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훈의 통산 최다안타, 2루타, 사사구 기록을 깨뜨린 양준혁이 어제는 통산 득점 부문에서도 단독 1위로 올라왔네요. 이제는 통산 루타수도 75개, 타점은 28개 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 내년 시즌 초,중반에는 줄줄이 기록이 깨져나가겠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양준혁을 참 좋아하고, 통산 기록들이 빨리빨리 깨져야 또 새로운 기록과 목표가 생긴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른 시일내에 기록 몇 개가 줄줄이 깨지니까 기분이 좀 묘하긴 하네요.
양준혁의 기록 갱신을 보면서 더욱 묘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그가 장종훈보다 약 330경기 정도 적게 출장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타점이나 득점 같은 기록은 분명 앞뒤 타자들의 도움도 필요했겠죠. 하지만 어찌 되었건 결과적으로 장종훈이 1949경기만에 이뤄낸 것들 중 몇개를 양준혁은 1614경기만에 기록했습니다.
물론 장종훈이 팬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기록'보다는 또 다른 이유들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겁니다. 빙그레 시절에 대한 향수, 모든 기록을 한 팀에서 기록한 프랜차이즈 스타, 그리고 그의 기록들이 비주류를 걸어온 고졸 연습생으로서 일궈낸 인간승리 스토리라는 점 때문이겠죠. 양준혁은 엘리트 코스를 거쳐왔고 기술적으로 아주 훌륭한 선수의 이미지라면, 장종훈은 무언가 하나 부족한 상황에서 자기 노력으로 부족분을 채워온 인간승리의 이미지가 좀 더 강하니까요.
하지만 후세 사람들이 이 둘을 평가할 때는 아무래도 양준혁의 손을 들어줄 것 같습니다. 장종훈의 41홈런을 직접 눈으로 본 세대라면, 혹은 1990년대 초반에 홈런 40개를 넘겼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아는 세대라면 장종훈에 대한 임팩트도 강하겠죠. 더욱이 한화팬이라면 더 그럴테구요. 하지만 후세의 사람들이 장종훈과 양준혁을 평가한다면 더 적은 경기에 출장해 더 많은 안타와 타점을 기록한 양준혁을 좀 더 크게 평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지금도 양준혁을 더 크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구요.
사실 제가 보기에도 기술적인 면에서는 양준혁이 더 뛰어납니다. 선수단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마인드도 앞서 있다고 생각하구요. 하지만 장종훈 역시 그 나름대로의 매력과 평가 가치가 있는 선수인데, 세월이 지나면 그 부분은 왠지 잊혀지기 쉬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KBO사이트에 접속하면 두 선수의 기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 외의 부분들은 어디서 검색하거나 찾아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니까요.;;;
이미 <홈런>이라는 브랜드에서 장종훈은 이승엽에게 밀렸습니다. 통산 홈런 갯수는 장종훈이 약간 앞서있지만, 2000년대를 거쳐온 야구팬들에게 <홈런 잘 치는 타자>는 누가 뭐래도 이승엽이겠죠. 그런 상황에서 장종훈은 이미 은퇴를 결정했고 비슷한 연배의 양준혁은 통산 기록을 하나하나 깨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조금 샘이 나기도 하네요.
물론 그 많은 통산 타격부문에서 <동시에> 1위를 기록했었다는 점은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겁니다. 그리고 장종훈이 99년 우승때도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는 점, 용병보다 앞서 40홈런 시대를 열었다는 점, 17년동안 한 팀을 위해 굵은 땀을 흘렸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겠죠.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 그 <기억>은 머릿속에서 점점 흐려지고 <기록>은 점점 더 강하게 남을텐데, 혹시라도 제 아들딸의 머릿속에는 "장종훈은 훌륭했던 타자, 양준혁은 위대했던 타자" 라는 이미지가 밖힐지도 모르겠군요.
장종훈과 양준혁...솔직히 양준혁 선수를 싫어하지 않지만...투수들 농락하는 장면(약삭빠른 수 싸움이나, 약올리는 듯한 노스트락 쓰리볼 상황의 타격자세)은 왠지 얄밉더라구요. 특히 신인급 선수들이 양신한테 쫌 당하죠. 요즘 다행히 양신 조로현상 초기증세라...모든 기록 두목이 다 갈아치울거라 믿습니다.
첫댓글 네... 은퇴식까지만 장종훈에게 "최다" 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것이 많아 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쉽습니다..
아쉽다...양준혁 진짜 좋은 선수이긴한데...
야구대통령 장종훈선수의 기록을 그리 길지 않은 기간에 갈아치우는 양준혁선수... 그런데 그 양준혁선수의 기록을 갈아치울만한 선수가 누가 있을까요?? 득점타이틀이라면.. 이종범,이병규등? 그외 나머지기록은 한참 걸릴듯 한데..
솔직히 장종훈선수는 박재홍 마해영선수보다 낮은 평가를 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좀 오래 걸리겠죠.. 그러나 모든 기록을 우리 태규니가 갈아치울건 분명합니다..
장종훈 선수가 마해영 보다 낮은 평가를 받을 확률이 높다구요? ㅎㅎㅎ 바재홍 선수는 몇년 더 잘나가면 모르겠으나 마해영보다 낮은 평가?? 무슨 근거인지 진짜 궁금하네..
마님은 아니죠... 냉정하게 생각해도...
장종훈과 양준혁...솔직히 양준혁 선수를 싫어하지 않지만...투수들 농락하는 장면(약삭빠른 수 싸움이나, 약올리는 듯한 노스트락 쓰리볼 상황의 타격자세)은 왠지 얄밉더라구요. 특히 신인급 선수들이 양신한테 쫌 당하죠. 요즘 다행히 양신 조로현상 초기증세라...모든 기록 두목이 다 갈아치울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