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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교회에서 2014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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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고전 1:3). 이 예식은 캐나다에서 준비한 것입니다. ‘캐나다’라는 단어는 본래 캐나다 원주민인 이로쿼이족 말로 ‘마을’을 의미합니다. 주님 가정의 구성원인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은 실제로 한 ‘마을’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기도할 때,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갈등과 희망으로 가득 찬, 거대한 마을인 지구촌에 결합됩니다.”
송용민 신부(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의 인도에 따라 모든 참석자들은 ‘캐나다 원주민’ 식으로 모든 참석자들이 동서남북 각 방향을 한 번씩 돌았고, 고개를 들고 내리면서 ‘하늘과 땅’을 바라보며 기도했다. 목민교회 성도들은 예배가 천주교 식으로 진행되자 다소 당황했지만, 인도자의 지시를 무난히 잘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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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복현 감리회 목사, 박종덕 NCCK 회장(구세군 사령관), 김동엽 통합 총회장,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암브로시오스 정교회 대주교, 김영주 NCCK 총무(맨 앞부터) 등이 입장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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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가 22일 오후 서울 신정동 목민교회(담임 김동엽 목사)에서 개최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 정교회, 한국 천주교 등이 함께한 일치기도회에서는 이후 ‘주 예수 이름 높이어’를 함께 불렀고, 김영태 사관(한국구세군 업무국장) 인도로 참회 기도가 이어졌다.
‘주님 말씀에 귀 기울이기’ 시간에는 김혜숙 목사(예장통합)·유시경 신부(대한성공회)·이병창 목사(루터회)·임종훈 보제(한국정교회)가 각각 이사야 57장 14-19절, 시편 36편 5-10절, 고린도전서 1장 1-17절, 마가복음 9장 33-41절을 봉독했다.
봉독된 본문을 토대로 김희중 대주교(한국천주교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장)는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셨다는 말입니까?(고전 1:13)’라는 제목으로 설교(강론)했다. 김 대주교는 “바울 사도의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셨단 말입니까’라는 걱정은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이 숙고해야 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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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대주교가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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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주교는 “개신교와 천주교는 따르는 숫자로만 보면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이지만 서로 다른 종교와 같이 비치기도 하는데, 이는 바울과 아볼로, 게바 편을 내세우던 고린도 교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그동안 일치기도 주간을 맞이하면서도 서로 갈려 있는 모습에 대해 진정 아픔을 느끼지 못했고, 이를 치유하기 위한 절실한 노력에서도 미흡한 점이 많았다”며 “저희 어머니가 목민교회를 다녔다면 저는 지금 목민교회 성도로 이 자리에 앉아 있었을 것이고, 여러분이 가톨릭 신도의 부모님에게서 태어났다면 지금 가톨릭 신도였을 것임을 생각하자”고 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우리의 갈라짐과 분열은 그리스도의 뜻을 충실히 따르고 있지 않은 모습”이라며 “한국교회가 보이지 않는 하나님 말씀을 전하기보다, 교세 확장을 통해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는 데 급급하지 않았는지 깊이 성찰하는 시간을 갖자”고 권면했다.
그는 “현재 한국 개신교와 천주교는 일치를 위한 신앙과직제위원회 창립을 논의하고 있는데, 인간적 교제와 친교에 머무르지 않고 ‘저들이 하나되게 하소서’라고 기도하신 그리스도의 뜻을 따라 성령의 역사하심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일치할 수 있는 성숙한 관계를 이룰 수 있도록 양측의 협력을 통해 구체화된 시금석이 일어나야 할 것”이라며 “일치를 위한 그리스도인들의 노력은 분열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겨레와 사회에도 상징적인 의미를 지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교와 목민교회 연합찬양대의 찬미 후 ‘신앙과 일치 안에서 응답하기’ 시간에는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를 함께 낭독하고 ‘신앙과 사명의 찬송’을 불렀으며, ‘교회 일치를 위한 영적 은사 교환’ 순서에서는 각 교파와 교단 대표가 나와 입장시 들고 나온 ‘상징물’들을 강단에 봉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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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NCCK 총무가 ‘교회 일치를 위한 영적 은사 교환’ 시간에 ‘십자가’를 봉헌하고 있는 모습. ⓒ이대웅 기자 |
‘청원 기도’ 시간에는 캐나다 교회들이 유엔의 ‘밀레니엄 8대 목표(MDGs)’를 받아들여왔다며, 조경열 목사(감리회)·이길수 목사(기장)·김미현 어린이(목민교회)·이석병 목사(기하성) 등이 ①가난과 굶주림 퇴치 ②보편 교육 ③남녀의 동등한 존엄과 권리 ④아동 건강 ⑤임산부들의 건강 개선 ⑥에이즈와 말라리아, 기타 질병 퇴치 ⑦지속 가능한 환경 보전 ⑧국제 연대와 세계 협력 관계 등을 놓고 기도했다.
기도회는 주위 사람들과 ‘하나님의 선물(Don de Dieu)’이라는 말을 주고 받는 ‘평화의 인사’, 일치를 위한 다짐, 축복(강복)과 파송(파견) 등으로 마무리됐다.
매년 1월 18-25일(북반구 기준) 진행되는 일치 기도주간은 1908년 폴 왓슨의 제안에 따라 뉴욕 개리슨 그레이무어에서 처음으로 거행됐고, 가톨릭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중 1964년 11월 21일 교회 일치에 관한 교령 ‘일치의 재건’이 반포된 후 1966년부터 세계교회협의회(WCC) ‘신앙과직제위원회’와 로마교황청 ‘그리스도인 일치촉진평의회’가 공식적으로 기도주간 자료를 함께 준비하기 시작했으며, 1968년부터 그 자료에 기초하여 일치 기도주간 행사를 지키고 있다.
이날 제시된 기도문과 본문 등도 WCC 신앙직제위원회와 교황청 그리스도인 일치촉진평의회가 지명한 국제준비위원회 회의에서 완성된 것이다.
한국에서는 1965년부터 대한성공회와 한국천주교가 서로 방문하여 기도회를 열기 시작했고, 1986년부터는 NCCK와 한국천주교, 한국정교회, 루터회가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 합동기도회’를 드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