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 삶을 이루는 소박한 행복 세 가지는 스승이자 벗인 책 몇 권,
나의 일손을 기다리는 채소밭,
그리고 오두막 옆 개울물 길어다 마시는 차 한 잔이다.' 라고 말하였다.
요즈음 내 삶을 이루는 소박한 행복 세 가지중의 하나는
마음만 먹으면 그냥 호젓이 길을 떠날 수 있는 환경이 아닐까 싶다.
9월 초, 연휴를 끼고 하루 더 휴가를 받아 3박 4일동안 유타주에 다녀왔다.
유타주는 대자연이 빚어낸 천하절경이 수두룩하다.
수천만년에 걸쳐 대자연의 손길이 빚어낸 거대한 창조물들을 여럿 볼 수 있는 유타주는
험준한 산, 가파른 협곡, 그리고 황량한 사막을 따라 형형색색의 장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곳이다.
실로 미국 국립공원의 중심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북미대륙을 대표하는 주요 국립공원이 유타주에 있다.
유타주 최초의 국립공원이자 가장 색다른 느낌을 주는 자이언 국립공원(Zion National Park),
유타주에서 가장 큰 캐년 랜즈 국립공원(Canyonlands National Park),
장대한 아치형 돌 봉우리로 유명한 아치스 국립공원(Arches National Park),
뾰족탑이 끝없이 펼쳐진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Bryce Canyon National Park),
적색 사암 절벽으로 이뤄진 캐피털 리프 국립공원(Capital Reef National Park)
등 5개 국립공원및 주립공원들이 모두 유타주 남쪽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한 번 갈려면 워낙 장거리이다보니
이번에 다녀 온 캐년 랜즈 국립공원가는 길 위로 몇 군데를 더 둘러 보았다.
가는 곳마다 풍화 및 침식작용으로 기묘한 형상을 이룬 바위 및 절벽등을 통하여
자연의 신비와 경이로움에 감탄을 거듭하곤하였다.
내 기억의 창고를 위하여 보이는 풍광을 열심히 사진을 찍고 달리고 하였다.
특히 이번 여행 일정은 3박을 각기 다른 캠핑 사이트에서 하였으며,
집에 2종류의 텐트가 있었지만,
나 홀로 여행을 하면서 매번 다른 장소에서 텐트를 치는것이 번거롭고,
텐트보다는 차 안에서 자는것이 더 안전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친구는 위급할 때 사용하라고 '가스총'까지 선물로 주었지만...)
그래서 아예 집에서 떠날때부터 자동차의 뒷좌석을 접어 한쪽에 슬리핑백을 깔고 잠자리를 만들었으며,
그 옆쪽으로는 아이스박스와 물박스(세 군데 모두 물 공급이 원할하지 않은 곳임)와
옷 가방등등을 놓고 이동거리 시간을 줄이면서
낮에는 더 많은 시간을 하이킹을 하는데 쏟을 수 있었고,
결과적으론 저렴한 여행경비와 더불어 흡족한 여행이 되었다.
애리조나 지도 일부이다.
내 집에서 왼쪽 상단의 160번상에 있는 Tuba City를 거쳐서 Kayenta까지의 거리가 332마일,
운전시간은 약 6시간이다.
Kayenta에서 163번으로 바꾸어 Monument Valley를 끼고 북상을 하면
유타주 경계선을 넘게 된다.
Monument Valley 입구에 수문장 처럼 서 있는 이 거대한 바윗돌을 좋아한다.
도로 상의 적당한 곳에서 잠시 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고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Kayenta에서 여행지의 첫 장소인 Natural Bridges National Monument까지는
약 90마일, 2시간거리이다.
9월 3일 금요일 아침 7시에 출발,
잠시 친구 집에 들려 친구가 싸준 밑반찬을 건네받고는 계속 달려 왔다.
이곳에는 캠핑 사이트가 13개밖에 없으며 first come, first serve이다.
한 밤에 $10.00이기는 하지만, 물이 귀하다.
