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3회에 거쳐 올려드릴 글은....
Billiards ~월간 당구 ~ 금년 3/4/5 월에 게재된 컬럼으로....
번역자 는 김영헌 /Billiards 국제부문 컨설탄트/前 대한당구연맹 고문/ Scidlow ID로 활동 중임을
밝힙니다.
' A tribute to Torbjo"rn Blomdahl, who turns 50 on
26 October,2012'
by Bert van
Manen
원 제목은 직역하면 '2012/10/26일 50세 생일을 맞은 토브욘 브롬달에게 바치는 찬사' 이다.
필자는 네델란드의 저널리스트이자 브롬달의 오랜 친구이며 3쿠션 에버리지 1.1 정도를 기록하는
플레이어이자 당구관련통계 전문가라고 한다.
Mr.Manen이 Facebook에
올린 글을 그 몇 달전 자신도 50세가 된 이태리의 Marco
Zanetti 선수
가 내게 이메일로 보내왔다. 아마 이런 헌정사를 받는,친한 친구이지만 라이벌인 브롬달이 내심
부러웠으리라.
사실 이 글을 받은 즉시 작년 11월초에 번역해서 공유했어야 하는데, 조금 바빳던 데다 오랜 지병
인 귀차니즘 때문에 때늦게 해를 넘기고 지금에야 번역에 들어갔다.
브롬달이라는 오랜 기간 캐롬 3쿠션에서 세계정상에 머물렀고, 게다가 최근에는 50세가 다 되어
서도 전성기 때의 모습을 되찾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적인 선수의 인생과 당구역정을 이 글에서
음미할수 있으며 또 그를 통해 지난 수십년간의 세계캐롬당구의 변천사를 엿볼 수 있으니, 모두
에게 아주 보배로운 글월이라 할 수 있겠다.
역자의 표현력한계와 당구사에 대한 식견부족으로 원문을 훼손하였을까 두렵지만
....
Ps. 번역을 일단 마치고 수정하는 중 브롬달이 2013년 2월 터키의
Antalya 에서의 올해 첫
월드컵에서 또
우승하며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하였다. 생애통산 월드컵우승 41회!
(번역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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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만약 글을 읽는 당신이 아직 50세가 안 되었다면, TV에서 본 높이뛰기경기에서의 점프방식은
소위 '배면도'(flop)라고
불리는 'Fosbury 스타일' 뿐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그 방식이 표준이 되었지만,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미국의 Dick Fosbury 선수가
모두가 처음보는 배면도로 2m24cm의 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딸때까지는 아니었다.
그 이전 수세기동안 가위치기나 앞으로 뛰어넘기 방식이외에는 새로운 시도조차 없었다는 점이
믿어지지 않을 것이다.
잠시 당신이 1965년도에
Fosbury선수의 육상화를 신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비록 Fosbury가 배면도 방식자체를 창조해내지는 않았지만 그는
그 새로운 방식이 충분히 가능성
이 있다는 것을 믿고, 그 해 이전까지는 한번도 배면도로 대회우승을 못
일궈냈음에도 불구하고
'flop'방식 높이뛰기 훈련에만 매진했다.
그리고 그 방식의 세부적인 사항들을 서서히 개량해가면서 조금씩 기록을 향상해가는 정도에
만족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출발 직후의 달리기부터 도약,방향전환,착지까지 완전히 새롭게 그 방식의 원형을 과감하게
통째로 뜯어 고쳤다.
만약 당신이였다면 경기장에서 그 누구도 내달리지 않았던 왼쪽 끄트머리로 냅다 내달렸다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확 바꾸면서 지금껏 아무도 시도할 생각조차 안해본 뒷등착지방식으로
도약을 시도해볼 믿음과 배짱을 가질 수 있었겠는가 ?
그렇치만 Fosbury 는 그걸 훌륭하게 해냈고, 그때까지 오랫동안 기록경신이 안되어 종목자체가
침체에 빠져버리면서, 이전의
높이뛰기 기록이 인간의 한계인가하던
세상의 의구심을 보기좋게
깨부쉈다.
과거의 기록이 천정이었다면
Fosbury가 그걸 뚫고 박차오른 것이었다.
