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머신에 있어서 보일러는 ‘발전소’와 다름없다.
전기를 이용해 물을 가열함으로써 온수와 스팀이 만들어지며,
커피 추출에 필요한 온도와 압력도 여기에서 생성된다.
그 중에서도 스팀온수 보일러는 스팀과 온수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커피보일러는 커피 추출시 필요한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커피머신의 보일러에는 일체형 보일러와 독립형 보일러가 있으며,
본체는 대개 동(銅)으로 만들어져 있다.
흔히 ‘구리’라고 말하는 동(원자기호는 CU)은 연성(延性)과 전성(展性)이 풍부하고
전기와 열의 전도성이 뛰어나며 열을 품고 있는 성질이 강한 금속이다.
동으로 된 보일러는 열전도율이 높은 반면
공기와 접촉하여 부식되거나 곰팡이가 낄 수 있다는 단점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따라서 동보일러를 장착한 커피머신의 경우에는 가급적 24시간 켜두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동 재질의 이런 특성을 살리고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요즈음에는 표면을 크롬으로 도금해서 만든 보일러를 사용하기도 한다.
니켈이나 크롬으로 도금처리한 보일러의 경우 곰팡이나 부식으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으나 가격이 올라간다는 단점이 있다.
1. 보일러의 구조
① 일체형 보일러
일체형 보일러는 스팀온수 보일러와 커피 보일러를 하나로 통합한 형태의 보일러다.
내부구조는 스팀과 온수를 제공하는 보일러와 커피물을 공급하는 보일러로 나뉘어 있으며,
커피 물을 저장하는 관이 1그룹 당 1개씩 내장되어 있다.
보일러 내부의 70%는 물로 채워져 있고 30%는 빈 상태로 되어 있다.
70%의 공간에는 온수가 저장되고 나머지 30%의 공간에 스팀이 저장된다.
이때 스팀의 압력은 1~1.5Bar를 유지하며 온도는 120~130℃를 유지하게 된다.
일체형 보일러는 70%의 물속에 커피 보일러가 들어가 있어서
온수가 데워지면서 간접적으로 커피물이 데워지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이 일체형 보일러는 60~70년대에 개발된 것으로 이태리에서 로부스타 원두를 많이 사용할 때 개발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일체형 보일러는 스팀과 온수를 함께 사용할 때 커피 추출온도가 많이 변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히터는 스팀압력이 낮아지면 자동으로 작동한다.
이 때문에 스팀을 많이 사용할 경우 보일러의 스팀압력이 떨어지게 되고,
스팀압력이 떨어지면 히터가 작동하여 다시 물을 가열하기 때문에 온수의 온도가 상승한다.
그러면 커피물의 온도도 올라간다.
또 온수를 많이 사용하면 냉수가 자동으로 유입되면서 온수보일러의 물 온도가 떨어지게 되고,
덩달아 커피물의 온도도 내려가게 된다.
일체형 커피보일러는 스팀온수 보일러에 의해 간접적으로 데워지므로 별도의 히터가 필요 없다.
간접적으로 데워진 물은 90~98℃ 정도에서 밀어내기 방식으로 보일러에 들어간 만큼 빠져나오게 된다.
일체형 커피보일러는 간접적으로 데워지기 때문에 용량이 큰 것을 사용해야 좀 더 안정적인 온도확보에 유리하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다수의 커피머신은 이 방식으로 작동되고 있다.
② 독립형 보일러
커피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바리스타의 세밀한 관리와 이해가 요구된다.
1990년 이후 세계적으로 아라비카 원두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커피머신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아라비카는 온도의 변화에 따른 맛의 변화가 로부스타보다 심한 품종이다.
이런 이유로 일체형 보일러의 내부에 장착되어 있던 커피 보일러를 분리하고,
독립적으로 온도를 제어하는 방식인 독립형 보일러가 탄생하게 되었다.
독립형 보일러는 스팀온수 보일러와 커피보일러가 별도로 구성되어 있는 보일러다.
일체형과 달리 히터를 부착하여 직접 물을 데우는 방식이다.
독립형 보일러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온도센서에 의해 물의 온도가 자동으로 제어되기 때문에 안정된 온도의 커피물이 일정하게 공급된다.
