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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당장 쓸 수 있는 방이 준비된 게 없으니까 우선은 연호 네 방에서 지내게 하자."
도원이 말했다.
집주인이 그렇게 정해주면 달리 토를 달 수가 없다.
"넌 내 방에서 같이 지내면 되니까."
그렇게 말하는 도원의 표정이 묘하게 들떠 보인다.
연호는 소파에서 자도 된다고 말했지만, 도원은 날씨가 추워져 안된다며 고집스럽게 자신의 방을 주장했다.
할 수 없이 소지품을 챙겨 도원의 방으로 옮겼고 주희는 연호가 쓰던 곳을 차지하게 되었다.
"오늘은 많이 피곤할 테니 일찍 쉬도록 해."
도원은 나이차가 많이 나는 주희를 편하게 대했다.
그런 대접이 싫지 않은 듯 그녀는 활짝 웃으며 고맙다고 말한 뒤 연호의 방으로 들어갔다.
아마 온종일 싸우고 뛰쳐 나왔으니 고단하기도 할 것이다.
연호는 철딱서니 없는 동생이 한심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다.
가뜩이나 놀기 좋아하고 제멋대로인 아이가 시부모랑 살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었다.
그러다가도 남의 집에 쳐들어와 안하무인으로 눌러 앉겠다고 고집부린 걸 생각하면 화가 난다.
"그럼 우리도 이만 들어갈까?"
주희가 방으로 들어가자 도원이 기다렸다는 듯 연호의 어깨를 감싸 안는다.
"왜..왜이래!"
은밀히 쓰다듬는 손길에 흠칫 놀라 물러나려 하지만 도원은 더욱 힘주어 끌어안을 뿐이다. 게다가 슬그머니 방 쪽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쉿, 큰소리내면 동생한테 들킬지도 몰라."
"무..무슨!.."
"그렇지 않아도 슬슬 방을 합칠까 생각하고 있었어. 아직 샤워 전이지? 씻겨줄까?"
가뜩이나 목이 늘어난 티셔츠를 손가락으로 슬쩍 당기며 은근한 눈빛을 보낸다.
"미쳤어! 저리 가!"
연호는 옷을 잡아당기는 도원의 손등을 찰싹 쳐 내고는 무섭게 노려보다 쌩하니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는 뒤따라온 도원이 미처 잡을 틈도 없이 욕실로 들어가 문을 잠가버렸다.
그 후로 연호는 도원이 기다림에 지쳐 잠들 때 까지 한참을 욕실에 숨어있다 나왔다.
아침에 눈을 뜬 도원은 연호가 밤에 고양이처럼 침대 옆자리에 슬그머니 들어왔다 소리 없이 빠져나간 걸 알고는 아깝다며 한탄을 했다.
쓸데없는 소리 말라며 핀잔을 듣고 난 후에야 억울한 표정을 지우고 출근준비를 한다.
주희가 느닷없이 들이닥친 이후 줄곧 우려하던 일이 다음날부터 곧바로 눈앞에 벌어졌다.
동생의 게으르고 이기적인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연호였지만 아침부터 신경을 긁는 그녀의 말과 행동에 벌써부터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가뜩이나 바쁜 아침, 없는 시간 쪼개어 차린 식탁에 앉자마자 주희가 한 말은,
"나 아침은 토스트로 먹을래. 커피도 내려줘." 였다.
여기가 호텔이니?! 룸서비스 불렀어?!!
버럭 소리 지르고 싶은 걸 맞은편에 앉아 수저를 드는 도원을 보며 겨우 참아 눌렀다.
"시답잖은 소리 말고 아침 먹어."
"새벽부터 밥 냄새 맡기 싫단 말야. 나 입덧하면 어쩌려고 그래?"
임신 초기도 아니고 이제 막달인 녀석이 무슨 입덧이야! 라는 말도 참아 삼키며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식빵 냉장고에 있으니까 들어가서 좀 더 자다가 이따 천천히 토스트해서 먹어."
"그래도 어떻게 신세지는 마당에 늦잠을 자겠어. 집주인 나가는 길 배웅이라도 해야지. 안그래요, 도원씨?"
오빠 친구니까 똑같이 오빠라고 부를 것이지 꼬박꼬박 말끝마다 도원씨라고 부르는 것도 마음에 안 든다.
게다가 임산부에게 어울리지 않게 말투에서 은근히 유혹하는 기색마저 느껴져 연호는 민망하기 그지없다.
