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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곤 ()은 '대여'니 진
(: 대도)의 큰 길을 큰 수레를 타고 가는 것이다.
육오는 상양우이면 무회리라.
상왈상양우이는 위부당야일새라.
1) 육오는 양을 쉬운데 (쉽게) 잃으면 뉘우침이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상양우이'는 위가 마땅치 않음이라.
상: 잃을 상, 죽을 상 이: 쉬울 이 위: 자리 위
2) 뜻풀이
육오는 유로써 양자리에 있으니, 위가 마땅치 않은 자리이다 (위불당야). 밑의 네
양이 무리져 올라옴을 힘으로 당하려고 하면 이기지 못할 뿐 아니라 후회만 남으니,
마땅히 중한 덕으로 부드럽게 대처하여야 한다. 이는 양이 앞으로만 달려드는 성질이
있으므로, 앞에서 막으려 하지 말고 뒤에서 몰면 양의 강한 성질을 쉽게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니, 양의 성질을 이용하여 다스리라는 뜻이다. 상사에 '위부당야'라고 한
것은, 양의 자리에 음이 있어 부정한 것이므로, 바름만을 주장해 나가지 말고
화합하여 나가라는 뜻이다.
#1 '양'은 서방태로 서양의 물질문명을 뜻하고 호괘가 태, 육오가 변하면 또한 태가
된다.), '역'은 동방의 주역의 도를 뜻한다 (상괘가 진으로 동방을 뜻함).
#2 '상양우이'는 비사체로서 서양의 물질문명 (서방태: 양)을 그대로 상대하지
아니하고, 동방의 역도로써 물리쳐야 한다는 뜻이다 (돈괘의 육이가 도전하면
대장괘의 육오에 해당한다). 중용 제10장의 "자로 문강한대 자왈남방지강여아
북방지강여아... 관유이교오 불보무도는 남방지강야니 군자 거지니라... 고로
군자는 화이불류하나니 강재교여 중립이불의하나니 강재교여 (자로가 강함을 묻자,
공자 말씀하시기를 남방의 강함인가? 북방의 강함인가?... 너그럽고 유순히
함으로써 가르쳐주고, 무도함에 보복하지 않는 것이 남방의 강함이니, 군자가 이에
처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화합하되 흐리지는 않으니, 강하다. 꿋꿋함이여!
중립하여 치우치지 않으니, 강하다 꿋꿋함이여!...)"한 것이 '상양우이'에
해당한다.
상육은 저양이 촉번하야 불능퇴하며 불능수하야
무유리니 간즉길하리라.
상왈불능퇴불능수는 불상야오 간즉길은 구부장야일새라.
1) 상육은 숫양이 울타리를 받아서, 능히 물러나지 못하며 능히 나아가지도 못해서
이로운 바가 없으니, 어렵게 하면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불능퇴불능수'는 헤아리지 못함이요, '간즉길'은 허물이 길지
(오래하지) 아니함이라.
상: 자세할 상, 상서롭다 간: 어려운 간 수: 나갈 수 구: 허물 구, 재앙 구 능:
능히 능 퇴: 물러날 퇴
2) 뜻풀이
상육은 대장하는 때에 극에 처했으니, 스스로의 음유함을 생각하지 않고 장을 쓰는
자이다 (저양촉번). 이는 마치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받다 뿔이 박힘에, 나아가지도
못하고 본래의 유순함으로 물러나지도 못하는 상이니, 장함을 쓰지 않고 본래의
유순함으로 힘써 돌아오면 허물이 오래가지 않는 것이다 (간즉길 구부장야).
#1 외호괘가 태상절 ()이니 '저양'이 되고, 상육이
동하면 이허중 (: 방)이니 진하련
()의 죽이 '번: 울타리'이 되어 막음에 '불능퇴
불능수'가 되는 것이다.
#2 '불능퇴 불능수'는 서방을 두고 한 말이며 (상: 언 + 양, 즉 양을 말함이라는
뜻, 양은 서방), '간즉길'은 동방을 두고 이른 말이다 (간: 한 + 간, 간은
동북방이고, 한은 선후천이 크게 바뀌는 대혁을 말하니 동북방인 간에서 선후천이
크게 바뀌는 도가 행해진다는 뜻이다.)
#3 대장괘에서 양을 취상한 것은 괘의 상이 양
( ->
)이기도 하지만, 양은 외유내강한 동물이어서 그 성격이
순할 때는 한없이 순하지만 성낼때는 무섭게 돌진하는 것이, 음을 몰아내는 대장의
상과 부합되기 때문이다. 호랑이가 토끼 한마리를 잡을 때도 전력을 다하는데, 하물며
소인을 몰아냄에 있어서 상당한 경계와 전력을 다한 노력이 필요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양의 도가 성하는 대장임에도 불구하고, 괘사에 '이정'의 경계를 두고
효사마다 조심하라는 경계를 두어 외유내강한 양으로 상하였다.
[ 이곤 화지진
(35) ]
(진괘 대의)
* 괘명과 괘서
진은 땅 (: 곤)위로 불
(: 이)이 나온 것으로, 태양이 지평선 위로 떠올라
나아가는 상이니 '화지진'이다.
'진'을 파자하면 밝은 기운 (일)이 지간 (이)에 나타나 환히 비춤을 가리키니,
'나아가다, 눈깔' 등의 뜻이 있다.
