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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우리나라 로봇 만화의 대부하면 김청기 감독과 그의 작품을 들수 있습니다. 김청기 감독의 작품을 주로 해서 제기하신 문제에 대한 답을 해볼까 합니다. 한쪽에선 '국민적 애니메이션 감독' '태권브이의 아버지' '흥행의 보증수표'라는 최고의 찬사가,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의 자존심을 팔아먹은 감독' '표절로 일관한 파렴치한'이라는 날카로운 비난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 개인에 대해서 이렇게 오랫동안, 그리고 이렇게 극단적인 반응이 오간다는 점에서, 김청기 감독은 한국애니메이션사에 있어서 끝없는 논란의 대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글들은 뉴타입이라는 애니 관련 잡지에 올라온 글입니다. 저도 열악한 환경에서 그정도의 작품들을 만들어낸 김청기 감독을 존경하지 않는것은 아니지만 표절에 관해서는 자신도 인정한 부분입니다.. 그런 면에서 어릴적 태권브이가 위기에 처했을때 안타까운 탄성을 친구들과 지르며 극장에서 본 저로써는 착잡한 마음마저 드네요.. 하지만 한국 로봇만화의 대부인 김청기 감독의 전작품이 표절한 것은 아니구여, 우찌 됐든 일본 로봇물을 표절한것이 인기를 많이 얻었고, 김청기 감독 말고도 다른 감독의 작품들도 마찬가지 였으니.... 대표적인 것으로 우주 흑기사라는 작품으로 건담에 나오는 사야와 그 여동생인가가 연인으로 나오면서 외계 세력에 맞써 싸우는 게 있는데 사야의 헬멧을 벗으면 주인공이 건담의 파일럿인 아무로 얼굴이 되죠.. 이걸 보기전에 건담을 친구집에서 어릴때본 저로썬 실망이 컸습니다..또 비디오레인저 007의 경우는 일본작품 하청을 하던 회사에서 이것저것 짜집기해서 극장에서 개봉을 했었는데, 처음엔 정말 대단한 작품이다, 정말 한국 애니메이션이 맞느냐! 라는 찬사까지 들었지만, 나중에 일본 작품이였다는 것을 안 사람들에게 엄청난 질타를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밑에 잡지에 나온글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표절의 부분도 인정해야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그 정도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부분도 인정해 주셨으면 하네요...
'일본만화 표절에 대한 책임을 져라'는 책임론을 제기하는 반대파와, '열악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는 상황론으로 맞서는 찬성파의 논리가 바로 그것이다. 서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논란속에서, 사실과 자료에 근거해 김청기 감독을 조명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김청기 감독은 과연 표절 감독인가?
논란의 핵심, 이른바 뜨거운 감자이다. 그의 작품이 일본 유명애니메이션의 메카닉을 카피하여 주인공으로 써먹었음은 너무나 명백하여, 이부분에서 표절의 의혹을 벗기는 어렵다. 누군가 "깍두기인줄 알고 먹었는데 알고보니 다꾸앙"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어렸을적 열광했던 한국 로보트가 알고보니 남의 것이더라는 사실은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더구나 「외계에서 온 우뢰매」의 표절대상이었던 「닌자전사 토비카게」가 MBC에서, 「스페이스 간담V」의 원판인 「초시공요새 마크로스」가 「로보테크」라는 제목으로 SBS에서 방영됨으로써, 김청기 감독의 표절은 백일하에 드러나게 되었다.
물론 자체 완구설계능력이 없었던 한국 완구회사에서 애니메이션 제작비를 지원받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본 메카닉을 표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뒷이야기가 있기는 하다. 김청기 감독 자신도 이에 대해 '세상과의 적절한 타협점'이라고 술회한바 있는데, 이처럼 제작자에게 표절을 조장했던 당시의 열악한 제작환경과 시대상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는 이미 본지에서도 여러번 자세히 다룬 바 있으니 이만 줄이고, 이번 칼럼에서는 오로지 객관적 사실만을 검토해 보기로 하자.
