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아시아 그러면 주로 파키스탄 사람이나 인도사람을 지칭한다고 한다. 그만큼 과거 영국식민지였던 그 사람들이 영국에 있는 소수민족에서 사회적 문제로 되어서 그런가 보다. 일본은 그대로 Japanese, 한국은 Korean, 중국은 Chinese라고 한다. 영국에서 느껴보는 오리엔탈리즘이라고 제목은 붙였지만, 문명발상지의 하나인 중근동 지방 메소포타미아 지방을 연상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그냥 서양에서 생각해보는 동양 그런 의미로 받아들이시면 좋겠다.
유럽에서 동양의 ‘신비’ 바람을 타고 ‘동양’ 그러면 좋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서양의 과학과 합리주의의 문명이 가져다주는 실존적 한계의 공허함을 동양의 그 어느 것에서 대안으로 찾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혼의 고향’이라 하여 티벳을 찾기도 하고, 불가에 귀의하기도 하고, 참선(參禪)수행과 명상을 즐겨 찾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조용한 산사에서 자연과 더불어 명상을 하면서 조용히 자신의 내면에 침잠해보도록 하는 temple stay가 외국인들에게 인기있는 문화관광상품이 되지 않은가 ? 헐리우드만 하더라도 그 많은 스타들치고 요가 한번 안 해본 사람이 없다고 하지 않은가 ? 요즘 젊은 사람들, 손목에 팔찌처럼 염주(bead)를 걸고 다니는 것을 보면, 아예 패션이라고 할 정도이다. 버밍햄에서 마난 19살 한국인 유학생은 남학생인데도 두 손목에 나무로 만든 염주에다 또 실로 묶은 비슷한 것을 묶고 다닌다.
선(禪, ZEN)의 상품화
버밍햄시내 여러 곳에 Zen(禪) 가게들이 눈에 띤다. 안에 들어가 보면 불상조각, 명상에 관한 서적, 향, 아로마테라피 등등이 전시되어 있다. 어떻게 저런 것을 팔아 가게가 유지될까 걱정도 되지만, 버밍햄시내에서 내가 본 것만도 3개나 되는데, 잘 되는 것을 보면 그만큼 수요자층이 많다는 반증이다. 거기서 운영하는 명상 등 관련 프로그램도 꽤나 있는 것 같다.
특히 웰빙(wellbeing) 바람타고 좀 여유있는 사람들은 건강에 대해 관심이 무지 많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건강염려증 내지 건강강박증이라고까지 할 정도라고 아는 분이 말해준다. 무엇무엇이 건강에 좋다카더라는 말이 들리면, 그것을 많이 따라 다니는 모양이다. 홍차를 그렇게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지만, 중국차보다도 한국의 녹차가 좋다고 아는 사람도 꽤 있다고 영국에서 문화를 공부하신 분이 귀띰해준다. 된장도 발효식품으로 좋다고 알고....
사진 : 동양의 신비함을 소재로 대체의학의 하나로 발전, 중국 사람만 좋은 일을 시킨다
중국에서 건너온 한의사들이 많이 활동을 한다. 중국에서 5년 중의학을 공부해도 한국에서는 한의사로 자격을 인정해주지 않지만, 영국에서는 의사로서 개업이 가능한 모양이다. 샹하이에서 건너 온 젊은 한의사가 말해준다. 중국에 가서 발맛사지나 전신맛사지 받아본 경험들이 있으실 것이다. 나도 좋게 느껴지고, 함 배우고 싶어서 물었더니, 중국 한의대에서 맛사지는 한 1년정도 코스로 가르친다고 한다. 호기심을 강하게 표시했더니, 관련 책이나 비디오가 중국에 있다 하고, 관심있으면 언제 가르쳐준다고 한다. 그 날이 언제일지는 나도 모른다. 침(acupuncture)도 쪼까 유행인 모양이다. 식물 향을 이용한 아로마치료법(aromatheraphy)부터 시작해서, 최면요법(hypnotheraphy), 위 그림에서 보듯이 평소 듣도 보도 못했던 무신무신 쎄라피하여 별 것이 다 있다. 잘 모르니까 괜히 신비스럽고, 그것을 하면 쪼매 나아질 것도 같은 생각도 들지만, 실제 해보면 별것도 없을 것 같은데...
장식품으로 활용되는 부처상
중국인이 운영하는 한의원, 셰익스피어의 고향에서. ‘허브팝니다. 침도 놓고요’(간판)
중국사람들은 세계 어느 도시를 가든지 있는 china town 만들어 음식만 파는 것이 아니었다. 여기저기 보이는 한의원 같은 데에는 허브향을 이용한 제품들을 많이 취급한다. 물론 차(茶)나 한약재 같은 것도 굉장히 좋은 것 같이 해서 판다. 한국에서도 허브를 이용해서 작은 화분에 파는 경우도 많고, 허브농원에서는 허브를 음식재료로 활용하여 맛나게 서빙하는 경우도 종종 보았다. 여기서는 허브를 이용한 요리책은 보았어도, 가게로 운영하는 데는 아직 못보았다. 나도 허브에 관한 책을 헌책방에서 몇권 구해놓았다. 어떻게 쓰일지는 모르지만...