--------------------
내호괘인 간상련 ()에서 위의 이어짐 ()이,
외호괘인 감중련 ()에서 중간의 이어짐 ()이
나오고, 내괘 ()와 외괘
()가 모두 음괘이므로'구구 (율 은 양, 려는 음)'가
되고, 외괘인 이는 일월이 나아가는 상이 있으므로 '일'이 되어 '진'의 자형이
나온다.
* 진= (땅가운데의 두 음) + 일
--------------------
괘서로는 물건이 장대하여지면 앞으로 나아가기 마련이니, 대장괘 다음 밖으로
나아가는 진괘를 두었다. 하경의 다섯번째 괘인 진은 밖으로 나아가는 것인데 반해,
상경 다섯번째인 괘는 수
(: 진과 배합관계)로서
기다리는 뜻이 있다.
* 괘덕과 괘상
진은 안으로 유순하고 밖으로 밝은 덕이 있으므로, 유순한 덕으로 처하는 가운데
밝은 덕성이 드러난다. 괘상이 해가 땅위로 떠올라 만물을 두루 비치는 일출의
상이니, 본래의 성품을 밝게 밝혀 밖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및 착종괘: 지화명이
()
밖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반드시 상처입는 어려움이 있게 되니, 밝음을 감추고 숨는
것이다.
2) 배합괘: 수천수 ()
진은 나아가는 것이요, 수는 기다리는 것이다. 선천팔괘방위로 볼 때도 팔곤지로
부터 삼이화로 나아가는 괘상으로서, 중간에 사진뇌가 자리하고 있으니 나아가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3) 호괘: 수산건 ()
나아가는 과정에는 여러 어려움이 있게 된다. 건은 발을 저는 것이니 어려운
괘이다. 평탄한 서남으로 나아가되 험준한 동북으로는 나아가지 말라고 하였다
(건이서남, 불이동북).
(본문강해)
진은 강후를 용석마번서하고 주일삼접이로다.
1) 진은 편안한 제후를 말 주는 것을 많이 하고 하룻날에 세번 접하도다.
강: 편안할 강 강후: 나라를 평안하게 다스리는 제후 번: 많을 번 서: 뭇 서
접: 접할 접
2) 뜻풀이
진은 태평한 시기에, 위로 크게 밝은 천자가 ()
아래로 백성을 잘 다스리는 제후에게 상을 주며 어루만지는 상이다. '강후'는 둔괘나
상괘와 같이 후를 세워 나라를 세우거나 군사를 행하는 진제후
()가 아니라, 백성의 안녕을 다스리는 평화 시기의
곤제후이다. 개국이나 전공이 아닌 치안의 제후에게, 상으로 말 주기를 여러번 하고
또 만나는 예를 공의 예로써 하는 것은, 위의 천자가 그만큼 성군이라는 뜻이다.
#1 용석마번서: 주례에 천자는 12개의 마굿간과 6종의 말을 보유하고, 제후는 6개의
마굿간과 4종의 말을 가질 수 있었다. 따라서 말은 신분의 구별이니, 천자가 말을
준다는 것은 큰 상이라는 뜻이다. 밝은 천자가 ()
순성하다가, 강후 ()에게 외호괘 말
(: 미척)을 내호괘 간 (:
후)으로 번서하게 주는 상이다.
#2 주일삼접: 주례에 공에게는 삼향, 삼문, 삼노를, 제후에게는 삼향, 이문,
이로를, 자작이나 남작에게는 삼향, 일문, 일로를 접견의 예로 하였으므로, '삼접'은
제후보다 한등급 높은 공의 예에 해당한다. 이는 강후의 공을 높이 평가했다는
뜻이다. 해가 땅위에 있는 상이니 '주일'이요, 삼리화의 '삼'이니, 이는 존례로
친밀하게 (왕과 공은 한 계급차이)만나는 것이다.
단왈진은 진야니
명출지상하여 순이이호대명하고 유진이상행이라.
시이강후용석마번서주일삼접야라.
1) 단에 가로되 진은 나아가는 것이니, 밝은 것이 땅 위에 나와서, 순해서 크게
밝은 데에 걸리고, 유가 나아가 위로 행함이라. 이로써
'강후용석마번서주일삼접'이라.
리: 걸릴 리 진: 나아갈 진
2) 뜻풀이
진은 태평한 시기에 어진 재사가 벼슬하러 나아가듯이, 밝은 것이 나아가는 것이다.
(진진야). 이허중 () 밝은 것이 곤삼절
() 땅위에 나와서 (명출지상), 곤의 순함으로 리의 밝은
데 걸리고 (순이이호대명), 관괘
()의 육사가 위로 나아가
육오의 존위를 얻어 진
()의 상을 이루니
(유진이상행), 괘사에서 말한 것과 같이 곤의 중순한 덕을 가진 신하가 리의 중을
얻은 밝은 인군과 만나 좋은 정치를 이루는 것이다 (시이강후용석마번서주일삼접야).
