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땅
(비땅)
정제에 들어가 부삭에서 비땅으로 검불을 뒤적인디 연갈이 하도 얼굴로 오는 바람에 콜록콜록 기침이 나와분다.
초가삼간(草家三間) 귀뚝에서 연갈이 옆으로 쫙 퍼지는 것이 고기압인 갑다
당글개로 부삭의 재를 긁어내 부삽에 담어 한쪽에다 모테놓고 다시 검불을 넣어 땠다.
불 때기 전에 재를 긁어냈어야 했는디 못해부럿따.
재를 꺼내고나도 씨언찬해 풍로(風爐)로 부쳐감시로 때야 제대로 탄다.
검불이 덜 몰라 불때기가 지랄같다.
검불이 잘 몰랏으먼 뿌지직~ 뿌지직~ 팍! 팍! 그런 소리가 나끄마, 연갈만 겁나게 나고 잘 타지도 않해분다.
아랫묵이 따땃해져서 아랫묵에 누워 허리좀 지질라고 했드말로 너머 뜨거서 누워있질 못하것따.
쪼깐 있다 덜 뜨거먼 지질 요량으로 베깥에 나가 비찌락으로 마당 좀 쓸어놓고,
정제 들어가 살강을 열어본께 너머 더러 기엉통에다 물을 퍼놓고 대충 소지 좀 해불었다.
애들이 소지를 째깐만 해주먼 일이 워나이 쉬우껀디 방에서 새금팔이 갖고 빠끔살이나 하고 있길래
비땅 들고 들어가 비땅으로 패놨더니 맴이 짠하다.
비땅이 뜨겁도 하고 겁나게 아프껀디 맴이 징하게 짠해분다.
열불나서 비땅을 땅에다 팍! 박어부럿드마 내중에 본께 비땅에서 싹이 터부럿꾸마이롸~
비땅을 박은 날이 植木日이었는가 보요 아잡씨. 우수영 거기 북상재 가보쇼.
마당 한귀탱이에 있던 도굿통이 비가 많이 와붕께 도굿통안에 빗물이 꽉차불어서 옴박지로 퍼내고
도굿대도 몬지가 많에서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항까찌로 좀 문대 줬다.
도굿통 옆에가 그래도 어서 날라 왔는가 민들레가 멧개 이쁘게 피어있어라우.
(부삭)
비땅 : 아궁이에 불을 땔 때 쓰는 '부지깽이' 로 전라도 사투리이다.
살강 : 부엌에 있는 지금의 찬장을 말함.
정제 : 부엌
구정통 : 지금의 씽크대(개수대)
연갈,맹기 : 연기
풍로 : 무쇠로 만들어져 손잡이를 돌리면 바람이 나오는 기구
비찌락 : 빗자루
귀뚝 : 굴뚝
도굿통 : 절구통 - 작은우물 -
첫댓글 아따~~고향 말아알씨~ 절로 나아부러요 근게 시방 비땅 야끄요 고것으로 얻어맞고 또 비땅으로 동상들도 때려뿔기도하고 그랬는디 시삼스럽소잉~
선배님 이글 소박하고 구수하여 가져갑니다.
별것도 아닌데 그렇게 하세요
비땅으로 부수막에 불때면서 노랫가락을 맞쳤는디 자꾸자꾸 짧아져서 마지막에 군불지피는 나뭇가지가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