그렇다 ! 브롬달이 바로 우리 당구계의 Fosbury 라고 말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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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서 타이거 우즈의 업적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 잭 니클라우스의
업적을 모르고서는 불가
능할 것이다.
그래서 브롬달에 대해서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레이몽 클루망에 대한
얘기를 먼저 간략히라도
해야만 할 것 같다.
전성기때의 클루망으로 말할것 같으면, 현격한 차이로 세계최고의 선수였을
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상식으로 판단하건데, 가히 이론적으로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추앙받아 마땅했다.
그는 바위처럼
굳건한 스탠스와 자세, 추호의 흔들림도 없는 스트로크, 완벽한
집중력,게다가 빼
어난 기질과 뱃짱을 두루 갖추고 있던 완전 그 자체였다.
일대일 대결에서 누구도 그의 뛰어난 작전능력 앞에 무뤂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이렇게 말하면 지나치게 점잖은 표현이라 의미가 전달이 잘 안될것같아
직설적으로
말하겠다.
그는 닭을 잡으면 고기는 몽땅 자기가 가져가고, 상대방에게는 배설물만
남겨주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Blomdora 의 상자 (역자주 : 브롬달 + 판도라의 상자 합성어로서 은유)가 열리기 전까지는,
클루망의 포지션플레이는 완벽의 대명사였다.
그는 기술적으로도, 정확성으로도 흠집없는 경기를 펼쳤다.
콘트롤은 그의 경기의 핵심이었다.
큐볼(수구)은 대부분 제2적구에 아주 필요한 최소속도로 도달해서, 득점 후 수구가 제2적구에서
보통 30cm 근처에 머물면서 항상 다음 포지션을 열어두곤
했다.
그의 게임계획은 간단히 말해서, 제1적구를
정밀하게 맞춰서 수구를 정확한
라인으로 보내어
3번의 쿠션을 지난 다음 궁극적으로 제2적구를 맞추는 것이었다.
만약 2적구가 쿠션에 근접해있다면 조금 더 정확하게 치면 되었다. 또 2적구가 쿠션에 딱
붙어있다면, 믿기어려울만큼 정확하게 치면 될뿐이었다.
1적구가 반대편 저 멀리있으면 어떡했을까? 그냥 레이저 광선처럼 똑바로 스트롴을 날릴뿐이었
다.
클루망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수구를 잔재주 안부리고 정직하게 똑바로 보내서,
테이블 위를
직선으로 이동시키는 것이었다.
그리고 뱅크샷을 포함한 모든 샷을 좀 더 정확한 계산에 의해 치며, 3쿠션을
과학의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그의 태도는 고전적이고 당당하였으며, 감정보다는 논리를, 직관(intuition) 보다는 이성을
우선하였다.
이 위대한 인물은 더 이상 해볼 데가 없을 때까지 작전계획을 완벽할 때까지 갈고 또 갈아냈다.
오랫동안 에버리지 1.5수준을 유지했으며, 어떤 시합에서는 1.6정도에 도달하기도 하였으나
그 이상 올라가지는 못하고 있었다.
아마 그가 한계에 도달했거나, 아니면 게임 자체의 한계인 듯 했다.
이미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한 탓인지 에버리지 1.8에
도달 할수 있는 길은
클루망에게도 없어 보였다.
1980년대 초반, 스웨덴
출신의 젊은 선수가 클루망의 당구인생을 가로막고 나서서는 그 이전의
모든 3쿠션 교과서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그의 작전계획은 이전에 구경도 못한 전혀 새로운 것이었다.
과거 높이뛰기 배면도의 달인 Fosbury가 이전의 방식을 완전히
무용지물로 만들며 세계를 깜작
제패했듯이, 브롬달 역시 이렇게 말하는 듯 했다.
" 정확함 그리고 좀 더 정확함만 가지고는 한계에 부딪힌다. 무어하러 쿠션에 거의 붙어있는
2적구를 맞히기위해 2mm 단위로 3번째 쿠션 목표지점을 찾기 위해 골머리를 썩이냐?