#1 유진이상행: 진괘는 풍지관괘에서 온 것으로 관괘의 육사 음효가 위로 나아가서
(유진이상행) 구오와 위를 바꾼 것이다. (각주: 유진이상행: 호씨가 단전의
'유진이상행'을 설명하기를
"진괘 ()는
관괘 ()에서,
규괘 ()는
중부괘 ()에서,
정괘 ()는
항괘 ()에서, 각기 사효가
오효로 올라가 리 ()를 이루었다" 하고, "서합괘도
이러한 예로 볼 때 익괘에서 육사가 육오로 올라가 이를 이룬 것이라"하니 참고할
만하다.)
상왈명출지상이 진이니 군자 이하야 자소명덕하나니라.
1) 상에 가로되 밝은 것이 땅위에 나온 것이 진이니, 군자가 이로써 스스로 밝은
덕을 밝히느니라.
소: 밝을 소
2) 뜻풀이
건괘에 '천행 건'하듯이, 밝은 해가 땅위에 나와 스스로의 밝음으로 만물을 밝히는
것을 군자가 보고, 스스로의 몸을 닦아 밝게 함으로써 천하의 덕을 밝히는 것이다.
#1 자소명덕: 건괘의 '천행 건'은 하늘이 스스로 굳건히 행하는 상이므로 '자강불식
(군자가 스스로 굳건히 밝힌다는 뜻)'이라 했고, 진괘의 '명출지상'도 명이 스스로
나온 것이므로 '자소명덕 (군자가 스스로 밝힌다는 뜻)'이라 하였다. 이것은 또
순이나 우임금이 신하로 있다가 '유진이상행'하여 허중문명한 덕으로 천하를 밝게
다스린 예에 비유할 수 있다.
#2 자소명덕: 상괘의 이허중 ()에서 '명'이, 하괘의
곤삼절 ()에서 '덕'이 나온다. 즉 외호괘 감 (율)으로
인군 자신에게는 엄격히 하고, 아래 백성에게는 내호괘 간
() (후)의 후중한 덕으로 너그럽게 하는 것이다.
* 리괘 ()의 "상왈명양이
작이하니 대인이 이하야 계명하야 조우사방하나니라."에서 명이, 곤괘
()의 "상왈지세 곤이니
군자 이하야 후덕으로 재물하나니라"에서 덕이 나온다.
#3 대학 제1장 (삼강령)에서도 "대학지도는 재명명덕하며 재친민하며
재지어지선이니라 (대학의 도는 밝은 덕을 밝힘에 있으며, 백성을 친하게 함에
있으며, 지극한 선에 그침에 있다: 경 1장)."라 하여 '명덕'을 밝힘을 으뜸으로
하였다.
초육은 진여최여애 정이면 길하고 망부라도 유면 무구리라.
상왈진여최여는 독행정야 오 유무구 미수명야일새라.
1) 초육은 나아가는 듯 꺽이는 듯함에 바르게 하면 길하고, 믿음이 없더라도
넉넉하게 하면 허물이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진여최여'는 홀로 바른 것을 행함이요, '유무구'는 명을 받지
아니함이라.
최: 꺾을 최 망: 없을 망 유: 넉넉할 유 수: 받을 수
2) 뜻풀이
초육은 음이 양자리에 있어, 재주와 덕이 모두 관직에 나아가기에는 모자라는
자이다 (진여최여). 위에 구사의 정응이 있으나, 구사 역시 바름을 얻지 못해 오히려
초육을 의심하니 (망부), 그저 분수를 지키면서 때를 여유있게 기다리면 허물이 없는
것이다 (유무구).
#1 초육이 동하면 진하련 ()이니 '진여'이고, 내호괘
간상련 (: 지)으로 막히니 '최여'이다. 이는 외호괘가
감중련 (: 호)으로 정응이 구사가 오히려 의심이 많은
여우가 되어 경계하니 (망부), 초육은 내호괘 간
(,)으로 나아가지말고 스스로 바름을 행하면서
(정, 독행정야), 벼슬을 받지 못하더라도 여유있게 기다리며면 허물이 없는 것이다
(유무구).
#2 스스로의 능력과 재질이 안되니 '미수명'하는 것이다. 맹자같은 아성도 때가
안되었을 때는 '아무관수 아무언책 즉오진퇴 기부자작작연 유여유재 (나는 관직이
없으며 말로써 책임을 질일도 없으니, 나의 진퇴가 어찌 넉넉하고 여유롭지 않겠는가:
맹자 공계축 하)"라 하였으니, 바름을 얻지 못한 초육은 말할 것도 없는 것이다.
육이는 진여 수여나 정이며 길하리니 수자개복우기왕모리라.
상왈수자개복은 이중정야라.
1) 육이는 나아가는 것이 근심하는 듯하나, 바르게 하면 길하리니 이 큰 복을 그
왕모로부터 받으리라.
상에 가로되 '수자개복'은 가운데하고 바름으로써라
수: 근심 수 자: 이 자 개: 클 개
2) 뜻풀이
육이는 중정한 덕을 갖추고 있으나 위로 육오의 응원함이 없고, 구사에 가로 막혀서
나아가지 못하고 근심하는 상이다 (진여수여). 그러나 상황에 개의치 않고 중정한
덕을 오래하면 저절로 그 덕이 밖으로 드러나 (정길), 왕모인 육오로부터 '용석마번서
주일삼접'의 큰 복을 받게 되는 것이다 (수자개복우기왕모).
#1 구이가 동하면 감 (: 가우, 정고)이니 '수여'와
'정'이 나온다.
