그 이유가 무얼까요?"
“신선의 길은 지구 인류들이 잠시 잊고 있지만 이제 때가 되어 세상에 그 모습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지구에도 빨리 샤르별처럼 선경세상이 펼쳐졌으면 좋겠어요. 지구인류들도 샤르별의 인류들처럼 신선의 모습이 되어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네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 지구에 선경세상이 펼쳐질 수 있도록 우리 샤르별의 모든 신선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반가운 소식을 들어 기분이 좋군요. 그런데 화제를 바꾸어서 구니 신선님께 꼭 듣고 싶은 대답이 있어요."
"무엇인지 말해보렴."
“인간이 나쁜 일을 저지르고 나서 후회가 되거나 마음이 아파질 때도 있고, 잘못을 저지르기에 앞서서는 마음의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무엇 때문에 나타나지요? 왜 인간들은 자신의 마음으로 결정해서 한 일을 자신의 마음으로 후회하고 아파해야 할까요?"
“양심의 영이 구속되어 있기 때문이지. 인간이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후회하고 뉘우치고 괴로워하는 것은 모두 구속된 양심의 작용 때문이며, 그 양심은 자신의 마음이 아니라 하늘의 본성이란 점을 깊게 깨달아야 할 것이다. 곧 양심은 천심이요, 그 천심을 중심에 내세우지 않고 결박하고 있으니 양심이 아파할 수밖에 없지. 그렇다 하더라도, 그 구속된 양심이란 힘의 작용 때문에 인간은 완전한 타락을 면하며, 타락한 영혼들이 다시 구원받을 길이 열리게 된단다. 신선의 길을 걸으면 구속된 양심을 완전히 회복하여 우주의 자유자로 살게 될 것이다.”
“그러면 결국 양심이란 현상은 사랑이란 현상이며, 그 현상이야말로 하늘이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의 증표이기도 하겠군요. 하늘의 본성은 양심의 모습으로 인간의 마음속에 남아서 그토록 쉬지 않고 인간의 삶을 바르게 인도하기 위하여 애쓰고 있다는 이치가 제 마음을 감격케합니다. 그러한 양심은 하늘의 사랑이 인간의 마음속에서 얼마나 충만하게 작용하며, 인간의 영혼을 위해서 얼마나 큰 축복일 것인가를 이제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늘의 인간에 대한 사랑을 깨달았고, 인간의 영혼에 대한 축복을 깨달았다면 그 이상의 큰 깨달음이 어디 있겠느냐. 그렇다. 양심은 인간의 영혼을 위한 최고의 축복이며 사랑의 증거이다."
“양심은 결국 타락한 영혼들에 대한 절대적 구원의 증표이기도 하겠지요?"
"그렇다. 인간의 마음속에 양심의 선물이 없었다면 한번 타락한 인간의 영혼들은 다시 구원받을 기회를 영원히 상실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들은 영혼을 구원받을 목적으로 종교와 신앙을 가져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요? 마음을 맑게 닦고 양심의 가르침에 따라 참된 길을 걸으면 최고의 선에 도달하고 구원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최고의 선에 도달하여 타락한 영혼을 아름답게 탈바꿈시키는 것이 구원이 아닐까요? 그러면 결국 양심을 회복하는 일이 구원을 달성하는 일일 것인데, 무엇 때문에 종교나 신앙이라고 하는 별도의 실천이 필요할까요?"
“네 말이 틀리다고 할 수는 없다. 영혼의 구원은 종교의 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있기 때문에…. 아무리 위대한 교리를 터득해도 마음을 바르게 닦지 않으면 무슨 영혼의 구원이 있을 것이며, 아무리 신앙의 연륜이 깊어도 양심을 바르게 실천하지 않았다면 영혼의 구원과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 그래서 종교와 신앙의 힘이 영혼에게 구원을 주는 것이 아니라, 바른 마음의 실천에 의해 영혼의 구원이 따른다고 단정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도 인간들은 영혼의 구원을 위하여 무엇 때문에 종교와 신앙을 실천하고 있을까요?"
“종교는 길을 알려주고 신앙은 그 길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싶구나. 그러나 굳이 종교와 신앙을 실천하지 못한다 해서 영혼의 구원에 도달하지 말라는 법이 있겠느냐? 맑은 마음을 닦고 바른 양심을 실천하고도 종교의 교리 때문에 구원의 하자를 논한다면, 그 종교의 교리는 일단 숭배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도 무방할 것이다. 곧 영혼의 구원은 마음속의 밝은 빛이 결정하는 것이지 형식적인 종교의 교리에 그 권한이 부여된 것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영혼의 구원을 갈망하는 모든 인간은 형식적인 종교에 마음을 얽매이지 말고, 먼저 마음을 닦고 바른 양심을 실천하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바른 양심을 완전하게 회복하는 길이 곧 신선의 길이기도 하다.”
