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금(大長今)] 21
줄거리 :
한 상궁이 없는 것을 알게된 대비는 경합을 중단시키려 하지만 중전의 간청으로 경합은 계속된다.
경합에서 궁지에 몰린 장금은 박나인이 적어놓은 방법으로 평범한 닭 진흙구이를 준비하고
최상궁은 최고의 요리인 애저찜을 준비한다.
광에서 탈출한 한 상궁이 경합이 벌어지고 있는 연회장으로 돌아오지만
한상궁은 이 경합은 이미 장금의 것이라며 한발 물러서 경합을 지켜본다.
정상궁은 건강을 이유로 가능한 빨리 최고상궁의 자리를 물리고 궁을 떠나려 한다.
그런데 최상궁과 그 집안은 이번 대비의 결정을 번복하기 위해
소주방, 동궁전, 병과방 등 상궁들의 세를 모으기 시작하는데...
씬1 연회장(식선각 낮)
모두 있는 가운데..
대비 : 헌데..
제조상 : 예.. 마마..
대비 : 경합의 당사자인 한상궁은 어찌 보이질 않고.. 나인이 계속 음식을 가져오느냐?
장금 : (당황)
정상궁 : (당황)
제조상 : ......
최상궁 : ......
대비 : 한상궁은 안에서 음식을 하느냐?
최상궁 : ......
정상궁 : ......
제조상 : 그것이 아니오라.. 한상궁은 궐밖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대비 : 뭐라?
당황하는 정상궁의 표정과 당황하는 장금의 표정(20부 엔딩).
제조상 : ......
대비 : 돌아오지 않다니.. 정상궁! 그게 무슨 말이야?
정상궁 : 어젯밤 준비해놓은 재료를 동물이 망쳐놓는 바람에 다시 구하러 나갔는데..
여태껏 돌아오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대비 : 대체 뭘하고 있다가 재료를 망쳐? 더구나 재료를 망쳤으면
없는 재료로라도 경합시각에 맞춰야지 이는 기본 아닌가! (화가 난 표정인데)
제조상 : 저도 그리 생각하여 마무리를 하려했으나 최상궁이 대비마마의 생신인데다
최상궁이 경합자에 대한 의리로 끝까지 기다려주자 하여 그냥 진행을 시켰습니다.
장금 : (불안한 표정)
최상궁 : (득의 양양한 표정이다)
중종 : (제조상궁에게) 허면 지금 올리는 음식은 누가 하는 것이냐?
제조상 : 한상궁의 보조 나인인 저 아이가 하고 있습니다.
대비 : 더 물을 것도 없소. 이는 이미 결판이 난 일이야.
중전 : 마마! 잠시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대비 : ......
중전 : 저 아이는 태평관 때도 제 스승의 뜻을 잇겠다 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나서서
일을 해결해 낸 아이입니다. 이번에도 스승이 위기에 처하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
관용을 베풀어주시지요?
대비 : ......
최상궁 : ......
장금 : ......
정상궁 : (몸이 불편한 듯 식은땀을 흘리고)
중종 : 예.. 마마! 더구나 이 자리는 경합의 자리이기에 앞서 어마마마의 생신 진연(進宴)입니다.
이런 일로 흥이 깨질까 저어됩니다. 노여움을 푸시고
이 일은 진연이 모두 끝난 후에 생각을 하셔도 늦지 않을 듯 합니다.
정상궁 : ......
제조상 : ......
최상궁 : ......
장금 : ......
대비 : 알았소.. 이런 자리에서 내가 큰 소리를 내어 미안하오.
또한 그동안 저 아이가 올린 음식이 그리 떨어지는 것도 아니니 우선은 그냥 합시다.
모두 : ......
대비 : (모두에게) 우선은 그냥 하거라!
모두 : ..예!
안도를 해야하는지 불안해야하는지 모르겠는 장금의 모습.
역시 한숨을 몰아쉬는 정상궁.
조금 아쉬운 듯한 최상궁은 그래 봤자라는 표정으로 여전히 자신만만하고
이를 보고 있던 많은 사람들 크게 술렁이는데..
씬2 연회장 일각
보고 있던 창이와 영로 민상궁..
영로, 그새 나머지 막대기 몽땅 쥐어 땅바닥에 버린 상탠데..
영로 : 끝난 거 아냐?
창이 : (얼른 다시 한 개의 막대기를 잡으며) 끝나긴 그냥 하나본데
그럼 이번 건 장금이가 이긴 거 맞지?
민상궁 : (역시 주워들며) 그렇지! (하고는 영로에게 두 개를 주면)
영로 : 대비마마도 해 보나마나 인 것을 왜 그러시나 모르겠네!
씬4 어느 집 광안
어두컴컴한 광 안에 같혀 있는 한상궁
마음이 급한 듯 앉아 있다가 문으로 가서 광문을 두드린다 그러나 기척이 없다
씬3 어느 집 마당
광 앞 뜰. 조용한 분위기의 어느 기와집이다
광 문앞에 앞씬의 배에서 한상궁을 납치했던 장정들이 지키고 있다
씬5 연회장(식선각)
다시 올려진 음식.
장금.. 대비가 마음이 상해있자 불안한데..
구경꾼들 이번엔 또 뭔지 궁금하여 서로 묻고 어떻게든 보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대비 중종 중전의 모습 보여지고 보면.. 송이 떡갈비 구이와 대하구이다.
송이 떡갈비 구이는 보기에도 특이하고
중전 : 구이로구나! (금영의 것을 가리키며) 이것은 대하이고 (장금의 것을 가리키며) 이것은..
장금 : 떡 갈비입니다.
최상궁 : ......
대비 : 떡 갈비라?
장금 : 예에. 갈비 살을 다져 숯불에 구운 것이라 드시기가 편하실 것입니다.
하면.. 대비와 중종 중전.. 먹는데.. 맛이 괜찮은지 음미하고..
중종 : 그래! 갈비는 늘 먹기가 불편했는데 편하고 맛도 좋다.
중전 : 송이도 넣은 것 같습니다. 향이 아주 좋습니다.
대비 : (기분은 좋지 않지만 동의는 하는지 고개를 끄덕이는데 최상궁의 대하구이를 보고는)
이것은 늘 보던 대하구이 아니냐?
최상궁 : (자신만만하다)
대비와 중전, 중종, 대하구이를 먹는데.. 모두들 먹고는 한참을 음미한다.
독특한 맛이라도 나는지 서로를 쳐다보며 먹는데..
대비 : (최상궁에게) 보통 대하의 맛과는 확연히 다르구나. 어찌한 것이냐?
최상궁 : 취하입니다!
장금 : .....?
중종 : 취하? 대하가 술에 취하기라도 했단 말이냐?
최상궁 : 예.
장금 : .....!
그 소리를 듣고 웅성대는 관중들..
최상궁 : 세 가지의 정성이 들어간 것입니다.
대비 : 세 가지 정성?
최상궁 : 먼저 산 대하를 바닷물에 담궈 운반해 와야 합니다.
장금 : ......
최상궁 : 그리고 그것을 지장수에 씻어 독을 뺀 연후에
금영 : ......
최상궁 : 마지막으로, 약주에 재웠다가 자갈을 불에 달궈 그 위에 놓고 구운 것입니다.
장금 : (놀라고)......
최상궁의 설명에 다들 놀라는데..
대비 : 과연, 대단한 정성이로구나!
중종 : (칭찬하며 대비에게) 맛이란 그런데서 나오는 듯 합니다..
대비 : (흡족하고)......
최상궁 : (의기양양인데)......
제조상 : ......
정상궁 : (계속 식은땀을 흘리고)
장금 : ......
씬6 연회장 일각
민상궁 영로 창이.. 영로 잽싸게 민상궁의 막대를 하나 뺏어가고.. 창이에게 자랑하는데..
주변에 있던 나인1,2,3
나인1 : 새우를 술에다 재기도 하는구나.
나인2 : 그러게! 역시 최상궁 마마님이시다.