그러면 우선 그의 작품중에서 표절작을 하나하나 꼽아보자. 우선 동정의 여지가 없는 완전 데드카피 표절작으로, 앞에서 언급한 「우뢰매」, 「스페이스 간담V」외에도 일본의 특촬물 「바이오맨」을 표절한 「똘이와 제타로보트」, 「6신합체 고드마르스」를 표절한 「쏠라 1,2,3」, 그리고 이들이 총출동하는 「로보트군단과 메카3」가 있다. 여기까지 읽고서 '애걔, 달랑 이것뿐이야?'라고 생각하실 독자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 한국 표절감독의 대명사인양 불리던 김청기 감독의 표절작은 이들 5작품뿐이다. 공정함을 기하기 위해 여기에 부분표절작까지 포함해보면, 「전투메카 자붕글」을 부분적으로 베낀 「슈퍼태권V」, 「기동전사 건담」의 디자인을 참고한 「혹성로보트 썬더A」가 있다. 이들 7작품이 바로 김청기 표절작의 전부인 셈이다. 이는 그가 감독한 36편의 작품중에서도 19%정도의 숫자로, 표절의 선두주자로 불리던 감독 치고는 의외로 적은 숫자이다. 심지어 표절 시리즈의 대명사로 생각되었던 우뢰매 조차, 1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오리지널 디자인의 메카닉을 출연시키고 있다.(주)
80년대 당시 우리를 경악시켰던 전설의 표절작들은 모두 그가 혼자 도맡아 표절해 온 줄 알았는데, 이렇듯 수치로 나타난 그 실체는 적잖이 실망스런(?) 감이 있다. 물론 표절작에 대해서는 냉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그의 오리지널 작품 29편에 대해서도 한번 관심을 기울여봄은 어떠할지? 단 7편의 표절작에 쏟아지는 관심의 절반만큼이라도 말이다.
김청기 감독은 과연 왜색인가?
김청기 감독을 둘러싼 또하나의 문제가 바로 왜색 논란이다. 메카닉 디자인 표절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한국 어린이들을 일찍부터 일본식 애니메이션에 물들게 만든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태권브이」라는 작품 자체가 일본의 거대로보트물 장르를 그대로 답습한 것에 불과한데, 김청기 감독이 이러한 왜색 애니메이션을 양산한 덕분에 오늘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만이 일본을 흉내낸 로보트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일견 타당하게 들리지 않는 바도 아니다. 김청기 감독의 필모그래피중 상당수를 거대로보트물이 차지하고 있으며, 줄거리 전개에 있어서도 당시 일본 작품의 영향을 받았음은 명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찬찬히 뜯어보면 「로보트 태권브이」는 단순한 일본 거대로보트물의 답습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격투기를 구사하는 로보트'라는 개념은 당시 일본 로보트물에도 없었던 독창적 아이디어로 높이 평가받을만 하기 때문이다. 이는 가라테를 응용한 '열풍정권찌르기'기술이 등장하는 일본 로보트 애니메이션 「투장 다이모스」보다 2년을 앞선 아이디어이다. 일본 잡지에서조차도 "태권도의 나라답게 태권도를 구사한다."라며 「로보트 태권브이」만의 독창성을 인정하고 있다.
게다가 김청기의 작품은 일본식 거대로보트 장르만이 전부가 아니다. 김청기는 로보트물로 유명한 감독답지 않게 무려 7편의 역사물을 제작하기도 했는데, 이는 그가 감독한 작품들 중에서 로보트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를 차지한다. (「수퍼홍길동」 시리즈는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판인데다가, 내용도 역사물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코미디물에 가깝기 때문에 여기선 제외하였다.) 작품의 소재 역시 다양하여, 「꼬마어사 똘이」처럼 조선을 무대로 삼는가 하면, 「다윗과 골리앗」에서는 성서를 소재로 삼기도 한다. 특히 고우영의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삼국지」시리즈는, 나중에 만들어진 일본판 「삼국지」를 능가하는 숨은 걸작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당시 극장판 애니메이션 중 역사물이 매우 드물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한국에서 김청기 감독처럼 역사물에 전념해온 감독도 없음을 알 수 있다.(실제로 한국 극장판 애니메이션 40여년중 역사물은 「홍길동」시리즈와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를 모두 다 합쳐도 10편이 채 안된다. 이점에 대해선 필자도 놀랐다.) 위에 열거한 사실을 감안해보면, 김청기 감독에게 씌워진 왜색 누명은 아무리봐도 부당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필자뿐일까.