#2 내호괘인 '간'묘 아래에서 하괘인 '곤'우를 바쳐 제사지냄에, 그 정성은 상괘인
리 () 위에 도달하고, 공경하는 육이의 마음은 감으로
'수여'하니, 큰 복인 '개복'을 받게 되는 것이다.
#3 괘사의 '용석마번서'는 육이 효사의 '수자개복우기왕모'와 그 뜻이 서로
상통한다. (괘사는 주로 육이와 육오의 관계를 설명하였다.)
왕모: 할머니, 여기서는 주에서 조상신으로 받드는 강원 (강원: 제곡의 비, 후직의
어머니) 또는 태임 (태임: 왕계의 비, 문왕의 어머니)을 뜻함. 왕부: 할아버지
육삼은 중윤이라 회이 망하니라.
상왈중윤지지는 상행야라.
1) 육삼은 무리가 믿음이라. 뉘우침이 없어지니라.
상에 가로되 '중윤'의 뜻은 위로 행함이라.
중: 무리 중 윤: 미더울 윤
2) 뜻풀이
육삼은 음이 양자리에 있고 중을 못 얻었으니 후회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곤의
순한 체의 위에 있고 제후의 자리이니, 아래에 있는 초육, 육이의 믿음을 얻어 잘
이끌면서 (중윤) 위로 대명한 인군에게는 순히 따르므로 후회가 없어지는 것이다
(회망).
#1 육삼이 동하면 내호괘가 손하절 ()이다. 곤의 순한
체에 손의 겸손함까지 갖추어 육오를 따르는 것이고, 외호괘 감
()의 '회'가 태의 기쁨으로 변하는 것이다.
#2 '중'은 초육과 육이를 말한다. 하괘인 곤 ()에서
'중'이, 상괘인 리 (: 부)에서 '윤'이 나온다.
구사는 진여 석서니 정이면 려하리라.
상왈석서정려는 위부당야일새라.
1) 구사는 나아가는 것이 다람쥐니, 고집부리면 위태하리라.
상에 가로되 '석서정려'는 위가 마땅치 않음이라.
석: 다람쥐 석 서: 쥐 서
2) 뜻풀이
구사는 강이 음자리에 있으니 바른자리가 아니다. 자신의 자리가 아닌데도 대신의
자리에 연연하여, 위로는 대명한 인군을 두려워하면서도 아래로는 곤이 유순한 삼음이
올라오는 것을 막으니, 바로 대낮의 밝음을 피해 그늘에서만 활동하는 의심많은
다람쥐의 형상이다 (진여석서). 탐욕으로 얻은 자리를 고집한다면, 위로 밝은 인군의
질책을 당할 것이 자명하니 위태한 것이다 (정려).
#1 구사가 동하면 간상련 (: 석서)이니 '석서'가
된다. 구사가 본래 밝은 체 ()에 있고 강명한 신하이나,
정위가 아니며 외호괘인 감체에 있어 의심이 많다. 아래로 '강후
()'라고 할 수 있는 어진 신하가 올라옴에, 자신의
자리가 위태할 것을 걱정하여 인군과의 만남을 막는 것이다.
#2 석서: '설문해자'에 "석서는 날되 집 (옥)을 넘지 못하고, 나무를 타되 가지의
끝까지는 타지 못하고, 헤엄을 치되 계곡을 건너지 못하고, 구멍을 파되 자신을
가리지 못하고, 달리되 사람보다 늦다."고 하였으니, 다섯가지 기술이 있으나 하나도
제대로 능한 것이 없어서 의심이 많게 되는 것이다.
육오는 회 망하란대 실득을 물휼이니 왕에 길하야 무불리리라.
상왈실득물휼은 왕유경야리라.
1) 육오는 뉘우침이 없어지며 잃고 얻음을 근심치 말 것이니, 감에 길해서 이롭지
않음이 없으리라.
상에 가로되 '실득물휼'은 가면 경사가 있으리라.
물: 말 물, 아닐 물 휼: 근심 휼 경: 경사 경
2) 뜻풀이
육오는 음으로 양위에 거하고, 아래로 구사 양을 탔으니 후회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을 얻고 밝은체에 있으니 중덕으로 아래를 밝게 비추면, 결국 아래의 백성들이 모두
순히 따르게 되니, 길해서 이롭지 않음이 없으며 (회망 실득물휼 왕 길무불리),
아래의 신하와 더불어 대명의 다스림을 이루는 경사가 있게 되는 것이다 (왕유경야).
#1 육오가 비록 실위하였으나 군위로써 득중하였으므로 '회망, 물휼'이다.
#2 '실득물휼'은 백성을 얻고 잃음에 근심하지 말라는 뜻이다 (하괘 곤은 민).
#3 구사가 백성을 막으면 '실', 막지 않으면 '득'이 된다. 또 육오가 동하면 건
()이니, 잃은 것은 이의 밝음이요, 얻은 것은 건의
굳건함이다. 결국 '리'와 '건'은 다같이 크게 밝은 것이니 '실득'을 따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리의 유약한 인군을 잃고 건의 굳센 인군을 얻으니 '경사'가 있는
것이다.
#4 감의 '회'와 '휼'이, 손 (: 근리시삼배)으로 변해
이익이 되니 '회망'과 '물휼'이 된다.
상구는 진기각이니 유용벌읍이면
려하나 길코 무구 어니와 정엔 인하니라.