"괜찮으니까 내일부턴 좀 더 자도록 해. 그리고 아침은 아무래도 한식이 좋지 않겠어? 아기 건강을 위해서라도 말야."
도원이 상냥하게 대꾸해주자 금세 얼굴이 풀어지며 방긋 웃는 주희.
"그럴까요? 뭐, 아침에 밥 먹는 것도 나쁘지 않죠. 그럼 이왕 차린 거니 먹을게."
예전에 함께 살 때에도 가사 일엔 손가락 하나 까딱 안하던 주희였다.
밥솥에서 밥 한번 푼 적 없는 그녀는 연호가 종종걸음을 치며 차린 밥상을 당당하게 받아먹는다.
"시간이 없어서 그냥 나가니까 설거지 좀 부탁할게."
허둥지둥 밥을 먹고 준비를 마친 연호가 먼저 나간 도원의 뒤를 쫓으며 말했다.
당연히 "싫어!" 라고 대답할 걸 알면서도 그냥 던진 말이었는데, 의외로 흔쾌히 알았다는 말이 돌아온다.
분명 도원을 의식해서 한 말일 것이다.
"아, 참. 그리고 순구한테 연락해서 제대로 대화를 나눠. 뭔가 오해일 수도 있잖아. 네가 연락 안하면 내가 만날거야. 알았지?"
주희는 그 말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연호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출근길에 나섰다.
정신없는 하루를 마치고 회사를 나온 연호는 곧장 도원에게로 갔다.
동생도 왔으니 뭔가 특별한 거라도 만들어 주라는 도원의 말에 몇 번이고 괜찮다며 사양했지만 결국엔 그의 고집대로 함께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들어왔다.
집안에 들어선 연호는 또 한번 울컥 화가 치밀었다.
분명 아침엔 설거지를 해 놓겠다 약속해 놓고 이제와 보니 점심 먹은 것까지 더해져 싱크대에 지저분한 그릇과 냄비가 산더미다.
"미안, 임산부는 원래 오래 서 있으면 안되거든. 게다가 아기 때문에 피곤해서 계속 누워있었어."
피곤해 누워 있었다더니 거실 소파엔 여기저기 펼쳐놓은 잡지며 과자 봉지들, 색색의 매니큐어와 휴지 뭉치들이 뒹굴고 주방도 이것저것 꺼내 먹다 그대로 놔 둔 음식들이 한 가득이다.
도저히 남의 집에 신세지고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배가 잔뜩 나온 아이가 집안에서 보기에도 민망한 미니스커트 차림새다.
그러면서도 보일러 온도를 얼마나 높여놨는지 여름처럼 집안이 후끈하다.
연호는 울컥울컥 치솟는 짜증을 애써 참으며 말했다.
"순구랑 얘기해봤어?"
주희는 그 말이 들리지 않는 듯 대꾸할 생각은 않고 장바구니만 뒤져본다.
"닭볶음탕 할 거야? 완전 좋아! 배고파 죽겠어. 빨리 해줘."
귀엽게 웃으며 오빠에게 애교를 부리는 주희.
"도원씨, 우리 오빠 닭볶음탕 먹어봤어요? 진짜 끝내줘요. 웬만한 식당에서 사먹는 것 보다 백배는 맛있다니까요."
순구 얘기가 또 나올까 싶어 얼른 화제를 돌리며 도원까지 끌어들인다.
"하여튼 우리오빠는 남자가 아니라 여자로 태어났으면 사랑받는 아내가 됐을 거야~"
"지금도 충분히 받고 있다고 생각해."
의미심장한 도원의 말에 연호는 가슴이 철렁해 무섭게 그를 노려본다.
하지만 무슨 뜻인지 이해할 리 없는 주희는 도원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흘려버렸다.
연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도원과의 관계를 동생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가뜩이나 시끄러운 성격의 그녀이니 조용히 넘어갈리 없을 것이다.
"저녁 차리는 동안 거실 좀 치워. 도원이한테 미안하지도 않냐? 남의 집을 이렇게 어지르다니 ..."
집주인이 옷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들어간 사이 연호는 주희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못마땅한 듯 입술을 삐죽이며 치우는 시늉을 했지만 여전히 나무늘보처럼 게으른 모양새다.
속 터지게 저 모습을 보고 있느니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
그는 크게 한숨을 내쉬고는 셔츠 소매를 걷고 앞치마를 입은 채 재빠른 손으로 집안을 치워갔다.
'아무래도 내가 순구를 만나봐야겠어'
저녁식사 후, 산처럼 쌓인 설거지를 하며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연호.