직경 61.5mm 짜리 작지않은 공이 테이블 허공에 2적구가 될 준비를 하고 버티고 있는데 말이다.
나는 다른 접근로, 다양한 회전/끌기/밀기/당점/속도 등의 컴비네이션(조합)을 시도할 것이다.
어차피 기존의 방식도 그런 어려운 포지션에서 성공확률이 5% 밖에
안된다면, 새로운 시도로
잃을 게 없지 않은가?
나는 여러 가지로 실험을 할 것이다. 그간 통용되던 무회전/정회전/최대회전의 3가지
고전적인
타격방법에서, 그 중간중간 시도되지 않던 회색지대를 시도하고 탐구
할 것이다. 공을 똑바로만
보내지 않고 , 오히려 수구의 커브현상을 이용하면 더 확률을 높일
수도 있는 것 아닐까?
공을 매우 강하게 쳐서 만약 통상적인 3쿠션 길에서 안 맞더라도 두
세 개의 쿠션을 더 맞고
돌아나오면서 또 한번의 득점찬스를 기대하는 게 뭐 잘못된 것 아니지 않느냐? 수구에 기존의
타구방식과 정반대의 타법을 구사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다양한 스트롴 방식을 사용하여,
반발각도를 정상보다 길게/짧게 뽑아내는 것도 매우 활용할만한 기술
아닌가? "
브롬달에 의해 세상에 나온 뛰어난 새로운 해결책들, 기존의 방식을
변형시킨 수법들, 새로 정비
되거나 개선된 접근 라인들, 성공확률을
거의 배로 올린 강한 양방을 의식한 강공들은 정녕
세상을 동요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마치 옛날의 17줄의 바둑판이 19줄로 커지면서. 훨씬 더 넓은 바둑세상을 열었던 것과 비
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역자의역: 체스에 비유한 것을 바둑으로
바꾸었음.)
그는 당구대 전체를 크고 넓게 공격대상으로 활용했으며, 어떤 포지션이라도
득점 가능하게
보이게 하였으며, 공격이 최고의 방어임을 입증해낸 것이었다.
그가 단호하게 입증한 여러 가지 중 하나는 당구공이 꼭 수학적 법칙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며, 당구공의 궤적이 반드시 2차원
도표대로 움직일 것이라는 사실 자체도 의심해봐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다.
즉 3차원 구조를 가지고 굴러가는 물체인 당구공은 충돌과 마찰을 일으킬
때 반드시 물리학의
법칙에 따라 반응한다는 점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종이 위에 쓰여진 단어들은 단순히 종이 위의 글자에 지나지 않지만, 거기에
목소리와 억양을
더해주면 훨씬 더 표현이 다채로워지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브롬달의 시합에서의 태도도 그가 당구대 주변에서 보여주듯이 클루망의 그것과는 확연히 달랐
다.
보통 스웨덴 사람들이라면 냉혈한들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이 스웨덴인난큼은
경기장의 사람들
누구나 볼 수 있을 정도로 경기중의 감정변화를 뚜렷하게 얼굴에 들어내곤 한다.
이 선수는 세계 어딜 가더라도 매 샷마다 특유의 열기,자부심,실망감,분노를 뿜어대며 충격적인
존재감으로 관중들을 사로잡곤 한다. 샷을 성공시키든 실패하든 항상
관중을 열광시키는 것이다.
무모함, 신선함, 젊은이
특유의 약간의 오만함이 묻어나는, 하지만 매우 창조적인 스타일로
지금껏 누구도 보여주지 못했던 경지의 당구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브롬달이 클루망이 자신의 게임에서 보여주는 3가지 주요요소
즉 콘트롤/계산/
신중함을 간과한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브롬달은 그런 요소들조차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3가지 효소, 상상력/영감/육감들에
버무려서
얻어낸 남다른 경지를 당구팬들에게 자랑스레 뽐내곤 한다.
우리가 본 결과가 그것을 입증하고 있지 않은가?
(역자주 : 저자는 클루망의 3대요소를 Control/ Calculation/ Caution = 3C 로
브롬달의 3대특징을 Imagination/ Inspiration/Intuition = 3I 로 요약)
1부끝
첫댓글 멋진글입니다...지니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