물량은 냉수가 들어간 만큼 데워진 물이 빠져나오는 방식에 의해 항상 일정하게 유지된다.
각 회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이런 강점 때문에 최근 독립보일러 방식을 채택한 커피머신이 늘고 있다.
좀 더 편하고 쉽게 양질의 에스프레소를 얻을 수 있는 장점으로 많은 바리스타들이 선호한다.
독립형 보일러는 겨울철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항상 물이 보일러 내에 가득 채워져 있기 때문에 실내온도가 떨어질 경우에는 동파의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겨울에는 기계가 얼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커피보일러는 커피를 추출하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일체형이든 독립형이든 그 특성을 잘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 압력조절 및 온도제어
보일러의 압력과 온도를 조절하고 제어하는 방법으로는 압력S/W와 온도센서가 이용되고 있다.
이 두 가지 부품은 보일러의 압력과 온도를 결정하는 온도계(압력계)이다.
① 압력스위치 Pressure Switch
압력스위치란 말 그대로 보일러의 압력정도를 감지하고 결정하는 장치로,
1~1.5Bar의 압력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 압력스위치에서 결정된압력이 곧 스팀압력과 추출압력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압력스위치는 기계식 구조로 되어 있으며, 정해진 스프링 압력에 의해 작동하게 된다.
기계를 많이 사용하다 보면 갑자기 물이 데워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대부분 압력스위치 접점에 찌꺼기가 많이 끼어 있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때는 압력스위치를 분리해 깨끗이 청소를 해주면 재사용이 가능하다.
단, 압력스위치를 청소할 때는 반드시 기술자에게 의뢰를 해야 안전하다.
압력은 기술적으로 잘 관리하면 안전하게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이다.
- 압력 스위치의 구조
A. 압력스위치 : 스프링의 간격에 의해 압력이 조절되며,
나사를 (+)쪽으로 돌리면 압력이 늘어나고, (-)쪽으로 돌리면 압력이 줄어든다.
이 압력스위치는 보일러의 온도와 압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이므로 기술자와 상의 없이 함부로 만지지 않는 게 좋다.
B. 개스킷(Gasket) : 스팀이 새는 것을 방지해 주는 고무 재질의 개스킷이다.
이 개스킷이 굳어서 밀착력이 떨어지면 압력스위치에서 물이 새어나오기도 한다.
이 문제는 개스킷을 새것으로 교환해주면 바로 해결된다.
C. 압력 전달판 : 압력의 정도를 감지해 전달하는 전달판이다.
이 판이 부식되어 압력전달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온도가 계속 상승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럴 경우에는 커피머신 가동이 불가능해지므로 즉시 교환해야 한다.
D. 스팀 차단판 : 스팀을 차단하는 차단부이다.
압력 전달판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② 온도센서 Temperature Sensor
온도센서는 일체형 보일러보다는 독립형 보일러에서 스팀온수 보일러와 커피보일러에 각각으로 사용된다.
압력스위치와 마찬가지로 온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단, 압력스위치는 압력을 제어하지만 온도센서는 온도를 제어한다.
압력스위치는 스팀압력을 1~1.5Bar로 유지시켜 주고,
온도센서는 스팀온수 보일러의 온도를 120~130℃, 커피보일러 온도를 88~95℃로 유지해 준다.
온도센서를 사용하는 이유는 보일러의 온도를 자동으로 감지함으로써 일정한 온도를 유지시켜 주기 위함이다.
이 온도센서에 의해 사용가능한 최저온도와 최고온도의 편차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온도센서는 압력스위치와 달리 이상이 발생하면 바로 컨트롤보드의 LCD창에 에러표시가 나타나기 때문에
바리스타가 쉽게 이상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압력스위치와 온도센서는 보일러의 압력과 온도를 유지하는 중요한 부품이므로
항상 면밀하게 관리해서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시켜줘야 한다.
평소에 잘 관찰하는 습관을 기르고, 이상이 감지될 경우에는 즉시 기술자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방심하거나 방치하면 커피맛에 급격한 변화가 초래되거나 심각한 고장으로 이어져 기계작동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