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 휴가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단순히 쉼도 있겠지만, 전라도 지방을 구경하는 것...
보통 여름에는 강원도 및 동해쪽으로 많이 다녔지만, 이번에는 서해안쪽으로 방향을 잡아보았다.
다양한 웹페이지 및 블로그 검색을 통해 사전 정보를 입수한 후 본격적인 여행을 떠났다.
1일차.. 전주
주말에나 볼 수 있었던 임시주자장 표지판이 평일임에도 안내되고 있었다
오후 느즈막히 출발하기 전 양평동에 있는 코스트코에 들렸다. 바로 호주산 스테이크를 사기 위해서 였는데, 이미 여러 번의 여행을 통해 코스트코의 고기만큼 만족스러운 고기를 찾기가 쉽지 않음을 경험한 필자는 굳이 고기를 사가겠다고 일부러 찾은것이다 ^^; 그렇게 거금 4만원을 주고 채끝 스테이크용 소고기 1KG 사왔는데, 월요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왠 사람들이 그렇게 많던지;;;
행담도에서 바라본 서해대교
그렇게 서울을 출발하여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중간에 휴게소도 들리며 느긋하게 크루징을 하며 주행하길 3시간여.. 드디어 전주에 도착했다. 너무 느즈막히 출발했는지 이미 날은 어두워지고 있었는데,도로 옆에 있던 전주 월드컵 경기장은 여기가 전주임을 새삼 깨닫게 해주고 있었다.
첫날 저녁은 저렴-_-하게 찜질방에서 자기로 선택한 필자. 임신한 아내가 있어 숙소를 별도로 잡을까 고민도 했었지만, 단순히 잠만 잘거고 찜질을 통해 그 동안 쌓인 피로를 푸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했다. 게다가 이미 검색을 통해 파악한 바로는 전주에 유명한(시설좋은) 찜질방이 2개가 있는데 그 중에 오늘 가게 될 이 스파라쿠아라는 찜질방이 시설이 그렇게 좋다나? 그리하여 부지런히 목적지로 향했다 (부지런히 간 이유는... 10시부터 하는 식객을 보기 위해;;)
밝을 때 다시 본 스파라쿠아의 외부 전경
그렇게 들어간 찜질방.. 1인당 무려 11,000원이란다. 그나마 평일이어서 그렇고 주말에는 12,000원이라나; 적지 않은 규모의 찜질방은 총 4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기본적인 사우나는 물론 노천탕을 비롯한 여러 테마탕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찜질방 역시 6~7개 정도로 구분되어 있었다. 그 외에도 간단한 미니바와 먹거리 장터를 비롯하여 당구장, 이발소/미용실, DVD/만화 코너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고 특히 밤에 자고 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별도의 취침용 쿠션을 개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숙박을 겸해 찜질방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꽤 나쁘지 않아보였다. (실내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외관사진으로만..)
2일차.. 전주 그리고 변산..둘째 날이 밝았다. 오늘은 아침부터 일정이 바쁘다. 일단 아침밥을 먹기위해 왱이 콩나물 국밥집으로 향했다.
인상적인-_- 간판 문구
가게 안 풍경.. 상당히 클래식(?)하다
찬밥이 뜨거운 국밥에 말아지는 형태인 관계로 뜨거운 걸 먹으려면 따로 말해야한다
별관 앞 주차장 모습. 버스타고 단체로오는 사람도 꽤 있는 듯..
전주하면 일단 전주비빔밥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데, 의외로 요새는 비빔밥을 먹을만한 곳이 없다는 얘기가 상당히 많았다. 예전처럼 맛난 집은 거의 다 사라지고 상업적으로 변질된 곳들만 무성하다는.. 그러면서 많이 얘기가 나오는 곳이 바로 이 왱이콩나물국밥집이었다. 사실 콩나물국밥이란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유명하고 맛있다면 여기까지 와서 먹어야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겠는가! 더군다나 24시간 영업을 한다길래 둘째 날 아침 메뉴로 낙점되었다는 후문이...!!
이것이 바로 그 콩나물 국밥! 생김새는 평범하다
깍두기와 김치, 오징어/새우젓이 단촐하게 반찬으로 나온다
계란 반숙(?)형태로 나온 반찬.. 이걸 어떻게 하라는건가 했는데..
이렇게 계란 위에 김을 뿌려서..
이렇게 쓱쓱 잘 비벼서 먹으면 된다~
후식(?)으로 제공되는 보리튀밥. 종이컵 하나에 가득 담고 나왔.. ^^;
사실 그렇게 맛있다거나 꼭 먹어야 한다 까지 느낄 정도는 아니었지만 국물은 참 깔끔하고 시원하니 맛갈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5천원이란 가격에 이 정도 음식이라면 나쁘진 않은 듯.. ^^ (기본적으로 콩나물 국밥을 별로 안좋아하는데다가 입맛이 없는 아침이어서 별 감흥이 없었을 수도 있다..)
한옥 마을의 모습
아침 식사를 끝내고 한옥마을 구경에 나섰다. 원래 전주에서 볼려고 했던 것은 한옥마을과 경기전, 그리고 전동성당이 계획되어 있었는데, 이 모두가 한옥마을안에 모두 모여있어 한번에 다 보고 올 수가 있었다.
