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 바람은 선하고
집에서 사무실까지 나오는 길 차로 5분거리
길가 밤나무들에게서 떨어지는 알밤소리
행여 밤알 차바퀴에 밟혀 못 쓰게 될까 피해가면서
논두렁 콩깍지들 누렇게 익어가고
벼들 역시나 고개 숙이는 것이 더 깊어가는 날
천방지축 산으로 들로 돌아치고 싶은 마음에
일은 손에 안 잡히고
책을 읽어도 딱히 눈에 들어오지 않는 날에
사무실 뒷편 덕천강 한 바퀴 돌아오지만
늘 보던 거리
오늘 따라 심드렁해질 때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하는가보다
뱃속에서 무슨소리인가 자꾸만 들려오고
무엇을 먹을까 생각하자니
혼자 먹는 밥상 딱히 수선 떨어가며 차리고 싶지는 않고
무엇이든 먹긴 해야겠고.........
그러다가 문득 생각하건데
며칠전 지리산마을에서 선물로 주고 간 보리개떡장이 생각난다
보리개떡장에 재놓은 고기와 발아현미 냉동(밥 할때 그냥 넣기만 하겠금 상품화를 하였다 한다)된거를
주고 갔었지
고기는 이미 벌써 저녁 술안주로 남편과 함께 볶아 먹었으니 없고
현미는 밥을 해야 하니 그대로 냉동고에
그러고 보니 보리개떡장밖에 먹을것이 없구나
냉장고에세 보리개떡장..
(보리개떡장이란것이 있다는것은 경남 지리산 산청에 와서 처음 알게 되였다)
보리개떡장이란것은
(보리개떡장에 대한 소개
청정골 산청에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토속장이 있었다
그것이 보리개떡장이다
이른봄 보리수매를 하고 보리등겨로 떡을 만들어 참숯에 굽고
메주마냥 처마밑에 메달아 발효를 시킨다
이른 여름에 고추가루와 버무려 쌈장을 만들어 낸것이
보리개떡장이다
차지고 고소하면서 입안에 감도는 발효의 마력!
보리개떡장에 밥을 비벼먹게 되면 시원하고 고소한맛!!
쌈장류의 최고의 맛! 건강한 먹거리!
쌈장, 비빔장, 삼겹살에 찍어드시면 담백한 맛!!
입맛 없을때 뜨거운밥에 고추장대신 쓱쓱...??)
그리고
발효된 보리개떡-분쇄-고추가루-홍화씨분말-둥굴레분말-구기자분말 -혼합
위와 같이 만들어젔다고 지리산마을 블로그에 가면 설명이 나온다
어찌하였던 우선 맛좀 보자 싶은것이다
우선 스덴볼에 밥을 퍼담고
김치 썰은거 넣고 그에 콩나물 먹다 남은 것 넣고
보리개떡장을 개봉한다
그리고는 음 우선 짤거 같다는 예감에
수저로 조금만 떠서 넣고는 쓱쓱.........
참고로 나는 밥 비벼먹을 때 들기름내지는 참기름을 넣지 않는다
물론 비빔국수 할 때도 안 넣는다
다만, 나물 볶을때는 조금씩 넣기는 한다
이유는 기름을 넣게 되면 입안에서 느끼는 느끼한 맛
그리고 본래의 맛을 잃어버리는 것이 싫기때문인다
하여 주분에서는 나에게 참 특이체질이라 한다
우야둥둥
오늘 점심 참 서글프게도 먹었다
도시에 살때 나의 버릇중 하나
스트레스만 받게 되면
커다란 양푼에 밥을 하나 가득 푸고는 김치와 고추장만 넣고는
쓱쓱 비벼 콧잔등에 땀이 나도록 배가 불러 터질만큼 먹고는 씩씩거리며
잠 들곤 했는데.........
사무실 주방에 서서 밥을 먹으며
문득, 그 때의 스트레스가 확 밀려오면서
지리산 내려와 처음으로
목적없는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팍 꽂히게 되면서
하루의 시간이 상당히 지루하게 보내고 있다 보니 벌써 4시가 넘어간다
첫댓글 ㅎㅎㅎ 제대로된 웰빙 밥상이구만요,,,,,
그렇데 안 짭을까나,,,,
김치가 워낙 싱거워서
짜지 않데요
맛있소 ?
나름대로 맛 있던데요
오~ 웰빙식단 ㅋㅋ
ㅎㅎ아하 경상도에서는 저리 먹는것이 웰빙이구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