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도너리)오름-정물오름-당오름
포근하기까지한 봄날이다. 모슬포지역의 소문난 오름들을 찾아나섰다. 지도를 보니 이 세 오름은 인접해 있었다. 길 이쪽이 돌오름이라면 건너에는 정물오름과 당오름이 있다. 한림 이시돌목장 주변이었다.
오름보호를 위해 안식년이란 현수막이 걸려있다. 기간은 2009년 말일까지인데 또 다른 현수막에 올 해까지 연장한단다. 우리는 철문 옆 약간 허물어진 돌담을 건너 들어왔다. 커다란 목장지역이라 말똥 소똥이 지천에 깔렸다. 어디가 길인지 발자국으로 눌린 풀밭을 따라 올랐다. 겨우내 회초리처럼 변한 가시덤불이 손톱발톱 다 세우며 옷자락을 부여잡는다. 산책로가 조성이 안된 산길은 송이(붉은 돌 가루)가 서리발을 풀지않았다. 차라리 송이가루 보다 걷기엔 낫다. 발앞부리에 힘이 간다.
저기 마주 보이는 오름이 '정물오름과 당오름'이다. 저 카시시한 가시덤불의 가지에도 봄이 왔다. 빈혈을 이르키다 코피를 쏟을 것처럼 자줏빛 혈색이 돈다. 뚝 자르면 탁한 피를 흘릴 것 같다.
우리는 돌오름의 정상에서 굼부리 주변을 돌고 있다. 굼부리 둘레가 400미터, 아래에는 돌이 많아 돌산이라고도 한다고. 정상에서 산방산과 마라도까지 볼 수 있고 서부지역 무수한 오름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 보라색 꽃은 아~뭐더라~
'2월의 꽃향유'를 사진작가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도 기다렸다가 한컷 찍었는데 7-8명이 순서를 기다린다. 차리리 '봄향유'라 불러야 한다고 누군가 말한다. 2월에 봄의 전령처럼 천만년 늙은 바위품에서 수줍게 피어난다. 새끼손가락만한 키로 굼부리의 별이 되어...
위의 꽃향유를 카메라에 담고 있는 사진작가들...아마츄어인지 프로인지를 굳이 따지고 싶지않다.
길건너의 '정물오름'앞에 도착했다. 산책로가 조성이 되어있어 이 세오름 중 제일 걷기 편하다. '이시돌젊음의 집'을 바로 지나면 진입로가 있다. 오름 기슭에 정물샘이 있다. 옛날엔 중산간 마을 사람들이 식수로 사용했다한다.
폐타이어발판으로 길을 만들어 쭉 오르고 내려가는 길이 편했다...길옆 억새들이 바삭하게 말라있어도 하늘을 향해 허리를 세우고 있는 것이 기특해 보였다.
'돌오름' 왼쪽 뒤로 산방산이 캡모자처럼 놓여있는 것이 선명하다.
정물오름의 정상.. 로프를 쳐둔 움푹 꺼진 곳에 비가 오면 물이 고인다고...이 오름처럼 샘물이 있는 오름은 드물다.
길 건너편 '블랙스톤 골프장'의 인공호수들...아까 우리가 돌오름에서 내려다봤을 때는 골프객이 전혀 없더니 두어팀이 걸어나가는 것이 보였다. 이 골프장 바로 지나 농로로 들어가면 돌오름입구를 만날 수 있다.
정물오름 표지석 근처에 샘물통이다.
'당오름':예전엔 오름에 신을 모시는 堂(당)이 있었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버스에서 내린 한 무리들이 앞서서 오름을 오른다. 길이 없으므로 가시나무들만 피해서 지그재그로 오른다. 가파른 오름이라 꽤나 사다구니쪽으로 힘이 들어갔다.
당오름에 오른 사람들은 앉아 쉬면서 주변경관에 취해있다. 800미터의 굼부리주변을 돌았다. 굼부리깊이는 40미터 정도..이 오름 동쪽에는 캐슬렉스골프클럽, 서쪽에는 블랙스톤골프클럽이 있다. 남쪽비탈이 완만해서 내려오는 길을 택했다. 가파르게 올라 완만하게 뒷쪽으로 내려와, 다시 기슭을 돌아 목장밖으로 나왔다.
세 오름을 탐방하고나니 12시30분..한림항으로 이동했다. 아들이 명절음식에 질렸으니 회를 사달라했다. 비양도선착장 동쪽 어촌계횟집이 저렴하다해서 찾아갔다.
제주올레 협력 음식점이었다. 비양도가 콧앞으로 보인다.
황돔1킬로그램 싱싱해서 4만원이다. 매운탕끓여주는 것이 5,000원에 공기밥 셋 3.000원 =48,000원짜리
거한 점심이다.
3만원짜리도 있지만 4만원짜리 황돔은 제값을 해서 싱싱하고 쫄깃했다..아침부터 기분이 저조했던 아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돌아오는 길을 한담리 해안도로와 고내포구쪽으로 택하였다..파도가 실금을 긋고있는 바닷가에는 유난히 강태공들이 많았다. 자연의 품에 안기면 만사를 잊는다는 강태공처럼 우리도 내일을 위하여 지나간 것을 모두 비우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첫댓글 언제 갔었는지...어제(2월21일)..??? 날짜가 없어서...^^&
응. 어제 맞아...
동초정기오름 산행때 도너리 정물 당 원수악 구경하였다
도너리 분화구 한바퀴 돌아서 오름 탐방을 마무리
응. 경옥이가 거기가 좋다해서 간거야...친구들이랑 못가지만 정보를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 여겨...우리 가족이 동초오름팀을 뒤따르고 있다고 해야지..ㅎㅎ
보라색 곷은 쑥부쟁이야 봄에 만개하는데 끈질게도 한겨울을 잘 견디어구나,,,,,,
맞지? 나도 쑥부쟁이라 생각했는데...땡큐~애랑~~숨었다가 봄의 전령이 되어 "헬로~"하더라~~ㅎㅎ
"보라색 고장은" 으로표현 하심이 더 좋을 듯 하나이다. 제주방언으로 "꽃 = 고장"
물이신 오름에 가니
먹음직헌거 심어(잡아)신디
그림에 떡이 아닌 생선괴기로다.
먹구정허여 보았짜
친구의 지난간 추억이로다.
ㅎㅎ......재미지게 표현햄싱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