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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여자란?
'여자에게 대항하는 무기는
아껴주는 마음씨이고,
마지막 가장 잔인한 수법은
잊어버리는 것이다.'
-곤차로프(러시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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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인가? 그레이스는
이런 철학적인 질문을 자신에게
던진 적이 없었다. 높은 교육열을
지닌 부모님은 그레이스에게 늘
공부만을 강요해 왔다. 그레이스는
부모님을 기쁘게 하기위해 공부
했다. 그녀는 곧잘 높은 성적을 받아왔고
부모님은 그것을 기뻐하셨다. 그녀의 높은
성적은 부모님을 실망시킨적이 없었으며 자신도
공부가 좋았다. 어쩌면 아무런 불평없이
살수 있었던 그레이스에겐 남자조차도 필요
없었다. 하나의 모자람 없이 살아왔었던
그녀에게도 삶의 고통이 찾아왔다.
그것은 바로 MIT대학 차석 졸업으로 빛났던
졸업식날에 학교로 찾아오시던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것이다. 부모님의
교통사고는 그녀에게서 모든 것 앗아갔다. 삶의 희망
도 보이지 않았다. 특출난 외모를 가진 것도 아니고 사교
성도 없어서 친구가 있을리 만무했던
그녀에게는 부모님밖에 없었던 것이다.
슬퍼하는 그녀에게 나타난 구원자 비숍...
그레이스가 홀로 외로워 하며 방안
에서 식음을 전폐하였을때 그녀가 가야
할 길을 가르쳐 주었다. 삶에 충실하라고, 그것이
자신의 부모님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그것을
위해 공부를 하라고 시킨 것이었다고 했다.
다른 회사에서도 그녀에게 손길을 내민 것
은 마찬가지였지만 그녀의 마음을 만족시켜
주진 못하였다. 높은 보수와 좋은 근로조건
을 내세워 그녀를 유혹한 회사보다는
자신의 갈 길을 알려준 비숍에게 자신의
지식을 사용하기로 택한 것이다. 그레이스
는 자신이 비숍에게서 부모님의 모습을
발견했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그리고 그런 비숍이 다른 사람을 자신보다 먼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늘 엘리트로 인정받으며 살아가던
그녀에게는 놀라우리만치 당황함을 준 것이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이 '질투'라고 이야기 하는
감정이었다. 그녀는 수학문제와 과학문제를 풀어왔던 것 처럼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넘어갈 수 없었다. 그녀는
'어떤 방법'을 생각해내고는 이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려운 문제지만 난 이걸 풀고 말거야'
그녀는 그것이 결코 자신에게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비숍, 오랜만이야."
리플리의 얼굴은 모멸로 가득차 있다. 자신을
모멸하는 듯한 얼굴을 본 비숍은 이미 예상
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비숍... 니가 콜이라는 여자를 알듯이 나도
콜이라는 여자를 알고 있어."
"이곳의 주인은 나야 리플리. 네맘대로 모든
것을 할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말라는 말이야."
자신은 리플리에게 사과를 하고 용서를 빌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말은 무엇
인가? 비숍은 생각과 다른 말을 하고 있는 자신
에게 모멸감이 느껴졌다.
"비숍... 여기는 네 집이겠지만, 나는 리플리야.
내 인생은 너 때문에 망쳤어. 우선은 나를 복제
한 리플리를 보고 싶어."
"리플리.. 어쩔 작정이야?"
"죽일지도 모르지... 아우가리호에서 그랬던 것
처럼..."
"하지만 그때의 너의 복제인간은 고통스러워하고
있었어. 그래서 죽인거잖아. 이번의 리플리는
건강하다고..."
"... 농담이야 비숍."
"무서운 농담이군."
"삶의 경계를 몇번이나 넘은 사람에게 이런
농담쯤은 아무것도 아니지. 일단은 난
나를 만나 보겠어."
"알겠어 리플리... 그럼 데려다 줄께."
비숍은 리플리와 피터와 빌리를 복제 리플리에게
안내했다. 피터와 빌리는 비숍이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선하게 생긴 인상과 논리정연한 말을
하는 비숍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레이스는 복제된 리플리를 없애기로 마음먹었다.
복제된 리플리를 죽이고 방금 도착한 리플리도 죽인다.
그러면 비숍은 날 사랑해 주겠지...
그레이스는 정신적인 공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레이스는 권총을 들었다. 사택안에 권총정도는 얼마든지
있었다. 에일리언의 탈출에 대비한 자동 소총이나
유탄연속발사기도 준비해 놓았을 정도였기 때문에
사택내 권총정도는 얼마든지 있었다. 권총을 자신의
하얀 가운의 안쪽 주머니안에 넣은 그레이스는
서서히 복제된 리플리가 있는 병실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도착한 병실에는 복제된 리플리가
앉아 있었다.
복제인간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복제된 리플리의 건강상태나 정신이상정도를 수치화해서
늘 생각하던 그레이스는 처음으로 타인의 마음을 알고
싶어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하지만 리플리를 죽이려던
계획은 여전히 변함 없었다. 리플리가 자신을 본다.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리플리의 육체는 강하다.
하지만 총에는 당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레이스는 옷에 감추어두었던 권총을 빼내어 들었다.
그리고 복제된 리플리를 겨누었다. 총을 겨누었어도
변함없이 복제된 리플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죽고싶다'라고 이야기하는 눈빛이었다.
병실에 들어온 이유는 복제된 리플리를 죽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복제된 리플리의 눈빛을 보는 순간 오히려 그녀를 자신의
손으로 죽여야 한다는 의무를 느끼게 되었다.
지금 그녀가 죽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레이스는 자신이 무의식중에 손에 쥔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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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일리언 완결소설
♣7편
레전드오브에일리언 - 7장 여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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