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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시대 (레몬 라벤더)
이번 인어공주 실사화 영화에서
에리얼 역의 할리 베일리는 드레드락 스타일
한국에선 소위 레게 머리라 불리는 헤어 스타일로 촬영을 진행했어
가발을 쓰거나 스트레이트를 하지 않고
흑인 고유의 머리 스타일을 고수하는 건
어린 시절부터 머리 스타일로 인한 차별을 경험했던
할리의 신념 때문이기도 해
하지만 일각에선 이러한 모습을 보고
이기적이다.
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어.
그렇다면
이런 머리 스타일을 고집하는 것이
정말 이기적인 것인지,
그리고 땋은 머리를 한 흑인 공주 캐릭터가
영화에 등장하는 것이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
한 번 알아볼게
이 사진 속 소년의 이름은 매덕스야
그리고
매덕스는 2021년 4월 학교에서
2주간 정학 처분을 받게 돼
그냥 평범한 아이처럼 보이는데...
도대체 무슨 사고를 쳤을까? 라는 의문이 들 거야
매덕스가 정학을 당하게 된 이유는
학교 규정에 위반하는 "땋은 머리"를 했기 때문이야
.....???
맞아
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복장 규정 위반
이미 어이가 없겠지만
여기서 매덕스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을 할게
11살인 매덕스는 백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고,
평소에도 자신의 뿌리가 되는
아프리카 문화에 관심이 많았었대
그리고 아버지를 존경하는 마음과
또 아프리카 문화를 더 배우고 싶은 마음에
아버지처럼 머리를 땋았다고 해
우리 시선으로 보면 너무 기특한 아이인데
학교에서 내린 처벌은 무려 2주 정학...
심지어 정학이 끝나고 나서는
lunch detention(점심시간에 받는 처벌)이 한 동안 계속 됐었다고 해
이 사건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학교에선 땋아 '올린' 머리가 문제였다며
이 머리는 규정위반이지만
이 머리는 규정 위반이 아닌 거 같다고...;;;
학교 직원 3명이 몰려와 매덕스를 불러 내서는
이 머리를 가지고 수업을 들어도 되는지,
교실에 들어가도 문제가 없는 건지 두발 검사를 했대
매덕스의 어머니는
이런 처벌과 규정을 이해할 수 없어서
학교의 규정 자체가 차별적이고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하며,
텍사스 주에 위치한 1,000개의 학교 중
무려 500개 이상의 학교가
이런 차별적인 두발 규정을 가지고 있다고
크라운법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높였으나
학부모회에서는
인종차별로 묶으려고 하니까 그렇게 보이는 거다.
이건 차별이 아니라 그냥 규정일 뿐이다.
머리를 풀기 전 까진 집에 있어야 한다.
라는 의견도 나왔었어
...................
............
자... 그럼..
이런 사례는 과연 매덕스 한 명뿐일까?
여기 또 다른 학생
15살 디애나와 마야 쌍둥이 자매가 있어.
2017년, 매사추세츠 위치한 차터 스쿨에선 쌍둥이들의 땋은 머리가
학교의 헤어&메이크업 규정을 위반한다며,
땋은 머리를 당장 풀 것을 명령했어
쌍둥이들이 이건 인종차별이라고 반발하자
결국 정학 처벌이 내려졌고
모든 부 활동, 과외 활동 금지
기존에 활동하던 팀 스포츠 참가 금지
심지어는 프롬 파티 참석까지 금지시킨 게 알려지며
논란을 빚은 적이 있어
2018년 뉴저지주에서 열린 레슬링 대회에 출전한
고등학생 선수인 앤드류 존슨이
경기 시작 직전 경기 운영진으로부터
드레드락을 지적받은 후 실격패를 강요받다가
결국 백인 심판의 손에 의해
머리카락이 마구잡이로 잘려 나간 사건은
이미 한국에서도 기사화가 됐었어
미국 뉴저지주 학교체육협회의 규정에 따르면
심판은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얼굴의 털이나 손톱 길이, 머리카락 길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동시에 헤어스타일이나 머리카락 길이에
문제가 있을 경우 머리를 덮는
일종의 덮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그러나 당시 경기 심판은 앤드류에게
이러한 옵션을 제공하지 않았고,
결국 인종차별 논란으로 이어지게 됐어
이번엔 한 아이가 켄터키 주에 위치한
학교에 입학하면서 받아온 학교 규정 안내서를 살펴볼게
극단적이거나, 산만하거나 남들의 주의를 끄는
헤어스타일은 금지이며
그에 해당하는 스타일은
드레드락❌
콘로우❌
트위스트❌ 라고 적혀있어
참고로 이 학교의 두발 규정을 공론화한 학부모는
켄터키주의 하원 의원 이였으며...^^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
해당 학교의 차별적인 규정은 수정됐다고 해
찾다 보니 흑인 아이들이 머리를 땋았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벌을 받는 사례가 너무 많아서
다 소개할 수가 없을 정도더라고......
아니...
니네 자유의 나라라며....?
.
.
.
.
.
잠시 이 황당함 누그러트리고
이 글의 가장 중요한 파트를 적어볼게!