나인3 : 아무렴! 마마님 솜씨를 나인이 당해낼 수가 있겠어?
뽐내는 영로의 표정.
나인2 : 그렇지 뭐! 그래도 장금이란 애가 한번이라도 이긴 것도 대단은 해.
이번엔 창이가 뽐내는 표정인데..
이때.. 어린 생각시들이 나인들을 파고 들어와서는 한 명이..
생각시 : 어떻게 되는 거예요? 어떻게?
영로 : 어떻게는! 이제 한번만 이기시면 끝인 거지!
창이와 민상궁, 긴장하는데..
씬7 다른 일각
멀리 최판술과 윤막개, 이 모습을 보고 흡족해 하는데
씬8 광 안
지쳐 쓰러져있던 한상궁 기운을 차리고 다시 광문앞으로 가서 문을 두드린다
그러다가 두손으로 힘껏 광문을 민다. 그러자 힘없이 열리는 문
어리둥절하는 한상궁 밖으로 나간다
씬9 광 밖 뜰
나오는 한상궁 아무도 없다
앞서 광문을 지키던 장정도 어디로 갔는지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던 한상궁 얼른 문밖으로 나간다
씬10 기와집 후문 골목
살며시 나오는 한상궁 주위를 살핀다
아무도 없다 재빨리 달려 도망치는 한상궁
한상궁이 달려간 반대쪽으로 한떼의 무리들이 달려오고 있다
가까워지는 무리들!
민정호가 이끌고 오는 포도청의 포교들과 포졸들이다
민정호의 지휘 하에 군관들과 포졸들 집안으로 드리닥친다
씬11 어느 마을길(또는 나룻배)
달려가는 한상궁
(급한 마음을 진정하며 나룻배 위에 앉아있는 한상궁)
씬12 최상궁 쪽 막사
한창 기분이 좋아 있는 최상궁과 금영.
최상궁 : 이번 걸로 끝이 나겠구나.
금영 : ..예. 마마님께서 준비한 최고의 음식이니 감히 누가 따르겠습니까?
최상궁 : 흥.. (하고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띠는데)
금영 : ......
씬13 장금 쪽 막사
초조한 장금.. 연생은 옆에서 부들부들 떨면서 더욱 호들갑을 떤다.
연생 : 대체 한상궁마마님은 너만 힘들게 왜 안오시는거야?
장금 : ......
연생 : 어떡해! 장금아! 이제 한번이라도 지면 끝이야. 어떡해?
장금 : ......
연생 : 더구나 이번 거는 팔과탕을 하려던 건데 니가 준비한 건 너무 약소한거라...
장금 : ......
연생 : 어떡해 장금아? 어떡해? 어떡해?
장금 : (단호하게) 연생아!
연생 : ......
장금 : 그냥 가야할 때가 있어.
연생 : 그게 무슨 소리야?
장금 : 그냥, 주어진 상황에 어찌할 도리없이 그냥 가야할 때!
연생 : ......
장금 : 지금이 그런 때야.
연생 : ......
장금 : 그냥 가야 해! 지금은.. 그냥, 두려움도 버리고 생각도 버리고!
하고 말하는 장금의 손에 박나인의 서첩이 들려있다.
서첩을 두 손으로 쥐어 가슴으로 올리며..
장금 : (마음의 소리) 그렇지요? 어머니? 이제 제게 남은 것은 어머니가 적어놓은 그 방법뿐입니다.
도와주십시오! 도와주세요!
하고 있는 장금의 입술과 손이 모두 덜덜덜 떨린다.
보고있던.. 연생.. 장금의 손을 잡아준다.
씬14 연회장(식선각)
또 다시 올려지는 상.
오늘의 주음식이라 할 수 있는 차례가 되자 모두들 긴장되고 설레이는데..
보면.. 최상궁의 애저찜이다.
놀라는 장금..
최상궁 음식의 화려함에 다들 놀라는데.. 분위기로도 벌써 이긴 듯 하다.
제조상 : (자신있게) 젓수어보시지요..
하면.. 대비 중종 중전 등 잘라놓은 것을 먹는데..
보며 좋아하는 최상궁.. 불안한 장금..
대비 : (최상궁에게) 육질이 연해 씹을 것도 없이 그대로 넘어가는구나.
최상궁 : 애저(哀猪)이옵니다.
모두 : .....!
장금 : .....!
중종 : 애저? 애저라면.. 사냥을 나갔다가 멧돼지의 애저를 우연히 먹어본 적이 있다만
맛이 그냥 돼지고기와는 사뭇 달라 안 그래도 어마마마께 맛을 한번 뵈드리고 싶었다.
최상궁 : 더구나, 인삼 대추 은행 한약재인 전피나무와 포비자를 넣고 마늘 두부 파 호두 등은
기름에 볶아 넣었습니다.
대비 : (굉장히 만족스러운데) ......
제조상 : (이것으로 마지막 승부가 날 것 같고) ......
최상궁 : (이제는 자신감이 생겨) 또한.
모두 : .....?
최상궁 : 맥반석도 넣었습니다. 정수(淨水)작용이 있는 돌로 맛을 배로 하여줍니다..
대비 : 과연, 그러니 혀에서도 녹고 목에서도 녹는것이야.
최상궁 : (흡족한 표정)
이때.. 대비와 중종, 중전의 시선이 장금의 음식으로 가는데.. 보면.. 평범한 닭 진흙구이다.
대비 중종 중전.. 약간 실망한 표정이고..
장금.. 이제는 담담해진 채 보는데..
최상궁 이제는 정말 끝이라는 표정.. 나온 금영 역시 그런 장금을 보는데..
마딸치 않은 표정이나.. 닭 진흙구이를 먹는 대비 중전 중종..
불안한 표정의 장금..
헌데 다들 말없이 계속 음미하며 먹는다.
장금은 점점 불안해지는데..
대비 : 무엇을 넣었느냐?
장금 : (순간 당황하여) 대추 밤 잣 인삼 당귀 무화과 흑미 서리태 등을 넣어 만들었습니다.
중종 : 그것이 아니다.. 마마께서는 이 은근히 나는 매콤한 맛을 연유를 알고 싶으신 것이다.
최상궁 : ......
장금 : ..복룡간(伏龍肝)때문입니다.
최상궁 : .....!
모두 : .....!
중종 : 복룡간?
장금 : 예.. 아궁이 밑에서 오랫동안 가열된 누런 진흙을 말합니다.
십년 이상 된 아궁이 바닥을 한자 깊이로 파면 붉은빛이 나는 진흙이 나오는데
그것을 발라 구워 그러한 맛이 나는 것입니다.
중전 : 그래? 흙에서 매운맛이 난단 말이냐?
장금 : 예.. 제가 직접 맛을 보았는데.. 약간 맵고 짠맛이 있었습니다.
중종 : (끄덕이고) 흙에서 나는 맛으로 간이 배어 나다니 참으로 놀랍구나.
닭 냄새도 나지 않고.. 살도 너무나 부드럽구나..
중전 : (끄덕이고) ......
대비 : (역시 끄덕이고)
최상궁 : ......
장금 : ......
씬15 연회장 일각
모두들 초조함 속에 보고 있는데.. 한상궁이 숨을 헐덕이며 들어온다
민상궁 창이 : (동시에) 마마님! 한상궁 마마님!
모두 : (동시에 놀라며) 마마님!
한상궁 : (숨을 진정시키고) ......
민상궁 : 대체 어찌된 것입니까? 마마님! 저희들은 걱정이 되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한상궁 : ......그럴 일이 있었다! 헌데 경합은 어찌되었느냐?
창이 : 큰일입니다. 장금이가 벌써 세 번을 졌습니다. 또 지면 끝입니다.
한상궁 : (장금 쪽을 보는데)
이때 한쪽 구석에서 덕구가 숨을 헐떡이며 나타난다
씬16 연회장(식선각)
떨리는 마음이 주체되지 않는 장금.
최상궁.. 아무리 그래도 이번 것은 확실하다고 판단되는데..
