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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인터넷주소가 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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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충주시청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인터넷 주소창에 충주시청의 주소를 입력하고 엔터를 치면 된다.
그럼 충주시청의 주소는 무엇일까. 잠깐 머릿속에 그려본다.
www.choongjusi.go.kr일까, 아니면 www.chungjucityhall.chungbuk.kr' 정도 될까.
자신이 없으니 엠파스나 야후 같은 검색 사이트로 들어가 한글로 '충주시청'이라고 치고 우회적으로 찾아들어가는 방법을 택한다.
이것은 많은 인터넷 사용자가 가고자 하는 사이트의 영문명을 모를 때 찾아가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검색 사이트를 거쳐 돌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이젠 인터넷 주소창에 처음부터 '충주시청'이라고 치면 곧장 원하는 홈페이지인 www.chungju.chungbuk.kr로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충주시청을 비롯한 많은 관공서에서 한글인터넷주소를 함께 사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업체인 넷피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전국의 시-군-구 관공서에서 한글인터넷주소 등록을 적극 추진, 지금까지 서울시청을 비롯해 전국 지자체 중 50% 가량이 등록을 완료했다.
전자정부의 하나인 인터넷 민원서비스를 원활하게 시행하려면 지역주민이 관공서 홈페이지에 쉽게 접속하는 게 시급하다는 정부의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 이용자는 국세청 홈페이지를 찾아갈 때 www.nts.go.kr이란 영문 주소를 몰라도 주소창에서 한글로 '국세청'이라고만 치면 곧 접속할 수 있게 됐다. 지역의 세무서도 마찬가지다.
강남세무서-서대문세무서-전주세무서-안동세무서 등 원하는 세무서 이름을 한글로 쳐넣기만 하면 곧바로 연결된다.
행정자치부는 올 상반기에 구축될 경기도 '통일마을', 강원도 '술 익는 마을', 충청도 '속리산관광마을', 전라도 '굴비마을', 경상도 '하회마을' 등 전국 103개 정보화시범마을의 홈페이지에도 한글인터넷주소를 활용할 예정이다.
관공서에만 이런 한글인터넷주소가 쓰이는 것은 아니다. 〈경향신문〉홈페이지도 영문으로는 www.khan.co.kr 또는 www.kyunghyang.com 이지만 이를 모르더라도 한글로 '경향신문'이라고 주소창에 쳐넣기만 하면 접속할 수 있다.
www.daum.net 대신에 다음, kr.yahoo.com 대신 야후, www.naver.com 대신 네이버라고 써도 문제없이 연결된다.
유명인의 개인 사이트도 마찬가지다. '박찬호'라고 치면 www.chanhopark61.com란 영문 이름의 박찬호 사이트로 연결되며 '김병현'이라고 치면 제작 중인 김병현 사이트가 나온다. '박철'이라고 쓰면 연예인 박철의 개인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불행하게도 여자골프선수 김미현을 치면 엉뚱하게도 포르노 사이트로 연결된다. 이 포르노 사이트가 김미현이란 한글인터넷주소를 선점한 것이다.
1999년 9월부터 서비스되기 시작한 한글인터넷주소는 지금까지 무료를 포함해 총 30만 개, 유료 등록만 10만여 개에 이르고 있다. 등록비는 기업은 2년에 10만원(1년 6만6천원), 개인은 2만원(1년 1만3천원)으로 닷컴(.com)보다는 비싸고 닷케이아르( .kr)보다는 싸다.
등록은 〈경향신문〉인터넷 홈페이지를 비롯해 넷피아가 협력을 맺은 950여 개 사이트에서 가능하다.
넷피아 이판정 대표는 "인터넷이 가장 발달된 한국이 전자정부의 세계적 모범국이 되고 있으며 각국의 관계자도 한국의 선진 행정을 높이 평가하며 부러워하고 있다"며 "전자정부 구현이라는 국가적 사업에 한글인터넷주소 기술이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