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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을 나와 역으로 향하던 수환이와 나...
둘은 잠시 침묵속에 어색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슬쩍 보니 수환이녀석 무지하게 기분 드러워 보인다...-_-;;
'수환아... 기분.. 많이 안좋아 보이네..^^;;'
"어.. 안좋아...ㅡ.ㅡ"
'왜그래.....'
"몰라서 묻냐..ㅡㅡ;;"
'추 ㅔ... 그러길래 보고 기분 나쁠걸 왜 시키냐..ㅡㅡ;;'
"몰라.. 나두 왜그랬는지...."
'바보.....'
기분 나쁜녀석을 데리고 장난을 칠수도 없고...
괜히 썰렁한 농담을 했다간 맞아 죽을거 같구...-_-;;
고민끝에 걍 말없이 묵묵히 역 계단 앞까지 걸었다.
'바래다 줘서 고마워...^^'
"그래.. 조심해서 가라..."
'응...^^'
뒤돌아서 걸어가는 수환이의 뒷모습이 왜 그리도 쓸쓸해 보이던지..
'수환아~~!!'
걸어가던 수환이가 돌아본다.
"왜?"
'힘내....^^;;'
잠시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던 수환이가 피식 웃는다.
"빨리 가.. 늦었어..."
'그래..^^; 너두 조심해서 가라...'
그렇게 헤어져서 집으로 돌아올때 까지만 해도...
난 우리 사이가 그렇게 나빠지리라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점점 짜증이 늘어만 가는 수환이...
6명이 항상 같이 다녔으니 선주와 영환이의 모습에 상당히 맘이 많이
아플거란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 짜증을 받아주는것도 시간이 지날수록
나 또한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성원이와 수환이가 주로 같이 많이 다녔었는데....
내가 성원이를 거절한 이후로 성원이와 나 사이도 많이 어색해졌고,
그때부터 성원이와 수환이 둘이서 얼마나 나를 괴롭혀 대는지....
그때부터 나의 학교생활은 악몽같았다.
오죽하면 그넘들 때문에 학교가기가 싫을 정도였으니....
될수 있으면 내가 이해하고 참고 넘어가고 싶었으나...
갈수록 너무 나를 막대한다는 생각도 들고....
영환이와 선주와 나는 집에 갈때 1호선을 이용해서 신길에서 갈아타고,
수환이 성원이는 2호선이라 영등포 구청까지 가고, 지훈이는 학교 앞에서
버스를 이용하고 있었기에...
신길에서 항상 영환이와 선주와 내가 같이 내리게 되었다.
수환이와 성원이가 나를 괴롭히다 보니 자연적으로 내가 일부러 그넘들과
멀리 떨어져서 다니게 되었고, 내가 혼자 겉도는 것처럼 느껴지자
선주와 영환이 커플이 나에게 신경을 쓰며 챙겨주었다.
난 혼자 다니는게 편한데...
굳이 내 옆으로 와서 나를 챙겨주는 선주와 영환이를 거부하고 멀리할
필요성을 못느꼈기에 그냥 그렇게 지내던 어느날...
수환이는 나에게 말했다.
"너.. 이젠 영환이랑 선주 사이에 끼게 된거야?"
그 말을 들은 나는 참 어이없고 무지하게 기분 나빴다.
'헐.... 왜 그렇게 얘기하는건데? 기분 무지 나쁘다....'
"아니.. 요즘 셋이 많이 몰려 다니는거 같길래..."
'그거야 니네가 먼저 가버리고, 나 혼자 다니니까 그렇지..'
"니가 우리 따라오면 될거 아냐..."
'내가 왜? 너.. 나때문에 선주랑 깨졌다고 생각하냐?'
"니 영향두 없지않아 있었지..."
'그래서.. 지금 후회해?'
"아니.. 머 그런 건 아니야..."
'너두 그렇고 성원이도 그렇고 요즘들어 왜글케 나한테 못되게 구는데?'
"우리가 뭐..."
'됐어.... 그만두자...'
그 이후로 우리 사이는 점점 더 나빠져 갔다.
그러던 어느날 술을 같이 먹구 그날도 역시 내가 먼저 자리에서 나왔는데
집에 오는길에 수환이에게 전화가 왔었다.
'니가 왠일이냐? 전화를 다하구...'
"은영아.. 내가.. 술을 많이 먹어서 레포트 못할거 같아...
내 것두 좀 같이 해주라..."
