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대담프로의 사회를 보는 모양이네요.
(아래 글과 사진은 잡지사인 VOGUE의 아들 인터뷰 내용을 캡처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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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식, 내향적인 사람들을 위한 글쓰기
문화 및 사회 비평가 김신식이 아침에 눈 뜨자마자 책을 읽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한참 잘못 생각했다. 그는 구글과 트위터 검색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시각 예술에 관심이 많은 그는 세계의 온갖 정보를 모아서 K-팝에 등장한 ‘얼굴이라는 비평 언어’에 대해 분석하기도 하고 ‘공모전 자아’에 대해 쓰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바쁜 현대사회에서 그의 글을 남몰래 읽게 되는 건 그가 예민하게 포착한 감정의 징후 때문이다. 그는 남을 지나치게 배려한 나머지 이상한 오류에 빠지거나 우울이 계급 구조를 만드는 상황을 포착해내 읽는 이들로 하여금 제 발 저리게 만든다. 어렵게 얘기하자면, 그게 ‘감정사회학’이라는 거다.
[ 화이트 피케 티셔츠는 마르니(Marni at Koon), 안경은 페즈베르데(Pez Verde), 데저트 부츠는 로크(Loake), 팬츠는 본인 소장품. ]
힙스터인가?
그런가? 새로운 걸 좋아하긴 한다. 구글 검색하다가 힙스터에 관련된 신조어나 용어가 등장하면 나도 모르게 그 페이지에 오래 머무른다. 최근에 영화감독이자 예술가인 미란다 줄라이에 관한 연구서가 출간된다는 소식을 읽었는데 소개 글에 ‘신경증적 힙스터리즘(Neurotic Hipsterism)’이라는 말이 있었다. 그런 새로운 용어를 좋아한다.
〈프로듀스 101〉의 예술적 신체부터 흑인 여성을 위한 독립잡지, 알라스 데어 맥렐란, 할리 위어 같은 포토그래퍼와 퍼포먼스 아트까지 관심사가 다양하다. 글도 쓰고 책도 읽어야 하고 강의도 해야 하는데 언제 이 많은 정보를 다 취하나? 잠은 자나?
내가 좀 잡지적 신체 같다. 어릴 때도 하나를 집중해서 보기보다는 여러 개를 펼쳐놓고 동시에 봤다. <게임월드>도 봤다가 <월간 우뢰매>도 봤다가 만화도 봤다. 대학원 전공인 영상 커뮤니케이션학과도 사진, 미술사, 예술사회학 등을 조금씩 공부하는 통합적인 과였다. 수집하는 것도 좋아하고 또 수집한 걸 잘 못 버린다. 집에는 아직도 <상상>이나 <리뷰> 같은 90년대 문화·예술 계간지가 있다. 잠은 좀 잔다. 하루에 5시간 잔다.(웃음)
요즘 가장 관심 있는 주제는 무엇인가?
지금 쓰는 책 주제로, ‘팝’이라는 감정을 연구해보려고 한다. ‘팝’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다. 미술에서 쓰는 팝과 대중음악을 뜻하는 팝, 그리고 슬라보예 지젝이 인문학이 가벼워지고 있다는 의미에서 쓴 ‘팝’도 있다. 감정사회학를 연구하다 보니 ‘팝’이라는 것 자체를 감정으로 해석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올해 개인적으로 공부하는 주제는 ‘페미니즘’이다.
섬세함이 가진 오류, 우울의 권력 등 평소 우리가 사회 및 인간관계에서 찝찝함을 느꼈지만 설명하기는 힘들었던 그 감정을 예민하게 포착해낸다. 그게 감정사회학인가?
감정사회학에서 그런 걸 다루는진 모르겠다. 다만 그런 것이 사회적으로 공유할 만한 주제라는 생각이 들어 혼자 팠던 것 같다. 감정사회학에서는 감정적인 것, 덜 합리적인 것, 충동적인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사회학은 보통 개인보다는 구조나 집단에 관심이 많은데 내가 생각하는 감정사회학은 사회에 속박되지 않은 개인을 지킬 수 있는 재료를 찾아가는 여행이다. 나는 집단주의에 관심이 없다. 개인주의, 싱글 라이프, 고독한 사람, 방랑하는 사람들, 마음이 맞는 소수의 네트워크 등에 관심이 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언어 말고 직관적이고 충동적인 감정도 우리 삶을 보호할 수 있는 중요한 삶의 장치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가 ‘내향성의 사회학’이다.