한옥마을임에도 무려 FTTH가 깔려 있어 살짝 놀랬다(응?)
사실 여행하면서 제일 번거로운 것 중에 하나가 매번 주차를 했다가 차로 이동하는 것인데, 굳이 여러 번 차를 움직일 필요없이 한옥마을 입구쪽에 주차시켜놓고(공짜로;;) 걸어서 아침도 소화시킬겸 여기저기 다닐 수 있었다. (차를 놓고 와서 다행인 것 중에 하나는 경기전 앞에 있는 주차장은 유료였다는.... )
경기전 바로 앞의 가게들. 전통가옥 형태를 띄고 있다
전라도에 왠 경기(?)전인가 의아해하며 경기전으로 갔다. 하지만 경기전이란 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는 전주사고를 비롯한 고문서와 태실 등을 보관하는 장소로 쓰인 곳이라는 친절한 안내가..;
경기전 입구에 있는 하마비. 아마 태조의 그림이 모셔져 있는 곳이라 그런 듯..
제일 안쪽의 건물에 태조의 초상화가 있다
태조 초상화 양옆으로는 후대 왕들의 초상화들도 함께 걸려있다
사람도 아닌 왕세자의 태실도 이런걸 만들어 주다니.. =ㅁ=)b
사실 전주사고도 봤어야했는데, 경기전에 대해 사전 조사가 부족했던 터라 차마 조선왕조실록이 있는 그 곳은 귀찮아서(!!!) 가보지도 않고 나와서 전동성당으로 이동해버렸다 -_-;;
한국 천주교회 최초의 순교성지인 전동 성당
전동성당은 영화 '약속'의 마지막 장면을 찍었던 곳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1891년 프랑스인 신부 보두네가 대지를 매입하고, 1908년 푸아넬 신부의 설계로 착공하여 1914년에 준공한 건물로 회색과 적색의 이형(異形) 벽돌을 사용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전주에 전라감영이 있었으므로 천주교회사에서 전동은 자연 순교지의 하나가 되었으며, 이 성당은 바로 천주교인들이 처형되었던 풍남문(豊南門)이 있던 자리에 바로 이 전동 성당이 있는 것이라 한다. (참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이렇게 전주를 간략히-_- 살펴보고 변산으로 이동했다. 변산 가는 길에 들린 곳은 바로 곰소염전이란 곳이었는데, 천일염을 직접 만드는 모습을 한번쯤은 직접 보고 싶은 소망과 함께 싸게-_- 천일염을 사서 어른들에게 선물로 드릴까 하는 흑심(?)을 갖고 있기에 일부러 들렸다. 보통 3일 정도 물을 가둬놓으면 태양열에 의해 바닷물이 증발되 순수한 소금 결정이 남게되고 이걸 모아서 천일염으로 판매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2만원 안쪽(20kg 기준)으로 천일염을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 곳에서 20kg 한 포대에 만원에 구매했다. 산지라 싸긴 싸더라는.. ^^;
드디어 숙소에 도착했다. 2박 3일간 묵을 숙소는 휘목아트타운이라는 미술관인데, 이 곳에서는 팬션도 같이 운영을 한다고 한다. 미술관에서 잔다? 꽤 괜찮은 선택이라 생각이 되어 예약을 했다. 이 곳에서는 다양한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어 미술품 감상도 가능하고, 비정기적이긴 하지만 음악 공연도 열린다고 한다.
검색해보니 2007년에 개관한 것으로 나왔었는데, 아직까지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 붐비지도 않고 숙소도 저렴한 편(무려 PDP와 HD방송이 나온다!)이고 시설도 깨끗해서 이번 여행에서의 메인 숙박지로 낙점해버렸다. (물론, 올해 말에 나올 Chuly Junior의 태교를 위한 포석도 살짝은 있..)
원래 점심은 전주의 한정식을 먹을 생각이었으나 마침 가려고 했던 식당이 휴가-_-인 관계로 점심은 건너뛰고 바로 변산으로 이동했는데, 체크인(14:00)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버린 관계로 중간에 시간이 살짝 떠버렸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바로 까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 휘목 미술관 내에 까페가 있어 바로 이용을 할 수 있었는데, 아늑한 분위기에 미술관 까페 분위기와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있어 감성적으로 참 괜찮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번 여행의 메인 숙박지인 미술관 팬션의 외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체크인도 했고 짐도 풀었으니 허기진 배를 위하여 서울에서 공수해온 채끝 스테이크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타이밍이 도래했으니, 일단 숯불부터 지펴본다.
숯불이 달궈지는 동안 찍어본 풍경. 저 멀리 바다가 보인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레드와인으로 재워둔 스테이크가 불판에 다이빙 준비를 하는 중..
함께 준비한 소세지와 함께 미디움으로 구워지고 있다. *ㅠ*
고기가 익는 동안 날은 어두워졌고, 그 많던 고기-_-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사실 이번 여행에서는 뉴욕풍 핫도그가 메뉴에서 빠졌는데, 이것까지 추가되었더라면 정말 최고가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3일차.. 변산 모항 그리고 격포..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갯벌에 침투(?)해 있었..