김청기 감독은 과연 표절 때문에 비난받는가?
마지막으로 다뤄볼 주장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비난의 대부분이 '표절'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마당에, 이는 어찌보면 참으로 '당연하다 못해 난데없는' 질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좀 다르게 생각해보고 싶다. 과연 이들의 비난이 단지 표절 때문일까 하는 의문이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선, 한국만화영화에 대한 세대간의 시각차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태권V」세대라 할 수 있는 지금의 2~30대에게 있어 김청기 감독은 한국만화영화의 대표하는, 잊을 수 없는 존재였다. 변변한 놀이문화조차 없었고 컬러TV도 없던 시절에 「로보트태권V」를 비롯한 총천연색 만화영화들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더구나 당시만 하더라도 김청기 감독은 「삼국지」「꼬마어사 똘이」등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며 왕성한 활동을 보였기에, 그들의 기억에 있어 김청기는 표절과는 거리가 먼 존재였다. 무엇보다도 극장의 커다란 스크린에서 본 김청기 작품의 감동은 쉽게 잊혀질 리가 없었다.
하지만 「우뢰매」로 시작된 김청기 감독의 몰락을 똑똑히 지켜본 10대에게 있어 김청기 작품의 의미는 다르다. 이들은 TV와 VTR의 발달 덕분에 그의 작품을 극장에서 볼 기회가 없었고, 따라서 별다른 감흥이나 추억도 가지지 못했다. 그나마 TV에서 방영되었던 작품들조차 80년대의 악몽을 되살려주는 「스페이스 간담V」등 표절 작품들 뿐이었기에, 70년대 김청기의 독창적 작품들은 전혀 볼 기회가 없었다. (하긴 김청기 작품 구해보기 어려운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어서, 오늘날도 중고 비디오테입이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는 건 마찬가지다.) 더구나 80년대말의 일본만화 국내개방 덕분에, 정보가 통제되었던 과거 세대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이들은 일본만화에 많이 알게 되었고, 이는 표절로 점철된 과거 한국만화영화에 대한 분노로 이어졌다.하지만 표절에 대한 10대들의 분노는 단 한사람에게 모두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전설의 표절작 「비디오레인저007」이나 「우주흑기사」의 감독이 누구인지는 아무도 기억하고 있지 않지만, 적어도 김청기 감독의 이름은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뢰매」세대에 있어 김청기 감독의 의미는 과거 「태권V」세대와는 확연히 다르다. 그리고 김청기 감독에 대한 오늘날의 극단적 평가 역시 세대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김청기 감독에 대한 비난은 표절 그 자체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자꾸만 부정하고 싶어지는 한국만화영화의 과거-그 자체에 대한 분노인 것이다.
이제는 소모적인 표절 논쟁에서 벗어나, 좀더 냉정한 시각으로 김청기 감독을 다시 평가할 때다. 「스페이스 간담V」와 「우뢰매」만으로 평가하기엔, 그가 남긴 작품들은 너무 방대하고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난 후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 만큼이나, 잘한 것은 잘했다고 확실히 이야기해야 한다. 그의 성공과 실패를 거울삼아, 나중에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이상이 잡지에 올려진 글이였습니다..
언제인가 태권브이가 새로운 모습으로 2005년도엔가 다시 제작되서 방영된다는 소식과 함께 김청기 감독을 인터뷰한 글을 신문에서 보았는데, 김청기 감독의 경우 일본작품의 하청작업만 하던 한국의 현실에서 한국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해 살고 있던 집까지 팔아서 만화 영화를 만들었다는 .... 게다기 이제는 표절 감독의 대표격으로 몰아 붙이기만 하는데 힘이 든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그의 작품 그리고 로봇 만화의 경우 실제로 일본 만화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일부 표절한 부분은 맞습니다만, 너무 그렇게 몰아 붙이지 말았으면 하는게 이글을 올리는 저의 심정입니다.. 이상 허접 답변 마칩니다.
원저자 : 네이버의 catfighter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