대비 : 이번 것은 정말로 판단하기가 어렵구나.
중종 : 예..
대비 : 허나..
최상궁 : ......
장금 : ......
대비 : 재료의 정도로 보아..
최상궁 : (확신하고)......
장금 : (불안한데)......
대비 : 이것으로 해야겠다.
보면.. 장금의 닭 진흙구이를 가리키는데.. 모두들 술렁이고..
장금 : (놀라고)......
최상궁 : (분한데)......
대비 : 특별한 재료 없이도 복룡간을 써서 애저에 맞서는 맛을 내었다는 것은 분명 보통이 아니다.
중종 : 저도 그리 사료됩니다..
중전 : (끄덕이고)
금영 : ......
장금 : (기뻐하는데)......
씬17 연회장 일각
한상궁.. 보고 있다.
민상궁과 덕구, 창이 등이 기뻐서 흥분하며
민상궁 : 마마님! 장금이가 해냈습니다.
창이 : 예 마마님! 도저히 상대도 안될 것 같은 재료로 해냈습니다.
덕구 : 내 딸이야.
민상궁 : 마마님.. 그래도 한번이라도 지면 안됩니다. 어서 주원 숙설소로 가십시오.
창이 : 예.. 마마님..
덕구 : 얼른 가십시오.
한상궁 : 아닙니다! 이번 경합은 이미 장금이의 것입니다.
모두 : ......
씬18 최상궁 막사
화가 난 채 입을 꾹 다물고 들어오는 최상궁과 금영.. 분한 표정이 역력하고
씬19 장금의 막사
연생 안절부절 기다리고 있는데 장금이 들어온다.
연생 : 어떻게 됐어? 어?
장금 : (씩 웃는)
연생 : 이겼구나?
장금 : (끄덕)
연생 : 넌.. 넌 정말 대단해. 진짜 대단해!
장금 : (마음의 소리) 감사합니다. 어머니!
연생 : 그래도 다음 번 거 지면 끝인데.. 정말 그걸 올려도 될까?
장금 : ......
씬20 연회장(식선각)
최상궁과 금영 둘이 음식을 올리고 있다. 보면 작은 그릇에 담긴 게알 비빔밥이다. (작은 양으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수저를 들고 맛을 보는 대비 중전 중종.
맛을 본 모두 너무 맛있어 하는 표정인데..
대비 : 간장게장의 알로 골동반(자막 : 비빔밥)을 만드니 맛이 일품이다.
중종 : 예. 어마마마.
최상궁 : 망극하옵니다.
보는 제조상궁 흐믓하고 오겸호와 눈빛을 주고 받는 최상궁의 표정에도 자신감이 넘쳐난다.
이번에는 장금의 음식이 오르는데. 보면 조그만 돌솥이다.
이를 보는 제조상궁과 대비 불쾌한 표정인데.
제조상 : 어느 안전이라고 솥째 밥을 올리느냐?
장금 : ..(당황하는데)..
중전 : 이유가 있는 것이냐?
장금 : .......
대비와 중전 중종이 먹어본다.
대비 : 오오! 그냥 골동반과는 다르구나.. 따뜻하여 그런지 쌀쌀한 요즘 날씨에 더할나위 없이 좋다.
중전 : 예 마마! 안그래도 좀 서늘하여 먹은 것이 체하지 않을까 걱정을 하였는데
이렇게 열기가 있는 것을 먹으니 속이 다 편해집니다.
중종 : (장금을 보며) 설마 그런 것까지 생각하여 음식을 올린 것이냐?
장금 : .. (그렇다는 표정인데)
대비 : 아직 나인인데도 마음씀씀이가 아주 깊구나.
중전 : 더구나 조리 방식을 살짝만 바꿔 그냥 골동반과는 다른 맛을 내다니 아주 영특합니다.
장금 : ......
최상궁 : ......
씬21 연회장 일각
창이 얼른 민상궁의 나뭇가지를 가져온다.
창이 : 이제 삼 대 삼이야.
영로 : .....
보는 한상궁.. 대견하고.. 미안하다..
씬22 최상궁 막사
조금 전과는 달리 들어오는 최상궁과 금영의 표정에 초조함이 역력하다.
최상궁 : 이런 원통한 일이 있나..
금영 : ......
최상궁 : 이제 남은 것이라고는 후식으로 들어갈 화채뿐인데 이런! 이런!
금영 : 마마님! 후식은 제가 최선을 다하여 만들었습니다. 믿어보십시오!
씬23 장금의 막사
이제는 완전히 냉정해진 장금이 연생과 함께 후식을 담고 있다.
연생 : 이 후식으로 결정이 될텐데 너무 평범한 거 같어.
장금 : 아냐! 이건 내가 전하께 올릴 최고의 음식이야.
연생 : ......
씬24 막사 밖
장금과 금영, 최상궁이 각각 후식을 담아 내오고 있다.
서로 한번씩 눈이 마주치고는 연회장으로 간다.
씬25 연회장 앞쪽
장금과 금영, 최상궁이 후식을 들고 가는데..
장금.. 가면서.. 일각에서 보고있는 한상궁을 본다.
잠시 서서는 둘이 시선을 주고받는 장금과 한상궁..
한상궁 눈을 한번 잠았다 떠 어서 가라는 표정을 지으면
장금 그런 한상궁을 보며 앞으로 나아간다.
씬26 연회장(식선각)
장금과 금영이 올린 후식이 올려지고..
대비와 중전 중종.. 두 개의 맛을 각각 본다.
후식이 무엇인지는 보여지지 않는다.
대비 : 이제.. 마지막 후식이 올라왔으니 내 묻겠다.
모두 : ......
대비 : 세 번째 경합의 과제는 주상에게 올리고 싶은 최고의 음식을 올리는 것이었다.
(최상궁에게) 네가 올린 최고의 음식은 무엇이었느냐?
최상궁 : ..송구하오나 애저찜이었습니다.
대비 : (고개를 끄덕이고 장금에게) 너 또한 닭 진흙구이였느냐?
장금 : 아닙니다.
대비 : 허면?
장금 : 실은 한상궁마마님께서 동무와의 사연이 있는 팔과탕을 올리시려했으나
사정이 있어 올리지 못하였습니다.
대비 : 허면 너희들은 최고의 음식을 올리지 못한 것이냐?
장금 : 마마! 하오나 제가 준비한 최고의 음식은 있습니다.
대비 : 네가?
중종 : 그게 무엇이냐?
장금 : 산딸기정과입니다.
대비 : 무어라? 이 산딸기 정과 말이냐? (하면 장금의 산딸기 정과가 보이고)
장금 : 예 마마!
중전 : 이것이 최고의 음식인 이유가 무엇이냐?
장금 : 산딸기는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제가 마지막으로 먹여드린 음식입니다.
모두 : ......
장금 : 다치신 채 아무 것도 드시지 못한 어머니가 너무도 걱정스러워
산딸기를 따.. 혹 편찮으신 어머니가 드시지 못할까 씹어서 어머니의 입에 넣어드렸습니다.
중종 : ......
모두 : ......
장금 : 어머니께서는 그런 저의 마지막 음식을 드시고 미소로 화답하시고는 떠나셨습니다.
한상궁 : (멀리서 한상궁이 보고있고)
장금 : 전하께서는 만백성의 어버이십니다.
비록 미천한 것을 먹고도 미소로 화답해주셨던 제 어머니처럼
만백성을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중종 : ......
장금 : 저는 어머니를 걱정하던 마음으로 전하께 음식을 올렸습니다.
모두 : (멍하니들 보고만 있는데)
중종.. 장금의 산딸기정과를 하나 먹어본다.
보는 사람들..
중종 : ..맛있구나!
장금 : ......
중종 : 너를 두고 가셨을 어머니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
장금 : ......
중종 : 홀로 남아 어찌 살아갈까 노심초사했을 네 어머니의 마음을 잊지 않고 정사를 펼치겠노라!
모두 : ......
