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에 몇 번의 감정 변화를 느낄까요?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늦은 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할 때까지, 아니 어쩌면 잠을 자는 동안에도 수많은 감정이 떠올랐다가 가라앉는 반복의 순간을 겪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그 수많은 감정의 변화 속에서 슬픔과 좌절을 경험하기도 하고 기쁨과 행복을 맛보기도 하는 것이죠.
이와 같은 다양한 감정들 즉,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은 크게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은 긍정적인 감정에 비해서 일상생활에 더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이지영,2011, 재인용), 만약 부정적인 감정을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거나 조절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학업과 사회적 관계가 훼손되면서 그에 따른 심리적인 불안과 위기들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감정조절이 잘 안되는 대표적인 예로 ‘분노조절 장애’를 들 수 있는데요. 이러한 분노조절 장애는 쉽게 화를 내고, 타인의 잘못을 그냥 넘어가지 못해 마찰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 상대방에게 폭력과 폭언을 퍼붓는 행동이 나타나기도 하며, 성인뿐만 아니라 아이들 또한 이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분노조절장애란 정신적 고통이나 충격 이후에 부당함, 모멸감, 좌절감, 무력감 등이 지속적으로 빈번히 나타나는 부적응 반응의 한 형태를 말합니다. 분노조절장애를 일컫는 또 다른 말로는 외상 후 격분장애(post-traumatic embitterment disorder)가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단 기준에 의하면 신체 손상이 없는 신체적, 언어적 폭력이 최근 3개월 내 주 2회 이상 반복되거나, 신체 및 재산 손해가 있는 감정 폭발이 연 3회 이상 발생한다면 분노조절장애로 의심할 수 있습니다.
분노조절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분노 외에도 모멸감이나 무력감, 부당함 등의 여러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며, 보통 사람의 기준에서 화가 날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화를 내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성장 과정에서 정신적 외상을 경험한 경우 분노 조절에 더욱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분노조절장애에는 크게 충동적인 분노 폭발형과 습관적 분노 폭발형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충동적인 분노 폭발형은 흔히 말하는 다혈질 스타일로, 도저히 화를 참을 수 없어 분노가 폭발하는 형태를 말하며, 습관적 분노 폭발형은 목소리 크면 이긴다는 스타일로, 분노 표출이 효과적이었던 경험을 통해 시간이 갈수록 분노 표출 빈도가 높아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 기준 분노조절장애로 진료받은 사람은 2249명으로 2015년(1721명) 대비 3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2020년 올해 6월까지 산정결과를 보았을 때, 반년 밖에 지나지 않았 던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의 61.7%(1389명)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화가나면 감정조절이 잘 되지 않는데.. 분노조절장애일까..?’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분노에 감정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고 느끼신다면, 아래의 항목으로 자신의 분노조절 능력을 평가해 볼 수 있습니다.
# 나는 분노조절 장애일까?
‘화가나면 감정조절이 잘 되지 않는데.. 분노조절장애일까..?’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분노에 감정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고 느끼신다면, 아래의 항목으로 자신의 분노조절 능력을 평가해 볼 수 있습니다.
분노조절장애 자가테스트 |
1. 성격이 급하며 금방 흥분하는 편이다. 2. 내가 한 일이 잘한 일이라면 반드시 인정받아야 하며 그러지 못하면 화가 난다. 3. 온라인 게임에서 본인의 의도대로 되지 않아 화가 난적이 여러 번 있다. 4.자신이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고 좌절감을 느낀다. 5. 타인의 잘못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꼭 마찰이 일어난다. 6. 다른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7. 화가 나면 상대방에게 거친 말과 함께 폭력을 행사한다. 8. 화가 나면 주변의 물건을 집어 던진다. 9.분이 쉽게 풀리지 않아 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10. 내 잘못도 다른 사람의 탓을 하면서 화를 낸다. 11. 중요한 일을 앞두고 화가 나 그 일을 망친 적이 있다. 12.분노의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
이 중 1~3개의 항목에 해당하는 사람의 경우는 어느 정도 감정조절이 가능한 단계입니다.
4~8개에 해당하는 경우는 감정조절 능력이 약간 부족한 경우이며, 9개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분노 조절이 힘들고 공격성이 강한 경우이므로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1. 분노의 상황을 피하라.