상왈유용벌읍은 도미광야일새라.
1) 상구는 그 뿔에 나아감이니, 오직 써 읍을 치면 위태하나 길하고 허물이
없거니와, 고집하면 인색하니라.
상에 가로되 '유용벌읍'은 도가 빛나지 못함이라.
각: 뿔각 유: 오직 유 벌: 칠 벌 인: 인색할 인 미: 아닐 미, 못할 미
2) 뜻풀이
상구는 양으로 나아가는 괘의 극에 처했으니 강함이 지나친 자이다 (진기각).
강함만으로 조급히 움직이면 잃고 후회함이 많게 되나, 오직 그 마음을 가다듬어
다스리면 길하여 허물이 없게 된다 (유용벌읍 려길무구). 그러나 자신의 과강함을
생각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가면 나가는 도가 지니치게 되어 빛나지 못하므로 인색하게
된다 (정인).
#1 상구는 이허중 (: 우)의 제일 위에 있는 단단한
부분이니 '각'이 된다. * 구괘 상구 '구기각' 참조
#2 상구가 변한 리 (: 과병, 갑주) 병사가, 진
(: 동)으로 동하여 하괘인 곤 '색'을 '벌' 읍하는
것이다.
#3 리 (: 광)의 밝음이 진 (도)이 되었으니, 길은
있지만 밝음이 없는 '도미광'이다. 극즉반이니 밝음이 다하여 명이의 회가 되는 뜻이
있다.
[ 곤이 지화명이
(36) ]
(명이괘 대의)
* 괘명과 괘서
명이는 땅 (: 곤) 속에 불
(: 리)이 들어 있는 상으로, 해가 져 땅으로 들어간
형국이며, 밝음이 어두움에 묻혀 상한 상태이니 '지화명이'다. '명이'를 파자하면
명은 일과 월의 회의자로서 해와 달이 주야를 밝힘이요, 이는 '대 + 궁'으로 큰
활로 인해 상처입음을 이른다 (이는 큰 활을 잘 쏘는 동이를 가리키니, 효사와
단전에도 동이족인 기자에 대한 내용이 있다. 후천이 되면 동이의 도가 다시 밝혀지는
뜻도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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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괘 리 ()는 일, 내호괘 감
()은 월이 되어 '명'이 나온다. 이는 일궁지인의 뜻으로
태극 (궁지형), 즉 만물 가운데 황극이 출현하여 비색한 선천시대 (명이세상)를
혁파하고 황극의 도로써 후천을 여는 뜻이 있다.
--------------------
괘서로는 앞으로 전진하다보면 반드시 상하는 경우가 생기므로, 진괘 다음 명이괘를
놓았다. 명이는 36번째 괘서에 해당하니, 송대의 소강절 선생이 '삼십육궁도시춘'이라
이른 바와 같이 선후천의 변혁과정에서 생기는 강갑변도 36허도수에 합치한다.
(괘명에서도 밝은 것이 상함을 뜻하니, 이는 36허도수와도 관계되며 간방인 조선이
일제 36년의 허도수로써 명이의 도를 행한 것이다.)
* 괘덕과 괘상
명이는 안으로 문명하면서도 밖으로는 유순한 덕으로 처하는 상이다. 인사적으로는
문왕이 유리옥 (유리옥)에 갇히고, 기자는 거짓 미친척 하면서 폭군 주의 종노릇하던
때의 형국이다. 그러나 성인은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명이의 덕으로 대도를 행하니,
문왕이 유리옥에서 음양학인 '주역'을 연역하고, 기자가 주무왕에게 오행의 대법인
'홍범'을 전한 것이 이것이다.
후천팔괘로는 내괘인 리는 남방에 처하고, 외괘인 곤은 서남방에 해당하므로 일중의
상태를 지나 해가 기울어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괘의 화기를 곤괘의 상중에
은장 (은장)하는 상이니 삼복경금하는 이치도 이 명이와 관계된다. (각주: 삼복경금:
하지 이후 음 6월경 세차례 경일에, 남방화기로부터 경금을 보존할 수 있도록 초복,
중복, 말복을 두니 곤상에 이화를 복장시킴이 이러한 까닭이다.)
* 관련된 괘와의 비교
1) 도전괘 및 착종괘: 화지진
()
진괘참조
2) 배합괘: 천수송 ()
명이는 밝은 것이 상한 것으로, 안으로 밝은 덕이 있으나 밖으로 유순히 처하여 큰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괘이고, 송은 밖의 굳건함과 안의 험함미 서로 자기 고집만을
피우며 쟁송하는 괘이다.
3) 호괘: 뇌수해 ()
명이는 밝은 것이 어둠에 가린 형국이나 결국은 풀리는 때가 이르게 된다. 해는
겨울 ()이 지나고 봄
()이와 해동되는 과정이다.
(분문강해)
명이는 이간정하니라.
1) 명이는 어렵게하고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라.
간: 어려울 간 이: 상할 이
2) 뜻풀이
명이는 밝음이 상하는 때이다. 군자가 소인이 득세한 어렵고 어려운 때를 당해서,
조심조심 처신하여 자신의 바른 도를 지키되 그 덕을 드러내지 않아야, 시기해
해치려는 자가 없어서 이로운 것이다.
