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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언의(査頓言意)
남녀 두 사람의 혼인으로 발생하는 인척관계 또는 이런 관계에 있는 사람들끼리 상대편의 친척을 일컫는 친족 호칭이다.
査 : 조사할 사(木/5)
頓 : 조아릴 돈(頁/4)
言 : 말씀 언(言/0)
意 : 뜻 의(心/9)
'사돈(査頓)'은 혼인한 두 집의 부모들끼리 또는 두 집안의 같은 항렬끼리 부르는 이름말이라고 '이야기 상식백과'에 전한다.
사돈의 '사(査)'가 뗏목 사고, '돈(頓)'은 꾸벅거릴 돈인데 '사돈'이라는 말의 뜻과 연관성이 없다. 그럼 어떻게 해서 자녀를 시집장가 보내는 관계를 '사돈'이라고 부르게 되었을까? 그 말의 뜻인 언의(言意)를 고려의 예종 때 명장 윤관과 오연총에서 찾을 수 있었다.
1107년 윤관과 오연총은 17만 대군으로 북쪽의 여진족을 토벌하여 9성을 쌓는 등 큰 공을 세우고 개선하였다. 이에 예종 2년 윤관은 원수(元帥)가 되고, 오연총은 부원수(副元帥)가 되었다.
1109년 기주성에서 패하여 탄핵을 받기도 했지만, 후에 윤관은 문화시중(門下侍中)이 되고, 오연총은 참지정사(參知政事)가 되었다.
생사고락을 같이 한 두 사람은 자녀를 결혼까지 시켜 혼인관계를 맺고 함께 대신의 지위에 올랐다. 관직에서 물러나 고령에 들어서는 냇물을 사이에 두고 인근에 살면서 종종 만나 전날을 회고하며 정겹게 지냈다.
어느 봄날 윤관이 자기 집 술이 잘 익어 오연총과 한 잔 나누고 싶었다. 술을 지워 오연총을 방문하러 냇가에 당도했는데 밤비에 물이 불어 건널 수가 없어 머뭇거렸다.
그런데 문득 냇물 건너편에서 오연총이 손짓을 하는 것이었다. 윤관이 물가에서 서성거리는 것을 보고 반가워 소리를 높여 물었다. '대감, 어디를 가시는 중이오?'
윤관이 대답했다. '술이 잘 익어 대감과 한 잔 나누려고 나섰는데 물이 불어 이렇게 서 있는 중이오.'
오연총도 잘 익은 술을 가지고 윤관을 방문하려는 뜻을 전했다. 반가워서 서로 환담을 나누다 피차 그냥 돌아서기가 아쉬워 오연총이 윤관에게 말했다. '우리가 환담을 나누기는 했지만 술을 한 잔 나누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오!'
그러자 윤관이 말했다. '정히 그러시면 이렇게 합시다. 제가 가지고 온 술을 대감의 술로 알고, 대감께서도 가지고 온 술을 제가 가지고 온 술로 알고 드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에 두 사람이 통나무(査)를 깔고 앉아 이편에서 '한잔 드시오' 하면 머리를 숙이고(頓首) 잔을 비우고, 저편에서 '한잔 드시오'하면 머리를 숙이고 잔을 비워 가지고 온 술을 다 마시고 돌아왔다.
흔히 서로 마음이 통하여 술을 주고 받으면 심통주작(心通酒酌)이라 하는데, 자녀를 장가 시집보내 마음을 나누는 사이였다. 이 일이 고려 조정의 고관대작들에게 풍류화병(風流話炳; 멋있는 이야깃거리)으로 알려졌다.
이후 자녀를 결혼시키는 사이를 '우리도 사돈(査頓; 서로 머리 숙이며 술을 나누는 사이)을 맺어 봅시다'고 회자되었다. 이 이야기가 민가에까지 전래되어 오늘날 사돈이라 부르게 된 것이라고 전한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양가 집안의 촌수에 따라 지칭이 다르게 되었다. 양가 부모끼리는 사돈 또는 '맞 사돈', 아내 되는 사람끼리는 '안사돈', '사부인(査夫人), 사돈의 부모에게는 '사장(査丈)', '안 사장', 사돈의 조부모는 '노사장(老査丈), 노사부인(老査夫人)이라고 호칭하게 되었다. 이외 사돈의 사촌형제나 친척 등에는 '곁사돈'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사돈(査頓)
사실 이 용어는 친족원 중의 한 사람의 혼인으로 나와 인척관계에 들어온 사람을 지칭하거나 그런 관계를 말하는 것이지만, 간단히 말할 때에는 혼인한 두 집의 어버이끼리 또는 같은 세대에 속하는 인척끼리 사용되는 호칭이기도 하다.
관념적으로나 실제적으로 볼 때, 핵가족이 중요시되는 사회에서는 대체로 혼인이 당사자 본인들의 문제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그 밖의 많은 사회에서는 혼인을 결코 당사자들만의 문제로 보지 않고, 그들이 소속한 집단, 즉 가족이나 친족간의 문제로 간주하고 있다. 가족 및 친족집단의 연속성이 강조되고 있는 친족제도 밑에서는 거의 예외없이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 나라의 부계친족제도에서도 이런 집단적인 측면이 특히 강조되어 자녀의 혼인은 곧 어느 가문과 '사돈을 맺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것은 혼인이 당사자 두 사람의 결합 이상의 것으로, 한 가문과 다른 가문간의 결합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사돈 및 사돈관계의 성격은 지역에 따라서 또는 가문에 따라서 차이가 있고, 혼인의 성격에 따른 특성도 반영될 것이기에 일반화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우리의 민속을 담고 있는 속담에 나타난 사돈관계에 대한 묘사는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아마도 우리의 전통사회에서는 사돈관계란 조심스럽고 불편한 관계였던 것 같다. '사돈집과 뒷간은 멀수록 좋다'는 말에 바로 이런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혼인으로 인해 두 가문에는 새로운 관계가 창설된 처지이므로 서로간에 행동을 조심하지 않으면 당장 그것이 흉이 되어 자식들의 혼인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거북하기는 사돈네 안방이다' 라든가, '사돈네 안방 같다' 또는 '사돈 모시듯 한다'는 등의 속담도 모두 사돈관계가 얼마나 불편하고 어려운 관계이고, 또한 조심을 요하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사돈을 만나면 분위기가 자유롭지 못하다고 해서 '사돈네 안방 같다'고 표현했고, 사돈은 정중하게 모셔야 한다는 뜻에서 '사돈 모시듯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역시 남자쪽을 중시하는 우리의 부계친족제도 하에서는 사돈관계도 결코 동등한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 '딸네 사돈은 꽃방석에 앉히고, 며느리 사돈은 가시방석에 앉힌다'는 속담은 이런 사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즉, 출가한 딸이 새로운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시집의 어른인 '딸네 사돈'에게는 온갖 정성을 다하여 극진히 대우해야 하지만, 내집에 들어온 며느리의 부모인 '며느리 사돈'에게는 이와는 반대로 고자세를 취해도 괜찮다는 식이다. 이것은 그 며느리 사돈이 오히려 저자세를 취해야 될 사람이라는 가치관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사돈 쌍방간에 남자쪽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가치관이 있다고는 하지만, 상호간에는 예의를 차릴 것이 요구되는 것은 사실이다.
