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너무 내려 막걸리를 사러 가지 못했다.
물론, 비에 저항하면서 갈 수도 있지만, 나는 그 정도로 막걸리를 사랑하지 못한다.
오늘 과거의 썼던 글을 재활용 할 계획이다. 글은 써 놓으면 항상 빈틈이 보인다.
십여년도 전의 글이니 오죽할까.
막걸리에 취해 있던 시간이 온전히 남았으니 재활용 하는 것이 마땅하다.
재활용이란, 새로운 탄생을 뜻한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인가는 과장인지도 모르겠다.
1 층이 주차장이라, 기운이 없는 화분 세 개를 들고 내려가 자연 치유를 했다.
병든 녀석들을 빗물과 시원한 공기와 햇빛만으로 치료가 되니 다행한 일이다.
화분을 내려놓고 담배를 피고 있자니, 앞 건물 검둥이가 나에게 비명을 지르면서 애원한다.
틀림없이 주인이 산책을 시켜주지 못했으니 나에게 부탁하는 것이리라.
난 못들은 척 녀석을 놀려주기만 했다.
나 역시도 막걸리 치료제를 사용 못해서 아쉬운 터에.
대신 화분들에게나 신선한 자유를 주었다.
억울한 것은 검둥이와 나 뿐이다.
비는 화분과 검둥이와 나의 신세를 역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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