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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이할매가 금춘본가에 온 것은 뜻밖의 행운이었다. 먼 장거리 여행의 바깥출입이 쉽지않은 터여서 마음으로만 만나고 싶은 생각에 머물렀었는데, 이번에 대구에 부모님이 사시는 친정집에서 제사를 지낸다고 거기 참여하는 길에 안동 임동의 당숙네와 정산의 고모집을 둘러보고 가신다고 해서 정산에 있는 금춘 본가도 월초 동창인 나도 만나본다고 해서 많이 기대했었다.
우린 이미 카페의 수요정팅으로 그 이야기를 나누었던바 예천에 계시는 그림자 인구형은 어제 미리 와 있었고, 안동의 동목이는 옥이할매보다 좀 늦게 도착했지만 우린 다 만날수가 있었다. 몇개월간 금춘카페 대문에 걸려있던 사진처럼 옥이할매는 여전히 달덩이 같은 예쁜 모습으로 금춘 본가에 왔다.
그 만남이 단순한 악수 만으로는 반가움을 다 나누지 못해 보고 또 보고... 숙표가 해 놓고 간 보리밥을 겉저리 생나물에 썩썩 비벼먹고, 커피도 한 잔씩 타 먹으며 인구형과 셋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동목이가 와서 함께 기념 사진도 폰카로 찍으면서 말로할 수 없는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그러다가 옥이할매의 친정 여동생도 잠시 만나고 친정 일행들과 함께 가지 않는다기에 종고모네 가서 인사하고 오라하고, 그림자, 동목과 셋이서 우리는 바둑을 두었다. 그사이 옥이할매는 고모네를 다녀오고, 친정 식구들을 먼저 보낸뒤, 명심보감 형님댁에 잠시 들러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었고, 인구형과 진균이와 나는 형님집으로 가서 다시 옥이할매와 합류하여 월곡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올라가 지난 시절을 낚아보려 몇판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리고 진균이 차로 주진교를 감돌아 수몰된 옛 미질땅이 보이는 새길로 드라이브를 했다. 별로 관광적인 요소는 없었지만 지난 시절의 마을 지명이라도 되찾아 주려고 나는 열심히 설명을 하며 한바퀴를 돌아왔다.
그새 낮에 결혼식 두곳을 다녀온 숙표 아내가 저녁상을 준비하여 우리 네사람은 맛있게 저녁을 먹었고, 다시 커피 한잔씩 하면서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시간이 좀 길었으면 좋을텐데...
진균인 제사를 지내야 하고, 인구형도 오늘 집에 가야 한다기에 옥이할매는 진작부터 안동 시내에 있는 여동창을 만난다고 빨리 가려 하기에 나는 함께 갈 수는 없어서 아쉽지만 놀던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 마지막 악수까지 잊지않고 진균이 차로 동창 천정애 가게에 모셔드릴 것을 당부하고 옥이와 헤어졌다.
밤새 이야기해도 끊이지 않을 즐거움이, 많은 미련으로 남겨진 가운데 잠시나마 함께한 옥이의 체취를 상기하며 오늘 일기로 기록하여 봅니다.
또 다른 먼 훗날 더 많은 이야기 나누며 행복해 할 날이 있겠지요. 어려운 걸음을 한 만큼 옥이의 옛고향 옛 친구들 만나는 여행이 남은 시간동안 계속 즐거움의 연속이기를 바라고, 밤기차로 부산으로 돌아갈 때는 가슴에 행복이 가득 쌓이기를 기도합니다.
2008년 2월24일 안동 정산에서 카페지기 권오웅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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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네~에! 나도 햇살님의 바램처럼 옥동생의 모처럼 고향과 친청나드리가 고운추억이 되어 부산으로 돌아갈 때는 가슴에 행복이 가득 쌓이기를 바라면서. 함께 참석한듯 눈앞에 선한 님들의 만남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재미나게 써주신 했살아우님과 손님맞이 하시느라 수고 많이 하신 숙표아지매 에게도 감사드리며 알콩달콩 재미나는 이야기 잘 일었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한 주 되세요.^*^
예, 고맙습니다. 이슬누님.
모처럼 박여사가 나들이를 했군요. 금춘본가에 들려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추억을 쌓았군요. 잘 하셨습니다.
초봄의 만남이 짧기만 했습니다.
정산 햇살집에 누가 오면 꼭 꼽사리 끼는 동목이 이번에도 곁다리 처럼 끼어 들었습니다. 덕분에 잘 놀고, 옥이할매 처음으로 실물보고, 저녁까지 잘 얻어 먹고 왔습니다. 시간이 모자라서 옥이할매에게 좀 더 화려한 외출이 되게 해 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모처럼 행복하게 보낸 하루였습니다.
걸리지 않게 잘해~주지
꼽사리 끼어서 행복했다니 다행이구나!
얼굴이야 두손으로 가릴수 있지만 보고츤 마음 하늘만하니 처라리 두눈을 감을수 밖에 안봐도 시끌벅적과 오손도손이 같이 했을 풍경이 그려지네요 . 미혹의 길을 벗지못하는 이놈은 그저 전화속의 음성으로 달래수 밖에~~
어떤일을 놓고 한참동안 망설이거나 자제를 해야할 땐 조건을 배제하고 가장 하고싶은 쪽으로 기울어 봐요. 결정하기가 한결 쉬워질테니까요.
옥이할매가 다녀간지 두주가지나고 이제야 알콩달콩에들여서 읽어보고 나도한줄 올리내 동생 덕에 여동생 이생겨서 오라버니 하면서 누가 가르쳐줘는지 바로찾아들온 옥이는그냥 들와서 얼굴보여주는것만도 행복한데 검은콩두유를 큰것 한박스사들고 와서 날마다요즘 내가간식으로잘먹고있다 30여분 앉아서 이야기너무많아 두서없이 하다가 그만 동생들이와서 솔개가 병아리낙궈채드시 그만 대리고가버려 아쉬워지만 시간이없어 만날사람 다 못만나고 돌아볼곳 다못보고 갈까바 어서 가라고 보냈다 그래서 참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