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행 지 : 속리산 법주사-문장대-화양계곡-수안보온천
개 요 : 더우면 덥다고, 추우면 춥다고 실내 위주의 활동만 생각할 일은 아니다. 바깥으로
나가서 활동하는 것이 건강 뿐 아니라 인생에도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배낭을 메고 과감히 밖으로 뛰쳐 나가 도보여행을 한 번 해보면 어떨까.
산길을 오르고 계곡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 틈엔가 온 몸이 땀으로 젖고 또 잠시 쉬
다 보면 부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또한 도보여행길엔 사람이 별로
눈에 뜨이지 않는다. 따라서 만나는 사람 사람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일상생활에선
찾기 힘든 사색의 시간과 함께 자신을 돌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마음껏 자연 속을 거닐며 중부 내륙의 도보여행코스를 찾아가 본다.
▶ 속리산 법주사/문장대
속리산은 산행이 그다지 어렵지 않고 암릉과 계곡의 절경을 함께 감상하며 걷는 트레킹
코스로 좋은 곳이다. 1,4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법주사 경내를 돌아본 후, 산행을 시작
한다. 법주사에서 문장대에 올라 산너머 경북 상주시 화북면 장암리까지 가는데에는 대
략 5시간 정도.
법주사에서 세심정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산책길이다. 겨울철일때도도 인근 주민인지 가
방 하나없이 간단한 옷차림으로 산보하는 사람들도 간혹 눈에 뜨인다.
법주사에서 40분 가량 걸으면 세심정 휴게소에 이르고 여기서 등산로가 갈린다. 오른쪽
길은 금강골, 신선대를 거쳐 속리산 제 2봉인 문장대(1,054m)에 오르는 길이고, 왼쪽은
복천암, 중사자암을 거쳐 마찬가지로 곧바로 문장대에 오르는 길이다. 대체로 무난한
왼쪽 길로 해서 그리 어렵지 않은 산길을 오르지만, 그래도 다리에 힘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쉬엄쉬엄 주변 풍경에도 신경을 쓰면서 차분히 올라가다 보면 이따금 먹이를 찾
아나선 청설모가 모습을 드러내 피로한 여행자의 구경거리가 되어 주기도 한다.
완만하던 등산로는 보현재가 가까워지면서 경사가 다소 가파라진다. 세심정에서 이곳까
지는 1시간 남짓. 보현재를 넘어 돌계단을 내려선 후, 다시 문장대까지 올라 가는데는
1시간 30분 가량 걸린다.
문장대는 거대한 단일 바위봉으로 정상의 펑퍼짐한 너럭바위에는 수십명이 한꺼번에 앉
아 있을 수 있다. 문장대 정상에 올라 충청도 보은땅과 건너편 경상도 상주땅의 화려한
풍치절경을 감상하고 난 후, 경북 상주쪽 하산길로 접어든다. 힘든 구간은 전혀 없다.
내리막길이므로 1시간 30분 정도면 속리산 반대편 입구인 상주시 화북면 속리산 국립공
원 화북분소에 이르게 된다.
매표소를 빠져나오기 전에 하산길 오른쪽 계곡에 위치한 오송폭포를 잠깐 들러본다. 등
산로의 시멘트길 옆 숲속에 살포시 숨어있는 오송폭포는 높이 15m로 웅장하지는 않지만
5단의 층을 이루며 떨어지는 모습이 볼 만하고 주위의 숲속에 둘러싸여 있어 아늑한 분
위기를 자아낸다.
국립공원 입구 매표소를 빠져 나와 장암교까지는 40∼50분 거리. 힘과 시간이 남는다면
길을 걷다 왼쪽 장바위산으로 올라가 견훤산성을 구경해보는 것도 좋을듯 싶다. 후삼국
시대의 견훤왕이 이곳에 산성을 쌓고 군사를 양성했다는 곳인데 그다지 높지 않으므로
왕복 1시간 정도면 다녀올 수 있다. 조금 가파른 코스도 있긴 하지만 소나무 숲이 우거
진 호젓한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는 기분이 괜찮다.
* 숙박은 장암교 부근에서 민박을 이용할 수 있다. 화북면 장암리 일대는 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고 또 일찍 끊기는 탓에 속리산에서 하산후 시간이 늦으면, 이곳 장암교 근
처에서 숙박지를 정하는 것이 편리하다.
* 교통편 : 속리산 법주사까지 가는 버스는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1일 3회, 동서울터미
널에서 1일 12회 가량 있다. 그 외 지역에서는 청주를 기점으로 해서 법주
사행 버스를 이용하도록 한다. 청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법주사까지는 15∼
20분 간격으로 직행버스가 운행한다.
▶ 화양계곡
계곡은 겨울보다는 여름에 많이 찾는다. 그러나 겨울의 한적한 분위기에서 계곡을 걷는
일은 여행자에게 색다른 경험과 사색의 시간을 제공한다. 학소대, 와룡암, 첨성대 등 9
개의 절경이 모여 있는 화양계곡(화양구곡)은 그다지 추운 날씨가 아니라면 유모차를 밀
면서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을 정도로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어 겨울철 낭만적인 도보
여행 코스로도 그만이라 할 수 있다.
장암리에서 청주행 버스를 타고 충북자연학습원 앞에서 하차하면 곧 화양계곡 입구이다.
처음엔 펑퍼짐한 산길을 올라가게 된다. 아쉽게도 올라가는 길 내내 산책로 아래로 나무
들이 우거져 있어 계곡의 모습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화양구곡의 하나인 '파천'도 오
름길 산책로변에서는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치기가 십상이다.
이렇게 40분 가량 걷다보면 첫 절경인 학소대가 나타나고, 여기서부터는 크고 작은 바위
들이 만들어낸 절경의 화양계곡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와룡암, 능운대, 첨성대를 차례로
지나 화양 제3교를 건너면 이곳부터는 우암 송시열과 유교문화의 흔적이 배어 있는 유적
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본래 화양동 구곡의 이름들도 우암 송시열이 송나라 주자
의 '무이구곡'을 본떠 각각의 이름을 붙인 것이라 한다.
우암이 은거했다는 계곡 건너편 암반 위의 집 암서재, 명나라 황제인 신종과 의종의 제
사를 지내던 만동묘, 도도한 세도정치의 흔적인 화양서원터와 하마소(下馬所: 행인은 말
을 내려 걸어서 지나가라는 뜻) 등의 명소를 살펴보고 난 후 운영담(雲影潭 : 구름이 연
못에 비친다는 뜻의 화양 제 2곡)을 지나 화양 제2교를 건너면, 화양계곡 도보 트레킹은
거의 끝나게 된다. 여기까지 2시간 가량 소요되지만 벌써 다 지나왔나 하는 아쉬움이 남
아 다시금 뒤를 돌아보게도 된다. 한편 화양 제1곡인 경천벽은 이곳에서 계속 20분 가량
걸어가서 화양동매표소 조금 못 미친 곳에 있다.
* 숙박은 충북자연학습원 못미처 송면정류장 부근이나 화양계곡내 민박집, 또는 화양제
1교 부근의 화양동 민박지구를 이용하면 된다.
* 교통편 : 장암리-화양계곡(충북자연학습원) - 청주행 버스가 대략 1시간 간격으로 있
고 아침 07:00∼09:00 사이에는 시간당 2회씩 운행되는데, 버스가 오면 손
을 흔들어 세워야 한다. 만약 화양계곡 근처에서 숙박을 할 계획이라면, 장
암리에서 오후 18:00에 막차가 떠나므로 서둘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