중종 : 산딸기는 내게도 최고의 음식이다! 또한 너는 조선 최고의 수랏간 궁녀다!
장금 : ..(머리를 조아리고)
장번내시와 정상궁.. 기쁘고 흐뭇하고 제조상궁과 최상궁 당황하고..
대비 : 허어! 주상이 그렇게 말을 하니 나는 할 말이 없소.
중종 : (당황하며) 아닙니다! 어마마마! 제 말은 저 나인에 대한 소자의 견해일 뿐이옵니다.
경합은 어디까지나 어마마마께서 주관하시는 것이니 결정은 어마마마께서 하셔야합니다.
대비 : 글쎄 그렇긴 합니다만...주상의 뜻이 그러하다면..
중종 : 아니옵니다 어마마마! 소자의 생각보다 어마마마의 뜻에 따라 처결하소서!
대비 : 글쎄요...
중전 : 마마! 신첩은 승패와 관계없이 이 아이의 스승이라는 한상궁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대비 : 나도 그렇긴 하오! 중전!
정상궁 : (얼른) 마마! 황공하오나 한상궁이 돌아와 있답니다!
중종 : 그래? 그렇다면 한상궁을 부르라! 속히 한상궁을 만나보고 싶다
대비 : (임금의 성급함에 웬지 못마땅한 표정이다)
하면.. 모두의 시선이 한상궁이 어디있나 쏠리고.. 일각에 있던 한상궁이 걸어나온다.
장금의 옆에 와 머리를 조아리고.. 최상궁과 금영.. 한상궁과 장금이 서있는데..
대비 : 네가 재료준비도 하지 못한 채 시각에도 대 오지 못 하였다기에
이미 최상궁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었다.
최상궁 : (기울었었다 라는 말에 뜨끔)
대비 : 허나, 저런 아이를 길러내는 것도 최고상궁의 덕이요..
저런 아이를 데리고 있는 것도 너의 덕이다!
그리고 너를 직접 보니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도 알겠다
중종 : (끼어들며) 또한 네가 데리고 있는 나인이 저 정도인데.. 네 솜씨는 더 말해 무엇하겠느냐?
대비 : (잠시 멈칫하다가) 저 아이와 너의 능력에 대해 주상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구나
이는 나보다도 주상의 뜻이 더욱 확고한 것 같다하여..
최상궁 : ......
금영 : ......
한상궁 : .....
장금 : ......
대비 : 나는 주상의 뜻을 존중하여 한상궁을 수랏간 최고상궁으로 정한다!
한상궁 : (놀라고)
장금 : (놀라고)
금영 : (놀라고)
최상궁 : (놀라고)
정상궁 : (역시 놀라는데 몸이 정말 안 좋아 보이고)
모두들 술렁이고..
씬27 연회장 일각
영로는 나뭇가지를 던져버리고..
민상궁도 좋아하고.. 어느새 온 연생도 창이와 손을 맞잡고는 펄쩍펄쩍 뛰며 좋아하고..
덕구는 춤을 추고..
씬28 다른 일각
최판술과 막개는 입을 굳게 다문채 최판술은 돌아서 가버리고..
씬29 장금의 막사
홀로 들어오는 장금.. 들어와 조리대를 잡고는 우는데..
조용히 들어온 한상궁.. 장금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씬30 최상궁 막사
넋을 놓은 채 따로 주저앉은 최상궁과 금영..
최상궁의 눈에서도 소리없는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씬31 정상궁의 처소
들어오는 정상궁.. 현기증이 나는지 벽을 잡고는 기대어 섰다가.. 천천히 자리에 앉는데..
그런 정상궁의 눈에도 눈물이 흐른다.
씬32 수랏간 집무실
장금과 한상궁이 앉아있는데..
장금 : 마마님께서 하셨어야하는데요!
한상궁 : ......
장금 : 헌데 어찌 되신 겁니까? 배가 거꾸로 갔다면서요? 끌려가신 겁니가?
한상궁 :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를 제 시각에 대오지 못하게 하려한 것 같아.
장금 : 세상에! 그런 술수까지! 허면 재료가 없어진 것도 계획된 것이었을까요?
한상궁 : .......
씬 33 최상궁의 처소(밤)
최상궁과 금영이 앉아있다.
금영 :
최상궁 :
금영 : 괜히 제가 경합을 하자하여 일이 이렇게 됐습니다.
최상궁 : 어찌 네 잘못이겠느냐?
금영 :
최상궁 :
씬34 처소 부엌(밤)
민상궁과 창이가 음식을 하고 있다.
민상궁 : 거봐! 어젯밤 꿈에 장금이가 나타나는 것이 어째 한상궁마마님이 이길 꺼 같다고 했지?
창이 : 그러게 말입니다. 마마님 아니었으면 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우왕좌왕 했을 겁니다.
민상궁 : (뿌듯하고)
창이 : 그래도 이겼다고 바로 장금이한테 음식까지 해다 주고 하면 너무 속보이지 않을까요?
민상궁 : 우리가 애시당초 속이나 있냐?
창이 : 그렇긴 하지만..
민상궁 : 그러니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최고상궁 같은 거 꿈도 안 꾸는 대신..
일생을 편하게는 살아야한다 이거지!
창이 : (고개를 끄덕이는데)
민상궁 : 사실 나는 그런 거 시켜줘도 안해! 너도 봤지? 양쪽의 그 살 떨리는 긴장감!
대비마마께서 이쪽이다 저쪽이다 얘기할 때마다 으아.. 으악..
창이 : 맞아요! 저는 그냥 그런 거 안하고 밑에서 일하면서 맛있는 거나 먹으면서 사는 게 좋아요!
민상궁 : 그렇지! 그렇다니까! 그러니까 우리는 되는 쪽에 붙어서 이렇게 최소한의 성의만 보이면서
편안하게.. 조용히.. 길게 살면 되는 거야.
창이 : 그러고 보니까 마마님이 젤 현명하신 거 같아요.
전 앞으로 무조건 마마님 하시는 대로만 하고 살래요!
민상궁 : (뿌듯) 장금이가 곶감 쌈 좋아하는거 맞지?
창이 : 네.
씬35 장금의 방(밤)
영로와 연생이 있는데.. 완전 상황이 바뀐 분위기다.
연생 : (영로에게) 너 앞으로 문 쪽에서 자!
영로 : 뭐?
연생 : 싫어?
영로 : ......
연생 : 그 동안은 그냥 참았는데 실은 내가 몸이 좀 연약해! 헌데 자꾸 문 쪽에서 자니까 목이 아파.
영로 : ......
연생 : 너는 얼굴도 두꺼우니까 목도 두꺼울 거야.
영로 : 이게 보자 보자하니까 증말! (하고는 달려들려하면)
연생 : (허공에다 대고 뭘 찾는 듯) 이상하다! 끈이 어디 갔지?
영로 : (그런 연생에게) 무슨 끈?
연생 : (계속 찾으며) 아니! 연은 있는데 끈이 없어져서. 이런걸 끈떨어진 연이라고 하는구나!
영로 : (그게서야 알아듣고는) 이게 증말
하고는 달려들어 연생의 머리를 쥐어뜯으려는데..
이때.. 들어오는 창이와 민상궁..
민상궁 : (영로를 야단치며) 너는 아직도 연생이 괴롭히니?
영로 : 그게 아니라요! 마마님!
민상궁 : 쯧쯧.. 불쌍한 연생이! 그동안 이 수모를 당하고 산 거야?
연생 : ..예에!
창이 : 맞아요! 영로는 연생이를 너무 괴롭혀요.
민상궁 : (영로에게) 너 앞으로도 계속 그러면 생각시들하고 설거지만 시킨다.
영로 : (답답해 미치겠고)
민상궁 : (연생에게) 어디 다친 데는 없구?
연생 : ..요기가 좀..
민상궁 : 쯧쯧.. (하고는 영로를 한번 확 흘기더니 표정 바꿔 연생에게) 장금이는 어디 갔니?
