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하반기 아파트 분양 줄줄이 연기
올해 하반기에 예정됐던 부산지역 아파트 분양 물량의 상당수가 부동산 시장 침체와 건설사의 자금난 등으로 내년 이후로 연기되는 등 아파트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이는 내년 아파트 공급에도 영향을 미쳐 연쇄 분양 지연에 이어 장기적으로 아파트 가격 상승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현재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벽산건설㈜은 당초 올 하반기에 북구 금곡2구역 재개발(431가구)과 금정구 구서동 블루밍타워(296가구), 금정구 청룡동 주상복합(274가구) 등을 분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6월 말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채권단이 이들 사업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자금난 여파
건설사 상당수 내년으로 미뤄
공급 물량 지속적으로 감소
2,3년 후 가격상승 요인 될 듯
벽산건설 채권단은 청룡동 주상복합에 대해서는 매각을 검토하고 있고, 나머지 사업도 내년으로 연기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벽산건설 영남지사 박종곤 부장은 "채권단의 의뢰를 받고 실사를 펼치고 있는 A회계법인은 청룡동은 구서동 분양 이후 재검토하고, 금곡2구역과 구서동은 중소형 평형으로 설계변경이 완료되었기 때문에 상황을 재점검해 분양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토 기업인 ㈜동원개발도 올 하반기에 공급 예정이던 북구 화명동 화명2차동원로얄듀크(269가구)의 분양을 내년으로 넘겼다. 하지만 오는 9월 예정이던 연제구 거제동 거제4차동원로얄듀크(118가구)의 분양은 오는 10월에 실시키로 했다.
해운대지역 대규모 재개발로 관심을 끌고 있는 해운대힐스테이트위브(2천369가구)도 당초 8월 중 분양 예정이었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아직까지 분양 시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추석 이후 분양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분양가 때문에 예민하게 분양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수영구 민락동 더샵(866가구)의 분양을 오는 10월에서 11월로 연기했다. 대부분 평형을 중소형 위주로 설계 변경하면서 아직까지 평당 분양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도 사하구 당리1구역 푸르지오(542가구)의 분양을 당초 오는 9월에서 10월로 한 달 늦췄다.
최근 각종 사업을 축소키로 결정해 파문을 던지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기장군 정관면A25구역 정관휴먼시아(444가구)를 오는 9월, 북구 만덕동 부산만덕6휴먼시아를 오는 11월에 예정보다 서너달씩 늦춰 공급키로 했다. 하지만 당초 10월 분양 예정이었던 사상구 괘법동 부산괘법국민임대(291가구)의 분양은 공사현장에서 오염물질이 발견돼 분양을 내년으로 넘겼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은 오는 10월 공급키로 했던 동래구 명륜3구역 아이파크(947가구)의 분양을 강행키로 했다. 부산지역 올 하반기 공급물량 가운데 예정대로 공급되는 유일한 물량이다.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강정규 교수는 "올 하반기 공급 물량이 내년으로 넘어가면, 내년 상반기 물량이 다시 하반기 또는 다음해로 연쇄적으로 밀리게 된다. 이렇게 연쇄적으로 밀리다 보면 포기하는 사업장이 자연적으로 생기면서 공급 물량이 줄어든다"며 "이들 물량의 입주가 시작되는 2, 3년 뒤에는 물량 품귀에 따른 아파트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하게 된다"고 밝혔다.
부산일보<2010.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