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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주째 매주마다 각종 대회가 이어지고 있다.
(4/3) 전주마라톤 풀코스, (4/10) 대전5Km, (4/17)화순10Km, (4/24)고흥10Km,
(5/1)장성 5Km, 그리고 오늘(5/8)은 정읍동학 10Km
적어놓고 보니 그것참...
연6주 동안 한주도 쉬지 않고 대회에 참가한 것이다.
이것 또한 사상 유래가 없는 진기록!
문제는 훈련할때와는 달리 대회에 갔다오면 한잔씩 하는것이 습관처럼 되다보니 몸에 과히 좋지는 ....
이번주에는 지난 일요일 장성대회 끝나고 태근,길섭네랑 먹은 것부터 시작해서 수요일밤에 새벽4시까지 완주형이랑 푸고, 금요일 정기모임 후에는 또 새벽3시가 넘도록 펐더니 몸이 영~아니올씨다.
절제하고 자제해야만 되는데...
이러면 안되는데...
어찌됐건 적당히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마음 반절 걱정하는 마음 반절로 정읍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대회안내책자에 적힌 명단대로만 하면 상위10위 이내에 들기가 이변이 없는한 쉽지 않을 것처럼 보였는데 의외로 상위랭커 몇명이 출전 하지 않았다.
그래도 하여간 맨날 만나는 그얼굴에 그 고수들...휴~!
날씨는 대회출발직전부터 해가 떳지만 기온도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낮고 바람도 살랑거릴 정도로 적당히 부는 아주 괜찮은 조건이다.
다만 몸상태가 영 거시기한것이 결과로 어떻게 나타날지 못내 우려스럽기만...
황토현 옆길에 세워진 아치를 출발해서 첫1Km는 약간의 내리막이 대세인데 앞에 달려나가는 열명 남짓한 사람들과 40여미터쯤 거리를 유지하며 한호흡 여유있게 가는데도 불구하고 3분17초를 가리킨다.
늦춘다고 늦춘것도 이정도니 큰일이네!
선두그룹은 3분10초 내외로 간다는 것인데...음!
겁이나서 선두그룹과 거리가 더 벌어지더라도 페이스를 늦춰본다.
왼쪽에서 나는 숨소리 그리고 오른쪽에서 나는 다급한 숨소리
2Km지점에 이르기 전에 신원이 밝혀지는데 한쪽은 현귀형님, 다른 한쪽은 상노형님이 아닌가?
'아 뜨셔랴! 오늘 제대로 망신살이 뻗치겠네!'
하지만 지금 이대로 가면 35분 이내로 달리는 페이스인데 절대로 이렇게 오래갈순 없는데 저양반들이 ???
어차피 힘도 달리고 몸도 거시기한데 여기서부터 함께 분위기 따라 움직이면 화약을 지고 불섶에 뛰어드는 격이 될것 같다.
지금도 오버하고 있으니 당분간 느긋하게~
2Km 3'47" [7'04"]
3Km 3'37" [10'42"]
4Km 3'41" [14'23"]
5Km 3'49" [18'13"]
4Km에 이를 무렵쯤 두분 형님이 나란히 달리는 대열을 앞질러 나가고 반환점에 이르는 기나긴 오르막을 탄다.
순위는 9위
몸이 확실히 제기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닌것 같다.
하긴 뭐 화순대회때부터 계속 풀코스의 피로를 풀 새가 없이 이어오지 않았던가?
반환점을 돌아서며 18'13"라는 시간을 보며 한편으론 안심도 되지만 돌아가는 길은 대체로 오르막의 비율이 높은데 얼마나 시간을 까먹을지 걱정이 된다.
준호친구가 선두대열에서 점점 멀어지더니 100미터 안쪽에서 시야에 계속 들어온다.
바로 뒤에 한사람이 따라가고 있고...
몸이 안좋다더니 역시나 저기도 제 기량을 못내는 것 같다.
6.5Km즈음에서 팍퍼진 상태로 페이스가 느려진 김완기선수를 앞질러 가고 7Km를 넘어섰을 무렵에 오른쪽 뒷편에서 다시 다급한 숨소리가 들린다.
'얼레 김완기선수가 자존심이 상해 쫒아오는가?'
그런데 잠시뒤에 옆눈질 시야에 들어온 사람은 다름아닌 현귀형님이다.
하기야 내 페이스가 반환점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는데다가 지금도 체력이 붉은불 상태인데...휴~
6Km 3'34" [21'48"]
7Km 3'58" [25'47"]
8Km 4'01" [29'48"]
9Km 3'58" [33'47"]
10Km 3'38" [37'25"]
7,8,9Km지점 세구간은 시간을 너무나 많이 까먹었다.
아니, 퍼진것이나 다름 없이 달린셈
하지만 앞의 두주자 페이스에 맞춰 달린것이니 현귀형님은 포함해서 네사람이 모두다 이구간에서는 비슷비슷한 페이스로 고만고만하게 달린것 같다.
5Km반환점, 그러니까 2.5Km남은지점을 통과한 뒤론 5km주자들과 엉켜서 온통 난리속이다.
결국 꼬마녀석과 제대로 충돌~윽!
시간도 까먹고 페이스도 늦어지고...
현귀형님하고 업치락 뒷치락을 몇차례 하면서 내심 이대로 계속 경합만 붙는다면 막판 스퍼트는 언제나 나의 몫이라고 위안(?)을 해보지만 오늘 상황으로 봐서는 글쎄???
400미터 앞부터 매 100미터 마다 풍선기둥을 세워두었는데 두개를 남겨두고 스퍼트 하려고 내심 마음을 먹고 있다가 300미터 남겨둔 지점에서 현귀형님이 스퍼트를 먼저 한다.
하지만 스퍼트는 커녕 그냥 골인지점에 가는것도 힘이 부친다.
역시나 체력이야!
체력으로 시작해서 체력으로 끝나는데 체력을 고갈시켜 놓고 좋은 결과를 바랄수는 없지!
피니쉬에서 9위 표식을 걸어주었는데 나중에 시상할때 보니까 중간에 한사람이 더 있었는지 10위로 한단계 밀려났다.
최종기록은 37분24초
3만원짜리 상품권으로 집사람 옷도 사고 양말도 든든하게 장만하고 괜찮기는 하지만 상반기 시즌 마지막 대회를 좀더 제대로 준비해서 맞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