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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새끼
하아,
나 반나혜령.
23살에고기를엄청나게좋아하고,
남자친구랑놀이공원손잡고가는게희망이고,
친구들이랑얼짱가서스티커사진찍는걸좋아하는
이아름답고꽃다운나이에
시집을가게생겼다는게말이나되냐고요.
침대위에누워이안타까운생각을하면서
잠을청하려고하는데
이결혼을하게만든우리엄마라는사람이노크를하면서들어왔다.
자연스럽게 최대한자연스럽게자는척을했다.
모두들그러듯이.
"혜령아, 혜령아자니?"
"..."
"미안해, 엄마가정말미안해 혜령아 엄마가정말로미안해.
우리예쁜딸...엄마가부족해서정말로미안해."
자는척하는내손을조심스럽게잡더니
똥그란 눈물방울을뚝뚝뚝흘린다.
분명이여자는내가안자는걸안다.
내가어렸을때도망가신
우리아빠의두번째여자
그두번째여자가이여자니까.
"하아, 잘자라 우리예쁜딸."
가증스러운그말들을짓껄이고는
방문을닫고사라졌다.
분명우리집은가난하지않다.
평균직장인들이사는집보다는잘사는편이니까
그런데그런우리집이한순간에
어떤대기업으로넘어갔다고한다.
하지만, 그 정도는 우리아빠의유산으로도충분하게
막을수있을정도의액수였다고했다.
그런데 이여자가
그 유산을혼자독차지할려고
돈대신에나를보내겠다고한것이다.
나도모르게
도망간우리아빠가그리워졌다.
죽었을지살았을지도모르는그남자가
너무그리워져서눈물이눈물방울들이뚝뚝떨어졌다.
어떻게생겼는지얼굴조차도기억이안난다.
우리아빠를원망하며지금의새엄마라는여자가
집안에있는아빠사진을모두다태워버렸다.
"하암"
"혜령이 우리혜령이 일어났니?"
"네, 무슨일이세요?"
"엄마가 말 못한게있는데...."
"또 뭐요? 오늘 저 가는거아시죠?"
"그래 알지. 아마도 이거들으면 기분좋을거야."
"안 들어도되겠죠?"
"들어."
"나중에 전화하세요. 지금은 약속있어서."
또 뭐라고할지
또 무슨말을해서 사람 놀라게할지
듣고싶지도않아서
방으로쏙다시들어갔다.
얼른옷을갈아입었고,
핸드폰을챙겨서
내게언제올꺼냐고물어보는저여자의
말을듣지못했다는듯뛰쳐나왔다.
"여보세요?"
-"웅! 무슨일이에용?"
"그냥, 시간있어?"
-"아침부터? 에헤헷 좋앙!"
"그러면너네집앞으로갈까?"
-"숙녀를오게만들수는없죵. 내가그쪽으로갈께용"
"그러면 우리집쪽에있는 베스킨라벤스로와."
-"10분안에뛰어갈께요."
황은석.
21살에나를즐겁게해주는녀석이다.
2살이나내가많은데
여태까지단한번도내게누나라고부른적은없다.
장난으로존댓말은써도말이다.
베스킨라벤스에혼자앉아시계만하염없이쳐다보면
10분도안되서그녀석이온다.
녀석의집에서이곳까지걸리는시간은
대략20분에서30분인데말이다.
"꺅 내가좀늦었지?"
"늦기는 제대로왔구만뭘"
"그래도용~"
"아이스크림사줘."
"가서골라, 우리애기"
"피, 나 맨날먹는거~"
"민트쵸코칩? 알았어."
"히히"
내가좋아하는거는달달외우는이녀석
이녀석은내가한참있었던
청소년의집 동료이다.
"여기요오, 맛있게드셈~"
"떙큐합니다."
"흠, 무슨일이야?"
"응?"
"나 부른이유. 내가보자고할때까지거의안만나줬잖아."
"내가언제?"
"그랫어. 분명하게"
"어떻게 나보다도 날잘아냐. 이 스토커놈."
"얘기나해봐."
"흐음, 나 결혼한다."
"응."
"안놀래?"
"저번에 술취해서나한테다불었어그얘기라면."
"뭐야. 내가언제?"
"39살 독고이호라는 아저씨랑 19살이라는 독고뽀뽀 웩 이름이뽀뽀야진짜웃겼어."
"다아네? 하아, 나는진짜 술마시면안된다니까"
"어짜피말할꺼였잖아."
"그건그렇지."
"에헤, 그러면 나거기 자주놀러갈께."
"모르겠엉."
"뭐어때놀러갈께!"
"알았어."
동그랗게아이스크림이쌓여있던콘에는
녹아서사라졌는지다먹어서사라졌는지
쪼금남은콘을빼고다사라졌다.
"벌써다먹었어? 우리 노래방가용~"
"둘이서?"
"웅! 가요가용~"
"흐음, 그래 알았어."
베스킨라벤스매장을빠져나가자마자
내팔에팔짱을끼는이놈.
누가보면연인인줄알겠다.
그런데기분좋아서이러는놈
팔짱풀으면
난죽는다.
하루종일아니몇일동안이나시달려야되니까.
'지이이잉'
새엄마凸
액정에뜨는전화번호랑저문구
우리집에있을그여자다.
"여보세요?"
-"친구는잘만나고있니?"
"그런데요?"
-"아까말안듣고간거말이다."
"개소리하실꺼면끊습니다."
-"너! 아내로가는거아냐."
"그러면 그집 개새끼로갑니까?"
-"그집 딸로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