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정작 장마철때는 비도 얼마 오지않았는데, 요즘 들어 더 자주
비오는 날이 많아지고 , 습도 높고 후덥지근한 날씨에, 열대야현상에
신체리듬도 고르지 못할텐데...
사랑하는 친구님들!! 그동안 모두 건강하시고 하계휴가도 잘 다녀오시고,
이제 일상의 생활로 돌아와 열심히 살아가리라 믿습니다.
지구온난화현상인지 우리나라 여름날씨도 하도 요상하여 이젠 아열대의
기후에 속하려는지... 마른 날에 갑자기 번개치고 떼구름 밀려와 소낙비가
내리치니 항상 옆구리에 우산을 준비하고 다녀야겠구먼요.
저도 이번에 8/2~8/5까지 하계휴가를 가지었지요.
첫날 8월2일은 사위얼굴 잊어버릴까 걱정된다는 장모님의 불만섞인
하소연에 모처럼 처가집에 다녀왔지요. 김천에서 조마다리로 해서
대덕을 지나 거창한 산골동네 경남 거창으로 행하였지요. 조마다리 밑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엄청 많더군요. 그러고 보면 구미, 김천 근방은
깊은 계곡이나 물이 많은 하천이 없어 마땅한 피서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리 밑에 무슨 좋은 것이 있다고 오죽하면 조마다리 밑에 그렇게도 많은 사람이...
옛날에 한번 놀러 갔다가 옆팀에서 소위 말하는 북한말로 단고기 삶는 냄새에 어찌나 속이 울렁거리였는지...
오랫만에 처가 식구들과 거창의 수승대에 들러 맑은 물과 계곡의 경치에
취해 더위를 식혔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kbs방송 "6시 내고향" 프로그램에도 소개되었던
"삼산이수" 라는 갈비집에 들러 식사도 하였지요.
그 당시 아나운서의 코멘트로는 갈비찜 맛이 죽인다고 하였는데...
고기보다는 생선구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맛이 별로였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인지 어금니도 신통치않고 질긴 것은 오래 씹지도 못하겠고 ㅎㅎㅎ
둘째날 8월3일은 밀양 얼음골을 가 볼까 하다가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아 가까운 문경세재를 갔다왔지요. 조선시대 영남과 한양을 잇던 영남대로인
문경 옛길은 과거를 보기 위해 한양으로 향하던 선비들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고 kbs드라마 세트장 (태조 왕건, 대조영 촬영중) 이 있어 볼거리가 풍성했지요.
제 1관문에서 제2관문까지의 비포장도로에서 맨발로 걷는 기분도 좋았고...
길 옆따라 흐르는 시원한 계곡물과 울창한 소나무숲, 자연림으로 산림욕에도 그만이였지요.
제 2관문까지만 구경하고 내려오다가 산 속에서 갑자기 천둥 번개에
엄청난 여름 소낙비가 내리쳐 헐레벌떡 뛰어 내려 오다가 길 옆 숲속 어디에선가
은은한 섹소폰 소리에 홀리어 비를 피하기 위해 그 곳으로 향해 돌진하였지요.
산장이면 산장이고, 찻집, 운치있는 조그만 식당 그러한 곳이였지요.
주인 아저씨는 덥수룩한 수염에 뒷머리는 말총묶은 머리에,
내가 보기에는 영락없는 산 속의 도사님이였지요.
주인 아저씨가 직접 연주하는 "숨어 우는 바람소리" 의 은은한 섹소폰소리에
파전, 도토리묵 한사발에... 그런대로 기분좋았지요. 집사람과 음식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주인 아저씨가 다가와 하는 말
"우리집에서 직접 빚은 좃껍데기술입니다. 죽입니다."
하면서 색깔도 노리끼리한 것을 한 컵 건네주시는 것이였습니다.
얼굴도 점잖게 생기었고 폼새도 도사님같은데, 더구나 숙녀와 동행하고 있는데,
아무리 농익은 농담이라도 너무한것 같았다. 야리끼리한(?) 실눈으로 바라보면서
다시한번 물었다. 대답은 역시나 똑같은 "좃껍데기술"이였다. 그것 참 술 이름 한번
요상하다고 생각되었지만 아마 바다에서 나오는 조개껍질을 어떻게해서
만든 술이라고 나름대로 정리해석하였다. 어찌하였든 내가 먼저 시식을 했는데
뒷맛이 입에 쫙쫙 달라 붙는 것이 술이름같이 약간 짭짤(?)하면서 감칠맛이
나는 것이 무슨 어떤 말로 표현할 말이 없는지라...
한마디로 "띵호와, 원더풀, 스바라시,끼똥차 등등" 였다.
색깔도 누릇누릇하고 영양가도 있는 것 같아 마누라 맛도 안 보이고 혼자 원샷하였다.
이 사람같이 술 잘 못먹는 사람이 어설피 많이 먹기에 엄청 좋은 술이였다.
비도 그치고해서 알딸딸한 기분으로 섹소폰소리를 뒤로하고 정류장으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의 좌우 늘어진 상가에도 볼거리가 많았다.
그 때 그시절의 풀빵, 국화빵, 찐 옥수수도 먹어보고...
풀빵 한 입 물고 털레털레 내려오는데 갑자기 한 식당 앞에서 나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그 집앞 유리창에 쓰여진 문구가 "조껍데기술" 이였다.
한 잔더 먹고 싶었는데 마누라가 급구 만류하여 술은 그만두고 무슨 술인지
정확히 알아나보자하여 가게주인인 아주머니한테 물었다.
대답은 이곳 청정지역에서 재배된 조, 수수, 곡물껍데기와 심산약수로 빚은 술이라는
것이였다. 그때서야 나는 산장의 찻집 주인아저씨와 있었던 일들이
나의 오해라는 것을 깨달았다.
40~50대 여성들이여! 한여름밤 열대야현상에 덥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여름 내내 가까이 오지않는 남편들에게 강력히 이 한병의 술을 추천합니다!!
문경세재의 조껍데기술!!
아마도 일주일에 1~2일은 황홀한 밤을 맞이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않습니다.
조껍데기속에는 풍부한 비타민B군과 각종 미네랄, 토코페롤, 항산화제...
하여튼 좋은 것은 다 함유하고 있으니 문경세재에 들르면 조껍데기술 한병 꼭
챙기어 길이길이 부부애가 깊어지기를 기원합니다.
8월4일은 친구들과 필드나가 놀고 저녁에는 친구들과 연탄석쇠돼지구이에
소맥을 즐기었죠. 체했는지 밤새 토하고 난리부리고...
그날 밤 나는 마누라한테 죽도록 얻어터졌죠.(입으로)
8월5일은 어김없이 찾아오는 매달 첫째주 일요일. 당번약국이라
국민의 건강과 보건을 위해, 먹고 살려고 열심히 일하였지요.
날씨가 엄청 더워 말도 안되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로 몇자 올리어 봅니다.
더위 잘 이겨내시고 내내 건강들 하시구요.
첫댓글 즐거운 휴가 다녀 오셨구만 ㅎㅎ
히야!! 회원정보란에 동생 사무실 이름 좀 바꾸주라..응~~~~~
모처럼 친정에 가서 은호엄마가 참 좋아했겠네요.........^^
씨암탉 못 얻어본적이 오래되었읍니다.....무더위 잘 이겨내고 계시죠??
네,,.,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일간 한번 놀러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