내가 위에 매덕스 사례를 소개하며
어머니가 크라운법을 지지했다고 적었는데
그럼 이 크라운법이 과연 무엇이냐 하면!
[공정한 고용 및 교육법에서 인종과 관련된
헤어 텍스처 또는 ‘보호 헤어스타일’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
즉, 흑인들 특유의 머리카락 질감을 정돈하거나
보호하기 위해 흑인들이 주로 하는 헤어 스타일을
기업이나 학교에서 제재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이야
누가 봐도 정말 당연한 거지?
하지만 이 법이 발의된 건 놀랍게도 2019년이고
법안이 발의된 이후에도
여전히 많은 지역에선
흑인, 특히 여성들은 자신의 고유 머리 스타일인
아프로 헤어 스타일을 한 채로는
직장을 구하기가 힘들다고 해
백인들이 보기에 아프로 헤어는
비위생적으로 보이고
정신 사납고
프로페셔널해 보이지가 않아서 꺼려진대
설상가상 땋은 머리 스타일은
불량해 보이고
갱, 감옥 문화를 나타낸다는 편견 때문에
역시 취직 및 승진에 차별을 겪고
심지어는 교육 현장인 학교에서도 차별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인거지...
흑인들의 내추럴 헤어인 아프로도 안되고,
땋은 머리도 허용이 안된다면
결국 뭘 강요하는 거겠어?
가발을 써서 덮거나
독한 화학약품으로 머리를 피라는 거겠지...
(학생들의 경우 그냥 알아서 하라는 것...)
과도한 머리 시술로 인해
많은 흑인 여성들은 탈모를 겪고 있으며,
이러한 헤어 스타일 차별이
흑인 여성의 시력 손상, 자궁섬유낭종 등의
건강 문제로까지 이어지는 건 이미 너무나도 유명하지만!
백인 눈에는 그렇게 보이니까
그 기준에 맞추라는 거지...
...........
2019년에 발표된 크라운 연합의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흑인 여성은 직장에 다니기 위해
본인의 헤어스타일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무려 80%였고
흑인의 헤어스타일은 전문가 답지 못하다고
인식될 가능성이 3배 이상 높았어
면접뿐만 아니라 직장 안에서도
곱슬이 더 심한 흑인 여성일수록 직장 내에서
미묘한 차별을 경험할 가능성이
2배가량 더 높고
25세에서 34세 여성 중 20% 이상이
자신의 헤어스타일 때문에
직장을 떠나야만 했다고 답했어
그리고 같은 조사 기관에서
2021년 흑인 여자 아동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53%의 흑인 여자 아이들이 빠르면 5세부터
헤어스타일로 인한 차별을 경험하고
흑인 10대의 86%는 12세 이전에
헤어스타일로 인한 차별을 경험한다고 밝혀졌어
이처럼 헤어스타일 차별은
흑인 아동들의 자존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지게 되고
곱슬머리는 숨겨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고 해
그래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크라운법이 발의가 되었고
2023년인 현재는 총 19개 주와
40개 이상의 지자체에서 이 법에 서명을 했으며
작년에는 연방법으로 추진되어 하원에서 통과되었고
현재는 상원의 통과를 기대하고 있는 중이야
흑인들이 얇은 곱슬머리를 가지고 태어나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이런 머리카락은 이들의 고향인
아프리카의 자연환경에서는 이들을 지켜주는 방패가 되었어
백인의 손에 의해 강제로 끌려와
낯선 사회에 놓여지기 전 까지는
숨겨야 할 것도, 바꿔야 할 것도 아닌
자신들의 유산이었는데
이들에게 백인의 미적 기준을 강요하는 게
더 이기적인 거 아닐까?
자! 그럼 다시 인어공주의 이야기로 돌아가볼게!
할리의 땋은 머리는 바닷속에서 아름답게 흐트러지고 있으며, 아주 환상적으로 보여
하지만 트레일러가 공개되자
이런 반응이 터져나왔어
👥 : 나는 원작 에리얼처럼 바닷속에서
한 올 한 올 흐트러지는 머리카락을 보고 싶었다고!
원작 에리얼의 머리도 전혀 그렇지 않은데...
도대체 어떤 머리를 찾고 있는 걸까?
👥 : 심지어 빨간 머리도 아니잖아!
이게 서구권에서 통용되는 빨간 머리의 범주야
심지어 겨울왕국의 안나도
빨간 머리의 범주에 들어가는
스트로베리 블론드 헤어 컬러를 가지고 있어
위의 사진들을 보고 나니 실사화 인어공주의 머리 색은
비현실적인 빨간색이 아닐 뿐
아주 자연스러운 붉은색의 머리로 보여
👥 : 디즈니에는 이미 흑인 공주를 주인공으로 한
공주와 개구리라는 작품이 있는데
왜 백인 캐릭터를 흑인이 연기하냐고! 이건 백인 역차별이야!
디즈니엔 흑인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물론 있지...
하지만 티아나가 흑인 공주 캐릭터를
대표해선 안된다고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존재해
왜냐...