그런 그에게로 도원이 살금살금 다가와 와락 허리를 끌어안는다.
깜짝 놀라 닦고 있던 접시를 떨어뜨릴 뻔 했다.
"뭐하는 짓이야! 저리 비켜!"
연호는 낮은 목소리로.. 하지만 눈을 사납게 치켜뜬 채 등 뒤에 선 도원을 노려본다.
거실 소파에선 드라마에 푹 빠진 주희가 텔레비전에 열중해있다.
묘한 각도라 두 사람이 붙어 있는 게 보이진 않겠지만 그래도 한 공간에 있는 데 몸을 밀착해 오는 건 절대로 사양이다.
연호가 버둥거리며 빠져나가려 하자 도원은 재밌다는 듯 쿡쿡 웃으며 더 대담한 손길로 앞치마 밑을 더듬어 온다.
"히익! 이 자식!!"
더는 못 참고 연호가 손에 잡히는 국자로 냅다 머리를 내리친 후에야 도원은 손을 떼고 후다닥 물러난다.
"뭐야? 두 사람 거기서 뭐해?"
소란스러움을 느꼈는지 주희가 소파너머로 고개를 쭉 빼고 주방쪽을 기웃거린다.
"아..아무것도 아니야! .....과일 줄까?"
연호가 외치자 멜론! 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냉장고로 향하며 도원에게 눈짓으로 저리 썩 가라고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도원은 뭐가 그리 재밌는지 혼자 히죽히죽 웃으며 입모양으로 이따 다시 하자라고 말한 뒤 돌아섰다.
멜론을 자르는 연호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순구가 바람을 피운다는 얘기는 주희의 오해였다.
같이 일하는 곳의 여자애가 일방적으로 몇 번 따라다닌 모양인데 순구 쪽에선 한사코 피해다녔다.
주위 사람들도 모두 순구의 결백을 주장했고, 여자애도 나중에 임신한 부인이 있는 걸 알고는 깨끗이 단념하고 일도 그만두었다는 것이다.
순구가 여자애로부터 온 문자를 미처 지우지 못한 잠깐 사이 주희가 메시지를 보았고 완전히 오해를 해 버렸다.
아무리 결백하다고 얘기를 해도 한번 화가 폭발해버린 주희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 였다.
멋대로 오해하고, 이혼을 하겠다는 둥 요란을 떨어대고는 횅하니 짐을 싸 나가버린 것이다.
순구도 나름대로 마음잡고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말도 안 되는 오해로 온갖 짜증을 부려대는 주희에게 화가 났다.
"마음대로 하라고 해! 나도 이제 몰라!"
잘 달래서 데려가라고 말하는 연호를 무시한 채 소리를 버럭 지르는 순구.
그 성질머리는 좀처럼 고쳐지지 않나보다.
이제 곧 부모가 될 녀석들이 어쩜 이리도 철이 없는지...
연호는 쏟아지는 한숨을 애써 참는다.
결국 그 날은 주희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돌아와야 했다.
순구는 순구 나름대로 화가 단단히 난 상태라 쉽게 굽히고 들어오지 않을 기세다.
그렇다고 주희가 먼저 고개를 숙일 리도 없다.
언제까지 이 녀석들 뒤치다꺼리나 하며 살아야 하나 하는 마음에 저절로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이렇다 할 해결 없이 시간은 빨리도 흘러갔다.
순구도 주희도 서로 팽팽하게 날을 세우고 싸우는 통에 여전히 화해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
하루 이틀은 그렇다쳐도 어느새 일주일 열흘이 지나가자 이제 집주인에게 눈치가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민망하고 염치없어 매일 쥐구멍이라도 찾아들고 싶은 심정이었다.
물론 도원이 주희의 존재에 대해 싫은 내색을 한 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그래도 신세지는 입장에서 보면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인 것이다.
그런 연호의 애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주희는 좋은 집에서 오빠가 해 주는 밥 먹으며 유유자적 출산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앞으로 2주 정도 후면 예정일인데 그 전에 반드시 화해를 시켜 주희를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또 하나 문제점은 제3자의 눈을 피해 사랑을 나누는 것이었다.
주희에게 들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연호는 극도로 도원과의 접촉을 꺼리고 피했지만 그는 둘만 있을 때 보다 더 집요하고 적극적으로 연호에게 다가왔다.
주희가 안 보는 틈을 타 키스를 하는가 하면 스리슬쩍 허벅지를 쓰다듬고, 식탁 밑으로 다리를 뻗어 은근한 접촉을 시도하기도 했다.