'헐... 야.. 다른 레포트두 아니구... 기말고사 셤때 어케 해갈건지
구상해서 써가는 레포트인데 내가 니거를 어케 같이해ㅡㅡ;;'
"부탁할게... 일단 아무렇게나 좀 해줘..."
그동안 수환이한테 도움 받은것도 많고 해서 왠만하면 도와주고는 싶었다.
하지만 내것두 해야하구... 레포트 두개를 하려니 난 밤을 꼬박 새야했고,
솔직히 내가 봐도 만족할 만큼은 못해갔다.
아무리 그래도 남은 밤새워서 해갔는데 그걸 보더니...
"야..ㅡㅡ;; 이걸 레포트라고 해왔냐..."
순간 난 또다시 기분이 무척이나 나빴었다.
'머야... 해다준게 어딘데...'
플래시 실기시간...
솔직히 플래시.. 내가 제일 싫어하던 과목중에 하나이다.
완전히 중노동에 속하니..ㅡㅡ;;
그동안 시간마다 했던것을 디스켓에 꾸준히 저장해 놓으라고 첫시간에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었다.
난 그나마 수업을 꾸준히 듣는 편이어서 저장은 다 해놓았지만..
내가 생각해도 썩 잘하진 못했다.
워낙 애니메이션과는 거리가 먼 나였기에...ㅡㅡ;;
수환이 성원이 영환이 녀석은 맨날 뒷자리에 앉아 포트리스나 하구 놀구..
막상 디스켓을 제출하라고 기말고사 점수에 포함되어 들어간다고 하자
나보고 디스켓을 빌려 달란다....
그대로 복사해서 낼 모양이다... ㅡㅡ^
'나 별루 못했어..ㅡㅡ;'
"그래두.... 좀 빌려줘봐..."
하두 졸라서 일단 빌려주긴 했는데 내가 해놓은 것들을 보더니
"야.. 너 실력 이것밖에 안되냐? 실망이네..."
으...... 쓰벌.....
정말 사람 열받게 만드는구만...
레포트로 사람 열받게 하더니 이젠....
요즘 날 대하는 태도가 왜글케 삐딱한거야..
지들은 하지도 않은 주제에....ㅡㅡ^
솔직히 수환이는 애니메이션 쪽에 강하다.
그러니 내가 해놓은 것들이 당연히 맘에 안들수밖에...ㅡㅡ;;
'그렇게 맘에 안들면 내꺼 복사 안하면 될거아냐!!'
나 없으면 빌릴곳두 없는 주제에 말이 많다.... 자식들...
아직도 그때 생각만하면 너무나 열이 받는다...ㅡㅡ^
안그래도 그동안 이런 녀석들의 태도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하고,
속상해하고, 스트레스를 왕창왕창 받아오던 나....
나 또한 톡톡 쏘는 말투로 삐딱하게 그들을 대하게 되었다.
기말고사가 얼마 남지않은 어느날...
수업시간에 나눠준 프린트물을 수환이가 빌려달라고 했다.
그러게.. 평소에 학교 좀 잘 나오지..ㅡㅡ;;
허구헌날 지각에 결석에... 그러구도 펑크 안나는거 보면 용하지...
"은영아.. 내일 프린트물좀 갖다줘..."
'내일? 알았어.. 근데.. 나 잊어버리면 어쩌지..ㅡㅡ;;'
그런데.....
장난삼아 했던 말이 화근이 되었으니....ㅠ.ㅠ
그날 정말 늦잠을 자는 바람에 허둥지둥 나오다 보니 프린트물을
깜박 잊고 그냥 학교에 가버렸다...ㅠ.ㅜ
수업이 끝나고 수환이가 묻는다.
"은영아.. 프린트..."
'엇.. 미안.. 내가 깜박 잊어먹었다. 내일 갖다줄게..^^;'
"ㅇ ㅑ....ㅡㅡ^ 아.. 짜증나..."
그날 상당히 기분이 안좋았던 나...
그 반응이 너무 마음에 안들어서 한마디 했다.
'야.. 잊어버릴수도 있는거지.. 멀 그런거 갔구 그러냐..ㅡㅡ;;
솔직히 프린트 물도 빌려주던 안빌려주던 내맘인데..'
그렇다..
예전에는 작은거에도 고마워 하던 넘들이...
요즘엔 내가 해주는 것들을 당연시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레포트 대신 해주는 거며, 시험때 되면 그동안 필기한 노트나 시험때
보려고 정리했던것을 메일로 보내주곤 했었는데...