#1 밝은 태양이 어듬에 가리는 때이므로 '간정'함이 이롭다고 하였다. 상괘가
곤삼절 ()이므로 선천팔괘의 북방 (정)이 되고, 또
내호괘 감중련 () 역시 후천팔괘의 북방 (정)이 되어
'정'의 뜻이 있다.
북방으로 이루어진 괘는 '정'을 강조했다.
지수사 (): "사는 정이니
장인이라야 길코 무구하리라."
수지비 (): "는 길하니
원서호대 원영정이면 무구리라."
#2 명이의 도가 동이 (간방)에서 이루어지는 비의가 '간'에 있다.
단왈명입지중이 명이니
내문명이외유순하야 이몽대난이니 문왕이 이지하니라.
이간정은 회기명야라 내난이능정기지니 기자 이지하니라.
1) 단에 가로되 밝은 것이 땅 가운데 들어감이 명이니,안으로 문명하고 밖으로는
유순해서 크게 어려움을 무릅쓰니, 문왕이 서 하니라 (그러하니라).
'이간정'은 그 밝은 것을 그믐으로 하니라. 안으로 어려우면서 능히 그 뜻을 바르게
함이니, 기자가 써 하니라.
몽: 무릅쓸 몽 회: 그믐 회 난: 어려울 난
2) 뜻풀이
밝은 이 ()가 상괘인 땅
(,6,2^)아래에 (스스로) 들어가 자신의 밝음을 숨기는
것이 명이다 (명입지중 명이). 안에는 리 ()로 문명하고
밖으로는 곤 ()으로 유순함으로써, 큰 핍박을 무릅쓰고
헤쳐나갈 수 있으니 (내문명이외유순 이몽대난), 문왕이 그러한 방법을 써서 안으로는
밝은 덕을 잃지 않고 밖으로는 화를 멀리하였다 (문왕이지).
괘사에 '이간정'이라고 한 것은 밝음 ()을 숨기는 것
()이다 (회기명야). 육오가 상육 폭군의 아래에 있어 그
안이 어려운데도 (같은 곤체), 중의 덕으로 그 뜻을 바르게 지키니 (내난이능정기지),
기자가 바로 이러한 '회기명'의 방법을 써서 화를 면하고 그 뜻을 바르게 편 것이다
(기자이지).
#1 이몽대난: 은나라의 폭군인 주왕과 그 당시 서백으로 있던 문왕의 일이다.
문왕이 문명한 덕으로 주나라를 잘 다스려 인심을 얻자, 이것을 두려워 한 당시의
폭군인 주왕이 유리옥에 가두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안으로는 문명한 덕을 품고
밖으로는 유순하게 주왕을 섬기는 방법으로 '이몽대난 (옥살이)'하는 덕을 쌓음에,
훗날 그의 아들인 무왕이 은을 멸하고 주나라를 세울 수 있는 기틀을 다진 것을
말한다.
또 문왕이 유리옥에서 주역을 연역하여 모든일에 통달하였으나 (내문명), 주왕이
문왕의 맏아들인 백읍고 (백읍고)를 죽여 떡 (또는 국이라는 설도 있음)을 만들어 준
것을 모르는 척 유순히 받아 먹어, 유리옥에서 풀려난 것도 백성을 위한
'이몽대난'이라 볼 수 있다.
#2 내난이능정기지: 역시 주왕과 그의 삼촌인 기자와의 일이다. 기자는 문명한 덕을
갖춘 은나라의 삼인 (기자, 미자, 비간)중의 한 사람으로, 주왕밑에서 대신의
직책으로 나라안에 있었기 때문에 '내난'이라고 하였다. 조카인 주왕을 간연하다
안되자, 거진 미친체 (양광)하여 스스로의 밝음을 감추어 생명을 보존함으로써,
후세에 그 도를 전할 수 있었으니 '능왕기지'이다. 훗날 기자는 자신의 조국인 은을
멸한 무왕이 찾아와, 백성을 다스리는 도를 물었을 때 '홍범'을 가르쳐 주게 된다.
이에 무왕이 감사하는 뜻으로 조선후로 봉하려 하자, "홍범을 가르쳐 준 것은 하늘의
이법이기 때문에 백성을 위해 말한 것이나, 조선후가 되어 무왕의 신하가 되는 것은
의에 어긋난다."하여 사양했으니, 이 또한 '능정기지'다.
상왈명입지중이 명이니 군자 이하야 이중애 용회이명하나니라.
1) 상에 가로되 밝은 것이 땅 가운데 들어감이 명이니, 군자가 이로써 무리에
다다름에 그믐을 써서 밝히느니라.
리: 다다를 리 명: 밝을 명
2) 뜻풀이
밝음이 땅 소게 들어가 어둠이 되는 것이 명이다. 땅 속에 들어갔다고 밝은 덕이
없어진게 아니라 다만 감취진 것이니, 군자가 이러한 상을 보고 백성을 다스림에 너무
밝게 살펴서 잘못하는 것을 다 드러내기 보다는, 안으로 살피되 밖으로는 어수룩하게
해서 그 화합하는 관용의 도로 백성을 다스리는 것이다.
#1 수지청즉무어하고 인지찰즉무도니, 너무 밝게 모든 것을 살피면 실수를 하거나
조금 허물이 있는 사람들이 갈 곳이 없어지는 것이다.