깜짝 놀라 수저를 떨어뜨린 적도 몇 번이나 있었다.
한 침대에서 자면서 더듬어오는 거 까지는 막을 도리가 없었지만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주희의 눈을 피해 집적거리는 건 곤란하기만 하다.
게다가 혹시 방 밖으로 소리가 새어나갈까 침대에서도 되도록 관계를 피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일부러 밤늦게까지 기다렸다 그가 잠든 후 침대로 들어왔지만 똑같은 방법에 두 번 속을 도원이 아니었다.
자는 척 하다 연호가 슬며시 누우면 기다렸다는 듯 덮쳐왔다.
소리를 참으려 시트를 입에 물면 도원은 더 거칠고 빠른 움직임으로 연호의 정신을 빼 놓았다.
아무래도 그는 다른 사람 몰래 해야하는 이 상황을 은근히 ... 가 아니라 아예 대놓고 즐기고 있는 것 같다.
"걸음걸이가 왜 그래? 어기적 어기적... 오빠 치질있어?"
지난 밤 무리한 탓에 온 몸이 삐걱거려 자신도 모르게 허리에 손을 얹고 어기적 거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연호는 빨개진 얼굴로 당황해서 변명했다.
"아..아니!!"
"딱 보니까 치질 있네. 방치해두지 말고 일찌감치 병원 가 봐."
주희의 말에 도원은 마시던 물을 푸하고 뿜어버렸고 연호의 얼굴은 더욱 붉어졌다.
+++
시간이 날 때마다 연호는 주희와 순구를 화해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몇 차례나 점심을 사주겠다는 핑계로 주희를 꼬여 순구와 만날 자리를 마련해 주기도 했지만 고집스런 두 사람은 화해는 커녕 계속 똥고집을 부려댔다.
그럴 때 마다 속이 타는 건 연호였다.
예정일은 다가오는데 언제까지 남의 집에 머물거냐고 아무리 다그쳐도 주희는 철판을 깐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가난하진 않았지만 평범하기만 한 순구네 집에서 지내다 근사하고 멋진 집에서 살며 오빠가 해 주는 익숙한 음식들을 먹으니 주희로서는 지금이 만족스러웠다.
잔소리하는 시어머니도 없고 눈치 볼 시아버지도 안 계시니 여기만큼 편한 곳도 없는 것이다.
게다가 집주인인 도원은 누가 봐도 근사한 남자였다. 순구가 싫어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은근히 끌리는 여자의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이따금 그녀는 운동 삼아 산책을 갈 때 친오빠가 아닌 도원에게 동행을 부탁하고는 했다.
누가 봐도 두 사람은 임신한 부인과 남편. 완벽한 신혼부부로 보이는 것이다.
도원의 곁에 선 자신을 지나가는 여자들이 질투어린 시선으로 쳐다본다는 걸 주희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선을 즐기며 부질없는 우월감을 느꼈다.
연호의 초조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야속한 시간은 자꾸만 흘러갔다.
그리고 끝끝내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월말이라 회사일이 바빠 연호는 그날따라 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있었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도원에게서 온 것이었다.
"여보세..."
채 말이 끝나기도 전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금 병원에 가는 길이야! 빨리 와!]
"뭐?! 무슨 병원!"
[애가 나오려나봐! 주희 평소에 다니던 산부인과로 와! 지금 내 차로 가고 있어!]
딸깍하고 끊긴 전화.
연호는 핸드폰을 든 채 한동안 멍하니 있다 벌떡 일어나 황급히 달려 나갔다.
조금 전, 회사 동료와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도원은 일찌감치 집으로 향했다.
연호가 야근을 한다고 해서 일부러 식사를 하고 들어오는 길이었다.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던 그는 거실 바닥에 주저 앉아 신음하고 있는 주희를 발견했다.
이제 막 진통이 시작된 듯 주희는 도원을 향해 병원이라고만 외쳐댔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할 틈도 없이 도원은 주희를 부축해 밖으로 나왔다.
이미 양수가 터진 듯 했다.
진통으로 식은땀을 흘리는 주희를 뒷좌석에 앉힌 후 산모수첩에 적혀있는 병원으로 빠르게 차를 몰았다.
그 뒤로는... 대략 아수라장이었다.
진통으로 제 정신을 잃은 주희는 연락을 받고 달려온 순구를 향해 차마 듣지 못할 욕을 마구잡이로 쏟아내는 가 하면 애 낳다 죽으면 어떡하냐고 울고 불고 난리를 치기도 했다.
