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모내기철을 맞아 못자리없이 볍씨를 직접 논에 심어 재배하는 직파재배에 대한 농업인들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직파재배가 노령화·부녀화로 갈수록 심화되는 농촌 인력난을 해결하고 생산비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희석 농촌진흥청 박사는 “직파재배는 벼농사에서 노동력의 30%를 차지하는 못자리 단계를 생략한 기술로 노동력의 경우 이앙재배보다 23~29%, 생산비는 6.2~8.2%씩 각각 줄일 수 있다”면서 “특히 올 들어 무논골 점파재배법 중심으로 직파재배가 느는 추세”라고 밝혔다. 벼 직파재배면적은 2007년 말 기준 전체의 4.6%인 4만4,100여㏊로 집계되고 있다.
농진청은 올해 전국 54곳 1,280㏊를 대상으로 무논골 점파재배법 시범사업을 추진중이다. 이 재배법은 파종기를 이용, 물이 있는 논에 볍씨를 일정한 깊이에 균일하게 심는 방법. 농진청은 이에 따라 최근 전북 익산지역에서 하영제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을 비롯한 농업 관련 기관 및 농업인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벼 직파 시연회를 가졌다. 이번에 소개된 ㈜황금파종기의 ‘다목적 점파식 파종기’와 ㈜張(장)자동화의 ‘건·습답 직파기’, 태홍직파기의 ‘무경운 직파기’, ㈜금강기건의 ‘다기능 복토직파기’ 등 4개 기종을 소개한다.
# 바닥 평탄 않아도 파종깊이 일정
◆ 다목적 점파식 파종기 = 승용이앙기 부착용으로 3.3㎡(1평)당 70~90주 범위 내에서 볍씨량을 조절해 심을 수 있다. 특히 볍씨가 2.5㎝ 깊이로 심겨져 잘 쓰러지지 않고 4줄 간격마다 15㎝×20㎝ 깊이의 배수골(물이 빠지는 고랑)을 만들어 물빠짐도 좋다. 또 논바닥이 평탄하지 않아도 파종 깊이가 일정하고 배수골마저 잘 만들어져 발아율이 양호한데다, 볍씨를 살짝 눌러주는 종자 누름판이 달려 있어 균일하게 파종할 수 있다. 파종기가 볍씨가 깨지거나 상처를 입지 않도록 설계돼 있고 작업 속도가 빨라도 점파 파종 작업이 가능하다.
☎ 031-681-9995~7.
# 시비·경운·배수골 설치 한번에
◆ 건·습답 직파기 = 트랙터에 부착해 볍씨를 심는 파종기로 건·습답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측조시비장치 등을 갖추고 있어 시비는 물론 경운과 파종, 배수골 설치 작업을 한번에 할 수 있다. 때문에 1㏊당 작업 시간도 이앙재배보다 79%나 절감된 3.8시간밖에 들지 않는다. 또 벼를 비롯해 보리·밀·메밀·호밀·이탈리안 라이그라스 등 다양한 작물에 적용할 수 있고, 작물에 따라 조수 변경도 가능하다.
특히 건답의 경우 비 온 뒤에도 논바닥 표면에 물기가 없으면 파종 작업이 가능하다. 또 파종한 지 하루 지난 뒤 24시간 물을 댔다가 빼주면 입모 및 수량 향상에 효과적이다. ☎043-298-0076.
# 잡초성 벼 발생률 97%나 줄여
◆ 무경운 직파기 = 논을 갈지 않은 상태에서 골을 내고 볍씨를 파종하는 작업기로 기존의 승용이앙기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무경운 직파는 물론 담수·건답 직파 모두 가능하고, 벼를 비롯한 보리·밀·콩·옥수수 등 다양한 밭작물에도 적용할 수 있다. 또 직파재배시 가장 문제되는 앵미(잡초성 벼) 발생을 97%나 방제할 수 있는데다가, 파종 깊이가 일정하고 뿌리가 땅속 1m 깊이까지 자랄 정도로 뿌리 활착이 좋아 쓰러짐 피해도 없다. 아울러 측조시비장치도 달려 있어 시비를 비롯한 파종 제반 비용은 10a(300평)당 25만원 정도로 이앙재배보다 46% 절감할 수 있다. ☎063-546-9171.
# 측조시비장치 부착 정밀농업 가능
◆ 다기능 복토직파기 = 트랙터 부착용으로 시비와 종자 파종, 규산질비료·흙 복토 작업을 한번에 할 수 있다. 특히 파종은 조파(줄뿌림)식으로 이뤄지며, 균일한 깊이로 파종돼 입모율은 물론 수량이 향상된다. 또 측조시비장치가 부착돼 있어 정밀 및 친환경농업이 가능한데다, 규산질비료 복토로 토양 개량은 물론 병해충·쓰러짐 방지와 수량·미질 향상에 효과적이다. 비 오는 것에 관계없이 건답·습답 직파 모두 가능하고, 벼뿐만 아니라 보리·밀·콩·옥수수·메밀·유채·사료작물 등 다양한 작물도 파종이 가능하다. ☎062-975-1300.
익산 = 김태억 기자 eok1128@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