버밍햄 시내에 있는 buddhist centre과 그 안의 법당(shrine room)
버밍햄에 불교센타가 있다는 말을 듣고 찾을려고 몇 번이나 헤맸는지 모른다. 3-4번 시행착오 끝에 결국은 찾았고, 근데 막상 가보니 문이 잠겨 있어서 그 후로도 두 번이나 헛걸음을 했다. 거기는 명상, 참선, 전통찻집, 관련 서적판매를 주로 하였다.
식물원 앞에서 본 분재(Bonsai) 판매 현장
영국에서도 유명한 식물원(Botanical Garden)이 내가 사는 동네 바로 뽀짝 옆에 있다. 서방 7개국 정상들이 버밍햄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이 식물원에서 산보하면서 하루를 보낸 적이 있을 정도이다. 근데 그 식물원에는 일본 정원이 꾸며져 있다. 영국에 일본정원연구모임도 있다는 것을 거기서 팜플렛을 보고 처음 알았다. 거기에는 분재(Bonsai)가 유리온실 속에 따로 폼을 잡고 있다. 어느 일요일 식물원 앞에서 분재들이 싸게 판매되고 있다. 한쪽에는 분재에 관련된 일본과 중국 책이 전시되어 있다. 비료나 소도구들이 일본제품이 많아 보인다. 모든 것을 작고 가볍고 짧고 얇게 잘 만들어 내는 데는 일본 사람들이 똑소리 나지 않은가 ? 원천기술은 없어도 상업화에는 잽싸게 앞장서는 그들. 자연도 인위적으로 그렇게 만들어 집안에 두고 즐기는데, 이것을 영국사람도 따라 가고 있다.
영국의 유명한 헌책방 동네인 Hay on Wye에서 본 티벳물품 판매점
‘영혼의 고향’ 티벳. 고산지대임에도 불구하고 정신수행을 하는 사람들 포함해서 많은 사람이 가고 싶어하는 곳이다. 나도 티벳에서 7일간(?)을 보내고 싶다. 버밍햄대학에 교환교수로 같이 와있는 동료인 중국 교수는 티벳에 가까운 사천성 어느 대학의 문화인류학과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데, 영어 잘 못하기는 나하고 똑같아, 엄청 위로(?)가 되는 친구다. 그 친구는 중국 소수민족 연구가 자기 논문제목이어서, 학위논문 쓰려고 티벳에서 7달을 있었다고 했다. 티벳, 나도 그곳에 가고 잡다. 그러나 아직은 갈 형편이 못되기에, 티벳에 관한 책을 사서 위로를 삼고, 내 마음에 그 씨앗을 심어가고 있다. 채색이 현란한 장식용 벽결이 천과 오색실이 이채롭다. 헌책방 동네인 ‘헤이온와이’(Hay on Wye)에 가서 본 티벳 기념품 가게인데, 서양의 관광객들이 들어와 신비감에 쌓인 동양의 이국적인 정취를 소품을 통해 만족하고자 하는 것 같다.
시내 로터리에 있는 중국인 갑부가 버밍햄 시에 기증한 ‘탑’(pagoda)
중국사람들은 돈만 버는 왕서방(?)인 줄 알았는데, 버밍햄 시에 있는 탑(pagoda)를 보니 실로 중국인의 저력을 새삼스럽게 달리 생각하게 든다. 버밍햄시내 챠이나타운에서 돈을 번 중국 갑부가 버밍햄시에 거금을 들여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시내 중심가 한복판에 중국인의 문화적 자존심인양 세계 속의 '중화'(中華)를 꽃피우고 있었다. 저 탑을 보는 영국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 일본도 경제대국인지라 돈은 많아 국제사회에서 인지도를 높이려고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 보수에 돈을 엄청 쏟아붓는다는 말을 들었다. 최근 역사교과서 왜곡과 독도영유권 분쟁에서 보듯이 아직은 한참 멀었지만 말이다.
서양인 영국에서 동양적인 문화요소들을 접해 보면서, 왜 서양사람들이 그렇게 동양을 추구할까 생각해본다. 서양의 과학과 물질문명의 한계를 경험하면서 그 대안을 동양에서 찾는 것일까 ? 그렇다면 동양에 사는 사람들은 그만큼 정신적 풍요를 누리고 살고 있는가 ? 동양과 서양으로 쉽게 구분해서 단순화할 것만도 아닌 것 같다.
사람은 육체, 마음과 정신 그리고 영혼으로 구성되어 있다고들 말한다. 돈이 필요하지만 돈 좀 벌었다고 인생사가 다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 않은가 ? 마음에 윤택함이 있고 흡족한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마음이 심란할 때가 많다. 특히나 삶의 질을 찾고 웰빙을 찾으면서 더욱 더 그런다. 근데 정말 중요한 것은 영적인 문제가 아닌가 아닌가 한다. 목마름과 채워지지 않는 갈증.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 나의 육(건강과 물질)과 혼(정신)과 영(영성)이 잘 조화를 이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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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5월도 막바지입니다!/건강히 잘 계시지요?
좋은 글을 만나서 행복합니다. 티벳문화 중 한 가지만이라도 자기화한다면 한국에서 지내기 훨씬 수월하리라 느낍니다. 제 체험? 한 가지 있습니다. 50나이에 직장을 스스로 그만 두고 수행 프로그램으로 살아 가는 일을 실천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