#2 상괘 곤 (: 민) 백성에 외호괘 진
(: 동)으로 나아가되 (이중), 하괘 리
()의 밝음을 내호괘 감 (:
북)의 어두움으로 감추는 것이다 (용회이명).
초구는 명이우비애 수기익이니
군자우행애 삼일불식하야 유유왕애 주인이 유언이로다.
상왈군자우행은 의불식야라.
1) 초구는 명이가 나는데에 그 날개를 드리우니, 군자가 감에 삼일을 먹지 않아서,
가는 바를 둠에 주인이 말이 있도다.
상에 가로되 '군자우행'은 의리가 먹지 아니함이라.
우: 어조사 우 수: 드리울 수 익: 날개 익 유: 바 유
2) 뜻풀이
초구는 양이 양자리에 있고 밝은 리 ()체에 있으니,
양명한 군자이다. 따라서 위로 벼슬을 하러 나아가나 (명이우기), 때가 밝음을 상하는
때이니 다시 돌아와 안부락도하는 것이다 (수기익). 녹을 먹지 않고 돌아감에
(군자우행 삼일불식) 주인인 육사가 그 떠남을 섭섭히 여겨 말을 하나 (유유왕
주인유신), 녹을 먹는 것은 자신의 의리에 맞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의불식야).
#1 하괘인 이허중 (: 꿩) '기'가, 상괘 곤
()의 아래에 있으니 숨어 있는 상인 '수기익'이다.
초구가 정응인 육사에게로 가다가. 내호괘인 감중련 ()
험에 걸려 날개를 다치는 것이다.
#2 초효가 동하면 간 () (지)이니 제자리에 그쳐 있는
것이다. 간 (: 성언호간)은 종시를 이루는 곳이니, 은의
왕조는 무너지고 (종) 주의 새왕조가 들어서야 한다는 (시) '말 (언)'을 하는 것이다.
#3 삼일불식: 초구는 은말 현인인 백이와 숙제를 두고 한 말이다. 창 (뒷날의
무왕)이 폭군 주를 치고자 할 때, 백이와 숙제가 창을 찾아가 이신백군은 아니된다고
극구 만류 하였으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로 연명하다
세상을 뜬 고사가 있다. '삼일불식'은 끝까지 주나라의 녹을 먹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괘가 삼이화이므로 '삼일'의 뜻이 나온다.)
육이는 명이애 이우좌고니 용증마 장하면 길하리라.
상왈육이지길은 순이칙야일새라.
1) 육이는 명이에 왼쪽 다리를 상함이니, 써 구원하는 말이 건장하면 길하리라.
상에 가로되 '육이지길'은 순함이로서 법함이라.
고: 다리고 증: 구원할 증 칙: 법칙 칙
2) 뜻풀이
육이는 중정한 덕을 가지고 밝은 체에 있으니, 때에 순응하여 그 밝음을 행하는
자이다. 그러나 밝음을 상하게 하고자 하는 때에 그 화를 아주 피할 수는 없으므로 왼
다리를 다치나 (명이 이우좌고), 도와주는 사람이 건장한다면 그 화를 잘 모면해
길하게 되는 것이다 (용증마장길). 상사에 '순이칙야'라거 한 것은, 유순중정한
덕으로 천리에 순응하여 행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1 육이가 동하면 내호괘가 태상절 (: 훼절)이고,
이를 도전하면 손 (: 고)에서 훼절된 다리인
'이우좌고'가 나온다.
#2 육이가 동한 하괘는 건삼련 (: 간마)이니
'극마'이다. 또 외호괘가 진 (: 작족, 대도)이니 대도를
달려 나가는 상이다.
#3 육이가 명이의 때인 까닭에 비록 상함이 있으나, 득중득위하였으므로 중정으로써
순히 처하면 마침내 길하게 된다.
#4 육이는 문왕을 두고 이른 말로서 중전의 "내문명이외유순 이몽대난" 또한 이에
해당한다.
#5 이우좌고: 왼쪽 다리를 다친 것은 오른쪽 다리와는 달리 크게 나쁜 것은 아니며,
문왕이 유리옥에 갇힌 상태에 비견된다 (좌는 퇴, 우는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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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증마장과 산의생
어려운때 아랫사람이 구원해주는 것이 '용증마장'이다. 육이가 동하면 건삼련
()이 되어 '간마'의 상이 된다. 이는 서백 (문왕)이
유리옥에 갇혔을 때 그 신하인 산의생이 보옥과 미녀를 주왕 및 달기 그리고 그
총신에게 헌납함으로써 기백을 풀려나가게한 고사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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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삼은 명이우남수하야 득기대수니 불가질정이니라.
상왈남수지지를 내대득야로다.
1) 구삼은 명이에 남쪽으로 사냥해서 그 큰머리를 얻으니, 빨리 바르게 할 수
없음이라.
상에 가로되 '남수'의 뜻을 이에 크게 얻음이라.
수: 사냥할 수 득: 얻을 득 질: 빨리 질, 병질
2) 뜻풀이
구삼은 강이 양자리에 있고 밝은체의 극에 있으니 강명한 자이다. 위로 정응인
상육이 지극히 어두운 자이니, 아래의 밝은 지혜와 강함으로써 잘못된 것을 제거하는
상이다 (명이우남수 득기대수). 그러나 중을 얻지 못했으므로 급하게 바로 잡으려
해서는 안된된 (불가질정). 상사에 '내대득야'라고 한 것은 아래의 밝음이 위의
유암함 (해)을 제거하자는 뜻을 얻었다는 것이다.