일례로 '사돈네 음식은 저울로 단다' 라든가, '사돈네 봉송은 저울로 달아야 한다'는 속담과 같이 사돈간에는 선물교환에서 적어도 받는 것만큼은 되돌려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한쪽의 '안사돈'과 다른 쪽의 '바깥사돈' 간에는 대면조차 꺼리면서 혹시 상대방이 나타나면 아예 피하려는 태도를 취하는 관습이 여러 지방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곧 쌍방간의 관계가 너무 가까워도, 또한 너무 친숙해도 안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러한 사돈관계를 오히려 새로운 관계를 트고, 두 친족집단간의 동맹관계 또는 결연관계를 여는 계기로 삼으려는 경향도 있다.
사돈간에는 쉽게 호의의 감정을 형성할 수 있어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트고 유지하는 데에 윤활유의 구실을 하게 되는 예도 적지 않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사돈간'이라는 생각이 마치 상대방을 '우리 편 또는 내 편'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쉽게 해주고, 금방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사돈관계를 조심스럽고 불편한 관계로 보는 것과는 정반대의 것이다. 쌍방간에 긴밀한 관계가 이미 형성되어 그것이 사돈관계로 연결되는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사돈관계가 맺어지고 나서는 그것이 기존의 관계를 더욱 다지게 함으로써 양자간의 관계가 유지, 존속되는 데에 중요한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기존의 인간관계를 더욱 다지고 보장해 주는 안전판 구실을 하게 된다는 점은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이런 경향은 현대에서도 쉽게 관찰되고 있다.
특히 재벌들 상호간에, 또는 재벌과 정치인, 고급관료간의 사돈관계는 단순히 자녀들의 혼인으로 발생하는 관계만은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말해주고 있다.
물론 이것은 특권계층의 사람들간에 접촉의 빈도가 높은 데서 나온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돈관계 그 자체가 사회계층의 안전장치의 하나라는 점도 분명히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사돈은 대체로 비슷한 사회경제적인 지위에 있는 사람들끼리 맺어지는 것이 이상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속담에 '사돈집과 짐바리는 골라야 좋다'는 말과 같이 혹시라도 '기울어진 혼인' 또는 가문이나 재산의 측면에서 균형을 잃은 혼사라면 사돈간의 관계가 더욱 어렵고 불편한 관계로 남는다.
이런 현상과 함께 사돈관계가 중요시되는 것은 결국 혼인을 당사자간의 문제로 보지 않고, 이들이 소속하고 있는 집단의 문제로 간주하는 데에서 나온 것임이 분명하다.
사돈(査頓)
우리 속담에 '사돈 모시듯 하다', '사돈 남 말 한다', '사돈집과 뒷간은 멀수록 좋다'와 같은 속담이 많다. '사돈 남 말 한다'는 속담은 '자기의 잘못이나 허물은 제쳐 놓고 남의 일에만 참견한다'는 뜻의 속담이다.
사돈에게 할 말을 어려우니까 직접 못하고 제삼자에게 말하는 것처럼 나무라는데 사돈이 눈치 없이 그 말에 맞장구를 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또 우리 속담에 '사돈집과 뒷간은 멀수록 좋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가깝게 지내기에는 어려운 상대가 사돈이기에 '멀수록 좋은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돈의 팔촌'이라는 속담에서도 사돈은 남이나 다름없는 매우 먼 친척으로 대하기 어려운 관계로 보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사돈이란 너무 허물없이 대하기도 어렵고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대하기 어려운 관계라고 본 것이다.
'사돈(査頓)'의 어원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고려 장군 윤관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얘기가 있다.
윤관(尹瓘)과 오연총(吳延寵)은 1107년 각각 도원수와 부원수로서 여진정벌에 나서서 승리하였다. 그 후 그들은 자녀를 서로 결혼까지 시켰고, 자주 만나 술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회포를 풀었다.
어느 봄날 술이 잘 빚어진 것을 본 윤관은 오연총의 생각에 술동이를 하인에게 지게하고 오연총의 집으로 향했다. 개울을 건너가려는데 지난 밤 비로 인해 냇물이 불어서 건너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오연총도 윤관의 생각에 술을 가지고 개울 저 편에 와 있었다.
이에 윤관이 '서로가 가져온 술을 상대가 가져온 술이라 생각하고 마시자'고 말했다. 그래서 둘은 서로 등걸나무(査)에 걸터앉아 서로 머리를 숙이며(頓) '한잔 하시오'하면서 자작하여 술을 마셨다.
여기서 유래하여 서로 자녀를 결혼시키는 것을 사돈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서로 등걸나무에 앉아 머리를 조아린다'는 한자어 '사돈(査頓)'을 윤관과 연관시켜서 지어낸 얘기로 언어유희라고 생각한다.
사돈이란 말이 윤관과 오연총의 일화에서 나온 것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중국에서는 사돈을 '친가(親家)'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적어도 사돈이란 중국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영어에서 장모에 해당하는 말은 'mother-in-law'이다. 태어나면서 맺어진 관계가 아니라 일종의 법적계약에 의해 맺어진 어머니가 장모라는 것이다.
사돈의 어원은 몽골어와 만주어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말에서 사돈은 결혼으로 맺어진 관계이다. 그러나 몽골어 '사돈(xaдam)'은 일가친척을 일컫는 말이다,
몽골에서는 우리나라를 '사돈의 나라'라고 부른다. 이것은 칭기즈칸 시대에 몽골이 고려와 형제의 나라로 맺어진 것에서 유래한다고 유추해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사돈의 어원은 한자어가 아니고 몽골어를 한자로 사돈(査頓)이라고 전사한 것이다. 몽골어에서 사돈의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바깥사돈과 안사돈의 동침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 단목마을에 전승되는 바깥사돈과 안사돈과 동침을 소재로 한 설화이다.
● 개설
민담 가운데서도 소화(笑話)는 '웃음을 주는 이야기'를 가리키는 명칭이다. 소화의 특징은 단편성을 들 수 있는데, 다른 설화보다 이야기 자체의 길이가 짧으며 간결한 표현이 특징이다.
소화는 그 형식적 특성상 이야기의 최후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결말에서의 재치와 임기응변의 반전이 소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소화는 심심파적을 위해 제시되는 짤막한 이야기이다.
설화의 주요 기능으로는 오락적인 것과 교훈적인 것을 들 수 있는데, 소화의 구연은 어디까지나 청중을 웃기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교훈적인 요소나 윤리적 요소를 무시해버리는 경우가 많으며, 때로는 음담까지도 자주 나타난다.
'바깥사돈과 안사돈의 동침'에서 다루고 있는 소재 역시 현실에서는 자유롭게 표현하기 힘든 성(性)을 소재로 하고 있다. 특히 사돈관계에서 벌어지는 민감한 문제들을 민담이라는 틀 속에 녹여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 채록/수집상황
여러 제보자가 조사자와 함께 둘러앉은 가운데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니까 제보자들끼리만 이야기할 만한 외설적인 이야기가 나왔다. 제보자 한두리는 구연중에 조사자를 별로 의식하지 아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유지하였다.