연생 : 오늘 퇴선간 번이예요. (하고는 창이와 민상궁이 들고온 곶감쌈을 보고는)
이거 저 주시려구 가져온거예요?
하고는 먹고.. 김이 샌 창이와 민상궁의 표정.
씩씩대는 영로의 표정
씬36 퇴선간 외각 일각(밤)
장금이 엄마의 서첩을 들고는 혼자 생각에 잠겨있다.
장금 : (마음의 소리) 어머니! 꼭 제가 아니어도 한상궁마마님께서 최고상궁이 되시면
어머니의 얘기를 해도 될 거 같아요.
어머니도 한상궁마마님을 아시면 그래 그러거라! 하실거예요.
민정호 : (E) 서나인 아닙니까?
장금 : (보면 민정호다. 인사를 하면서) 예.. 오늘 번이라서요.
(하고는 생각난듯) 오늘 한상궁마마님을 도와주셨다는 말씀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민정호 : 실은 아무 도움도 드리지 못했습니다.
장금 : ......
민정호 : 허지만 관련된 자들은 모두 붙잡아 포도청에 넘겼습니다.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내일이면 알 수 있을 겁니다.
장금 : 그리 하셨습니까?
민정호 : ..예.... 오늘 참으로 아름다우셨습니다.
장금 : ......
민정호 : 끝까지 해내신 모습이며 후식을 올리실 때 하신 말씀도.. 제 마음 속에 깊이 남을겁니다.
장금 : ..그렇게 말씀을 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민정호 : ......
씬37 포도청 전경(다음날 낮)
민정호가 들어가고 있다.
씬38 포도청 종사관 집무실
포도청 종사관이 민정호를 맞이한다.
종사관 : 여긴 웬일인가?
민정호 : 어제 상궁을 끌고 갔던 패거리들에 대한 조사가 어찌 되었는지 궁금하여 왔네.
종사관 : 상궁을 끌고 갔던?
민정호 : 어제 내가 잡아 들여 보냈었네만..
종사관 : 글쎄, 그들은 장배라 원래 가려던 길로 간 것 뿐이라 하여 오늘 내보낸다 한 것으로 아네.
민정호 : 뭐라고? 분명.. 상궁을 끌고 갔었네.
종사관 : 배를 잘못 타 내려달라는 것을 자신들도 바빠 그냥 갔을 뿐인데
웬 사람들이 와 공격을 하기에 방어를 했다고 얘기한 것 같네.
민정호 : ......
종사관 : 포도대장 영감께서 그리 하라 지시를 한 걸로 아는데 영감께 한번 가보게나.
민정호, 급히 나가는데..
씬39 의금부 일각(낮)
포도대장과 박부겸이 있다.
박부겸 : 괜한 수고를 끼쳐 죄송합니다.
포도대장 :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게.
박부겸 : 예.. 영감
하고는 박부겸이 인사하고 가는데.. 오던 민정호.. 포도대장과 박부겸을 본다.
19부 38씬에서 기방으로 같이 들어가던 박부겸과 최판술의 씬을 떠올리고..
포도대 : 날 보러온겐가?
민정호 : (포도대장에게 다가와) 예. 영감.. 어제 제 수하가 끌고 온 패거리 때문에
포도대 : 누구 말인가?
민정호 : 상궁을 배에 태워갔던..
포도대: 내보냈네.
민정호 : 허나.. 분명 상궁을 끌고 갔습니다.
포도대 : 내 다 알아보았어. 상궁이 어찌 궐 밖에서 조심성도 없이 남의 장배에 올라!
그리고는 무작정 내려달라 하니 바쁜 그들이 어찌 내려주겠는가?
민정호 : ......
포도대 : 더구나 자네가 이유도 묻지 않고 다짜고짜 포박하고 압송하여 힘을 행사했다면서?
불평이 많았네.
민정호 : ......
가는 포도대장..
보는 민정호..
씬40 덕구네 집
덕구처가 웬 종이를 보면서..
덕구처 : 이게 확실히 전하께 불개미주를 올렸다는 확인서 맞지?
덕구 : (찔려서는) 그렇다니까.
덕구처 : (버럭) 맞긴 뭐가 맞어? 내가 아무렴 당신 글씨도 못 알아 볼까봐?
덕구 : 헉! 아니 글씨도 모르는 사람이 그건 어떻게 알아봐?
덕구처 : 알아보긴 뭘 알아봐? 그냥 둘러친거지.
덕구 : ......
덕구처 : 아무튼 당신이 썼든 한상궁마마님이 썼든 불개미주 마시고 좋아하셨다
그런 내용은 들어있는 거지?
덕구 : ..그렇지! 무지 좋아하셨다! 그렇게 써있지.
덕구처 : 됐어. 그럼. 어쨌든 전하께서 드셨으면 됐지 뭐.
덕구 : 근데.. 그게.. 드셨는지 안 드셨는지.. 잘..
덕구처 : (확 째려보다가는) 됐어. 그것도 드셨으나 안드셨으나
장금이한테 전하께서 수라간의 최고궁녀다 그러셨다며?
덕구 : 그건 맞아!
덕구처 : 그럼 장금이 파는 거지 뭐. 장금이가 우리집 딸로 아는 사람들 많은데 뭐!
다른 상궁 집들도 다 그렇게 해서 잘 살아.
덕구 : 그래도 장금이 한테 괜찮을까?
덕구처 : 괜찮지 그럼! 우리가 못 팔거 파는 것도 아니고 불개미주가 얼마나 좋은 건데
그냥 장금이 팔아서 값만 조금 아주 쪼금 더 쳐 받겠다는 건데.
덕구 : 그래도..
덕구처 : 그래도는 뭔 그래도야? 얼른 가서 불개미나 잡아.
덕구 : 싫어.
덕구처 : 뭐? 싫어?
덕구 : 싫어. 고 쪼맨한 것들을 내가 어떻게 잡아?
덕구처 : 아니 이 인간이 꼭 매맛을 봐야 말을 듣나?
하고는 부지깽이를 찾으면..
덕구, 얼른 도망을 나가며..
덕구 : 다른 건 다해도 내 개미는 못 잡네
하고는 도망가고..
씬41 마을일각
덕구, 죽어라 내빼고 있는데.. 민정호가 온다.
덕구 : (반색을 하며) 나으리! 여긴 웬일이십니까?
민정호 : 어제 일 때문에 물어 볼 것이 있어서요.
덕구 : 예. 그럼.. 우선 향금이한테 가서 술이나 한 잔 하면서 제가 향금이를 잘 구슬러 놓았습니다.
하고는 민정호를 잡아 끌고 간다.
민정호 : (가면서) 어제 그 배가 장배인 것은 알고 타셨습니까?
덕구 : 예. 장배인데 마포나루로 간다고 하여 타시라 했습니다.
민정호 : 분명.. 마포나루로 간다 했습니까?
덕구 : 그럼요. 아닌데 그 바쁜 와중에 그걸 왜 탔겠습니까?
민정호 : ......
씬42 기방 안(밤)
덕구와 민정호 있고.. 향금이 앉아있다.
덕구 : 너.. 이 나으리께서 지금은 내금위 종사관으로 계시지만 너 모르는 일이다.
어느 날 니 팔자 확 뜯어 고쳐놓으실지?
향금 : (정호에게 좀 다가가고)
민정호 : (좀 민망한데)
덕구 : (정호를 보며 눈을 씰룩거리고)
향금 : 그래 알고 싶으신 게 무엇인데요?
민정호 : 지난번에 보니 최판술 대방과 사옹원 관원 박부겸이 같이 들어가던데 항상 둘이 만나느냐?
향금 : 뭐.. 최판술 대방이야 거의 여기서 살다시피 늘 드나드시구요..
박부겸나으리도 자주 오시고 가끔 오겸호 대감께서 그 방에 드시지요.
민정호 : 사옹원의 오겸호 대감말이냐?
향금 : ..예. 세분이 자주 술을 드십니다.
민정호 : .....!
씬42 외진 기방 밖(밤)
기녀 한 둘이 지나가고...