#1 구삼은 무왕이고 상육은 주왕에 해당한다. (각주: 명이우남수와 순수: '국어
주어' 하편에 "석무왕벌은 세재순화 (옛적 무왕이 은나라를 정벌할 때는 천문의
12개의 궁중 순화에 해당한다)"라 하였으니, '순화'란 남방7수 주작의 가운데 부분인
장, 성, 유에 해당한다. 28수는 하늘에 붙어 서쪽으로 도니, 순수 (주작의
머리부분)에 해당하는 귀와 정으로 가게 된다. 따라서 남쪽으로 사냥가서 그 머리를
얻는다는 뜻이 된다.)
#2 중화이괘 () 구삼에
"일측지리니 불고부이가면 칙대질지차라 흉하니라."는 선, 후천 변혁기에 대한 뜻이
있다 (대질: 문왕을 말한다.).
#3 하괘 이허중 ()은 남방괘로 '남'이 나오고,
'갑주'와 '과병'의 상이므로 '수' (또 구삼이 동한 진하련으로 동하여 수하러 가는
것이다)가 나오며, 수는 머리로서 상육을 일컫는다. 불은 위로 오르고, 구삼이 동한
진도 속히 움직이는 상이 있으므로 '불가질정'이라고 경계를 두었다.
#4 불가질정: 아무리 눈에 띠는 악이라도 이를 제거하는 데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즉 그 악한 습속에 물들어 연연해하는 무리가 있으니, 충분히 때를 기다려
모두가 동의할 때에 이르 쳐야 한다는 것이다. 성황이 하의 질왕을 치기전에 이윤
(이윤)을 보내 보좌하게 하여, 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이 이에
해당한다.
육사는 입우좌복하야 획명이지심하야 우출문정이로다.
상왈입우좌복은 획심의야라.
1) 육사는 왼쪽배에 들어가서 명이의 마음을 얻어서 문정에 나옴이로다.
상에 가로되 '입우좌복'은 마음과 뜻을 얻음이라.
복: 배 복 획: 얻을 획
2) 뜻풀이
육사는 유가 음자리에 있고 곤의 순한 체에 있으니, 바름과 손순함을 갖춘자이다.
밝음을 상하는 때에 있어서, 그 바름을 감추고 손순함으로 상육 암주를 섬겨
안심시킨후 (임우좌복 획명이지심), 신주를 빼돌려 문밖으로 나와 멀리 숨는 것이니
(우출문정), 이또한 명이에 바르게 처신하는 것이다.
#1 육사는 미자 (미자)가 은나라 종묘의 신주를 빼내어 숨는 내용이다.
#2 '입우좌복'은 겉으로는 주왕에서 충성하는 체 하는 것이고, '명이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주왕의 신임을 얻어 신주를 빼돌리는 것을 말한다 (왼쪽 배에 심장이
있다. '심'은 은나라의 신주와 위패를 뜻한다). 미자의 후손은 후에 송에 봉해져
조상의 신주를 보존할 수 있게 된다.
#3 상괘가 곤 ()이므로 '복'이 나온다. 육사가 동하면
상괘가 진 ()이 되어 '출'한 후 내호괘 손
()으로 '입'하여 숨는 뜻이 있다.
육오는 기자지명이니 이정하니라.
상왈기자지정은 명불가식야라.
1) 육오는 기자의 명이니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라.
상에 가로되 '기자지정'은 밝은 것은 쉬지 않음이라.
식: 쉴 식, 숨쉴 식
2) 뜻풀이
오효는 일반적으로 인군의 자리이나, 밝음을 상하게 하는 때이므로 음암의 극에
처한 상육을 명이의 주로 취했다. 육오는 중덕을 갖춘 자이나, 상육 명이의 주로부터
가장 가까우니, 그 화를 가장 많이 입는 것이다. 그러나 군왕의 덕을 갖춘 자이므로
능히 바름을 지켜 밝은 것을 보존하는 것이다. '이정'이라고 한 것은, 기자는
성인이므로 바름을 지키지만, 후세에 이러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경계한 것이다.
#1 육오는 군위로써 득중하였으나, 실위한데다 육이와도 서로 응하지 못하므로
오로지 바른 것을 굳게 지키는 것이 이롭다.
#2 육오는 기자를 두고 한 말이다. 군왕의 덕을 갖추고 있음에도 상육인 폭군
주에게 실권을 빼앗겨 간난을 겪는 상이다.
#3 명이괘 육사가 동한 뇌화풍
()괘 구사에 "풍기부라
일중견두니 우기이주하면 길하리라."라고 하였으니, 이주는 기자를 가리킨 것이다.
#4 명불가식야: 후천이 되면 기자가 간방에서 다시 부활하여 세상을 다스린다는
말이 있다. 이는 기자가 선왕의 도 (홍범)을 품고 있으니, 중국에서는 이미 그 도를
펼 수가 없는 명이의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동방인 조선에서 그 도를 다시 편다는
뜻으로, 공자께서 '오용거구이 (나는 구이에 머무르고자 한다)'라고 하신 뜻과
합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