셋째 날의 첫번째 일정은 바로 갯벌 체험이다. 변산반도에 있는 모항해수욕장에 가면 갯벌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는데, 특히 어린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꼭 한번 같이 가기를 추천한다. 아이에게 뻘을 직접 밟게 하는 촉감적인 경험과 직접 게나 조개를 캐보며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된다.
몇 시간 열심히 조개를 캔 후에 마신느 시원한 물 한잔!
생각보다 꽤 많은 양을 캘 수 있었다
필자 혼자 캔 것은 아니고 여러 명이서 함께 캔 조개들인데, 생각보다 꽤 많이 잡을 수 있었다. 바닷물을 따로 챙겨서 숙소에서 흙을 뱉어내도록 해놓고 그 다음 날 아침 라면-_-에 조개를 잔뜩 넣어 먹었다는..!!
사실 변산반도에서 빼놓지 말고 구경할 곳 중에 하나는 바로 '불멸의 이순신'촬영지이다. 이 곳에는 다양한 셋트장이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모항에는 촬영때 사용된 배들이 있다. 필자가 모항에 있을 때에는 마침 썰물이라 볼품없이(?) 옆으로 기울어져 있었으나, 물이 들어오는 밀물때에는 멋지게 물 위에 떠있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이날 오후에는 격포로 이동하여 간단하게 해수욕도 즐기고 격포항에서 사온 농어로 회와 매운탕을 끓여 먹으며 하루를 보냈다. 이제 내일은 집으로 돌아가는 날.. -_ㅜ
4일차.. 산외한우마을..마지막날 일정은 정읍에 있는 산외 한우마을을 들리는 것이었다. 이미 미국산 미친소들-_-이 수입되기 시작했으나 사실 한우라는 것을 제대로 먹어본 기억이 없는 필자는 전라도까지 내려가는 길에 한번 한우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침 변산반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산외마을이 있어 들리게 되었다.
뭐든지 산지에서 사면 저렴하긴 하겠으나 특히 한우같은 경우 정말 서울과 큰 가격차가 나는 것으로 보고선 도대체 유통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짜증 비슷한 것이 나기도 했다. (왠만한 수입육 가격과 큰 차이가 없더라는..)
산외마을의 모든 정육점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가격표
왼쪽에서 4번째 있는 등뼈는 통째로 4만원이면 살 수 있다. 덜덜;;
처음 가격표를 보고서는 1인분 가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사실 한우 좀 판다~ 하는 식당에서의 1인분 가격이 2만원 정도 하니깐 말이다. (물론 내 돈주고 그런 걸 사먹어 본적은 없고 군대 있을 때(응?) 한번 먹어본 적은 있다 -_-) 그런데, 한근 600g 가격이 싸게는 15,000원, 비싸봤자 25,000원이었다. (등급표를 살짝 보니 한우 B등급이었다) 이거 참... 구이용은 뭔가 했더니 쉽게 생각해서 모듬이란다. 어머님께서 뼈좀 사오라고 하셔서 살려고 했는데, 넘 많아서 (등뼈 통째로 4만원이라길래 만원어치만 어떻게 안될까요 했다는;;; ) 결국은 못샀다 -_-;
일단 점심은 먹어야 했기에 육회용 1근, 구이용 1근반을 사서 옆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했다. (성인 5명이서 먹으려고 산 분량임)
팁. 이 곳에 오는 대부분의 손님들은 고기를 사가려 일부러 타지에서 오는 관계로 진공포장 및 얼음팩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필자 역시 어른들에게 드릴 한우!!를 들고 서울로 올라왔다는.. 사실 산외마을이 일정의 가장 마지막에 있던 이유도 바로 고기를 사들고 올라가려는 이유가 가장 컸다. 냉동이 아닌 냉장고기이므로.. ^^;
고기를 사들고 들어간 식당에서는 고기 구워먹는, 흔히 말하는 양념비용만 내면 구워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는 좀 가격이 쎈편이었다. 정육점에서 걍 고기만 사가서 직접 구워먹는게 제일 좋을 듯..
하지만 정작 고기가 나오자 이런 생각은 싹 사라지고-_- 일단 젓가락부터 챙겨들었다. 특히 육회는 정말 일품이었는데, 육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이지만, 이건 완전 입에만 넣으면 살살 녹으면서 어찌나 고소하던지.. ㅠ.ㅠ
누가 고기 다 먹은겨 -_-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사라진 육회 600g..
사실 이번 여행은 푹 쉬고 책도 좀 읽으려고 했었는데, 어찌 하다 보니 잘 먹고 잘 돌아다니고 잘 노는 여행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4일이라는 시간(실질적으론 꽉 채운 3일)이 꽤 알차게 지나간 듯 해서 별로 아쉬운 점은 없었다. 다만 좀 더 시간이 되었다면 전주나 격포의 다양한 유적지, 관광지를 살펴보고 여유롭게 책도 보고 올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다음 번 여행에서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알찬 여행을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