이 사이트를 구하지 못하면 인근의 가장 가까운 도시인 Blanding까지 약 50여마일을 나와야하니
서둘러 가야만 한다.
유타주의 지도 일부이다.
Monument Valley를 지나 261번을 한참을 달리다보니
눈 앞을 가로막는 절벽인 Cedar Mesa가 거대하게 펼쳐져 있다.
비포장 도로인 저 길, 마치 뱀처럼 꾸불꾸불 급경사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나는 스릴있게 운전하고 올라와 보니,
달려 온 길이 저 아래로 까마득히 보인다.
정상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위의 사진속처럼 쫙 펴져 있는 끝없는 평원....
이런 길을 약 10마일을 더 달려가니 드디어 목적지가 보인다.
먼저 Visitor Center에 들려 입장료 $6.00을 지불하고
지도가 있는 안내서를 받고 캠핑 사이트 위치를 확인하였다.
그리곤 당장 캠핑 사이트로 직행.
화장실 바로 옆 장소를 택했다.
그릴, 의자, 텐트 칠 장소...다 있다.
나무숲에 쳐져 있는 텐트도 보이고, RV를 끌고 여행 다니는 사람들이 부럽다...
저 RV를 가지고 온 사람은 백발이 성성한 미국부부인데,
유타주의 국립공원을 다 돌아 볼려고 시애틀에서 왔다고 한다.
캠핑 사이트를 정하고 나는 밥부터 먹고 돌아보기로 하였다.
운전하고 오는 동안 옆 좌석에 놓아 둔 조그만 아이스박스에서 과일등을 먹었지만,
그래도 나는 밥순이니 밥을 먹어야 기운을 내서 돌아 다닐 수 있지 않겠는가.
오후 4시....거의 8시간을 운전하고 왔지만 피곤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흥분되었다.
저녁 5시가 다 되어서야 준비하고 나섰다.
7000피트 이상의 높은 고원이지만 기후가 덥기 때문에
배낭 안의 물주머니에 물을 채우고
계곡 아래로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스틱을 가지고 길을 나섰다.
물론 무릎 보호대까지 하고....내가 다치면 안되니까...^^
이 팍에 있는 돌들은 바람에 불려온 모래로 만들어진 샌드스톤이다.
맨 왼쪽의 그림에서처럼 맨 처음에는 저런 모양이었지만,
물살이 굽이쳐 흐르는 힘으로
모래로 만들어진 바위산이
자연히 이리저리 여러가지 모양으로 깍이고 다듬어져
이렇게 자연적인 천연 돌다리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먼저 이곳에 있는 3개의 다리중, 제일 큰 다리를 돌아보기로 하였다.
이 Sipapu Bridge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Natural Bridge라고 한다.
높이 220피트, 길이 268피트, 두께 53피트, 넓이가 31피트이다.
Sipapu는 인디언 호피족의 신화에 나오는 말로
'넋이 영혼의 세계로 가는 문' 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View Point에서 내려다 본 돌다리.
가운데 주전자 꼭지처럼 나온 부분의 양 옆으로
물이 흘러 내려가 그 앞쪽으로 다리가 만들어졌다.
스틱을 들고 가길 잘했다....
그리고 무릎 보호대 착용도...^^
가까이 가서 저 돌 다리를 만져보고 쓰다듬어도 보았다.
부드러우면서도 차돌처럼 단단하다.
그 옛날, 호피 인디언들도 그랬을까?
Sipapu Bridge를 둘러 본 다음
내일 먹을 밥을 하면서 다음 일정을 차근차근 점검해보았다.
아침 일찍 나머지 2개의 다리를 둘러 본 다음 찾아 갈 다음 장소에서도
캠핑 사이트는 선착순이다.
차라리 예약 제도라면 마음의 부담이 덜 될 터인데...^^
그리곤, 9시경이 조금 넘어,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이곳에서 약 45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Lake Powell에 있는 Rainbow Bridge National Monument.
이 Rainbow Bridge가
세계에서 제일 큰 돌다리이다.(위 사진)
-옮긴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