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일 : 2005. 1. 14(금)>
* 스위스에서 독일로 국경 넘음(5시간 소요) - 아우토반 도로 - 독일 프랑크푸르트 - 중국식당에서 점심 -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 뢰머 광장 -괴테 김나지움 - 숙소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버스는 7시 경에 독일로 출발하였다. 스위스에서 독일까지는 5시간 정도 걸렸다. 마산에서 서울 가는 시간 밖에 안된다. 국경을 이렇게도 쉽게 넘다니.
버스는 아우토반을 달렸다. 아우토반은 1933년부터 건설에 착수하여 근대적인 고속도로의 선구가 된 도로로 정식명칭은 라이히스 아우토반(Reichs Autobahn), 독일 국내 어느 지점이건 아우토반에서 50Km 이내에 들어오도록 되어 있으며 통행료는 받지 않는다고 한다. 무제한 속도로 달리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버스는 100Km를 넘지 못한다고 한다. 차내에 블랙박스가 있는데 경찰이 검문시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속도를 잘 지킨다고 한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우리나라 고속도로 톨게이트 같은 곳이 나왔다. 차는 여기서 잠시 세웠다. 여기가 바로 국경선이라고 한다. 도 경계 넘듯이 아무 검문도 없이 너무도 쉽게 왕래하고 있었다. 몇 년 전 마산에서 진해갈 때 검문소에서 헌병이 차에 올라와 차내를 한 바퀴 휘 둘러보던 때를 떠올리며, 누군가 차내에 올라와 검문하겠지 했었는데, 너무 싱겁게 국경을 넘은 것이다.
12시가 조금 넘어 프랑크푸르트에 드디어 도착하였다. 고풍스럽고 무거운 느낌의 건물들, 독일의 분위기였다. 우리를 맞이한 현지 안내원은 독일에서 유학중인 아가씨인데, 우리나라에서 대학을 마치고 왔다고 했다. 투터운 코트와 무거워 보이는 부츠가 어딘지 모르게 독일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프랑스의 안내원은 바바리코트에 우수 젖은 표정으로 빠리의 분위기를, 런던의 특파원 출신 안내원은 잘 빗어 넘긴 머리에 검은 색 코트를 휘날리던 깔끔한 신사의 분위기를, 그리고 독일 안내원은 독일의 무거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 안내원에게서부터 그 나라의 특색이 느껴졌다.
점심 식사는 중국식당에서 해결하였다. 독일에 와서 중국식당에 들어가는 것이 조금은 마음에 덜 찼지만 한국에서 먹는 것과 또 다른 느낌이었다.
식사 후, 식당 바로 앞에 보이는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으로 갔다. 많은 기차, 얽혀 있는 철로, 수많은 사람들의 왕복, 우리나라와는 달리 어수선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플랫홈 바로 옆에 음식을 파는 간이 상점이 있었다. 바쁜 이용객을 위해 식사대용으로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팔고 있었다. 이곳에서 유럽의 다른 나라와도 연결하는 국제 열차도 많다고 한다. 독일은 국내에 약 30,000Km의 철도망을 보유하고 있는데 국제 특급 열차인 Eurocity는 유럽 13개국의 200개 도시를 연결한다고 한다.
기차 역사를 나와 뢰머 광장으로 향했다.
- 뢰머 광장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에서 제일 큰 도시로 금융과 상업의 도시이다. 라인강의 지류인 마인강이 흐르고 있는 이 도시의 정식명칭은 프랑크푸르트 암마인(Frankfurt am Main)이라고 한다. 베를린 근처에 지명이 비슷한 곳이 있어서 구별하기 위해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독일의 맨하탄이라고 불리우는 시가의 고층건물들은 거의 은행건물인데, 우리 동네에서 본 알리안츠 생명보험회사의 본사 건물도 여기에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문호 괴테의 고향이며, 곳곳에 역사적인 전통이 살아 있었는데, 구시청 건물 뢰머(Romer)가 인상적이었다. 뢰머는 1405년 시의회에서 귀족의 저택 3채를 사들여 시청사로 개조해 사용하였는데, 역대 황제들이 연회를 베풀던 곳으로, 2층의 넓은 홀은 황제의 대관식이 거행된 이래 황제의 넓은 방으로 불린다고 한다.