● 내용
어떤 홀아비가 홀로 키우던 딸을 시집보내고 후행(後行: 신부가 신랑 집으로 갈 때 같이 가는 사람)을 갔다가 병에 걸렸다. 딸이 병문안을 와서 병이 난 이유를 묻지만 홀아비는 대답하기를 꺼리는데, 계속해서 이유를 묻자 후행을 갔다가 안사돈을 보고 병이 났다고 한다.
지혜가 뛰어난 딸은 홀아비에게 큰 엄마의 옷을 빌려 입고, 안사돈을 만나러 오게 한다. 딸의 계획대로 홀아비는 안사돈과 하룻밤 동침을 하게 된다. 안사돈과 하룻밤을 보내게 된 홀아비는 불 꺼진 방에서 자신의 성기가 초승에는 길어지고 그믐에는 짧아진다고 한다. 다음날 홀아비가 집에 가려고 하자 안사돈이 다음번에 오려면 초승에 오라고 한다.
● 모티브 분석
주된 모티브는 안사돈을 본 홀아비인 친정 아버지가 상사병이 걸리자, 그 딸이 재치있게 친정 아버지를 여자로 분장시켜, 자신의 시어머니와 동침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성을 주제로 한 해학적인 내용의 설화는 상황 설정이 달리 표현되기는 하나 그 구체적인 해결 방안으로 자주 이용되었다.
● 의의와 평가
민담에는 지역만의 환경적 특수성을 반영하는 지역적 유형이나 민족적 유형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전승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만들고 가꾸어온 삶의 슬기와 지혜, 세계관 등이 담겨 있다. 이 이야기 역시 특정 지명이나 인물 등은 등장하지 않으나, 그 내용 속에는 전승자이자 향유층인 진주 사람들의 가치관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고 할 것이다.
인간의 성은 가장 자연스러운 본능이며, 동시에 가장 억압받는 본능이기도 하다. '바깥사돈과 안사돈의 동침'에서는 마지막 안사돈의 말을 통해 청중의 웃음을 유발하고 있는데, 이는 진주 사람들은 자연스러운 인간 감정의 표현을 긍정하는 적극적이고 경쾌한 삶의 태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
부찌사돈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사돈 관계에 있는 집안끼리 또 다시 사돈이 되는 관계를 일컫는 말이다.
● 개설
부찌사돈은 사돈 관계를 맺은 인척이 또 다른 혼인으로 다시 사돈 관계를 형성하는 겹사돈을 의미한다. 촌락내혼이 많은 제주 지역에서는 한 마을의 가구들이 혼인 관계로 서로 연결되는 일이 많다. 즉 사돈 관계가 중복되는 현상으로, 제주 지역 사람들은 겹사돈보다 부찌사돈이라는 용어를 폭넓게 사용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부치사돈'이라고도 하는 부찌사돈은 남성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누이바꿈혼'과 유사하다. 이 집안에서 딸을 시집 보내고, 그 사돈 가문에서 며느리를 맞이하여 마을 내 집안 사이에 여성 교환에 의한 혼인 연맹 체계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시집 조카가 친정 조카며느리가 된다거나, 또는 시집 가기 전 친정에서는 사촌 자매간이었으나 시집을 간 후에는 서로 숙질 관계가 되는 식이다.
촌락내혼에다 부찌사돈까지 겹치고 보면, 즉 이쪽에서 딸을 주었지만 저쪽에서도 마찬가지로 딸을 준 셈이므로 서로 대등한 관계가 형성되는데, 이는 일상생활에서 강력한 공동체 의식으로 나타난다. 최근에는 촌락내혼의 통혼권이 점점 사라지고 도외혼이 증가하고 있어 부찌사돈 관계는 감소되거나 사라지는 추세이다.
귀먹은 사돈
● 정의
부산광역시 수영구 수영동에서 귀머거리 사돈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이다.
● 개설
'귀먹은 사돈'은 의사소통이 안 되어 웃음을 유발하는 귀머거리 사돈의 실수를 담은 소화(笑話)로서 일종의 치우담(癡愚譚)이다. 장님, 귀머거리, 말더듬이 등과 같이 신체적 불구자를 주인공을 삼은 소화에서는 낙천적인 삶의 태도와 인간성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엿볼 수 있다.
● 채록/수집 상황
2005년 10월 31일 수영고적민속예술보존협회에서 발행한 '수영구의 민속과 문화'에 '귀먹은 사돈'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는 2005년 7월 25일 부산광역시 수영구 수영동으로 현지 조사를 나가 민속보존회 회의실(수영동 229-1번지)에서 회원 도태일(남, 82)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 내용
옛날 어느 곳에 귀가 먹은 사돈과 정상적으로 잘 들리는 사돈이 살았는데, 어느 장날 두 사돈이 장에서 만나게 되었다. 마침 귀먹은 사돈은 그날 털모자를 쓰고 왔다.
잘 들리는 사돈이 '장에 오셨냐?' 물으니 귀먹은 사돈은 '오소리 털이라'고 대답했다. 다시 잘 들리는 사돈이 '집안은 평안하냐?' 물으니 귀먹은 사돈은 '석 냥 주었다'고 하였다. 잘 들리는 사돈이 자꾸 동문서답을 하는 귀먹은 사돈 때문에 답답하여 '사돈 귀에 말 좆을 박았는가요?' 하니 '예, 떳떳합니다(따뜻합니다)'고 답했다.
또 어느 장날 두 사돈이 장에서 다시 만났다. 잘 들리는 사돈이 '장에 오셨냐?' 물으니 귀먹은 사돈이 '생갈치라'고 대답했다. 다시 잘 들리는 사돈이 '집안은 편안하냐?' 물으니 귀먹은 사돈이 '구워 먹으려 한다'고 하였다. 잘 들리는 사돈이 '농사는 잘 되었느냐?' 물으니 귀먹은 사돈이 '개가 새끼를 낳았다'고 하였다. 또 동문서답에 지친 잘 들리는 사돈이 '그러면 살펴 가입시더' 하니 귀먹은 사돈이 '개새끼를 달라고? 이 개새끼'라 하였다.
● 모티프 분석
'귀먹은 사돈'의 주요 모티프는 '귀머거리의 우행(愚行; 바보짓)'이다. '귀먹은 사돈'에서 한 사돈은 정상적인 청력을 가지고 있으나 다른 사돈은 잘 들리지 않으니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신체적 불구가 우행의 원인이 되어 이들 사이의 반복적인 대화가 웃음을 유발하여 재미를 느끼게 한다. '귀먹은 사돈'은 신체적인 불구까지도 소화로 처리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돈열맹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혼인 날 신랑 측과 신부 측 친척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는 행사이다.
● 개설
사돈열맹은 신랑 측 우시(할아버지나 아버지 등의 상객을 부르는 말)들과 신부 측 근친들이 모여 인사를 나누고, 서로 사돈을 맺게 된 것을 축하하는 행사로서, 신부 집과 신랑 집 양측에서 각각 진행된다. 일종의 혼인을 통한 연맹 관계를 확인하는 행사라고도 할 수 있다.
