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비오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줘야 하는 것만큼 비오는 날엔 막걸리 한 잔은
제 또래에서는 당연한 명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카페 회원 님 중 제 연배 정도로 보이는 분의 소개로 구매하고 싶었던 막걸리 하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알던 막거리는 이동, 서울, 포천 등 지역 이름이 브랜딩이던 제품들이었고,
맥주나 와인에나 보던 컨셉(여러 양조장의 존재와는 달리)을 막걸리로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지도 못했던 터였는데
막걸리에 여름맛이라니...
생소하면서도 신선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님의 승인을 승인을 받느라 시기를 놓치면서 구매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그 이후로,
회원 가입을 했고,
생각날 때마다 사이트를 방문하면서
같은 상품이 판매되기를 검색하던 중,
기다리던 제품은 아니지만 흥미로운 상품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무려 한정 제품이랍니다. 2023병으로만.
여름맛은 못 보지만 우리나라에서 2023명만이 맛 볼 수 있다는데 놓칠 수가 없어서 바로 구매를 시도해봅니다.
그래도 못내 아쉬움이 남습니다.
한 병에만 지출되는 배송비도...
끝내 만나지 못할 여름도...
한 번의 클릭이 남은 그 순간까지도 미련을 끝내 떨쳐내지 못해 사이트를 다시 한 번 더 배회해봅니다.
같은 곳을 몇 번씩 오가며 새로고침도 여러 번,
검색도 다시 해보며 뒤끝을 거두려던 차에
아쉬움 날려줄 제품을 찾았습니다.
사계절을 맛 볼 수 있답니다.
현장에서 지나쳐버린 봄내음이 궁금해졌고,
다가올 장맛비와 함께 할 여름맛을 기대하게 되고,
성과에 쫓기던 가을을 여유롭게 맞이하고 싶고,
무더울수록 찾게 되는 겨울이 궁금해졌습니다.
제품의 수와 금액은 늘었지만 고가의 제품이 아닌 만큼
용서는 쉽고 망각은 빠를 것이라 기대하며 빠르게 결제를 합니다.
구매부터 배송까지 열흘 정도 걸렸습니다.
한 잔 막걸리에 대한 순수한 기대의 결과가 조금 많아졌습니다.
막걸리는 텍이 누락되었지만, 문자로 사계절을 구분할 수 있게 안내를 해주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매실미주는 세시주라고 하며 상자 옆을 보니 매실미주 외에 3가지 약주가 더 있네요.
지금은 겨울을 맛보며 글을 씁니다.
최근 무료했는데 이번 여름을 보낼 소소한 재미 하나 찾았습니다.
추위를 잘 타다보니 한 여름에라도 겨울을 맞닥뜨리고 싶다는 건 핑계고 유통기한이 제일 짧습니다.
심지어 어제까지였어서 급하게 하나 열었습니다.
달지 않은 약간의 탄산이 막걸리를 무겁지 않게 해줘서 한 두 잔 마시기에 부담을 줄 것 같지 않지만,
카드 명세서를 통해 저를 바라볼 아내의 시선은 부담스러울 것 같습니다.
이제는 우기라고 불러야 한답니다.
무섭게 퍼붓는 빗 속에서 오가는 길 모두 조심히 다니시길 바라며,
다들 건강한 음주 즐기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글이 넘나 재밌습니다. 좋은 시간 되시길.
감사합니다.
막걸리 마셔야된다고 우기면 될까요?.? 맛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맛난 술이 곁에 있었기를 바랄게요. ^^
느린마을 막걸리 좋죠~
비오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비오는 날 저녁엔 막걸리를...
덕분에 좋은 술 알게 되었어요. ^^
느린마을 증류주도 맛있어요!
개인적으로 증류주는 쉽지 않은데 도전해볼게요. ^^
@제우스 커리 소주 보다 훨씬~~~~맛있어요!!
근데 왜 비오는 날에는 빨간 장미인가요??
록밴드 ‘다섯손가락’의 노래 제목이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이에요. ^^
@제우스 커리 아 그렇군요 ㅎㅎ감사합니다!
글이 너무 좋네요. 군침도 돌고^^
잘 봤습니다!
장맛비에도 지나칠 수 없는 불금입니다. 좋은 술과 맛있는 음식이 함께 하기를 바랄게요.
글이 맛있네요
막걸리 맛이 좋았나 봅니다. ^^
이런 글 너무 좋습니다!
한국도 점점 전통주가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는 분위기라 기쁘네요.
이런 전통 막걸리는 뭐랑 같이 먹어야
하나요?
토속적이거나 민속적인 문화라해도 세대 감성을 더하는 감각적인 변화가 필요한 것 같아요.
비오는 날의 막걸리에는 역시 파전이죠. 저는 집에서 김치전을 곁들었어요.
이런거 보면 참 우리나라에도 맛난 술 많아요~! ㅎㅎ
네 잘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새삼 찾아보게 되네요.
느린마을양조장 가게가면 4계절막걸리 인당 만이천원에 무한리필로 먹을수 있습니다 안주도 좀 비싸지만 맛나요 원래는 천안 에도 있었는데 망하고 대구랑 수도권만있네요 ㅠ
무한리필은 부담스럽지만 메뉴에는 혹하게 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