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니 게임이 생각나서 컴퓨터를 켜요. 게임이 너무 하고 싶어서 컴퓨터를 켜요.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게임만 하면 행복할 것 같아요. 엄마 아빠가 게임을 하지 못하게 막으면, 몰래 어떻게라도 게임을 하고 싶은데.. 저는 지금 게임 중독인 걸까요?
***게임중독 이해하기
여가의 일부로서, 즐거운 게임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겠죠?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이 많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컴퓨터, 스마트폰, 게임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도 많아지고 있으며, 쉽게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 되어 교육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게임은 제대로 활용된다면 인지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불가능한 많은 일들을 시도 해보면서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교수인 Adam Gazzaley의 연구에 의하면 게임은 새로운 경험을 할 때 환경에 따라 기능, 구조 등을 바꾸는 뇌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에서는 게임이 멀티태스킹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고한 바 있습니다(Anguera et al., 2013).
하지만, 게임을 사용하는데 소비되는 시간이 너무 많아 일상생황에 방해가 된다면, 게임활동을 단순한 여가로만 생각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수준으로 게임에 몰두해야 여가를 넘어선 게임중독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일까요?
*한국 정보문화진흥원의 정의에 따르면 인터넷 게임 중독은 ‘아동 및 청소년의 게임 사용시간 증가로 인하여 신체적, 정신적으로 불안감을 초래하거나 일상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유발하는 것으로, 현실세계보다는 게임 속의 가상세계를 지향하며 스스로 자신의 게임행동을 통제하기 힘들거나 습관적으로 게임을 지속하게 되는 특성’ 입니다(KADO, 2006).
*세계보건기구의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는 게이밍 장애라고 하여 2018년에 게임중독을 공식적 진단으로 정의하였습니다 (DSM에는 아직 게임중독과 관련된 정식 진단명이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추후 보완된 진단명이 등장 할 것이 예고 됨).
게임 중독이란, 통제되지 않는 상태로 게임을 지속하여 사회적 기능에 어려움을 경험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게임 중독을 분별하기 위해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들을 아래에 나열해 보았습니다. 아래의 항목 중 다수가 본인, 또는 우리아이에게 해당한다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1) 게임에 관한 생각에 몰두하며, 게임과 관련된 생각으로 인해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2) 게임을 하지 못할 때면 기분이 좋지 못하고, 게임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3) 게임을 그만두고 일상에 다른 일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4) 게임 관련 생각 및 활동으로 인해서 학교, 직장, 가정 내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그만두지 못한다. 게임에 중독된 사람들의 전형적인 특징은 다른 어떤 일보다 게임을 최우선 시 하는 태도 일 것입니다.
5) 부모님, 학교 선생님 등에게 자신이 게임을 하는데 소비하는 시간에 대해서 거짓말을 한다.
물론, 게임을 중독으로 치부하며 ‘질병화’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입장도 있습니다. 게임에 큰 열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정신병 환자로 취급하는 것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비록 게임을 즐기는 본인은 자신의 게임활동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지인 또는 부모님이 게임사용이 지나치다고 말하면 자신의 게임이 지나칠 수도 있겠다고 돌아보는 자세도 중요할 것이에요.
***우리 아이가 게임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게임은 점차 디지털화 되어가는 문명 속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피하기 힘든 유혹입니다. 그렇게 컴퓨터, 스마트폰, 콘솔 등 게임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아이들은 쉽고 빠르게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가 부지불식간에 게임을 너무 많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 하 실 수 있습니다.
>>증상 및 영향 (American Addiction Center)
많은 연구들이 게임중독으로 인해 많은 청소년들의 삶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으며, 게임과 관련된 문제행동을 통제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게임중독으로 인해 외로움, 사회적 고립, 낮은 학업 성취도, 우울증, 불안감, 수면장애를 포함한 다양한 문제들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Krossbakken, 2018).
게임중독은 현재 정신질환 통계 및 진단 매뉴얼에 등록되어 있지 않지만,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일 경우 게임중독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게임중독은 다양한 방식으로 삶에 영향을 줍니다. 첫째로는, 게임으로 인해 아이의 좌식생활이 강화됩니다. 앉아서 대부분의 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이전에 없던 다양한 건강관련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대부분의 시간을 공부와 게임에 쓴다면, 아이는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이러한 생활패턴은 비만, 당뇨, 안좋은 자세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아이의 사회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게임을 통해 아이가 가상공간에서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지만, 이러한 소통방법은 현실에서 아이의 사회성이나 소통방식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장시간 게임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아이는 다른 사람과 소통할 시간이 적어지며, 이는 아이의 사회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아이의 주의집중력이 떨어집니다. 게임은 대부분 화려하며 자극적입니다. 이는 아이의 주의집중력 보다는 반사신경을 자극하며, 아이가 지속적으로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아이가 독서나 공부처럼 의식적으로 하는 집중과는 성질이 많이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와 같이 아이가 지루할 수 있는 활동에서는 집중하기 더 어려워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발달에 관련된 활동의 저하로 이어집니다
