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함평 초등학교 강연 요청은 지난 4월에 받았다.
봄에는 강진 도서관, 가을에는 함평... 앗싸! 놀러 가야지 하면서...... .
그랬는데 9월이 되니 시간 내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고민 끝에 날씨도 좋고 하니 1박 2일, 남편과 남도 여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함평초등학교는 각 학년에 3학급씩, 18학급의 작은 학교였다.
시골 학교가 대개 그렇듯, 예전에는 내노라 하는 대규모 학교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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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하게 잘 가꾸어진 학교 정원과 운동장이 한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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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 잔디가 깔린 운동장이다. 보기에는 좋으나 아이들 건강에는 인조 잔디가 별로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학교운동장에 천연잔디를 까는 곳이 꽤 있는데, 잔디 관리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든단다.
대체 누구를 위한 잔디 운동장인지 원. 한심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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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건물 뒤로 꽃무릇이 한창이다.
꽃무릇은 <상사화>라고도 하는데, 봄과 여름까지 잎이 무성하다가 잎이 다 지고 나면 꽃대가 쑤욱 올라와 피는 꽃이다.
우리 집에 있는 <상사화>와는 꽃 모양과 색깔이 다르다.
전라남도 함평과 영광에는 꽃무릇이 장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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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도서 <늦둥이 이른둥이>와 <김치를 좋아하는 마녀>, <호기심 대장 1학년 무름이>를 읽은
1, 2학년 아이들이 내 강연을 듣기 위해 도서관에 모였다.
아이고야, 담당 선생님이 조용히 시키려고 '손머리'를 외치는 바람에 아이들이 모두 얼음이 되었다.
그치만 내가 강연할 때는 질문도 많았고, 생글생글 웃기도 하고, 질문에 '저요저요' 손도 많이 들고..
자유롭고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으니... 이 사진을 보고 경직되었으리라 생각하면 오산이란 말씀!
간간히 질문을 하면서 준비해 간 사인지(주의 집중용)를 나눠주고, 사인지를 받은 아이들은 내 책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어찌나 아이들이 흥미를 보이던지...... . 즐거웠다.
다만 함평나비에 대해 말하던 중 내가 모르는 나비 이름을 말하는 아이에게 사인지를 주기로 했는데,
한 일학년 아이가 "노랑나비요'라고 대답했다.
'노랑나비'는 나비 이름이 아니라며 일축했는데, 나중에 나비 박물관을 가보니 '노랑나비'라는 정식 이름이 있었다.
에고, 이런**
아이가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함평초등학교는 그 날 하루 오전에는 고학년 대상으로 작가 '김남중'씨가 다녀갔단다.
작년에는 '고정욱'씨가 다녀갔고...... .
정식 사서가 아닌 일반교사가 도서관 업무를 보면 무척 일이 많은데,
담당 교사가 너무 힘들어 보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교육청에서 사서를 지원해 주었는데,
4대강 사업으로 예산이 줄어 그마저 끊겼단다.
그래도 책 읽는 풍토를 만들어 주니, 작가인 나로서는 고마울 따름이었다.
첫댓글 아이고야, 어린애들 모습이 올망졸망하니 귀여워요
좋은 시간, 좋은 일들,,,아이들이 정말 행복했겠어요...노랑나비...그거 그애한테 알려줄수 없을까요?
선생님 말씀처럼 요즘 운동장들...글쎄입니다 보기엔 좋은데...보기에만 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