솔직히 내가 해주고 싶으면 해주는거고 싫으면 안해줘도 상관 없는 것이었지만
그 녀석들에겐 거의 꼭 필요한 것이었다.
내가 안해주면 아쉬운건 지네들이었음에도 내가 언제나 그랬듯이 당연히
해줄거라 믿고 만용을 부리고 있는것이 너무나 얄미웠었다.
그동안 그런 마음을 느꼈던 나는 이번 기회에 이런 내마음을 조금이라도
알리고 싶어서 그렇게 말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그말을 들은 수환이는 대뜸 내게 짜증을 내며 말했다.
"빌려주고 안빌려주고가 니맘이라구?? 헐...
너 진짜 싸가지 없다..."
수환이의 삐딱한 반응에 순간 그동안 쌓여왔던 감정들이 터져버렸다.
그말을 듣고 난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이것들이 언제부터 날 그렇게 무시하게 되었을까....
내가 너무 이것들이 짜증내는 대로 다 받아줘서 이모양이 된걸까...
'뭐야? 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내가 따지고 들었을때..
옆에있던 성원이가 수환이 편을 들고 나섰다.
"은영이 니가 잘못한거잖아.. 오늘 프린트 갖다 주기로 했으면서
잊어버리고 왔는데.. 말을 그런식으로 하면 당연히 기분 나쁘지.."
그말을 듣고 난 더욱 황당하고 어이없었다.
'잊어버릴수도 있는거지.. 그리고 오늘 프린트 복사 못하면 큰일이라도
나냐? 내일 가져다 준다고 했잖아!! 첨에 내가 말했을때 너가
"잊어버렸어? 내일은 꼭 가져와"라구 좋게 말하구 넘어갈 수도 있었던
거였는데... 먼저 짜증낸건 너였잖아!!'
난 너무나 화가나서 그말을 끝낸 후 혼자 집으로 향했다.
전철을 타고 오는데 제희한테 전화가 왔다.
제희는 2학기때부터 같이 다니기 시작했는데 수환이와 성원이와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라 우리와 쉽게 친해졌었다.
우리 6명이 거의 분열위기까지 갔을때 제희가 우리와 합류하게 되면서
겨우 분열은 막을 수 있었다.
제희...
이름이 이뻐서 여자인줄 알았다면 오산이다..ㅡ.ㅡ
엄연한 남자녀석이니까...
제희녀석.. 원래 그런 넘이었다.
세심한 곳까지 신경쓰고, 애들 잘 챙기구...
수환이와 내가 싸우다시피하고 헤어지자 또 제희가 나섰다.
"은영아.. 너 수환이랑 싸웠다며?"
'ㅇ ㅓ..'
"에이... 너두 잘못 했잖아... 수환이 너한테 미안해 하더라...
그러니까 집에가서 수환이한테 니가 전화 좀 해... 응?"
'싫어.. 내가 왜...'
"그러지 말구우... 수환이 녀석 미안해서 너한테 먼저 전화 못할거야..
너 그녀석 성격 잘 알면서 왜그래...^^;; 그니까 니가 먼저 전화해.."
'.......'
"그럼.. 조심해서 집에 가구... 알았지??^^"
전화를 끊고 나서 잠시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을때쯤...
수환이녀석한테 문자가 들어왔다.
[빌려주기 싫음 걍 싫다구 해라.. 너 아니면 빌릴사람 없을줄 알아?]
[빌려주고 안빌려주고가 니맘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열받는다]
[무슨말을 그따위로 하냐..??]
세개가 연달아 들어오는데 들어오는 문자마다 또 날 열받게 하고 있었다.
일단 너무나 어이없고 화가나서 내 감정을 주체할수가 없었다.
바로 제희한테 다시 전화를 건 나....
'야!! 수환이가 나한테 미안해 하고 있다구? 거짓말 치지마..
미안한 마음 가지고 있는 애가 문자를 이따위로 보내냐??'
"엇... 왜그래.....'
제희는 무척이나 당황해 했다.
너무나 화가나서 눈물까지 나오려는걸 억지로 참으며 그렇게
말해놓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나....
생각할수록 너무나 화나고 어이없고....
내가 도대체 이런취급 받아가면서까지 왜 그애들이랑 같이 다녀야 하는건지...
도대체 그녀석들을 친구라고 할수 있는건지...
이런 내가 참 바보같고 한심하기도 하구...
학교생활하는 것두 너무 힘겹구.......
너무 서러웠다.
생각할수록 너무나 화가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나는 격한 감정으로 수환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