● 절차
사돈열맹은 먼저 신부 집에서 진행된다. 마루 중앙에 간소한 주안상이 차려지면 신부를 데리러 간 신랑과 신랑 측 우시와 신부의 부모, 조부모, 삼촌, 고모, 외삼촌, 이모 등 남녀 친척 다수의 성펜궨당(父系親)과 외펜궨당(外戚)들이 소개되는데, 서로 인사를 한 뒤 간단히 술잔이 오간 다음 하직 인사를 한다.
신부 집에서의 행사가 끝나면 신랑 일행과 신부 측 우시들이 신랑 집에 와서 또다시 신랑 측의 근친들과 신부 집에서와 똑같은 방식으로 사돈끼리 인사를 나눈다.
● 현황
혼인 의례가 별도로 없었던 시절에는 사돈열맹이 혼인식의 중요한 절차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예식장에서 혼인식을 하고 식당에서 잔치를 치르게 된 요즘에는 혼인 당일 신랑 측과 신부 측이 한자리에 모여 사돈열맹과 사돈잔치를 겸하여 실시하고 있는 경향이다.
사돈잔치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혼례가 끝나면 신랑 측 가족과 신부 측 가족이 서로 상대의 집을 방문하여 인사를 나누는 행사이다.
● 개설
두불잔치(두 번의 잔치라는 의미)라고도 불리는 사돈잔치는 신부 집과 신랑 집에서 각각 행해진다. 혼인 의례가 끝난 다음날은 신부 집에서, 그 다음날은 신랑 집에서 번갈아 하는 사돈끼리의 잔치이다.
● 내용
혼례가 치러지는 당일에는 신랑, 신부와 우시(할아버지와 아버지 등 상객을 뜻하는 말)들만 양가를 상호 방문하게 되므로 사돈끼리 직접 얼굴을 볼 기회가 없다.
특히 안사돈에 대한 예우를 갖출 기회가 없기 때문에 혼인 잔치 다음날 신랑, 신부와 신랑 부친은 돼지고기와 술 등 음식을 준비하고 신부 집으로 가서 사돈잔치를 하는 것이다. 이때는 신랑 부친은 물론 신랑의 형제나 삼촌 등 근친이 참석하기도 한다.
혼인 셋째 날은 신랑 신부와 신부 부친, 또는 신부 측 근친들이 함께 신랑 집을 방문한다. 이때 신부 부친도 신랑 측과 마찬가지로 음식을 준비하여 잔치를 벌인다.
● 현황
최근에는 신랑과 신부 양가 부모가 모두 예식장에 참석하므로 혼인날 예식 전이나 후에 사돈열맹 겸 사돈잔치가 동시에 치러지는 경향이다.
소를 바꿔 탄 사돈
● 정의
부산광역시 강서구 천성동 천성 마을과 수영구 수영동에서 전해 내려오는 사돈끼리 소를 바꿔 탄 이야기다.
● 채록/수집 상황
1993년 부산대학교 한국문화연구소에서 간행한 '가덕도의 기층문화'에 '소를 바꿔 탄 사돈'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는 1985년 8월 11일 부산광역시 강서구 천성동 천성 마을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김기일(남, 57)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또한 2005년 수영고적민속예술 보존협회에서 발행한 '수영구의 민속과 문화'에도 '소를 바꾸어 탄 사돈'이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이는 배도식이 2005년 7월 25일 부산광역시 수영구 수영동에 있는 민속보존회 회의실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오성곤(남, 76)으로 부터 채록한 것이다.
● 내용
어느 날 한 남자가 소를 팔러 우시장에 갔다가 사돈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반가운 마음에 해가 지도록 술을 마셨다. 거나하게 취한 두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소를 탔는데 그만 서로 소를 바꿔 타 버리고 말았다.
너무 취해서 소를 바꿔 탔다는 사실을 알 리 없었던 두 사람은 소가 데려다 주는 곳으로 갔다. 남자는 집에 도착하자 소를 외양간에 묶어 두고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열어 보니 시집간 딸이 마당을 쓸고 있었다. 또, 눈을 비비며 옆자리를 보자 안사돈이 자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밤새 잠들어 있었던 곳은 자신의 집이 아니라 딸네 집 안방이었다.
소는 주인이 바뀌었다는 것을 모르고 늘 가던 대로 집을 찾아왔고, 소에서 내린 남자는 밤이 깊어 주변이 어두운데다 여전히 취해 있었던 까닭에 그곳을 자신의 집이라 착각하고 안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한 것이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물쭈물 하고 있는데, 딸이 시어머니 방에서 나오는 아버지를 보고 놀라서 어찌 된 일인지 사정을 물었다. 그러자 남자는 황망해 하면서 딸에게 '야야, 이미 나는 이래 됐는데, 우리 집은 우째 됐는고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 모티프 분석
'소를 바꿔 탄 사돈'의 주요 모티프는 '술 취한 사돈의 실수'이다. '소를 바꿔 탄 사돈'은 우시장에서 술에 취한 두 사돈이 서로 소를 바꾸어 타서 일어난 실수를 풍자한 소화(笑話)이다. '소를 바꿔 탄 사돈'은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는 민담이며, 사돈 간에 암소와 수소를 서로 바꾸는 이야기가 많다.
오성곤(수영동)의 이야기에는 사돈 간에 서로 암소와 수소를 바꾸는 내용이 들어 있지만, 김기일(천성동)의 이야기에는 이 부분이 생략되었고, 단지 술에 취해서 서로 소를 바꿔 탄 것으로 되어 있다.
장에서 바뀐 사돈
● 정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에 전해 내려오는, 장에서 만난 두 사돈이 소를 바꾸면서 일어난 이야기다.
● 채록/수집상황
1980년 9월 30일 당시 용인읍 김량장리에서 박민웅이 구연한 것을 채록하여, 1985년에 출간한 '내 고장 옛 이야기'에 수록하였다.
● 내용
옛날 포곡 둔전쯤에 사는 황서방과 이동 천리쯤에 사는 박서방은 사돈지간이었다. 황서방은 황소를 길렀고, 박서방은 암소를 길렀다. 황소를 기르던 황서방은 황소를 팔고 암소를 사려고 용인 쇠전으로 나왔고, 암소를 기르던 박서방은 암소를 황소로 바꾸기 위해 역시 용인 쇠전으로 나왔다.
황서방과 박서방은 마음에 드는 소를 고르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한 곳에서 마주쳤다. 오랜만에 만난 양 사돈은 그동안 격조했던 터라 아들딸들이 잘 사는지 궁금해서 집안 사정을 물은 다음, 어쩐 일로 소시장에 나왔느냐고 물었다.
박서방은 암소만 길렀더니 송아지 낳는 뒷바라지도 귀찮고 해서 씨억씨억한 숫소를 먹이려고 한다 하였고, 또 황서방은 숫소만 길렀더니 송아지 낳는 이웃이 부러워 바꾸러 왔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각기 필요로 하는 소를 가지고 나왔으니, 흥정꾼 붙이고 구전 주고 할 것 없이 서로 믿는 사돈끼리 소를 바꾸면 될 것 아니냐고 하여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그래도 황서방은 새끼를 낳는 암소가 더 비싼 듯하니 웃돈을 받아 가시라고 하면서 돈을 내려 하였고, 박서방은 힘세고 일 잘하는 수소가 더 비싼 듯하여 웃돈을 내려 하였으나 사돈지간에 그러면 안 된다고 서로 사양하였다.
