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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생명과학의 오송 공장 신축공사 현장. |
오송생명과학단지는 6개 국책기관과 산업체, 연구시설이 집적해 바이오산업 발전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국책기관 이전과 더불어 기업과 대학원 등도 입주를 예정하고 있다.
입주기업에게는 다양한 세제혜택과 더불어 금융지원이 제공되고, 식약청이 가까워 인허가 등 각종 민원에 대한 행정지원도 받을 수 있다.
◆오송단지 입주기업 현황 = 현재 오송단지에 분양을 신청한 입주기업은 모두 58개사. 이 가운데 제약사는 36개, 의료기기 제조사는 18개, 건강기능식품 제조 4개 회사가 입주를 신청했다.
현재 8개 기업이 착공했고,
LG생명과학, 파이온텍을 비롯한 3개 회사가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생명과학은 분양면적만 16만5255㎡(약 5만평)로 입주기업 가운데 제일 규모가 크다. 회사 측은 2015년까지 총 2000억원을 투자해 백신 등 생산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1단계 공사가 완료되고 시제품 생산 중에 있다.
중견제약사인 CJ제일제당, 신풍제약, 디에이치피코리아도 공장 건설이 한창이다. 이밖에 안국약품, 삼진제약, 삼오제약, 한올제약, 현대약품 등 제약사들도 설계를 마치고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2007년 이전에 오송단지 입주계약을 맺은 37개사는 올해 말까지가 착공 기한이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6개월의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나머지 21개사는 입주계약일로부터 3년까지 착공해야 한다.
입주 예정 제약사들은 공장 이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연구소 입주 계획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생산품목도 신약보다는 제네릭이 많다. 지난 2008년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제네릭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답한 기업은 모두 13개. 신약은 5개, 개량신약은 6개, 합성세제 5개, 바이오의약품은 6개사가 생산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생산시설 위주의 입주가 산·학·연·관으로 이어지는 연구 인프라 구축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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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송 입주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생산예정 품목 설문조사 결과 |
하지만 LG생명과학, CJ제일제당 등 연구개발 비중이 높은 기업의 참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 인프라 확대에 긍정적이라는 목소리다.
여기에 FCB파미셀, 코아스템 등 세포치료제 기업의 입주는 오송을 국내 바이오산업 중심으로 키우려는 정부의 입장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오시밀러 진출을 선언한 한화석유화학까지 오송 입주에 가세한 상황.
정부는 오송생명과학단지의 중점전략분야로 바이오시밀러, 약물전달기술(DDS) 분야, 백신 분야, 세포치료 분야 등 바이오기술을 꼽고 있다.
기업의 활발한 연구개발은 학교와 연구소의 입주를 유도하고, 인재 교류를 통한 시너지효과를 이뤄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가 원하는 오송단지의 성공 비전도 바로 이런 모습이다.
◆오송 클러스터 장단점 = 이처럼 연구 및 산업기반이 우수한 기업들의 참여는 오송생명과학단지만의 강점이다. 또 식약청 등 6개 국책기관의 이전으로 연구지원 기반이 향상됐다는 점 또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욱이 최근 바이오시밀러 등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정부의 높은 R&D 투자 의지는 오송을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급부상시키고 있다.
하지만 인도, 중국 등 제3국과의 경쟁과 수익 불확실성은 오송 단지의 위협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산업체와 국책기관 위주의 단지조성은 우수한 인재를 바탕으로 한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약점으로 꼽힌다.
앞으로 고려대 의생명공학연구원 등이 입주를 추진하고 있으나 현재 상황을 볼 때 대학 등 교육연구기관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인근 충북대병원말고는 대형 병원이 전무한 현실도 중개임상연구 등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연구를 지원해 줄 CRO나 컨설팅기업이 부족하다는 점도 발전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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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송생명과학단지 토지이용계획 |
◆세계적 바이오클러스터의 시사점 = 그렇다면 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들은 어땠을까? 유명 바이오클러스터의 성공사례를 알면 앞으로 오송생명과학단지의 나아갈 길이 보인다.
먼저 정부 주도로 클러스터가 형성했다는 점에서 오송생명과학단지와 유사한 일본의 ‘고베의료산업도시’를 볼 필요가 있다.
이 도시는 고베 앞바다에 건설한 인공섬 ‘포트아일랜드’에 위치하고 있다. 핵심 연구기관으로 첨단의료센터와 발생재생과학종합연구센터, 쿄토대학, 고베대학이 들어서 있고, 2008년 기준으로 총 127개 기업(외국 기업 20개)이 입주해 있다.
지방정부 주도로 대학과 기업이 유기적인 연계로 단기간 성장과 함께 지역경제 회복에도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성공 중심에는 고베시에서 설립한 첨단의료진흥재단이 있다. 첨단의료진흥재단은 클러스터 추진센터 업무뿐만 아니라 첨단의료센터와 연구임상정보센터를 운영하면서 클러스터의 중심적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고베의료산업도시는 기업과 연구기관의 자생적 역량이 부족한 우리에게 정부 주도의 클러스터 지원 기관 필요성을 대변한다.
미국 FDA와 NIH가 위치한 메릴랜드바이오클러스터도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크다. FDA가 가까워 임상 CRO들과 컨설팅 회사 등이 다수 입주해 있고, NIH의 고급 인력을 채용하려는 바이오벤처들도 대거 몰려 있다.
앞으로 오송생명과학단지에서 식약청과 평가원 등 국책기관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잘 보여준다.
이 곳 역시 MdBIO라는 비영리기구인 클러스터 지원기관이 있다. MdBIO는 메릴랜드주의 바이오 산업 발전 목적으로 주정부 지원금과 민간 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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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릴랜드 클러스터의 주변 기관 위치 |
미국 최대 클러스터인 샌디에고 바이오클러스터는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대학(UCSD)을 주축으로 활발한 산학협력프로그램이 유명하다.
특히 미국 내 영향력있는 바이오텍 중 하나인 ‘하이브리테크’ 사의 설립 이후 연계된 기업들로 이 지역 바이오산업이 급성장했다. 샌디에고 클러스터에는 바이오분야에 고용된 인원만 4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UCSD CONNECT이라는 회원제 비영리기구를 통해 대학과 연구소, 기업을 효과적으로 연계하고 있다는 평가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 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들의 성공요인을 보면 모두 배후에 클러스터 지원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오송생명과학단지도 미래 청사진을 이끌 지원기관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2009년 1월 발표된 ‘오송생명과학단지 관리본부 설립 방안에 관한 연구’(주관 보건산업진흥원)에서도 지원기관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상원 진흥원 수석연구원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 오송바이오진흥재단 등을 오송단지 관리본부로 선정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관리본부는 비전 및 추진전략을 체계적으로 실행해나가고, 산학관연의 유기적 협력 네트워크의 중심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외적 기관으로 오송단지의 위상제고 및 생산적인 협력 기회 확대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연구보고서는 말한다.
전문가들은 오송생명과학단지가 이제 첫 발을 내딛는 만큼 분명한 비전과 목표의식을 갖고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한다고 조언한다.
이영식 한양대 교수는 최근 한 포럼에서 “입주기관들이 서로 시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갖고 협조할 것인가에 대한 기획과 정주여건 조성에 보다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미 충북 TP전략기획단장은 “오송단지만의 특화된 경쟁력을 가져가야 한다”며 “정치적 논리를 떠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