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진은 식사를 하고 난 후, 선물들을 귀중품,학용품,잡다한 것,장식품 란으로 옮겨 왔다.
테디베어는 침대에서 안고 자기로 했고,블루다이아반지는 끼고 다니기로 했다.
짐 정리를 끝낸 은진이 맨 처음 한 것은 영양팩이었다.
영양팩이 들어있는 튜브를 짜서 얼굴에 발랐다.
싱긋 그냥 웃자 팩이 눈 안으로 들어오려고 해서 무표정으로 가만히 있었다.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니었다.
「 웃지 못하니까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니네. 아앗! 퉷. 입안으로 들어왔어. 」
말하다 입안에 팩이 들어오자 얼굴을 찌푸리는 은진이었다.
진득- 한 것이 입안에 들어있자 상당히 불쾌해 보였다.
10분이 지났을까? 무표정으로 있는게 지루했던 은진은 얼굴에서 팩을 씻어버렸다.
한결 상쾌한 기분으로 욕실의 거울을 보고 있자니 자신의 외모가 더 빛을 발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은진은 욕실을 나서 독서방으로 향했다..
이윽고 독서방에 다다르자, 독서중 이라는 팻말을 달았다. - 찾아오는 사람이 없으니 그것도 무용지물이지만 -
푹신한 흔들의자에 앉아, 햇빛을 받으며 무릎에는 따듯한 이불을 덮고 책을 읽는 기분이란 정말 천국이 따로 없는 기분일 것이다.
한참을 독서에 몰두하다, 피곤한 나머지 은진은 그 자리에서 잠이 들어 버리고 말았다.
「 아-함. 내가 몇 시간을 잔 거지? 」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보니 2시간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곤히 잔 덕에 그리 피곤하지 않았다.
부스스한 머리를 깔끔하고 귀여운 웨이브로 다듬은 다음에, 세수를 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인터넷에 들어가 사람들과 대화하는게 은진의 여가생활이자 낙이었다.
오프라인에서는 '영화배우'라는 이름 때문에 진지한 대화를 하기 힘들었다.
온라인 상에서는 자신이 영화배우가 아니어도 되고, 단지 공부를 잘 하고싶고 꿈많은 18세 소녀일 수 있기 때문에 은진이 인터넷에 집착하는지도 모른다.
「 오늘도 밤을 새겠군. 잠을 자 둬야지. 잠은 예뻐지는 비결이니까. 」
잠을 자려 했으나 후회감에 잠이 오지 않았다.
오늘도 이렇게 보냈구나-하고.
언제쯤이면 자신을 '영화배우 유은진'이 아니라 '학생 유은진'으로 보아 줄 사람이 나타날까?
은진은 한숨을 쉬고 이불을 뒤집어 썼다.
적어도 잠자리에서 만큼은 고민은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