간호사도 의사도 두손 들 정도로 안하무인의 거친 산모였다.
5시간여에 걸친 진통 끝에 예쁜 딸이 태어났고 다행히도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한 상태였다.
회복실로 옮겨진 산모를 뒤로하고 가족들은 신생아실로 향했다.
유리창 너머로 잠깐이지만 아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빨간 원숭이 같아..."
순구가 자기 딸을 보고 한 첫마디였다.
그의 어머니가 철없는 아들 뒤통수를 때리며 윽박지른다.
"원래 아기는 처음 태어나면 다 저런 법이야."
아픈 듯 뒷머리를 만지면서도 시선은 아기에게서 떼지를 못한다.
그 옆에서 연호도 기쁜 얼굴로 아기를 바라보았다.
처음으로 생긴 조카였다.
여자와 인연이 없는 자신의 인생을 생각하면 앞으로 저 아이가 조카이자 자식처럼 느껴질 것이다.
벌써부터 사랑스럽고 예쁘기만 하다.
연호는 핸드폰으로 조카의 사진을 찍어 도원에게 보냈다.
주희를 병원까지 무사히 데려다 준 후 도원은 다른 가족들이 오기 전에 집으로 돌아왔다.
곧 답문이 왔다.
[귀엽다. 너도 좀 닮은 것 같은데?]
그의 문자에 연호의 입가에는 웃음이 번진다.
'좀 닮은 것 같긴 해'
혼자 흐뭇해하며 짧은 면회시간을 끝냈다.
예쁜 딸을 순산하고 화목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행복하게 끝맺음 했어야 할 일이 또 한번 주희의 고집으로 꼬여버렸다.
조리원에서 열흘 넘게 몸조리를 한 후 주희는 당연히 남편과 함께 시댁으로 돌아갔어야 했다.
연호는 당연히 그랬겠지 생각하고 평소와 다름없는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또 한번 갑작스레 등장한 그녀의 모습에 아예 넋이 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
"왜그래? 누가 왔......."
소파에 누워 신문을 읽던 도원이 몸을 일으켜 현관쪽을 내다보다 주희를 발견하고는 그 역시 말을 잇지 못한다.
"어... 주희구나. 어서 들어와."
그러다 이내 정신을 차린 듯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아..안돼!"
안으로 들어오려는 주희를 막은 것은 연호였다.
"이건 아니야. 네가 올 곳은 여기가 아니라고!"
가족들에게 말도 없이 조리원에서 나온 그녀는 아이를 데리고 도원의 집으로 와 버린 것이다.
"나 아직 순구랑 화해 안했어. 그 집으로 안 돌아갈 거야."
당당하게 말하고는 처음 이 집에 올 때 커다란 배를 무기삼아 밀고 들어왔듯 이번에는 품에 안은 아기를 무기삼아 연호를 밀치고 들어섰다.
"죄송해요, 이번에는 우리 아기까지 같이 신세 좀 져야겠어요."
전혀 미안하지 않은 표정으로 눈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이쯤되면 도원으로서도 화가 날 만했지만 그는 그저 어깨만 한번 들썩일 뿐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다.
"그렇게 해. 하지만 싸움이 길어지면 화해하기 더 힘들어질거야. 애아빠랑은 진지하게 대화로 풀어봐."
연호가 했으면 씨도 안 먹힐 충고였지만 주희는 네, 그렇게 할게요. 라며 조신하게 대답했다.
"이름 지었어?"
도원의 시선이 주희의 품에 있는 아기에게로 쏠린다.
"전부터 딸이면 생각해둔 이름이 있어요. 세미. 양세미. 어때요?"
"좋은데? 한자 뜻은 뭔데?"
"뜻??.. 음.. 몰라요. 그냥 세미란 이름이 이뻐서요."
"아..그래..."
도원은 더 이상 묻지 않고 아기를 보며 세미야 라고 불러본다.
"안아보실래요?"
주희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아니.. 됐어. 한번도 안아본 적도 없는 걸."
도원이 쑥스러운 듯 손사레를 친다.
"에이, 그러지 말고 자요, 한번 안아봐요. 얼마나 보들보들 따뜻한데요. 아기냄새도 진짜 좋아요. 물론 기저귀 갈 땐 싫지만..."
"..그럼.. 한번 안아볼까?"
뭔가 미지의 영역에 발을 들이는 개척자처럼 도원의 눈빛이 반짝인다.
그는 주희가 건넨 아기를 조심스레 두 팔로 안아들었다.
어떻게 안아야 할지 몰라 상당히 어설프고 불편한 자세였다.