그렇다고 머쓱하니 헤어질 수도 없어 서로 술이나 한잔 나누자는 데는 이의가 없었다. 이 사돈이 한잔 사고 저 사돈이 한잔 사고, 그렇게 서로 권하며 먹고 마시다 보니 사람이 술을 먹은 단계가 지나 술이 술을 먹고 종내는 술이 사람을 먹는 지경에까지 이르러서야 술자리는 끝이 났다.
달이 중천에 떠서 자리를 뜨기는 했으나 몸을 가눌 수가 없어서 서로 바꾼 소등에 올라타고 길을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소들은 주인과 여러 번 장을 다녀 보았기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익숙하여, 각기 저 살던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양쪽 집에 당도한 소는 각기 저 잠자는 외양간으로 들어가고, 양 사돈은 자기 집에 다 온 것으로 알고 더듬더듬 안방으로 들어가서 자기 부인이라 생각하고는 각각 안사돈 곁에 누워 잠이 들었다. 양쪽 안사돈은 장에 간 일이 잘되어 취했거니 생각했다. 으레 장에 가면 취해 오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새벽녘이 되었다. 비슷한 시간에 양 사돈은 조갈이 나서 잠든 부인을 깨우며 냉수를 떠오라고 하였다. 이쪽이고 저쪽이고 간에 안사돈이 냉수를 떠가지고 방에 들어와 물을 주려고 보니 자기 남편이 아니었다. 아연실색, 들었던 냉수를 휙, 하니 끼얹고 말았다.
그 바람에 정신을 차린 바깥사돈들 역시 놀라기는 매한가지였다. 밤새 안사돈과 한 이불 속에서 잠을 잔 것이다. 아뿔사! 일이 어찌되어 이 지경인가 하면서 대문을 박차고 맨발로 뛰어 줄행랑을 쳤다. 서로 뛰어가다가 사돈끼리 또 마주쳤다.
그리하여 '아니, 사돈 어디 다녀오시오?' '아니, 사돈은 어찌된 일이외까?' '글쎄 난들 알겠소? 잠자다가 보니 사돈댁 안방이라서…' '뭐요? 나도 그랬소만 사돈 양반도 제 집사람과 주무셨소?' '그렇기는 했소만 일은 없었소이다.' '나도 그랬소, 피차 취기가 지나쳤으니 잠만 들었소.' '다행이구랴, 다행이구랴…' 하고는 서로 마주보며 박장대소를 하였다.
● 모티프 분석
'장에서 바뀐 사돈'은 김량장날 양 사돈이 뜻이 맞아 소를 바꾸었다가 그 소 때문에 사람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로, 술이 빚게 한 실수를 풍자한 소화(笑話)이다. 다른 지역에서 사돈에 관한 내용은 몇 가지 설화가 전해지지만 사돈이 바뀌는 모티프 유형은 찾아볼 수 없다.
밥상 빼앗긴 새 사돈 이야기
● 정의
충청북도 진천군 초평면에서 나그네와 사돈의 밥상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다.
● 개설
'밥상 빼앗긴 새 사돈 이야기'는 공짜로 숙식하는 나그네가 대접을 소홀히 하는 집주인이 미워서 변변치 못한 자신의 밥상과 융숭한 새 사돈의 밥상을 재치 있게 바꿔치기하여 빼앗아 먹었다는 지략담이다.
● 채록/수집상황
2004년 진천상산고적회에서 간행한 '진천의 구비문학'에 수록되어 있다.
● 내용
어느 날 한 나그네가 길을 가다가 날이 저물어 가까운 마을에 들어가 하룻밤 자고 가기를 청했더니 주인이 마지못해 허락을 했으나 대접이 소홀한지라 은근히 부아가 났다.
마침 안방에는 손님이 와 있었는데 집주인은 새 사돈이라 하여 대접이 융숭하였다. 괘씸한 생각이 들어 어떻게 하면 집주인을 골려줄까 궁리를 하던 차에 새 사돈이 사랑으로 나왔다. 새 사돈이 나오자 뒤따라 주안상이 들어왔다.
나그네는 비위를 부려 뱃심 좋게 말했다. '먼 길을 온데다 저녁마저 설쳤더니 시장기가 심해서 내가 먼저 상을 받겠소'라고 하면서 그 상을 받아 들고 윗방으로 갔다. 새 사돈은 점잖은 처지에 그것이 내가 먹을 상이라고 달랠 수가 없어 수염만 쓰다듬고 앉아 있는데 상이 들어왔다.
새 사돈이 상을 받고 보니 탁배기와 시래기 장뿐이라 우두커니 앉아 있는데 주인이 들어왔다. '이게 어찌된 노릇이냐?' 집주인은 몹시도 마음이 언짢았으나 새 사돈 앞이라 화를 낼 수도 없어 겸연쩍게 나가 버렸다.
이튿날 아침 주인은 차린 것이 변변치 못한 나그네 상을 먼저 들여보냈다. 그랬더니 나그네는 어제 밤참을 많이 먹었더니 밥맛이 없고, 손님을 두고 먼저 상을 받아 미안하니 아침상은 손님이 먼저 드시라면서 새 사돈 앞에 상을 갖다 놓았다.
새 사돈은 그게 당신이 먹을 상이라고 할 수도 없고 해봐야 소용이 없을 줄 알고 상을 받아먹는데 정말 사돈상이 들어 왔다. 나그네는 나중에 들어온 상을 받아들고 윗방에 가서 맛있게 먹었다.
그때 들어온 주인은 또 상이 바뀐 것을 보고 울화가 치밀어, '사돈은 그래 상(床)이 바뀐 것도 모른단 말이요?'라고 하니까 윗방의 나그네가, '상(相)이 바뀌다니? 그 분 얼굴은 어제 그대로인 걸…' 했다. 집주인은 더욱 화가 나서, '이놈의 집구석을 때려 부셔야지' 하고 나가 버렸다.
아침을 맛있게 먹은 나그네는 안으로 들어가 집주인에게 떡매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집주인은 떡매는 왜 찾느냐고 했다. 나그네는, '아까 주인장이 이 집을 때려 부순다기에 밥 얻어먹은 값으로 일이나 해드리고 갈까 해서 그런다'고 했다.
집주인은, '밥 쳐 먹었으면 고이 갈 일이지 또 와서 비위를 거스르는가?' 하면서 고함을 쳤다. 나그네는 히죽이 웃으며, '묵이나 쳐 먹지, 밥 처먹는 놈은 처음 봤네'라고 하였다고 한다.
● 모티프 분석
'밥상 빼앗긴 새 사돈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새 사돈의 상과 바꿔치기한 나그네', '상(床)과 상(相)의 말장난' 등이다. '밥상 빼앗긴 새 사돈 이야기'는 나그네가 공짜 숙식, 융숭하게 잘 얻어먹기, 집 주인 놀리기 등을 위해 꾀를 내고 있는 지략담이다.