먼저 해야 할 것은 피하는 것입니다. 분노를 표출하기 전에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최상책인 것 입니다. 분노가 폭발하기 전 우리 몸은 위험 신호를 보내는데, 가슴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가빠지거나, 손이나 목소리가 떨리기도 하고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 온몸이 긴장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상태가 되면 폭발 직전 경고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죠. 대화 중이거나 말다툼 중이었다면 일단 그 자리를 떠나는 것이 좋습니다. 즉, 분노가 발생되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죠. 만약, 그럴 수 없다면 행동을 중단하거나 화제를 돌리거나 잠시 뒤돌아서는 것도 방법입니다.
2. 잠깐 타임!
일단 상황을 피했다면 시간을 두고 분노를 가라 앉히려 하셔야 합니다. 의외로 시간에는 분노를 줄이는 힘이 있기 때문이죠. 분노를 가라앉힐 때 특별히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으며 길게는 3분 짧게는 30초면 충분합니다.
만약, 잘 진정이 되지 않는다면 마음속으로 숫자를 10~100까지 세어 보거나 심호흡을 통해 마음을 진정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때 상황을 곱씹는 것은 오히려 분노를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분노했던 상황을 떠올리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감정에 거리두기, 문제해결에 초점을 두세요.
아무리 생각해도 분명히 화를 낼 만한 상황인 때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격한 감정은 어느 정도 누그러 지지만 앙금은 남을 수도 있죠. 그렇다면 바로 화를 내면 되는 일일까요?
사람이 화를 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상황이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인 것이죠.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은 ‘과연 겉으로 표출하는 것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입니다. 순간의 후련함 대신 많은 것을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소 누그러진 화라도 다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때문에 화가나는 그 감정과 상황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떠올리고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4. 건강하게 화내기
사람들이 화가 나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방법이 ‘참기’입니다. 하지만, 화를 참는다고 능사는 아니며 억누르다보면 오히려 화병이 되거나 폭발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건강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부정적인 말은 ‘나’를 주어로 시작하고 좋은 말은 ‘상대방’을 주어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당신 때문에 이렇게 망쳐버렸다’는 식의 말은 분노했던 상황으로 되돌아갈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의문형 문장보다는 평서문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은데,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의 질문은 상대방을 쏘아붙이거나 다그치는 말이기 쉽기 때문에 질문의 의도를 살리되 ‘나는 ~였으면 좋겠다’는 방식을 사용하여 내가 원하는 방향을 순화해서 상대에게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5. ‘Must’를 버리세요.
분노의 순간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 예방하는 방법도 중요합니다. 예방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해야 한다’ ‘마땅히 이래야 한다’는 당위적인 표현부터 버리는 것입니다. 입버릇처럼 말하는 이런 단어는 무의식 중에 부정적인 사고를 높이고 신경을 과민하게 하며, 당위적 사고방식은 자신을 자책하게 하고 경직된 사고를 하도록 만듭니다.
반대로 이런 사고를 덜어낼수록 마음의 유연성이 높아지게 되면서 내가 수용할 수 있는 자극의 폭이 넓어지면, 광분하는 일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6. 나의 분노 해석하기
타인이 왜 화를 내었냐고 묻거나 스스로 왜 화를 내었는지 생각해보면 본인 스스로 화를 냈던 합당한 근거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나의 분노 해석방법을 사용한다면,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봄으로써 당시 내가 어떠한 부분에 화가났는지, 그리고 내가 받아들인 의미가 알고 보면 상당히 편향적인 생각이 많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 줍니다. 또한 인지적 왜곡이 된 부분을 깨닫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행동 수정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감정을 스스로 통제하기 어렵고 일상생활에 많은 부정적 영향이 미치고 있다고 느끼신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참고문헌
1) 정은지. "감정조절 집단상담이 청소년의 부적응적 사고에 미치는 영향." 국내석사학위논문 경기대학교 교육대학원, 2015.
2) 분노조절장애 증상 해결하는 7가지 조언, 사회, 온라인 중앙일보, 2015.02.09
https://news.joins.com/article/17123085
3) 감정을 인지하는 나침반, 뇌 - '우리는 희로애락을 어떻게 인지할까?',
https://www.ibs.re.kr/cop/bbs/BBSMSTR_000000000901/selectBoardArticle.do?nttId=16124&pageIndex=2&searchCnd=&searchWrd=
4) [네이버포스트] 분노조절장애(간헐적 폭발장애), 공지사항, 용인정신병원, 2018.06.29
https://www.yonginmh.co.kr/news2/11031
5) 매년 증가하는 분노조절장애…올해는 코로나 레드?, 한의신문, 김환웅기자, 2020.09.24
http://www.akomnews.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41486
6) '분노조절이 어려운 자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인천광역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이향숙소장
전문가칼럼, 2014. 9
사진출처 : pixabay(재사용 가능)
작성자 :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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