커다란 남자 품에 안기자 아기는 한없이 작고 연약해 저절로 보호본능을 불러일으켰다.
처음엔 불안한 듯 하던 도원의 얼굴이 점점 편안해지며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세미야, 양세미."
다정하게 불러보기도 한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들을 보고 있던 연호는 순간 뭔가 날카로운 것이 가슴을 관통한 듯 찌릿한 아픔을 느꼈다.
작고 예쁜 아기를 안고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저 남자는 평소 연호가 알고 사랑해 온 그가 아닌 다른 사람 같았다.
마치 오늘 처음 만난 사람처럼 낯설고 아주 먼 곳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연호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었다.
"서연호. 뭐하고 있어? 너도 이리 와서 안아봐."
그제야 연호는 도원의 말에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
"나...나중에..."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씁쓸함으로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것 같다.
연호는 황급히 그 자리를 피했다.
그날 밤 도원의 집에는 또 다른 객식구가 늘어 있었다.
주희를 데려가겠다며 순구가 들이닥친 것이다.
하지만 접착제로 붙인 듯 방바닥에 떡하니 버티고 앉은 주희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아직 정식으로 사과하지도 않았고 용서도 안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별로 잘못한 것도 없는데 미안하다고 해야 하는 순구도 짜증이 나긴 마찬가지였다.
부모님의 성화와 아기에 대한 생각 때문에 일단 굽히고는 들어왔는데 주희가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니 부아가 치밀 수 밖에.
결국 자리를 박차고 네 맘대로 하라고 소리치며 나가버렸다.
주희는 흥, 하고 입을 삐죽거릴 뿐이다.
연호에 이어 도원까지 중재에 나서려 했지만 이 어린 부부는 화해하지 못한 채 또 다시 상황은 제자리걸음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주희는 아기까지 데리고 도원의 집에 머물게 되었다.
복잡한 어른들의 사정은 제쳐두고... 아기란 참으로 신비한 존재였다.
주먹만큼 작은 얼굴에 오목조목 붙은 눈 코 입 하며, 꼬물꼬물 움직여대는 손가락, 발가락.
그 무엇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구석이 없었다.
집이 떠나가라 울다가도 어느 순간 방실방실 웃으면 순식간에 세상이 다 환하게 변하는 것만 같았다.
자는 모습은 말 그대로 천사다.
연호는 피곤한 줄도 모르고 몇 시간이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는 했다.
아기의 매력에 빠진 건 도원도 마찬가지였다.
귀가가 더 빨라진 건 물론이요, 퇴근 길엔 꼭 뭔가 아기용품 하나씩을 사들고 들어왔다.
어느새 싱글남의 모던하우스에는 아기 특유의 우유냄새와 가짓수를 헤아리기 힘든 물품들로 가득해졌다.
그래도 도원은 싫어하기는 커녕 아기에게 분유를 먹이거나 씻기기를 자청하고는 했다.
옷도 못 갈아입은 채 와이셔츠 소맷자락을 둥둥 걷어 부치고, 욕실에 웅크려 앉아 아기를 씻기는 그의 모습은 젊고 다정한 아빠 그 자체였다.
"왜 그래? 어디 아퍼?"
아기와 도원을 바라보고 있는 연호의 표정은 창백했다.
주희가 수건을 들고 지나가며 툭 내뱉은 말에 흠칫 놀라 대답한다.
"아니..."
서둘러 주방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이상하단 듯 바라보던 주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녁을 차리는 연호의 눈 앞에 아까 보았던 다정한 모습의 욕실풍경이 떠오른다.
이내 정신 차리려는 듯 고개를 세차게 저어버렸지만 영상은 쉽사리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요 근래 계속 이 모양이다.
아기를 어르고, 안아주고, 재우고, 집에 오는 길이면 양 손 가득 선물보따리...
이게 진짜 도원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차갑고 이기적인 남자가 아닌, 실상은 다정하고 가정에 충실한 따뜻한 사람.
아기와 있는 모습이 주변을 흐뭇하게 할 만큼 잘 어울리는 그런 남자.
이런 사람에게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반찬을 옮겨 담던 손길이 무심결에 멈춘다.
"저녁 아직 멀었어?"
어느새 젖은 옷을 벗고 편한 차림새로 돌아간 도원이 식탁으로 다가온다.
"어... 곧 되니까 잠시만 기다려."
연호는 죄 짓다 걸린 사람처럼 당황하며 가스렌지를 켰다.
"안색이 안 좋은데? 감기 기운 있는 거 아니야?"