이는 '봉이 김선달의 공짜 숙식', '방학중과 담배 장수'에서 처럼 지략으로 사소한 물건이나 음식을 사사로이 취하는 일종의 사기담(詐欺譚)이다. 끝 부분의 이야기는 동어이의어(同語異意語)를 활용하고 있는 언어유희(言語遊戱)에 해당한다.
사돈이 된 두 원수
● 정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일산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원수가 사돈된 이야기다.
● 채록/수집상황
1976년에 채록되어 1990년에 출간된 '용인군지'에 실려 있다.
● 내용
옛날에 원수지간으로 지내는 이판서와 문판서가 있었다. 문판서의 딸은 아버지를 기쁘게 할 양으로 꾀를 내어 남장을 하고 김판서의 집에 묵었다. 문판서의 딸은 김판서 집에 묵으면서 마침내 김판서의 딸과 통하여 이판서가 지니고 있는 병부를 훔쳐냈다.
그때 김판서의 딸은 신분을 숨기고 기녀로 행색하며 이판서 댁에 드나들었다. 김판서의 딸은 이판서에게 술을 많이 마시게 하고 취한 틈에 그 병부를 훔쳐 와서 문판서의 딸에게 전한 것이다. 병부를 잃은 이판서는 식음을 전폐하고 근심하였는데, 이를 본 이판서의 아들이 꾀를 내어 생일잔치에 판서들을 초청했다.
손님들이 술에 취할 무렵 이판서의 아들은 방에다 불을 때어 손님들로 하여금 하나둘 옷을 벗게 만들었다. 손님들이 모두 옷을 벗고 놀고 있을 때 뒷간에 불을 지르고는 불이 났다며 외쳐댔다. 취객들은 당황한 나머지 옷도 챙겨 입지 못하고 뛰쳐나왔다.
이판서의 아들은 그 틈에 문판서의 주머니에서 병부를 도로 찾았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두 판서는 아들과 딸의 기지에 탄복하고 서로 화합했으며, 이후 두 사람을 혼인시켜 사돈지간이 되었다.
● 모티프 분석
'사돈이 된 두 원수'의 기본 모티프는 '원수에서 사돈 되기'이다. 원수 사이로 지내는 두 가문이 딸과 아들의 기치 넘치는 행동으로 화해하고 사돈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한 효성에서 시작된 이들의 행동으로 인해 원수에서 사돈이 되는 급반전이 일어났다.
안사돈 앞에서 창피 당한 영감
● 정의
경상북도 청송군 안덕면 신성리에 전해 내려오는 지혜의 교훈을 주는 이야기이다.
● 개설
'안사돈 앞에서 창피 당한 영감'은 경상북도 청송군 안덕면 신성리에 전해 내려오는 민담이다. 이 이야기는 '지혜를 가지고 있으면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는 지혜담에 속한다.
● 채록/수집 상황
2009년 7월 29일 경상북도 청송군 안덕면 신성1리 360-7에서 심분식(여, 77세)으로부터 임재해 등이 채록하였다. 또한 '안사돈 앞에서 창피 당한 영감'은 2014년 12월 28일 간행한 '증편 한국구비문학대계 7-20 경상북도 청송군'에 수록되어 있다.
● 내용
옛날 한 대감이 살았다. 딸이 장성하자 시집을 보냈다. 딸을 시집에 데려다 주기 위해 많은 친척들과 함께 딸의 시댁으로 갔다. 기분이 좋아진 대감은 딸의 시댁에서 사람들과 많은 술을 마셨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속이 좋지 않았던 대감은 화장실에 가다 실수를 하여 속옷을 더럽혔다. 몰래 안사돈의 방으로 들어간 대감은 안사돈의 속옷을 훔쳐 입었다.
다음날 베벨상을 받게 되는데, 대감은 안사돈의 속옷을 입었으므로 다리를 오므린 채로 꾸부정하게 딸 부부의 인사를 받았다. 상을 물리고 나온 대감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인사를 하고 말을 올라타려고 한쪽 다리를 들었다. 그러자 속옷 사이로 성기가 튀어나왔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대감은 부끄러워 어쩔 줄 몰랐다.
딸은 사람들에게 '옛말에 딸이 시집 갈 때 아버지가 우사(愚事)를 하면 딸이 잘 산다는 말이 있다'고 하며, '우리 아버지가 지금 내가 시집 가서 잘 살라고 이런 우사를 저지른 것이다'고 임기응변했다. 사람들은 그럴듯한 딸의 말을 듣고는 수근거림을 그쳤다. 그 이후로 딸은 정말 잘 살았다.
● 모티프 분석
'안사돈 앞에서 창피 당한 영감'의 주요 모티프는 '지혜'이다. 이야기에서 딸의 아버지는 딸의 시댁에서 안사돈의 속옷을 몰래 입어 성기를 보이는 창피스러운 일을 당하였다. 딸은 시댁의 사람들에게 '아버지가 우스운 일을 행하면 딸이 시집가서 잘 산다는'는 옛말을 들어 아버지를 위기로부터 구한다. 결국 이야기의 전승자들은 '지혜를 가지고 있으면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자 했다고 생각된다.
▶️ 査(조사할 사)는 ❶형성문자로 查(사)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且(차, 사)로 이루어졌다. 필요한 나무(木)의 재목을 찾아 조사한다는 뜻이 합(合)하여 '사실하다'를 뜻한다. 옛 글자 사(査)는 명자나무라고 하는 가시가 있는 식물을 말한다. 옛 음(音)은 살핀다는 뜻의 察(찰)과 관계가 깊으므로 번잡한 사항을 조사하는 것을 査(사)라고 일컫게 되었다. ❷형성문자로 査자는 '조사하다'나 '사실 그대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査자는 木(나무 목)자와 且(또 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且자는 비문을 적어 놓은 묘비를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차→사'로의 발음 역할만을 하고 있다. 査자는 본래 '뗏목'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로 木자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하지만 지금은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조사하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다. 그래서 査(사)는 ①조사하다(調査--) ②사실하다(寫實--: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다) ③찌꺼기 ④풀명자나무(장미과의 낙엽 활엽 소관목) ⑤뗏목(-木: 통나무를 떼로 가지런히 엮어서 물에 띄워 사람이나 물건을 운반할 수 있도록 만든 것) ⑥사돈(査頓: 혼인으로 맺어진 관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볼 시(視), 볼 감(監), 볼 람(覽), 볼 관(觀), 볼 열(閱), 살필 찰(察), 살필 심(審), 보일 시(示), 검사할 검(檢)이다. 용례로는 남의 행동을 조사하여 살핌을 사찰(査察), 조사하거나 심사하여 결정함을 사정(査定), 조사하여 속 내용을 살핌을 사검(査檢), 조사하여 받음을 사수(査受), 실정을 자세히 조사하여 밝힘을 사핵(査覈), 조사하여서 진상을 알아 냄을 사득(査得), 진상을 밝히기 위하여 조사하여 따져 물음을 사문(査問), 물품이나 서류 등을 조사하여 거두어 들임을 사수(査收), 사실을 조사함을 사실(査實), 그릇된 것을 조사하여 바로잡음을 사정(査正), 사건을 조사하여 적은 문서를 사안(査案), 교인들이 모여 성경을 공부함을 사경(査經), 혼인한 두 집안 사이에서 혼인 당사자를 제외하고 서로 같은 항렬의 상대편 사람을 호칭하거나 지칭하는 말을 사돈(査頓), 사돈집의 웃어른을 높이어 일컫는 말을 사장(査丈), 찾아다니며 조사함을 수사(搜査), 사물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봄을 조사(調査), 실상을 검토하여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을 조사함을 검사(檢査), 자세하게 조사하여 결정함을 심사(審査), 감독하고 검사함을 감사(監査), 더듬어 살펴 조사함을 탐사(探査), 자세히 생각하고 조사함을 고사(考査), 그곳에 실지로 가서 보고 자세히 조사함을 답사(踏査), 실지에 대하여 검사함을 실사(實査), 대조하여 조사함을 감사(勘査), 뒷 조사나 자체 조사를 내사(內査), 하나씩 자세히 조사함을 점사(點査), 일제 때 경찰관의 가장 낮은 계급 또는 그 사람을 순사(巡査), 내가 부를 노래를 사돈이 부른다는 속담의 한역으로 책망을 들을 사람이 도리어 큰소리를 침을 이르는 말을 아가사창(我歌査唱), 하나씩 조사하여 알아냄을 일컫는 말을 일일사득(一一査得) 등에 쓰인다.