## 왜 아이들은 게임에 빠질까요?
첫 번째 이유는 아이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문제들을 피하는 방법으로 게임을 택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회피’에 해당하는 것이죠. 학교나 가정에서의 일로 우울하거나, 자존감이 낮거나, 충동 조절 장애 등을 갖고 있을 경우에도 인터넷 게임 등에 중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번째는 게임이 가진 특성 때문입니다. 익명성이 보장되고 접근이 쉬운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게임 속에서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경향성을 보입니다. 특히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쌓이는 학업 스트레스는 아이들을 게임 중독자로 만드는 강력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세 번째, 또래 집단에 소속하고자 게임을 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게임을 아이만 혼자 모른다면, 대화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친구들이 하는 게임이나 사용하는 용어에 익숙해지는 것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법이 되는 것이죠.
네 번째, 가족 간의 상호작용 부족입니다. 가족 구성원 간 상호 작용이 단절되어 있거나 불화로 인해 자녀가 충분한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할 시 현실에서 도피하여 게임중독에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게임 자체가 주는 쾌락이 게임 중독의 원인이 됩니다. 게임을 하면서 키우고 있는 캐릭터가 시간을 많이 들일수록 점점 강해지는 것에 대리 만족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혹은 가상의 공간의 적을 공격하거나 무찌르면서 얻는 쾌락은 아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역할을 해 중독을 유발하게 됩니다.
***게임중독 치료는 어떻게?
일상생활에서의 팁
그렇다면 게임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도와 줄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게임중독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게임에 몰두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가 아직 어려서 스스로 게임시간을 줄이는 절제력이 부족하다면, 아이에게 시간표를 짜도록 하여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도와 줄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 외에 운동 활동을 하루 일과에 넣도록 하여 아이가 게임 외에 다른 쪽에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잠을 자는 동안에는 핸드폰 등 전자기기를 거실로 빼놓도록 하여 잠 자는 시간 동안에는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제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게임을 하기 시작한 아이들은 삶의 우선순위 가장 높은 곳에 게임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대인관계, 운동, 공부와 같은 활동을 포기하고 게임을 합니다. 아이가 게임을 하더라도 이러한 요소들을 챙길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
다른 원인이 있는지 알아보셔야 합니다. 단순히 게임의 자극적인 즐거움에 중독될 수 있지만, 아이가 학교나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있기 때문에 도피처로 게임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게임을 아이에게서 무작정 뺏어가면 아이는 의지할 곳을 잃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다른 의지할 곳과 대체활동을 먼저 찾도록 도와주신 이후에, 게임시간을 서서히 줄여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와 자녀 간의 애착이 강할 때, 부모의 양육태도가 수용적이고 자율적일때, 자녀의 인터넷 게임 중독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습니다(Kim & Kim, 2009). 즉, 자녀의 게임중독에 부모의 양육태도는 중요한 변인이 될 수 있으며 문제의 원인이 단지 자녀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부모는 자녀의 게임 중독을 예방할 수도 있으며,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자녀가 게임이라는 도구를 적절히 활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이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정 내 부모님의 노력으로 아이의 게임습관이 고쳐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전문적인 상담사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게임중독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을 그대로 방치 할 경우, 사회성 결여, 정서조절의 어려움, 낮은 인지적 발달, 충동성, 공격적 행동 등의 다양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심리치료
게임중독의 문제는 결국 충동조절의 문제입니다. 게임에 대한 욕구가 조절이 되지 않으며, 게임을 한 동안 게임을 하지 못할 경우 금단 현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때는 전문적인 심리치료를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게임중독과 관련된 진단명이 최근에야 공식으로 인정되었으며 게임중독 관련 연구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게임중독 치료법과 관련된 연구도 아직은 제한적입니다.
게임중독 치료에 그 효과성을 인정받은 치료 중 하나는 인지행동치료입니다. 인지행동치료(CBT)의 경우, 게임중독 문제와 결부된 생각, 감정, 행동을 변화시키기에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CBT는 지속적인 게임 사용으로 고착화된 부적응적인 사고를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그 기술을 교육합니다. 또한, 게임에 대한 충동을 게임과 유사한 다른 형태의 행동으로 대체하도록 하여 그 충동을 해소하는 방법을 탐색해 볼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게임에 대한 정서적 충동성을 통제하는 방법을 배우고,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수준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참고문헌:
1)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5th ed.). Arlington, VA: Author.
2) Barlow, D. H. (Ed.). (2008). Clinical handbook of psychological disorders (4th ed.). New York, NY: Guilford Press.
3) Beauchaine, T., & Hinshaw, S. P. (Eds.). (2008). Child and Adolescent Psychopathology (2nd ed.). New York, NY: Wiley.
4) Maddux, J. E., & Winstead, B. A. (Eds.). (2016). Psychopathology: Foundations for a contemporary understanding (4th ed.). Routledge/Taylor & Francis Group.
5) Korea Agency for Digital Opportunity & Promotion. (2006). A study of the development of internet game addiction scale for children and adolescents, KADO,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