"구니 신선님, 큰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저도 구니 신선님처럼 신선의 길을 걷고 신선의 삶을 펼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구니 신선의 가르침은 나에게 커다란 감명을 주었다. 양심의 실체가 하늘의 본성이며 그 하늘의 본성인 양심은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 공평하게 존재함을 알았을 때, 하늘이 인간사회를 불공평하게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불공평하게 살아가고 있을 뿐이란 사실도 깨달았다.
특히 인간의 삶이 어떤 길을 선택하는 것이 정도인지 몰라 방황할 때는 순리와 양심의 길을 따르면 정도라는 가르침도 내게는 큰 깨달음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양심이 인간의 가슴에 존재함은 모든 인간의 영혼을 바르게 인도하여 구원의 혜택을 부여하려는 하늘의 섭리임을 깨달았을 때, 외로운 나의 영혼은 버려진 것이 아니라 선택받고 있다는 진리도 처음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과연 날개신선 구니는 샤르별의 모든 존재들에게 존경을 받을 만한 신선이며 큰 스승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을 저버릴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샤르별을 찾아와 초시와 시디바를 제외한 또 다른 스승을 만나게 된 것을 기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구니의 가르침 때문에 나는 비로소 참된 종교와 거짓된 종교에 대한 분별력을 얻을 수 있었고, 신앙이란 의미와 신앙이란 이름으로 걸어야 할 본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도 구니의 가르침을 생각하면 나의 행동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바른 실천의 지혜를 찾고자 할 때는 먼저 순리와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니, 높은 스승을 항상 곁에 모시고 살아가는 기분으로 항상 마음이 든든하다.
하늘의 본성인 밝은 빛이 마음속에서 감시하고 마음속에서 인도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어디서 삶의 지혜를 구하고 어디서 길을 찾아 전진할 것인가에 대한 확신의 근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구니는 우주의 섭리와 인간의 삶에 대하여 많은 가르침을 들려주었다. 그러한 가르침들은 4차원 문명세계에서 터득한 높은 정신세계와는 또 다른, 영혼을 눈뜨게 해주는 각성제가 아닐 수 없었다.
구니 신선과의 대화가 길어지다 보니 그날 밤은 어쩔 수 없이 날개인간들의 거처에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구니는 그냥 하룻밤을 보내기가 아쉽다며 우리를 위해 환영행사를 개최한다고 했다.
닙이누시 산에 고고한 달빛이 환하게 빛나고 있는 밤이었다. 밝은 달빛은 지상의 아름다운 땅을 비추기도 하고, 구름 위의 날개인간 세상도 환하게 비추었는데, 달빛에 빛나는 구름바다의 경관은 더욱 멋지고 환상적인 밤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아름다운 달밤에 구니는 인근에 살고 있는 날개신선들을 다 한 자리에 모이게 했다. 멀리서 살고 있는 날개신선들도 소식을 듣고 찾아오고 있었다.
하얀 날개, 황금빛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의 천사들처럼 달빛 밝은 하늘을 날아오는 날개신선들의 행렬은 장관이었다. 환영행사를 하는 곳은 산봉우리 분지에 만들어져 있는 넓은 광장이었다.
날개신선들이 달빛을 받으며 사방에서 모여들자, 구름바다 위에는 온통 날개신선들의 날갯짓으로 뒤덮이기 시작했고, 삽시간에 넓은 광장에는 날개신선들의 인파로 들뜬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윽고 환영행사는 시작되었고 날개신선들의 노래와 춤들이 고고한 달빛과 함께 무르익어 갔다.
휘영청 밝은 달빛 아래서 환영행사의 분위기는 고조되어 가고, 날개신선들은 각자 준비해 온 붉은 술을 작은 잔에 부어서 서로 권했다.
그 중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습을 한 날개선녀가 우리에게 찾아와 붉은 술을 권했다. 꼬막처럼 생긴 작은 잔에 붉은 술을 따라주었다.
우시시너스 열매를 발효시켜 익힌 술이었는데 그 향기가 기가 막혔다. 그 붉은 술은 날개신선들이 신선놀음을 할 때 즐기는 신선주였다. 술을 따라 준 날개선녀가 다름 아닌 구니의 딸이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있던 구니가 우리에게 눈빛을 보내며 어서 한잔하라는 시늉을 했다.
그래서 샤르비네와 나는 한 잔씩 마셨다.