▶️ 頓(조아릴 돈, 둔할 둔, 흉노 왕 이름 돌)은 형성문자로 顿(돈)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머리 혈(頁; 머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屯(돈)으로 이루어졌다.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하다'의 뜻이다. 그래서 頓(돈, 둔, 돌)은 (1)성(姓)의 하나 (2)돈수(頓首) 등의 뜻으로 ①조아리다 ②넘어지다 ③꺾이다 ④머무르다 ⑤패(敗)하다 ⑥무너지다 ⑦가지런히 하다 ⑧숙사 ⑨끼니 ⑩갑자기, 그리고 ⓐ둔(鈍)하다(둔) 그리고 ㉠흉노왕의 이름(돌)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공경하여 절을 할 때 머리를 땅에 닿도록 꾸벅임을 돈수(頓首), 갑자기 깨달음이나 별안간 깨달음을 돈오(頓悟), 때에 따라 선뜻 재빠르게 나오는 지혜를 돈지(頓智), 치료하기 위해서 일정한 양의 약을 여러 번에 벼르지 않고 한꺼번에 다 먹음을 돈복(頓服), 심장이나 혈관 등의 병 같은 신체 내부의 원인으로 급사하는 일을 돈사(頓死), 갑자기 나아감을 돈진(頓進), 물자가 동이 나서 다 떨어짐을 돈궤(頓匱), 남에게 대접함이 갑자기 박함을 돈박(頓薄), 동떨어지게 전혀 다름을 돈별(頓別), 죄다 사라져 없어짐을 돈소(頓消), 흉년에 굶주리는 백성들에게 적당한 분량의 식량을 한꺼번에 다 주어서 구제하는 일을 돈제(頓濟), 모조리 다 없애어 버림을 돈제(頓除), 폐단이 되는 일을 모두 새롭게 고침을 돈혁(頓革), 한 번에 많은 밥을 먹음을 돈반(頓飯), 한꺼번에 마음껏 많이 먹음을 돈끽(頓喫), 소식이나 편지 따위가 끊어짐을 돈절(頓絶), 글을 죽 써 내려가다가 멈춤을 돈필(頓筆), 기세가 갑자기 꺾임을 돈좌(頓挫), 편들어서 감싸 줌을 두돈(斗頓), 가지런히 바로잡음을 정돈(整頓), 혼인한 두 집안 사이에서 혼인 당사자를 제외하고 서로 같은 항렬의 상대편 사람을 호칭하거나 지칭하는 말을 사돈(査頓), 기력이 가라앉아 둔함을 침돈(沈頓), 기운이 다 빠져서 까부라짐을 시돈(澌頓), 편지나 봉송 따위의 봉한 자리에 삼가 경의를 표한다는 뜻으로 쓰는 말을 근돈(謹頓), 수고스럽게 애를 씀을 노돈(勞頓), 좌절로 마음이나 기운이 꺾임을 좌돈(挫頓), 머리가 땅에 닿도록 수없이 계속 절을 한다는 말을 돈수백배(頓首百拜), 머리가 땅에 닿도록 두 번 절을 함 또는 그렇게 하는 절을 돈수재배(頓首再拜), 문란한 법강을 바로잡고 해이한 풍기를 떨쳐 일으킨다는 말을 돈강진기(頓綱振紀), 탐탁하게 여기는 마음이 없다는 말을 돈단무심(頓斷無心), 도무지 돌아보지 아니한다는 말을 돈불고견(頓不顧見), 손을 들고 발을 두드리며 춤을 춘다는 말을 교수돈족(矯手頓足), 사돈의 팔촌으로 일가붙이가 되나 마나 할 정도로 아주 먼 친척을 이르는 말을 사돈팔촌(査頓八寸), 의돈의 부라는 뜻으로 막대한 부를 이르는 말을 의돈지부(猗頓之富), 도주와 의돈과 같은 큰 부자라는 뜻으로, 막대한 재산이나 돈이 많은 부자를 이르는 말을 도주의돈(陶朱猗頓) 등에 쓰인다.
