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려고 아파트를 나섰다. 찬바람이 볼을 엔다. 종종걸음으로 옥외 주차장에 세워둔 차까지 뛰어갔다. 지난여름에 산 디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앗, 그런데 이게 웬일. 시동이 안 걸린다. 이걸 어쩌지….
당황하지 마시라. 디젤 차량은 추운 날씨에서 시동을 걸려면 예열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차량이든지 예열 장치가 있다. 날씨가 따뜻해 사용하지 않아 당신이 모르거나 잊고 있을 뿐. 우선 열쇠를 'ON'위치까지만 돌려라. 계기판 예열표시등에 불이 들어올 것이다. 5~6초만 기다리면 표시등이 꺼진다. 이때 시동을 걸면 된다.
추운 겨울엔 이처럼 뜻하지 않은 일로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차문의 열쇠 구멍이 얼어붙어 아예 열쇠를 넣지 못할 때도 있다. 이럴 땐 열쇠를 라이터 불로 달군 뒤 넣는 게 요령이다.
유리에 성에가 잔뜩 껴서 잘 떨어지지 않기도 일쑤다. 시동을 걸고 엔진이 더워진 뒤 한참 히터를 틀어 대야 녹을까 말까다. 출근 시간에 이렇게 히터를 틀어 놓고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일. 이때는 따뜻한 물을 붓는 것밖엔 왕도가 없다. 차 위나 앞.뒷유리에 눈이 쌓였을 때도 털고 나서 남은, 붙어 있는 눈에는 역시 더운 물이 최고다.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은 영하 15도 이하에서는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다. 이 온도에선 LPG가 기화가 안 되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영하 15도의 혹한은 드문 일이지만 강원도 산골 스키장에 놀러갔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비책은 있다. 탱크에 LPG가 꽤 남았더라도 강원도에서 다시 가득 채우는 것이다. LPG는 성분 혼합비에 따라 기화되는 온도가 좀 다르다. 강원도처럼 추운 지방의 충전소에서는 그에 맞는 성분비의 LPG를 주는 게 보통이다. 시동 안 걸리는 사태를 막는 최고의 방법은 실내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것이다. 부득이 옥외 주차장에 둬야 한다면 엔진 부위를 해 뜨는 쪽으로 세워라. 겨울철에 잊기 쉬운 것 하나.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하라. 기온이 떨어지면 타이어 공기압도 떨어진다. 그러면 타이어가 쉽사리 닳고 연비도 나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