공주와 개구리에서 티아나가 '흑인 여성'으로
출연하는 시간은 고작 19분 밖에 되지 않거든....
티아나는 무려 1시간 동안 개구리로 출연해
이런데도 정말 흑인 여성이 '주인공'인 작품이
디즈니에 존재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공주와 개구리는 이 외에도 많은 차별적인 요소 때문에 비판을 받는 작품이야)
대표성이 가지는 의미는 아주 커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더더욱 말이야
디즈니 최초로 안경을 쓴 주인공이 나오는 작품을 보고
즐거워하는 아이도 있고
자기와 똑 닮은 캐릭터를 보고 신기해하며
엄청나게 집중을 해서 영화를 보는 아이도 있어
나와 같은 뿌리를 가진 아이가 등장하는 동화책을
읽는 것 또한 아주 즐거운 경험이 될 거야
마텔사 최초 동양인(인도) 여성 ceo 인형이 출시되자
인도계 아이들은 자신과 닮은 인형을 신기해하며
인형과 함께 사진을 찍어 올렸어
영화 메이의 새빨간 비밀에서
1형 당뇨를 앓고 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하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브루클린은 소리를 지르면서 행복해했고, 영화를 몇 번씩 되돌려 보면서
혈당 측정기, 인슐린 펌프를 가진 캐릭터를 더 찾아내기도 했대 (ㅠㅠ귀여워....)
1형 당뇨를 가진 캐릭터가
드라마틱한 설정을 가진 게 아니라
그냥 평범한 아이로 등장한 게
이 가족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고 해
코로나 19 이후 동양인에 대한 혐오 범죄와
인종차별이 심각해지자 세서미 스트리트에선
앞으로 세서미 스트리트를 보고 자라게 될
많은 어린이들이
피부색이나 언어 때문에 인종차별을 당할 때
항의해도 된다고 나에게 용기를 주는 존재,
나 자신 혹은 친구가 부당한 차별을 당할 때
그런 행동은 옳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나를 한 번 더 상기시키는 존재가
'지영이' 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국계 미국인 캐릭터 지영이를 탄생시켰어.
실제로 지영이는 극 중에서
누군가 인종차별적인 언행을 하면
바로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집어주며 항의를 하는
아주 용감한 어린이야!
이번 실사화 인어공주를 보고 자라게 될 아이들은
흑인 공주 캐릭터도 존재한다.
흑인도 인기 있는 공주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다.
땋은 머리를 한 공주도 존재한다.
공주가 되기 위해 피부색과 머리를 바꿀 필요는 없다.
이 모든 게 당연해지는 첫 세대가 될 거야
그리고 정말 우연이지만
크라운법 발의, 추진 상황과
인어공주 캐스팅 및 제작, 개봉시기가 겹치게 되었는데
그 결과
크라운 법에 서명한 지역의 교육청에선
기존의 차별적인 규정을 다시 검토하고 수정을 하여
흑인 아이들이 땋은 머리를 하고
학교에 갈 수 있게 되었으며
머리를 땋은 흑인 인어공주 인형이 인기리에 판매되는 걸 직접 보고, 또 가질 수 있게 되었어
이제 곧 극장에선 머리를 땋은 공주가 등장하게 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될 거야
이번 실사화 인어공주 영화는
어른들의 동심과 추억을 파괴하는 영화가 아닌,
헤어 스타일로 인한 차별을 경험한 많은 흑인 아이들의 자존감 회복과,
더 많은 유색인종 어린이에게 꿈을 주는
디즈니의 새로운 마법이 될 거라고 확신해
인종차별적, 성차별적, 다양성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구시대적인 작품을 추억하고
그 작품과 동일한 실사화를 만들어내길 바라는 것 보다
새롭게 탄생한 캐릭터와 새롭게 각색된 작품을 더 응원할 때라고 봐!
특히 자라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그럼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정성스러운 글 잘 봤어! 시간을 내서 이런 글을 써줘서 너무 고마워.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는 바로 이런 시각으로 만들어야하는구나 배워가
진짜 나도 몰랐던 부분까지 배워간다 글 너무 잘써줘서 고마워 정말 잘 읽었어 중간에 백인심판이 가위로 머리자르는건 진짜 너무너무 충격이고 보는데 울컥했다.. 마지막 여시가 써놓은것처럼 이걸 보고 자랄 어린이들이 본인 고유의 것을 창피하거나 숨겨야할필요를 못느끼며 자랄 세대인 것 같아 정말 2023년 그 세대가 오기까지 오래걸렸지만 큰 첫걸음이라고 생각해 이게 정말 당연해지는 시대가 멀지 않은 것 같아서 희망적이고 기쁘다
너무 정성스럽고 좋은 글 써줘서 고마워! 80년대도 아니고 2000년대에도 저런 차별적인 규정이 있다는 게 너무 충격적이다. 이렇게 상징성이 큰 작품인데 흥행 실패해서 아쉽기도 하고...
고마워 멋진글이다 ㅠㅠ
와 이렇게까지는 생각 못 했는데 멋지다
디즈니에서 이여시 상주라...
여시야 좋은 글 고마워 나도 다시 생각해보게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