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59 |
|
|
이번 3인조 산행에서 그 동안의 행보 답지 않게 날쎈돌이가 영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는군요.
새벽에 살짝 내린 비로 청명한 날씨지만 햇볕이 뜨거워 기온이 제법 높은 데다가 조망이 좋은 능선코스를
계속 가느라 땀도 많이 흘러내립니다. 비봉 남릉선에서 문수봉 난간코스를 올라가고 나니 다리가 후들거리나
봅니다. 그래도 여름 휴가 중 평일 산행이라 한적한 게 그나마 다행이군요.
여름내내 바쁜 회사일에 주말엔 3인조 산행으로 피로가 쌓였나봅니다. 이번 산행은 아무래도 빨리 마무리하고
3인조 몸보신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야겠습니다. 그 동안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40 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고 해서)메뉴로만 보았던 지호삼계탕의 "해계탕"을 산성계곡 하산 길에 미리 예약주문을 해놓습니다.
지호삼계탕은 프랜차이즈로 여러 곳에 있지만 서오릉 가는 길에 있는 은평구 서오릉점이 가장 제대로 내는 것
같더군요. 도착하자마자 미리 차려놓은 2층 방으로 안내를 해줍니다.(02-355-2110)
지호삼계탕은 옹추(40-50일 정도 키운 숫탉)에 한약재를 넣어 걸쭉하게 끓여낸 구수한 국물과 쫄깃한 닭고기
맛이 좋은 집입니다. 큰 차이는 아니지겠지만 남성 건강삼계탕과 여성 미용삼계탕으로 구분해서 내는데 전에
포스트로 올렸던 "토속촌"보다 해운의 입맛에 더 맞는 집이지요. 그런데 매번 디카를 놓고 가서 이제야 올리
게 되었답니다.
메뉴 중에서 약닭찜과 영계매운탕, 해계탕은 토종닭을 사용하는데 이 닭을 애벌 삶는 시간때문에 미리 예약
주문하는 게 좋습니다. 다른 삼계탕집보다 이집이 마음에 드는 또 하나는 바로 이 겉절이 김치 맛입니다.
삼계탕이 나오기 전에 서비스로 나온 인삼주를 칼칼한 맛의 겉절이 안주로 한잔 하는 맛이 그만이랍니다.
3인조의 여름 보신메뉴, "해계탕이 담긴 전골냄비가 나옵니다. 우선 보기에도 푸짐해보이는군요. 몸에 좋다는
식재료는 모두 모아놓은 듯 합니다. 전복 4미에 새우 꽃게 버섯 미나리, 그리고 토종닭으로 낸 육수....
별도로 내온 뚝배기에는 살아서 꿈틀거리는 큼직한 낙지 한마리가 육수가 끓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토종닭은 그 아래에 깔려 있는 듯합니다.
전복도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잠시후면 잠잠해지겠지만 네마리 모두 싱싱해보이는군요.
꽃게 껍데기의 떼깔이 좋아보입니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 살아있는 낙지가 투하됩니다. 낙지는 살짝 데쳐서 먹어야 야들야들한 맛을 놓치지 않겠
지요. 게딱지를 뒤집어서 작게 짜른 낙지 토막들을 모아 놓아줍니다.
자 이제 먹어줘야지요. 적당하게 익힌 생전복부터 한 미씩 접시로... 부드러우면서도 충실하게 씹혀주는 맛이
좋습니다. 몸으로 바다의 기가 흡수되는 듯한 기분이, 물론 양식이겠지만. 미나리의 향도 근사하네요. 표고
버섯은 쫄깃하니 통통한 살을 씹는 맛도 그만입니다.
웬만큼 해물과 야채를 건져먹고 나서 아래에 깔려있던 토종닭을 토막치기 시작합니다. 미리 애벌 삶아내 기름이
빠져서인지 맛이 담백하면서도 쫄깃하게 씹히면서 고소한 살코기 맛이 다시 식욕을 돋구어주네요. 국물 맛도
시원하고 담백한데도 칼칼한 맛을 내주는데요, 해장으로도 좋을 것 같군요.
이게 끝이 아니랍니다. 찹쌀죽이 기다리고 있네요. 건더기를 다 꺼내고 남은 육수에 미리 질게 지어놓은 찹쌀
밥과 야채를 넣고 한소큼 끓여내고 나니 남은 영양분을 모두 흡수한 영양 죽이 완성되었네요.
이렇게 몸에 좋은 것들은 다모아 놓은 듯한 해계탕으로 3인조 모두 건강한 여름을 나는 에너지를 충분히 충전
했겠지요, 다음 주말엔 지리산 산행이 기다리고 있는데.
첫댓글 가까운 곳이면 한번 청솔가족분들과 가고싶구만... 영 너무 멀어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