도원이 다가와 연호의 이마에 손을 얹는다.
"괜찮아!"
얼떨결에 손을 뿌리쳤다. 도원의 이마가 살짝 찌푸려진다.
"가.. 감기 기운 없어. 갑자기 뒤에 서 있어서 놀랬잖아."
연호는 변명 같지 않은 변명으로 횡설수설을 하며 바쁘게 저녁을 준비했다.
저녁식탁에서도 화제는 늘 아기였다.
세미가 낮에 어쨌다는 둥 저쨌다는 둥 주희의 수다는 식사 내내 이어졌다.
도원은 즐거운 얼굴로 맞장구를 쳐주다가도 곁눈으로 묵묵히 식사중인 연호를 흘끔거렸다.
식사가 끝나고 한동안 텔레비전 앞에서 드라마를 보던 주희가 졸린 듯 하품을 하며 일어섰다.
"저 먼저 들어가 잘게요. 오늘은 세미가 낮에 얼마나 울어대는지 낮잠도 한숨 못잤다니까요."
주희가 아기를 안고 방으로 들어가자 거실은 이내 조용해졌다.
왕왕 시끄럽던 텔레비전도 꺼졌다.
연호는 조간신문을 들척이고 있었고 도원은 소파에 앉아 책을 읽었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아직 잠자리에 들기엔 이른 시간이었지만 연호가 먼저 일어섰다.
"오늘 좀 피곤하네. 나 먼저 씻고 잘게"
보던 신문을 접어 테이블에 올려놓고 안방에 딸린 작은 욕실로 들어갔다.
옷을 벗고 샤워기 물을 트는 순간 욕실문이 열리며 도원이 들어선다.
"오늘은 다행히 안 잠갔네."
장난스럽게 웃으며 입은 걸 벗어버리는 도원.
"뭐하는 거야!"
"뭘 하긴. 한동안 뜸했던 그거지."
주희에다가 아기까지 있는 집에서 맘 놓고 사랑을 나눌 수도 없는 판국이라 연호는 도원의 손길을 극구 피해왔었다.
오랜만에 기회를 잡은 도원이 그걸 놓칠 리 없었다.
그는 부끄러워 숨으려는 연호를 끌어안으며 그의 목덜미에 깊게 얼굴을 묻었다.
"하아, 만지고 싶어 미치는 줄 알았네."
"..그만.. 두라니까.. 소리.. 들리면.."
도원의 가슴을 억지로 밀어내며 연호는 자꾸 도망치려했다.
"괜찮아. 이렇게 샤워기 틀어놓으면 절대 밖으로 새나갈 리 없어. 그리고 지금쯤 잠들었을 거야."
"하지만...."
"오랜만이잖아. 가만히 좀 있어봐."
점점 대담해지는 키스와 손길.
연호는 몸이 달아오르는 걸 느낀다.
따뜻하게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를 맞으며 두 사람은 한 몸처럼 뒤엉켰다.
"지금.. 둘이 뭐하는 거야?"
순간 연호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갑작스런 목소리에 놀란 건 도원도 마찬가지.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돌리자 욕실 문을 열고 선 주희의 모습이 보인다.
"두 사람 뭐야?"
주희의 얼굴이 사납게 일그러졌다.
"이게 뭐하는 짓거리들이냐고!!!"
"주..희야.."
연호는 후다닥 도원에게서 떨어져 수건으로 급히 몸을 가렸다.
"두 사람 게이였어?! 어떻게 이런..."
주희의 눈은 충격으로 휘둥그레져 있었다.
"아..아니... 그러니까..이건..."
연호가 다가가자 주희는 황급히 한 걸음 물러난다.
"가까이 오지마! 더러워!!"
동생의 말에 연호는 망치로 얻어맞은 듯 충격을 받았다.
"더러워! 더럽다고!! 남자끼리 어떻게!! 저질! 최악!"
미친 듯 소리치는 주희.
그 순간 조용히 있던 도원이 성큼성큼 다가가 말릴 겨를 도 없이 주희의 뺨을 때렸다.
"오빠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지금 나 때린거야?! 호모주제에 날 쳤어!!"
"덜 맞았구나?"
진짜로 한 대 더 때릴 기세로 손을 들자 연호가 달려들어 말렸다.
"도원아, 그만해! 내가.. 내가.. 얘기할게.."
도원은 자신의 팔에 매달린 연호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 걸 깨달았다.