그리고 시청사 앞의 뢰머 광장 중앙에는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천칭을 들고 있는 ‘정의의 분수’가 있고 광장 남쪽에는 니콜라이 교회가 있다.
그리고 오페라하우스가 알려져 있는데, 비엔나 오페라전과 빠리 오페라전, 그리고 이곳 프랑크프르트 오페라전이 세계 3대 오페라전이라고 한다.
- 국제 도서 박람회
대한민국 총영사관이 있는 이곳 프랑크푸르트에는 국제 회의가 많이 개최되기로도 유명한데, 매년 10월에 열리는 국제 도서 박람회도 유명하다.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박람회(Buch Messe)는 15세기 초 쿠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 직후 1564년부터 정기적으로 개최되었는데, 2차 세계대전 때 잠시 중단되었다가 독일의 출판업자와 서적업자들에 의해 1949년에 재개 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올해 2005년은 한국이 주제국가(Guest of Honor)로서 국제 도서박람회에 참가한 나라들 중에서 ‘주인공’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도서박람회가 열리는 10월을 전후로 해서 주제국가와 관련된 문화 행사가 개최되며, 도서박람회의 가장 집중적인 보도대상이 되는 영광을 얻게 된다고 하니 작지만 큰 나라인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며, 성황리에 행사가 마치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
- 괴테 김나지움
우리가 간 학교는 괴테 김나지움으로 1520년에 개교하여 500년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였다.
독일에서는 우리와 학제가 다르다. 6세에 초등학교 입학하여 10세가 되면 직업 학교나 김나지움으로 나뉘는데, 학교 성적이 우수하고 대학 진학을 할 학생들은 김나지움에 입학하여 대학 진학과 연결되는 과목을 선택하여 수업을 받는데, 5학년부터 13학년까지 9년의 과정이다.
김나지움의 다니는 학생들은 13학년이 되면 고등학교 졸업시험, 즉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는 시험인 아비투어(Abitur)에 응시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비투어는 해당학교 교사가 두 종류로 출제해서 교육청에 제출하면 교육청에서 선택하여 학생들에게 시험을 치게 하며 출제와 평가를 교사에게 맡긴다고 한다. 이 시험을 통과한 학생은 국제 아비투어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지며, 합격한 학생은 유럽의 어느 대학이건 진학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괴테 김나지움은 4명중 3명이 국제 아비투어에 합격한다고 한다.
교무실이 없는 것도, 담당 수업 후 교사가 귀가하는 것도, 출근 개념 없이 파트타임이 가능한 것도 우리와 달랐다. 교사의 수업 시수는 45분 수업으로 26시간 정도되지만 행정업무가 없기 때문에 학생 지도에 주력한다고 한다.
또한 그들의 교원 양성제도는 대학에서 전공과목과 교육학 공부를 하고, 디플롬이라고 하는 석사과정에서 주 전공과목을 정해서 공부하며, 졸업 후 교원이 되기 위한 첫 번째 국가고시를 치르고, 실습 교사로서 2년간 근무한다고 한다. 그리고 정규교사가 이때 실습을 도와주며 교사의 자질을 관찰하여 평가서를 써서 제출하며, 2년 후 두 번째 국가고시를 치고, 공개수업과 논술 시험과 실습담당교사의 평가서를 합해서 최종 정교사의 자격을 준다고 한다. 중등학교 교사는 대학에서 4년 이상의 이론교육과 2년 이상의 현장 실습을 합해 6년 이상이 걸리며, 교사가 된 이후에도 수업 중 교장선생님의 수업 관찰을 통해 부족시에는 후발 트레이닝을 지시하면 교사 연수원에서 재 이수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사가 되기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까다로운 것 같다. 우리는 교원임용고사 합격이 또한 어렵지만.
현재 교직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감사하는 마음으로 학교를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