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지형도
먼저 부산의 지형도에 대해서 이해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요, 사실 엄밀히 따져보면 부산은 광역시라는 거대한 도시가 들어서기에는
상당히 부적합한 지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다를 끼고있는 보통의 해안 도시들은 해안 평야를 끼고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는 그런 경우들이
많은데요,(대표적으로 지중해의 해안 도시이자 이스라엘의 대도시인 텔아비브가 이 경우에 해당됩니다.) 사실 부산은 특이하게도
이런 해안 도시에는 전혀 해당이 안되는 도시이기 때문이거든요. 부산의 지형을 잘 보시면 크고 높은 산 사이에 좁은 협곡들이 나있는 것들이
보이실겁니다. 사실 이러면 대규모의 주거 단지를 건설하는데 매우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부산은 다른 도시 사람들이
보기에는 굉장히 독특하고 이상한 대도시 구조가 형성되었는데요, 그 이유는 밑에서 후술하겠습니다.
부산의 도로와 시가지가 중구난방처럼 되어버린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한국 전쟁과 연관이 매우 깊은데요, 부산이 대한민국 최후의
임시 수도가 되면서 많은 피난민들이 부산에 몰려들고, 흥남 철수 때 북한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대거 부산으로 유입되었기 때문에
부산의 산자락과 산중턱에 수많은 판자촌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부산은 엄연히 해안가 도시인데도 산지가
꽤나 많은 지형이어서 판자촌도 산자락과 산중턱에 많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쟁통에 부산에 워낙에 많은 인구가
부산에 유입되는 바람에 우후죽순 판자촌이 들어서다 보니 부산의 도시 계획은 이를 중심으로 짜여질 수 밖에 없었고 시가지와 도로도
최대한 이에 맞춰서 건설이 되다 보니까 지금 봐도 뭔가 좀 이상해보이는 부산의 도심은 이렇게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부산은 전쟁에 의해서 한 번도 쑥밭이 되고 폐허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도심이 저렇게 형성된 것도 분명히 있거든요.
대전도 부산처럼 임시 수도였다가 북한 공산군에 의해서 한 번 쑥밭이 되고 폐허가 되면서부터는 도시를 다시 재개발 할 수 밖에 없었거든요.
결국 대전은 전쟁통을 통해서 도시 구조가 바둑판 도로로 정교하게 다시 짜여졌지만 부산은 그렇지 못했던 것도 적지 않은 요인을 차지했습니다.
결국 새로 지은 도로를 중심으로 시가지와 각종 관공서가 들어선 것이 아니라, 일단 주먹구구식, 중구난방식으로 세워진 시가지를 바탕으로
도시가 건설되다 보니까 부산의 도로는 타지인들이 보기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괴랄한 수준을 자랑하는 도로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렇다 보니
새로 건설하는 도로도 최대한 도심의 사기지를 벗어나서 건설되기 시작했는데, 그래서 나온 결과물 중에 하나가 바로 저 밑에 짤의 도로처럼
운전자의 정신을 아찔하게 만들어버리는 도로였죠. 어쩔 수 없는게, 부산은 도로를 이런 식으로 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위에서도 설명을 드렸듯이, 대규모 주거단지를 건설하기에는 부지의 비좁음 + 북한에서 피난민들이 대거 부산에 몰려와서 살게되다 보니.
부산은 결국은 평지 뿐만이 아니라 산등성이를 따라서 산 중턱과 산 꼭대기에 주거단지가 건설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세히 보면은
주택들이나 아파트가 다른 도시들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산을 따라서 올라가는 계단식 주거 형태를 띠는 독특한 주거단지가
형성되었죠. 그렇다 보니 도로의 건설도 이를 중심으로 짜여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급경사가 됄 수 밖에 없는 도로 구조였죠.
타지인들에게는 감히 두 눈을 뜨고 보기에도 아찔하지만, 부산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산복 도로'입니다. 시가지가 산을 타고 건설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로도 그에 맞춰서 건설이 된 산물이자 결과물이죠. 산등성이와 산꼭대기를 타고 부산의 전경과 야경을 보는 것은
부산 시민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럽고 익숙한 광경일 것입니다.
게다가 이런 산복 도로의 특성상 도로가 기본적으로 경사져 있기 때문인지 다른 도시들에서도 분명히 있는 것이지만, 부산에서는
산등성이를 따라 경사진 곳에 주거단지를 건설했기 때문에 옥상 주차장이 곳곳에 많이 있기도 합니다. 경사진 도로에 자동차를
주차해서 위험한 변수가 생기는 것 보다는,
평평한 옥상에 자동차를 주차하는게
더 낫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죠.
물론 가끔은 안심하고 정신줄을 놨다가 이런 참사가 벌이지기도 합니다;;;
앞서 부산은 기본적으로 산이 많아서 대규모 주거 단지와 공공 시설이 들어서기에 부적한 대도시라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부산은 태생적으로 교통이 매우 불편할 수 밖에 없는데요, 산을 일부분 깎아서 만든 산복 도로만으로는 많은 교통량으로 인한
교통 체증을 다 감당하지 못해서 경로도 단축할 겸 곳곳에 산과 산을 잇는 터널을 상당히 많이 뚫어놓은 편입니다. 이 터널들은
부산의 차량 교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터널입니다. 만약에 이 터널들이 사고로 인해서 마비가 되면은, 부산의
교통 체증은 감당할 수사 없게되고 혼란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만큼, 어쩔 수 없이 부산의 터널 의존도는 타 도시에 비해서 크다는 거죠.
게다가 부산은 한반도에서도 상당히 남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부산 사람들이 눈 구경을 할 일도 많이 없지만, 재수가 없어서
부산에 눈이라도 오는 날에는(굳이 폭설 수준으로 내리는게 아니더래도) 그 날 부산시의 대중 교통은 대혼란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을 정도입니다. 부산시의 도로 상황과 최악의 시너지를 내니까 타 도시들에 비해서 더욱 그런 것이고요.
그럼에도, 이런 안 좋은 핸디캡을 많이 떠안고 있음에도 부산은 대도시로서 크게 성장했으니 어찌 경이롭다 하지 않을까요.
출처
루리웹
첫댓글 부산이라는 이름이 산이 많다는 뜻이라죠...
여행객입장에서는 특이해서 좋아하긴 하는데사는입장에선 최악이겠네요
언능 고향 가야지...
잘봤습니다..왜 부산의 도로가 저리 됐는지 알게됐네요..
더불어 대전도 6.25때문에 그렇다고하지만 원체 한밭이란 옛지명처럼 분지로 둘러쌓인 내륙도시라서 도시 계획하기엔 좋은 조건이죠..
제가 살던, 지금도 부모님이 계시는 동네네요. 어릴 땐 별 생각 없이 살았는데, 지금 보면 참 독특한 곳이긴 합니다.
부산은 사하구 영도구 사상구 이런 쪽이 산에 민가가 있는 형태죠.
일반 주택이 있다가 재개발해서 아파트가 산에 지어져 있는 곳이 많아요.
타지역 사람들이 보면 이런 곳에 아파트를 짓는다고? 라는 의문이 들 정도의 위치에 아파트가 들어서 있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