"얘기는 무슨 얘기! 나한테 현장을 딱 들켜놓고는! 나랑 세미가 있는 집안에서 감히 어떻게 그런 더러운 짓을 벌일 수 있어!"
순간 그녀는 이곳이 누구 소유의 공간인지 착각했다.
하도 당당하게 아쉬울 것 없이 지내다보니 남의 집이라는 생각도 옅어졌던 것이다.
늘 다정하게 그녀를 배려하던 도원도 지금만큼은 냉정해졌다.
"감히? 감히 집안에서 이런 짓을 벌였다고?"
그는 몸서리 쳐질 만큼 차가운 눈으로 주희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내가 내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즐기겠다는데 네가 지금 뭐라 왈가왈부할 처지나 돼?"
"뭐...뭐라고?"
주희의 얼굴빛이 흑색으로 변해간다.
"내가 내 집에서 니 오빠와 잔다고 해서 네가 뭐라고 할 주제가 안된다고 말하고 있어. 알아듣겠니?"
버릇없는 주희의 모습에 나름 화가 난 도원이 가차없이 말했다.
"지..지금 그게 무슨 뜻이야? 군식구 주제에 잔소리 말하는 거야?"
"오, 머리가 아주 나쁜 건 아니네. 그리고 또 하나 버릇없는 말버릇 고쳐. 한번만 더 연호에게 그딴 식으로 말하면 당장 쫓아낼 테니까."
불에 기름을 끼얹듯 도원이 덧붙였다.
충격받은 자신에게 제대로 된 설명과 설득을 하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화내고 윽박지르니 더더욱 화가났다.
"이 잘난 집하나 가지고 엄청 유세떠네! 더럽고 치사하다! 당장 나갈테니 걱정마!"
분노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주희는 홱 돌아서서 가버렸다.
"주희야! 서주희!"
연호가 뒤쫓아 가려고 했지만 도원이 막았다.
"차라리 잘됐어. 이 기회에 집으로 돌려보내면 돼. 언제까지 세미를 아빠 없는 자식으로 놔둘 거야?"
도원은 이 기회에 주희를 순구에게 돌려보내야 겠다고 생각했다.
연호 역시 그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엄청난 사실을 들켜 버린 후라 영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게다가 동생이 혐오스런 눈으로 자신을 보며 더럽다느니 저질, 최악이라느니 하는 말을 내뱉었을 땐 정말 가슴이 난도질 당한 것처럼 아팠다.
주희는 자다 깨 우는 애를 억지로 안은 뒤 짐가방 하나를 들고 나왔다.
아무도 잡지 않자 더 화가 난 그녀는 더러운 호모들! 이라고 마지막으로 욕을 하고는 나가버렸다.
연호는 곧바로 순구에게 전화를 걸어 주희가 돌아간다고 얘기해주었다.
갈 곳이라고는 거기 밖에 없으니 늦은 밤, 택시를 타고 돌아갈 곳은 순구네 일게 뻔했다.
연호는 자신도 모르게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신경쓰지 마. 아직 철이 없어서 그러는 거야."
도원은 아무렇지 않은 척 연호를 끌어안고 등을 두드려주었다.
그의 말은 잠시의 위로는 됐지만 역시나 머릿속에선 동생이 한 악담이 오랫동안 떠나지 않고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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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혹 오타가 보이더라도 너그러이 용서를... ㅜㅜ
모두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첫댓글 오랜만이네요...주희가 너무 철이 없네요 연호는 힘든데...
주희가 넘 철이없어요~철이언제쯤이면들련지~ㅠㅠ 연호랑 도원이 쭉 이뿐사랑만했음좋겠어요~
오랫만에 오셨네요...많이 기다렸습니다.
여전히 연호는 힘들게 사네요...주희가 그렇게라도 알게돼서 떠난게 차라리 연호에겐 잘됐다 싶네요.
아무리 철이 없대도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 주희라서...
도원이가 아이를 보는 모습에 연호는 또 다른 맘을 먹을까 겁나네요. 그나마 이제 주희가 떠나 나을라나...
잘 읽었습니다. 다음편 기다리고 있을게요.
ㅋㅋㅋㅋㅋ까먹엇던소설이엇는데ㅠㅎ다시보니재밋어요!!!
오랜만에 뵈요^^ 잘읽었어요
잘봤어요 ...연호가 또 삽질하고 있네요..ㅋㅋ 주희랑 순규도 너무 철이 없고......
주희가 참으로 철이 없군요.....ㅉㅉㅉㅉㅉㅉㅉ
주희야 너 왜그러니.. 참....
아... 주희 한대 패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