붉은 술 신선주를 한 잔 하자 약간 취기가 오른 듯 하면서 그렇게 기분이 좋아질 수 없었다. 다른 날개신선들도 모두 기분이 좋아지고 흥이 오르는 표정이었다.
신선주 한 잔에 흥이 오른 날개신선들은 구름 위에서도 날아다니며 춤을 추고, 땅에 내려앉아서도 춤을 추었는데, 푸른 달빛 속에서 나부끼는 하얀 날갯짓들의 축제는 시간이 늦도록 멈출 줄 몰랐다.
춤을 추던 날개신선들은 맑은 목소리의 노래를 불렀는데, 그 노래 소리들은 멀리멀리 퍼져서 쥐죽은 듯 고요한 달빛 세상을 술렁거리게 만들었다.
날개신선들의 노래를 듣노라면 왠지 마음이 슬퍼졌는데, 고향을 잃고 방황하는 영혼에게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신비한 힘이 작용하는 것 같았다. 특히 구니의 딸 아스람 선녀가 부르는 신선영가는 간장이 서늘하도록 아름다운 곡조였다.
날개신선과 선녀들은 또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도 연주했는데, 악기의 종류는 여러 가지 다양했다. 입으로 부는 악기, 손으로 연주하는 악기, 흥겹게 두드리는 악기들을 이용해서 구름 위 선경세상의 환영행사를 환상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청아하게 들리는 악기들의 음악소리는 듣는 이들의 애간장을 다 태우는 것 같았다.
샤르비네와 나도 날개신선들의 환영만 지켜보고 있을 수 없어 노래와 춤으로 보답했다.
나는 샤르비네로부터 여러 곡의 영가를 배웠는데, 그러한 영가들을 샤르비네와 합창하기도 했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샤르비네와 함께 즐겨 추던 신선연무를 날개신선들 앞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연무는 사랑의 춤이었는데, 날개신선들이 켜 주는 음악에 맞춰 우리들이 연무를 추자 날개신선들도 숨죽인 듯 바라보고 있었다. 연무가 더욱 흥에 겨울 즈음에는 날개신선들도 신선연인들끼리 짝을 이루고 연무에 동참했다.
날개신선과 선녀들이 추는 신선연무는 더욱 환상적이었다. 날개신선들의 연무는 땅에서만 추지 않고 공중을 날아다니면서도 출 수 있는 춤이었기 때문이다.
날개신선들의 달밤 환영은 우리에게 깊은 감동과 우정을 선물해 준아름다운 시간들이 아닐 수 없었다.
날개신선들로부터 그런 따뜻한 마음의 선물을 가득 받은 우리는 기다리는 다음 일정을 위해서 떨어지지 않는 작별의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단 하루에 불과한 짧은 만남이었지만, 날개신선들이 살아가는 구름 위 선경세상에서의 경험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가 석별의 정을 고하며 떠나려 할 때, 구니와 구니의 딸도 내내 아쉬운 표정을 지우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날개신선들의 표정도 마찬가지였다.
떠나는 우리에게 구니는 몇 번이나 당부했다.
“지구에 돌아가기 전, 꼭 한 번 다시 찾아오너라."
그리고 우리를 태운 춘우셔시가 까마득 멀어질 때까지 날개신선과 선녀들은 다 같이 하늘로 날아올라 배웅을 해 주었다.
지금도 밝은 달밤이면 날개신선들과 함께 했던 구름위의 환영행사가 아련한 추억으로 떠오르곤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영가를 들려주던 날개선녀 아스람의 목소리도 잔잔하게 들려오는 듯하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4 <빛의나라, 4차원 문명세계 샤르별> - 박천수著
첫댓글 일심동체
네 일심동체 ..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
지구 인류의 조상들이 누구인지 가름해볼만한 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네 샤르별이 지구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닙이누시산 이렇게 아름다운 산들이 있는데 짧은세상 아둥바둥하는게 넘 허망한듯하여 마음이라도 즐거이 가질수 있도록 그림을 그릴수 있게 해주니 얼마나 감사한지
네 맞습니다 현실 세상은 무상세계라고 합니다
마음에 그리는 세상이 진짜 세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원래의 우리 조상들의 진정한 역사와 함께 우리의 전통적인 구도수련법의 근원을 알려주는 진정한 선도의 길잡이입니다,
많은 걸 깨우쳐주는 글입니다, 이 글의 저자이신 샤르앙 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네 말씀 감사드립니다
태초의 우리 선조님의 신선의 선도 부횔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많이 읽어주셔서
샤르앙님도 기뻐하실거라 생각됩니다
꼭 신선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