씬43 기방 안
오겸호와 최판술 있다.
오겸호 : 그렇게 자신을 하더니만 이 꼴이 뭔가?
최판술 :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오겸호 : 골치 아프게 됐어. 대전 수랏간을 장악하지 못하는 것도 그렇네만
내가 사옹원 제조도 겸하고 있기에 하는 말이네만.
최판술 : ......
오겸호 : 궁(宮)에 들어가는 대다수의 물건들이 수랏간에서 검수를 하는 것이라..
만약 수랏간이 우리 사람이 아니면
자네가 궁에 독점적으로 물건을 대는 것이 어려울지도 몰라.
최판술 : ......
오겸호 : 물건을 직접 받아쓰는 실무 각처에서 반대하면 나도 어쩔 수가 없는 것이야.
최판술 : 그러니 드리는 말씀입니다. 대감! 어떡하든 뒤집어야 합니다.
오겸호 :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대비께서 공표하신 것을 어찌 뒤집어?
최판술 : 최상궁의 말에 의하면.. 한상궁은 절대 대감의 편에 설 수 없는 사람입니다. 헤아려주십시오.
오겸호 : ..(골치 아픈 문제다 싶은)..
씬44 대궐 전경
정상궁이 호흡이 가빠진 듯 정말 힘들게 조금 가다 쉬고.. 또 조금 가다 쉬면서.. 어딘가로 가고 있다.
씬45 대비전 앞
정상궁이 겨우겨우 걸어와 그 앞에 선다.
정상궁 : 고해주게.
나인과 상궁들이 안으로 들어가고..
씬46 대비 전
대비와 중전이 있고 제조상궁도 있다.
대비전상궁 : 마마님! 정상궁이 들었습니다.
대비 : 들라하라
곧.. 정상궁이 들어오는데.. 한눈에 보아도 몸이 아주 안 좋아 보인다.
중전 : 몸이 많이 안 좋아 보인다. 어찌된 것이냐?
정상궁 : 예.. 마마! 하여.. 청을 드리러 왔습니다.
대비 : 청이라니?
정상궁 : 제가 이제 더는 수랏간의 직을 수행하질 못할 것 같습니다.
더구나 다음 최고상궁에 오를 사람이 결정이 되었으니..
한상궁에게 하루빨리 넘겨주고 떠났으면 합니다.
제조상 : ......
정상궁 : 하오니 마마! 윤허하여 주십시오.
대비 : 주상이 많이 서운해하겠다. 정말 더는 있기가 어려우냐?
정상궁 : 예.. 마마!
대비 : 사람의 생이란 게 그렇지! 그럼 그렇게 하거라.
정상궁 : 예.. 마마.. 사흘의 준비 후에 거행하겠습니다.
제조상 : ......
중전 : (제조상궁에게) 한상궁이 올라서는 자리이기도 하나 정상궁이 떠나는 자리이기도 하니
잘 치루어 주거라!
제조상 : ..예 마마!
씬47 제조상궁 집무실
제조상궁과 최상궁이 있다.
제조상 : 사흘 후에 최고상궁을 물리라는 명이 내려졌다. 어찌할 것이냐?
최상궁 : 그냥은 못 넘겨줍니다.
제조상 : 나인에게도 진 마당에 무슨 명분으로?
최상궁 : (치욕적인 말이라 분을 참으면서) 그에 대해 더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하오나 마마님!
마마님께서도 한상궁을 수랏간 최고상궁에 앉힌 연후에 생길 일들을 생각하신다면
저를 도와주셔야합니다.
제조상 : ......
최상궁 : 그동안 저와 오라버니의 도움을 받은 상궁들이 부지기수입니다.
특히나 소주방의 상궁들은 모두 저를 믿고 의지해왔습니다.
그들이 한상궁을 최고상궁으로 모실 수 있다고 보십니까?
제조상 : ..허면 어쩌자는 게야?
최상궁 : 뜻은 제가 모을 것입니다.
제조상 : ......
씬48 주자헌
정상궁과 한상궁이 있다.
정상궁 : 사흘 후에 내 너에게 물려줄 것이다.
한상궁 : 마마님.. 아직 저에게는 마마님이 게셔야 합니다.
정상궁 : 시끄럽다. 그만큼 부려먹었으면 됐지!
한상궁 : ......
정상궁 : 몸이 더 안 좋아지기 전에 반드시 내 손으로 너에게 물리고 가고싶으니 그리 알거라.
한상궁 : ......
씬49 수랏간
민상궁과 아이들 일하고 있는데.. 한상궁이 부축하여 정상궁이 들어온다.
정상궁 : 모두 듣거라!
하나둘씩 모여 듣는다.
정상궁 : 사흘 후에 한상궁을 최고상궁으로 임하는 식을 거행할 것이다.
장금 : ......
금영 : ......
연생 : ......
영로 : ......
창이 : ......
정상궁 : 허니 민상궁은 나인들에게 각각 임무를 주어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또 각 처소의 소주방 상궁들과 나인들에게도 모두 일러 그날 예를 갖추라 전하라!
민상궁 : ..예.. 마마!
나가는 정상궁과 한상궁.. 남은 아이들.. 삼삼오오 모여 떠드는데..
민상궁 : 조용히 하고 다 모여!
아이들 모이고.. 모이는 중에.. 장금과 금영은 서로 바라본다.
씬50 대궐 일각
최상궁과 대비전 소주방상궁이 얘기하고 있다.
최상궁 : 자네가 내 도움으로 그 많은 전답들을 취하고서 이제와서 발뺌을 할 셈인가?
대비전 : 그런 것이 아니오라 저는 대비마마의 명을 직접 받잡는 처지라..
최상궁 : 그것은 그냥 변명하기 위함일세! 자네가 확고한 뜻이 있다면
소주방 상궁들의 뜻을 대비마마께 전하는 것이 더 옳은 일이야!
대비전 : ......
최상궁 : 대비마마께서도 모든 상궁들의 뜻이 그러하다면 어찌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으시겠는가?
궁녀에서 성은을 입으신 분이라 상궁들의 위계와 법도를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 아닌가!
대비전 : ......
최상궁 : 자네를 믿겠네.
씬51 상궁 처소일각(밤)
동궁전 상궁과 만나고 있는 최상궁
최상궁 : 자네의 집안 형편이 아주 어려운 것을 알고 있어.
이번에 힘만 써준다면 자네도 여느 상궁 못지 않게 집안을 일으키도록 도와주겠네.
동궁전 : (혹 하는데)
최상궁 : 이미 다른 전각의 상궁들도 나와 뜻을 같이 했으니.. 걱정할 것도 없고..
동궁전 : ......
씬52 최상궁 처소 마당(밤)
최상궁이 들어오는데..
홍이 : 마마님 병과방과 후궁 전 상궁마마님들께서 방에 들어와 계십니다.
최상궁 : 그래?
씬53 최상궁의 방(밤)
최상궁이 들어가면 서너명의 상궁들이 일어나는데..
병과방 : 마음이 급하여 그냥 들어와 기다렸습니다.
최상궁 : ......
병과방 : 한상궁 따위를 모시다니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후궁전 : 오래전부터 저희는 마음으로 최상궁마마님을 모셔온 터입니다.
최상궁 : 그리 말해준다면 나야 고맙고
생과방 : 그러니 마음을 굳건히 하십시오. 또 저희 밑의 상궁나인들도 걱정마시구요.
최상궁 : 고맙네.
병과방 : 그 말씀을 드리러 왔습니다. 그럼 저희는 나가보겠습니다.
하면 세 상궁들 나가고.. 들어오는 금영.. 나가는 상궁들을 보고는..
금영 : 결국 사흘 후로 결정이 났답니다.
최상궁 : 해보라지!
금영 : .....
씬54 생각시들 일터(다음날 낮)
영로가 생각시들 데리고는 절 연습을 시키고 있다.
영로 : (신경질을 내며) 니네 절하는 것도 안배웠어? 왼손을 오른손 위에 얹고!