왜 그런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됐나?
편집자 생활을 몇 년 한 적이 있다. 편집자가 저자나 작가를 만날 때는 섬세함을 발동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입사하기 전에 덜렁거린다는 평가를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입사하고 보니 디테일이 좀더 필요한 사람, 직업적인 감정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게 뭐지?’ 싶어서 그 사소하고 섬세한 감정에 대해 연구하게 됐다. 디테일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사람들을 한참 만나고 다니면서 그들의 행동을 수첩에 적고 그랬다.(웃음)
당신이 만든 감정사회학 연구 기관 ‘김샥샥연구소’에는 김샥샥 씨 혼자 있는 건가?
그렇다. 나 혼자다.(웃음) 나 자신을 희화화해서 김샥샥이라고 지었다. 김샥샥이란 이름은 친구들이 나보고 싹싹하다고 해서 지은 이름이다. 내가 좀 비서형 자아다. 군대에서 의전 일을 했고 영화 틀어주
는 일도 했다. 편집자로 일한 것도 그런 성향의 발로였다.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해 살아보려고 글을 쓴다.
비평을 통해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내 글을 누군가가 읽고 ‘감정적으로 나아지고 있구나, 이제 덜 듬성듬성하게 살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되면 좋겠다.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예민함을 갖추게 된다고 해야 하나. 내 글을 읽고 감정적으로 품격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이 시대의 글쓰기 방식은 어떠해야 할지 생각해봤나?
요즘 유난히 에세이적 감각을 가진 사람이 많이 등장한 것 같다. <브런치>라는 매체나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서 짧든 길든 자기만의 아포리즘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감각적인 사람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에세이적 글쓰기에 능한 인간이 앞으로 더 요구될 것 같다. 그중 내가 특히 관심 있는 건 비평적 에세이다. 자신의 체험이 들어가 있지만 사소한 주제에 머무르지 않고 정치나 사회의 영역까지도 이야기할 수 있는 비평이다.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을 통해 “민주주의는 제도가 아니라 감정이다”라고 말한 사회운동가 겸 작가 파커 J. 파머가 쓰는 글이 그렇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를 쓴 리베카 솔닛도 닮고 싶은 비평적 에세이스트다. 할리우드 영화 보면 자기가 쓴 글을 발표하는 장면이 많던데, 그런 환경에서 교육받아 미국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많은 건가?(웃음)
오늘 가져온 책은 무엇인가?
나쓰메 소세키의 <문>으로 문장 하나하나마다 섬세한 심리 묘사가 들어 있어 좋아하는 책이다. 감정을 유난히 풍부하게 잘 쓰는 소설가들을 좋아한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초조한 마음>도 남의 감정을 잘 알아채는 캐릭터가 등장해 좋아하는 소설이다.
책이 없는 미래 사회에서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다고 해보자. 어떤 직업으로 살아갈 건가?
영화 <봄날은 간다>의 유지태처럼 음향 기사를 하고 싶다. 어릴 때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같은 프로그램을 좋아했다. 이성적인 소리 말고 덥석 던진 말 같은 직관적인 감정의 소리를 녹음해서 아카이브해보고 싶다.
첫댓글 영양보충 해 준다고 내려 오라고 하니
기말고사 채점(성공회대학교)과 2학기엔 한국예술대학교에도 출강을 해야하므로 바쁘다고....
자랑스런 아드님~^^!!! 이세요~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아드님이시죠>
자식은 하나님이주신 기업이요
장사의 수중에 있는 화살이라는 말씀이 자제분을 가리키는 듯 합니다..
멋진 아드님이시네요~~♡♡♡♡♡
참 든든하시고 엄청 자랑스러우시겠습니다~~♡♡♡♡♡
정원사님께서 신식이가 무지 보고 싶은가 봅니다.
와~ 보그에서 인터뷰까지 하시는 유명한 분이시군요~~~
멋진 아드님입니다.
생각도 깊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