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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가 대구를 대표하는 전통문화쇼핑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도자기, 천연염색판매점들이 잇따라 들어서 성업 중이며, 조만간 종로를 활성화시킬 모임도 계획돼 있어 전국적 명성의 전통문화거리로 재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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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쇼핑에서 MMC만경관으로 향하는 종로골목이 전통문화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1970~80년대만 해도 종로 일원은 동성로와 지리적으로 붙어 있으면서도 동성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약방(약전골목), 혼수떡집(염매시장), 가구점 등 여러 특성화된 상가들이 밀집돼 색다른 쇼핑 먹거리골목으로 사랑받았다.
하지만 90년대를 거치면서 경기침체, 도심 공동화, 외곽지로의 상권 분산 등으로 인해 핵심상권으로서의 기능은 점차 쇠퇴하고, 단지 옛 향수를 그리워하는 노인들만 이곳을 찾았다. 약전골목과 염매시장은 아직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구점들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이런 종로에 1~2년 전부터 우리 전통문화를 입맛대로 즐길 수 있는 민속문화거리가 형성되고 있다. 80년대 초반 도자기 도소매점 청백원이 처음 들어서 그 가능성을 보였지만, 본격적으로 상가가 형성된 것은 2000년대 초반. 도자기판매점이 서너곳으로 늘어난 것은 물론 천연염색제품 판매점, 골동품가게까지 잇따라 들어서 약전골목과 T자를 이루는 쇼핑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현재 민속문화 관련 점포가 20개 가까이 모여있고 처음 약전골목 부근에서 시작됐던 것이 MMC만경관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100평 이상의 대형점포도 상당수에 이른다.
청백원 이회성 대표는 "처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이런 골목이 형성되리라고는 꿈도 못꿨다.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녹차 및 도자기판매점이 들어서자 이와 연관있는 점포가 우후죽순 문을 열어 이젠 대구를 대표하는 전통문화거리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 상인들이 주축이 돼 종로를 전통문화거리로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도 일고 있다. 점포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 점포끼리 경쟁보다는 서로 교류 및 친목을 다져 대구를 대표하는 전통문화거리로 키워가자는 의미에서 17일 이들 점포 대표 10여명이 첫 모임을 갖는다. 아직 구체적 논의 내용은 잡히지 않았지만 약전골목, 염매시장과 연계한 종로거리 활성화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이번 모임의 중심역할을 하고 있는 이 대표는 "단순히 수익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적인 안목과 우리 문화에 대한 애정을 가진 상인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종로를 문화거리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앞으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도매 점포가 많아 대구에 한정되지 않고 서울 인사동처럼 전국적 규모의 문화거리로 뻗어나갈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의류, 휴대전화기판매점 등이 대부분이고 10~20대가 주소비층인 동성로에 비해 종로는 중장년층이 많이 찾는다. 전통문화거리를 형성하면 동성로 상권이 그만큼 넓어지고 소비층 연령대도 두터워져 두 상권이 상생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