생각1 : 오른 손을 왼손에 얹는 거 아니예요? 지난 번엔 그렇게 가르쳐주시고는!
영로 : 내가 언제 그렇게 하라고 가르쳤어? 무조건 왼손을 오른손 위에 얹어! 알았어?
생각2 : 아닌데 연생이 언니는 오른손을 왼손 위에 얹으랬는데...
영로 : 시끄러! 너희들 내말 들을꺼야 안 들을꺼야?
생각시들 : (불평들 하며 제멋대로 다른 방법으로 절하다가) 쓰러지고 넘어지고..
영로 : (생각시 교육에는 관심없이) 으이 정말 그냥 이대로 되는 건가?
최상궁마마님이 그러실 리가 없는데.
생각1 : 뭐를 그러실 리가 없는데요?
영로 : 뭘 알라그래? 쪼그만게.
생각1 : 알아요. 언니는 한상궁마마님이 최고상궁마마님 되는게 싫어서 그러는거죠?
영로 : 뭐야? 너 입닥치지 못해! 나한테 혼나고싶어? (주먹을 드리대자)
생각1 : (몸을 숨기며 꽁무니를 빼고......)
씬55 한상궁 처소마당
창이가 침방과 수방 나인들을 잔뜩 데리고는
창이 : 마마님! 저 창입니다. 잠깐 들어가겠습니다.
한상궁 : 그러거라
씬56 한상궁 처소안
창이와 아이들이 들어오자
한상궁 : 무슨 일이냐?
창이 : 마마님 침방 수방의 동무들입니다.
한상궁 : 헌데?
창이 : 저희가 돈을 모아 비단을 마련했습니다.
한상궁 : 비단이라니?
창이 : 마마님 옷 한 벌을 지어 드리려구요.
한상궁 : 어차피 상궁인데 그냥 있는 옷을 입으면 되지..
창이 : 아닙니다. 마마님.. 얼른 일어나십시오.
하고는 잡아끌어 일어나면 침방 수방 나인들이 한상궁의 치수를 재고
한상궁, 겸연쩍어 하면서도.. 좋다.
씬57 처소 수랏간(밤)
민상궁과 장금.. 바삐 음식을 하고 있다.
음식을 하는 장금과 민상궁의 표정이 밝은데..
민상궁 : 내일 아침까지 다 될라나 모르겠네..
장금 : 그러게 말입니다. 너무 급작스럽게 준비를 하라 하시어 빠지는 것이 많을 거 같습니다.
민상궁 : 그래도.. 정상궁마마님께서 손수 넘겨주시고 싶어 그럴거야. 몸이 너무 안 좋아지시니까.
장금 : 저도 압니다.
민상궁 : (갑자기 우울한 표정이 되면서) 정상궁마마님이 좋았는데..
무서울 땐 무서우셔도 농도 잘하시고 융통성도 있으시고 한상궁마마님은 좀 덜 그러시잖아!
장금 : 맞아요.
민상궁 : 어어! 너 이른다. 마마님 험담했다고!
장금 : 마마님이 먼저 하셨잖아요.
민상궁 : 그런가? (하고는) 연생이 이거는 바빠 죽겠는데 어디 갔어?
하고는 찾으러 나가려는데 장금이 잡으며
장금 : 그냥 두세요! 지금 제일 슬픈 애잖아요.
씬58 정상궁의 방(밤)
연생은 옆에서 울고 있고.. 의녀는 정상궁에게 침을 놓아주고 있다.
연생 : 마마님! 꼭 내일 떠나셔야해요?
정상궁 : ......
의녀 : 지금 놓아드린 것도 잠시의 진통만 해줄 뿐입니다.
정상궁 : ..알았다.
연생 : (놀라) 정말 그 정도로 많이 안 좋으신거예요?
정상궁 : (의녀에게) 내일 아침에 다시 한번 와서 놔다오.
의녀 : 예..
하고는 의녀 나가면.. 연생, 정상궁에게 다가가 훌쩍 훌쩍 울고만 있다.
연생 : 마마님..
정상궁 : 그만 울고 나 좀 일으키거라
연생, 일으키는데..
연생 : 마마님..
정상궁 : 내가 방을 정리할 참이니 너도 도와..
연생 : 마마님! 왜 벌써 짐을?
정상궁 : 떠나는 사람은 자취를 남기지 않는 게 좋아. 너도 내가 떠나거든 곧바로 잊거라!
연생 : 싫습니다. 마마님.. 저는 평생 마마님을 잊지 못합니다.
정상궁 : 이리 오너라!
연생 : (다가가면)
정상궁이 연생을 꼭 싸안아 안아준다.
정상궁 : 아직도 애기같은 이것을 어찌 두고 떠나누?
연생 : ......
정상궁 : 힘들다고 도망을 치지도 못할 위인이니 어찌 두고 떠나!
연생 : ......
씬59 처소부엌(밤)
민상궁과 장금이 음식을 하고있는데.. 한상궁이 들어온다.
민상궁 : 마마님을 위한 음식을 하는 곳에 웬일이십니까? 나가십시오.
장금 : ......
한상궁 : ......
민상궁 : 나가세요! 내일은 그냥 앉아서 드시기만 하면 됩니다.
장금 : 정상궁마마님 드실 음식을 직접 하고싶어서 그러시지요?
한상궁 : ......
민상궁 : ......
장금 : ......
보면.. 한상궁.. 조용히 음식을 하기 시작하고..
음식을 하는 한상궁의 눈에 눈물이 흐르고.. 보는 장금도 착잡한데..
이때 들어오는 연생.. 아직도 눈에 눈물이 그렁하고..
연생 : 마마님! 정상궁마마님께서 오시랍니다.
한상궁, 나간다
한상궁이 나가자.. 장금에게 안겨 우는 연생.
씬60 정상궁의 방(밤)
한상궁이 들어오면.. 방이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다.
보는 한상궁.. 눈물이 나고..
정상궁 : 앉거라!
한상궁 : (앉는데)
정상궁 : 이제 내일이면 이 지긋지긋한 궁을 나는 떠난다.
한상궁 : ......
정상궁 : 아주 어릴 적.. 아버님 손을 잡고는 한번 들어와 본 궁이 너무 좋아..
양반가의 딸인 내가 아버님의 만류에도 들어왔다.
한상궁 : ......
정상궁 : 그러나 어릴 적 내가 본 화려한 궁은 허상이었어.
한상궁 : ......
정상궁 : 늘 사람이 바글거렸지만 궁(宮)은 외로웠다.
모두들 아마도 그 외로움에 지쳐 그렇게들 시기와 질투가 있었을 게야.
외로움에 지쳐 승은이라도 입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아등바등 했을 테고..
외로움에 지쳐 부(富)라도 얻어야 겠으니 남에게 빌 붙었을테고
외로움에 지쳐 권력이라도 얻어야 겠으니.. 권모술수라도 써야했겠지..
한상궁 : ......
정상궁 : 어여삐 여기거라. 불쌍히 여겨..
한상궁 : ......
정상궁 : 네가 네 원칙을 지키고싶은 것만큼 사람들을 어여삐 여겨.
그러지 않으면 네 단호함이 사람들에게는 무섭고 낮설 게만 느껴질게다.
한상궁 : ......
정상궁 : 쉽지않지! 단호하게 하는 것과 융통성 있게 하는 것!
한상궁 : ......
정상궁 : 하지만 너는 할 수 있다. 조금만 여유를 가져!
한상궁 : ......
정상궁 : 그게 내가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마지막 말이다.
한상궁 : ......
정상궁 : 항상 어려운 것은 사람의 일이지!
수랏간 일이야 원래부터 네가 나보다 더 잘했으니 걱정할 것도 없고..
한상궁 : .......
하는데.. 한상궁.. 천천히 일어나 두손을 눈썹위로 올려 절을 하려하는데..
정상궁 : 아픈 사람에게는 절을 하는 것이 아니다.