▶️ 言(말씀 언, 화기애애할 은)은 ❶회의문자로 辛(신)과 口(구)의 합자(合字)이다. 辛(신)은 쥘손이 있는 날붙이의 상형이고, 口(구)는 맹세의 문서의 뜻이다. 불신이 있을 때에는 죄를 받을 것을 전제로 한 맹세로, 삼가 말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言자는 '말씀'이나 '말'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言자의 갑골문을 보면 口(입 구)자 위로 나팔과 같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을 두고 생황(笙簧)이라고 하는 악기의 일종을 그린 것이라는 설도 있고 나팔을 부는 모습이라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말소리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言자는 이렇게 입에서 소리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부수로 쓰일 때는 '말하다'와 관계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갑골문에서의 言자는 '소리'나 '말'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래서 금문에서는 이를 구분하기 위해 여기에 획을 하나 그은 音(소리 음)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言(언, 은)은 ①말씀, 말 ②견해(見解), 의견(意見) ③글 ④언론(言論) ⑤맹세(盟誓)의 말 ⑥호령(號令) ⑦하소연(딱한 사정 따위를 간곡히 호소함) ⑧건의(建議), 계책(計策) ⑨허물, 잘못 ⑩혐극(嫌隙: 서로 꺼리고 싫어하여 생긴 틈) ⑪이에 ⑫요컨대, 다시 말하면 ⑬여쭈다, 묻다 ⑭기재하다, 적어넣다 ⑮소송하다 ⑯이간하다(離間; 헐뜯어 서로 멀어지게 하다) ⑰알리다 ⑱예측하다 ⑲말하다 ⑳조문하다, 위문하다 그리고 ⓐ화기애애 하다(은) ⓑ화기애애 하면서 삼가는 모양(은) ⓒ위엄(威嚴)이 있는 모양(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말씀 화(話), 말씀 설(說), 말씀 어(語), 말씀 담(談), 말씀 사(辭), 말씀 변(辯),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글월 문(文), 호반 무(武), 다닐 행(行)이다. 용례로는 말로나 글로써 자기의 의사를 발표하는 일을 언론(言論), 어떤 일과 관련하여 말함을 언급(言及), 사람이 생각이나 느낌을 소리나 글자로 나타내는 수단을 언어(言語), 말과 행동을 언행(言行),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을 언중(言衆),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입으로 나타내는 소리를 언사(言辭), 말로 한 약속을 언약(言約), 말을 잘 하는 재주를 언변(言辯), 입담 좋게 말을 잘 하는 재주를 언설(言舌), 말로써 옥신각신 함을 언쟁(言爭), 상대자가 한 말을 뒤에 자기가 할 말의 증거로 삼음을 언질(言質), 말과 글을 언문(言文), 말 속에 뼈가 있다는 뜻으로 예사로운 표현 속에 만만치 않은 뜻이 들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중유골(言中有骨), 여러 말을 서로 주고 받음 또는 서로 변론하느라 말이 옥신각신 함을 이르는 말을 언거언래(言去言來), 서로 변론 하느라고 말이 옥신각신 함을 이르는 말을 언삼어사(言三語四), 말하고 웃는 것이 태연하다는 뜻으로 놀라거나 근심이 있어도 평소의 태도를 잃지 않고 침착함을 이르는 말을 언소자약(言笑自若), 말인즉 옳다는 뜻으로 말 하는 것이 사리에 맞는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언즉시야(言則是也), 말과 행동이 같음 또는 말한 대로 행동함을 언행일치(言行一致), 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언어도단(言語道斷),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으로 말만 꺼내 놓고 실행이 부족함을 이르는 말을 언과기실(言過其實), 말이 천리를 난다는 뜻으로 말이 몹시 빠르고도 멀리 전하여 퍼짐을 일컫는 말을 언비천리(言飛千里), 말 속에 울림이 있다는 뜻으로 말에 나타난 내용 이상의 깊은 뜻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중유향(言中有響), 들은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는 뜻으로 들은 말을 귓속에 담아 두고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말을 언유재이(言猶在耳), 말 가운데 말이란 뜻으로 순한 듯 한 말속에 어떤 풍자나 암시가 들어 있다는 말을 언중유언(言中有言), 두 가지 값을 부르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에누리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언무이가(言無二價), 남의 인격이나 계책을 깊이 믿어서 그를 따라 하자는 대로 함을 이르는 말을 언청계용(言聽計用), 하는 말과 하는 짓이 서로 반대됨을 일컫는 말을 언행상반(言行相反), 말은 종종 화를 불러들이는 일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언유소화(言有召禍), 태도만 침착할 뿐 아니라 말도 안정케 하며 쓸데없는 말을 삼감을 일컫는 말을 언사안정(言辭安定) 등에 쓰인다.
▶️ 意(뜻 의, 기억할 억)는 ❶회의문자로 音(음; 깊이 품는 일)과 心(심; 심장, 마음, 기분)의 합자(合字)이다. 마음에 생각하는 일은 음성이 되어 밖으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나중에 이들 뜻은 憶(억), 臆(억)의 글자가 나타내고 意(의)는 마음, 생각 따위의 뜻에만 쓰게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意자는 '뜻'이나 '의미', '생각'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意자는 音(소리 음)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音자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소리'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소리'를 뜻하는 音자에 心자가 결합한 意자는 '마음의 소리'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옛사람들은 생각은 머리가 아닌 마음이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意자는 그러한 인식이 반영된 글자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라는 의미에서 '뜻'이나 '의미', '생각', '헤아리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意(의, 억)는 선(善)이라는 가치를 바라는 정신 작용(이러한 작용에서 모든 윤리 도덕이 규정되게 된 것임)의 뜻으로 ①뜻, 의미(意味) ②생각 ③사사로운 마음, 사욕(私慾) ④정취(靜趣), 풍정(風情) ⑤대저(大抵: 대체로 보아서), 무릇, 혹은(그렇지 아니하면) ⑥생각컨대 ⑦아아! ⑧의심하다 ⑨헤아리다 ⑩생각하다 그리고 ⓐ기억하다(억)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뜻 정(情), 뜻 지(志), 뜻 지(旨), 뜻 취(趣)이다. 용례로는 말이나 글이 지니는 뜻과 내용을 의미(意味), 생각이 미치어 대상으로서 알거나 깨닫거나 느끼는 것을 의식(意識), 마음에 생각하는 점을 의견(意見), 어떤 일을 해내거나 이루어 내려고 하는 마음의 상태나 작용을 의지(意志),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을 의도(意圖), 마음 먹은 생각을 의사(意思), 선택한 하나의 목표에 대해 의지가 적극적이나 능동적으로 작용하는 일을 의욕(意欲), 마음 속을 의중(意中), 뜻밖이나 생각 밖을 의외(意外), 바라는 마음을 의망(意望), 마음의 향하는 바를 의향(意向), 득의한 마음을 의기(意氣), 죽은이를 슬퍼하는 마음을 조의(弔意), 서로 뜻이 맞음을 합의(合意), 같은 의견이나 의사를 동의(同意), 정신차려 조심함을 주의(注意), 결정한 의지를 결의(決意), 열심히 잘 하려고 단단히 차린 마음을 예의(銳意), 일부러나 억지로 하려는 뜻을 고의(故意), 사임이나 사직할 뜻을 사의(辭意), 마음에 둠이나 잊지 않고 새겨 둠을 유의(留意), 의기가 쇠하여 사그라짐 또는 기운을 잃고 풀이 죽음을 일컫는 말을 의기소침(意氣銷沈), 의기가 드높아 매우 자랑스럽게 행동하는 모양 또는 자랑스러워 뽐내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의기양양(意氣揚揚), 마음속에 생각하여 정해 놓은 사람을 특히 그리워하는 이성을 일컫는 말을 의중지인(意中之人), 서로의 마음이 맞음을 일컫는 말을 의기투합(意氣投合), 말이나 글의 뜻이 매우 깊음을 일컫는 말을 의미심장(意味深長), 생각은 말처럼 달리고, 마음은 원숭이처럼 설렌다는 뜻으로 번뇌와 정욕 때문에 마음이 흐트러져 억누를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의마심원(意馬心猿), 시가나 문장 등을 마음먹은 대로 척척 지어냄을 일컫는 말을 의도필수(意到筆隨), 때때로 생각을 바꿈을 일컫는 말을 의전심회(意轉心回), 마음이 서로 맞음을 일컫는 말을 의기상투(意氣相投), 안정하여 흔들리지 아니함 또는 예사로워 평소와 다름없음을 일컫는 말을 의기자여(意氣自如), 뜻밖에 일어난 변고를 일컫는 말을 의외지변(意外之變), 득의한 마음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오름을 일컫는 말을 의기충천(意氣衝天) 등에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