한상궁 : (두손을 올린채 있는데)
정상궁 : 그 절은 황천길 잘 가라는 절이야!
하면.. 한상궁.. 절도 하지못한 채 두손만 모으고.. 어깨만 흐느끼고 있다.
정상궁.. 힘들게 일어나 어딘가로 나가고..
정상궁이 나간 뒤에도 한상궁은 한참을 그러고 있는데..
씬61 제조상궁의 방(밤)
제조상궁 있는데.. 정상궁 들어온다.
제조상 : 몸도 좋지 않은데.. 여긴 웬일인가?
하는데.. 정상궁이 제조상궁에게 절을 올린다.
제조상궁.. 노구의 아픈 몸으로 절을 하니.. 어찌 할 줄을 모른채 보는데.. 절을 끝낸 정상궁.. 앉으며..
정상궁 : 그동안 마마님께 불경한 일들을 저지른 것 압니다.
제조상 : ......
정상궁 : 그 미움은 제게 다 주십시오.
제조상 : ......
정상궁 : 한상궁만은 한상궁만은 봐주십시오! 한번만 봐주십시오!
제조상 : ......
씬62 최상궁의 방(밤)
최상궁의 앞에 정상궁 앉아있는데..
정상궁 : 이번만은 물러나다오!
최상궁 : ......
정상궁 : 60년 가까이 궁에서 산 늙은이의 마지막 부탁이다. 제발 조용히 물러나다오.
최상궁 : ......
씬63 정상궁의 방(밤)
앉아서 생각에 잠긴 정상궁.
씬64 제조상궁의 방(밤)
생각하는 제조상궁..
씬65 한상궁의 방(밤)
생각하는 한상궁
씬66 최상궁의 방(밤)
생각하는 최상궁
씬67 장금의 방(밤)
자는 영로와 달리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눈을 뜨고 있는 장금과 연생.
씬68 금영의 방(밤)
역시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있는 금영의 모습.
씬69 수랏간 전경(아침)
썰렁한 분위기..
씬70 식선각
음식이 차려져 있으나.. 아무도 없이 썰렁한 분위기..
씬71 훈육장 마당 (이 취임식을 하려던 곳)
정상궁을 부축하고 온 연생과 장금.. 한상궁만이 있다.
아연한 채 바라보는 사람들..
정상궁은 분노의 표정이고.. 몇몇 생각시들이 들어와서는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가고..
그중 한 아이가..
생각1 : (장금에게) 오늘 여기서 최고상궁마마님 의식을 하는 게 아닌가요?
장금 : ......
씬72 큰 집무실(하연각)
제조상궁집무실이나 다른 집무실이 아니고.. 꽤 큰 집무실에 각 처소의 상궁들이 모두 모여있다.
제조상궁, 수발상궁, 지밀상궁, 동궁전, 대비전, 생과방, 병과방, 후궁전 상궁들과
제일 끝에 조용히 앉아있는 최상궁..
맨 뒤쪽으로는 이걸 어쩌면 좋나.. 불안해하며 앉아있는 민상궁.. 이리저리 눈치를 보며 있는데..
동궁전 : 경합을 한상궁이 벌인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대비전 : 더구나 정상궁마마님의 비호아래 치러진 만큼 처음부터 공정하질 않았습니다.
생과방 : 그렇습니다. 우리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
지밀상 : 더욱 인정할 수 없는 것은 한상궁의 신분이요..
수발상 : 그러습니다. 아무리 상궁이 되면 모두가 중인이라 하나
그렇다해도 궁녀는 궁녀들의 법도가 있는 것입니다.
어쩌다가 평민이나 천민에서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고는 하나..
궁녀는 대대로 중인 이상의 사람들이 하는 것입니다.
지밀상 : 더구나 대전의 수랏간 아닙니까? 전하를 가까이서 보필하는 대전 수랏간 상궁이
노비의 딸이라뇨? 이건 말이 안 되는 것입니다.
최상궁 : ......
민상궁 : (불안해 죽겠고)
동궁전 : 그렇습니다. 엄연히 반상의 법도가 지엄한데..
노비의 여식이 궁에 들어온 것만도 감지덕지이지
어찌 최고상궁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단 말입니까?
지밀상 : 다시 말씀드리지만 대전입니다.
대전에 어찌 그런 신분의 사람이 무시로 들락거린단 말씀입니까?
조용히 나가는 민상궁..
대비전 : 하여.. 저희는 도저히 인정을 할 수 없습니다. 윗사람으로 모실 수도 없구요.
병과방 : 하니 제조상궁마마님께서 대비마마께 아뢰어주십시오.
생과방 : 분명.. 대비마마께서도 저희의 뜻을 가납하실 겁니다.
동궁전 : 그럼요 전하께서도 인사를 하셨다가도 밑의 관원들이 반대하면 철회를 하십니다.
병과방 : 분명 대비마마께서도 반상이 엎어지는 이 같은 일을 좌시하지는 않으실 겁니다.
최상궁 : ......
제조상 : ......
씬73 대궐 일각
몰래 빠져나오는 민상궁.. 대체 이를 어쩌면 좋나.. 갈팡질팡하고 있는데..
창이 역시 몰래 빠져나오는 분위기로 나오다가 마주친다.
창이 : 마마님.. 이를 어쩌면 좋습니까? 각 전각의 나인들이 아무도 거기엘 안 갑니다.
민상궁 : 나인들도?
창이 : 예.. 마치 거길 가면 역적이 되는 분위깁니다. 이를 어쩝니까?
민상궁 : 내 말이 그 말이야.. 어쩌면 좋아? 의식을 치룰 시각은 이미 지났는데..
창이 : 마마님.. 조용히.. 길게.. 죽 살려면 어째야하는 것입니까? 빨리 말씀을 해주셔요?
민상궁 : 나도 몰라.. 나도 이런 일은 처음이야.
창이 : 마마님..
민상궁 : 모르겠다.. 우린 그냥 일 끝날 때까지 아픈 척 하면서 싸매고 있자. 아무래도 그게 최선이야.
정상궁 : (E) 뭐가 최선이라는 게야! 뭐가!
화들짝 놀라는 민상궁과 창이..
민상궁 : 마마님..
창이 : 마마님..
장금 : 어떻게 된 것입니까? 대체 왜 아무도 나타나질 않는 겁니까?
민상궁 : 그게..
한상궁 : 말해보거라.
민상궁 : 저는 정말 안 가려고 했는데 모이지 않으면 결딴을 내겠다고 연통이 와서..
정상궁 : 누가! 누가 그랬단 말이냐!
민상궁 : 그게 누구랄 것도 없이 소주방과 지밀의 모든 상궁마마님들께서 하연각에 모이셔서..
정상궁 : 내 이런!
하고는 분노로 들끓어 아픈 몸도 잊고 빨리 걸어가는 정상궁..
한상궁과 연생.. 장금도 정상궁을 따라가고..
씬74 하연각
상궁들 아직도 설왕설래 떠들고 있는데..
수발상 : 이제 마마님께서 결단을 하셔야합니다. 대비마마께 고하시지요.
하는데.. 분노로 가득찬 정상궁.. 문을 박차고 들어와서는..
정상궁 : 이게 뭣들 하는 짓거리야!
모두 놀라 보는데..
정상궁 : 난 아직도 수랏간의 최고상궁이다. 당장 소주방의 상궁들은 나를 따르지 못할까!
하면.. 조금의 동요가 있으나.. 제조상궁과 최상궁의 눈치만 보며 움직이지 않는 상궁들..
정상궁 : 제조상궁! 내 그리 부탁을 했거늘.. (최상궁을 보며) 내 그리 간곡히 일렀거늘.. 결국 네가..
이런 천벌을 받을 짓을 하고야 만게야!
하다가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윽’ 하며 쓰러지는 정상궁..
뒤에 서있던 한상궁, 연생.. 장금 놀라..
한상궁 : 마마님!
연생 : 마마님!
장금 : 마마님!
하며.. 놀라는 한상궁과 장금의 모습에서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