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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penguin,
문화어: 펭긴새, Penguin bird(ペンギン))은 펭귄목 펭귄과에 속하는 날지 못하는 새의 총칭이다. 남극, 남아메리카, 남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나 뉴질랜드, 그리고 적도 부근의 갈라파고스 제도에 분포한다. 모두 남반구에 서식한다.어원 원래 ‘펭귄’은 북반구에 서식했던 큰바다쇠오리(Pinguinus impennis)를 부르는 말이었으나, 나중에 유럽인들이 남반구에서 발견한 비슷하게 생긴 새에 ‘펭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자연을 착취하는 인간의 탐욕에 큰바다쇠오리가 멸종하면서(1844년) ‘펭귄’은 남반구 펭귄을 부르는 이름으로 굳어졌다. ‘펭귄’이라는 말의 어원에 대해서는 수렴된 의견이 없다. ‘흰 머리’란 뜻의 웨일스어 pen gwyn에서 왔다는 설과 ‘통통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pinguis에서 왔다는 설이 존재하며, 위 단어들 중 학자들이 잘못 해석했다는 설도 있다.
종류의 수 18종
전 세계에 알려진 펭귄의 종류는 17종 혹은 18종(쇠푸른펭귄과 흰날개펭귄이 식별되는지 아닌지에 따라 달라짐)이다. 모든 펭귄 종의 고향이 남반구이기는 하지만, 통념과 달리, 남극과 같이 추운 기후에서만 서식하지는 않는다. 실제로는 몇몇 종만이 극지방에 산다. 3종은 열대 지방에 살며, 그 가운데 갈라파고스 제도에 사는 한 종은 먹이를 찾다가 적도를 건너기도 한다. 가장 큰 종은 황제펭귄으로, 다 자라면 키가 약 1.1미터, 무게가 약 35킬로그램 이상이다. 가장 작은 종은 쇠푸른펭귄으로, 키는 약 40센티미터에 몸무게가 1킬로그램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펭귄은 덩치가 클수록 열을 잘 보관해서 추운 지방에 살고, 작은 펭귄들은 온대나 심지어 열대에서 발견된다.
먹이와 서식지 펭귄들은 남반구에 살고, 대부분의 펭귄들은 크릴 새우나 물고기, 오징어를 비롯해 물 속에 사는 동물들을 잡아먹는다. 이들은 물과 땅에서 각각 전체 수명의 반 정도씩을 보낸다. 수컷이 더 적기 때문에, 짝짓기 철이 되면 암컷 여러 마리가 수컷 한 마리를 걸고 싸우는, 지구상에 몇 안 되는 종 가운데 하나이다.
특징 감정
펭귄의 행동 가운데 사람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어미가 새끼를 잃었을 때에 나타난다. 극지방의 폭풍을 견뎌내지 못하거나 천적인 도둑 갈매기의 공격을 받아 새끼를 잃은 어미는, 아마도 슬픔을 달래기 위해, 다른 어미의 새끼를 도둑질하려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자기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한 본능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감정적인 이유로 보인다. 이러한 행동을 다른 동물들은 거의 나타내지 않으며, 많은 과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많은 이들이 지난 수십 년 동안, 동물도 사람과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중요한 근거로 이것을 사용해 왔다. 그래서 언어학자들은 동물을 뜻하는 이름과 사람을 뜻하는 이름을 유정명사라고 하여 감정을 가진 존재라고 본다. 흥미롭게도, 무리의 다른 암컷들은 어미가 이런 행동을 하면 싫어하고 원래 어미가 제 새끼를 지키도록 도우려 한다.
무리생활
펭귄에 대해 또 특이할 만한 사실은 이들이 조류 가운데서는 드물게 사람을 겁내어 피하지 않는 종이라는 것이다. 사실 펭귄은 오래전부터 거리낌 없이 탐험가 무리에 접근해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천적으로는 바다표범이 있는데, 펭귄은 적의 공격을 피해 무리를 지어서 사냥한다.
배변 활동의 특이점
독일의 빅토어 베노 마이어로쇼프(Victor Benno Meyer-Rochow) 박사 연구팀은 턱끈펭귄과 아델리펭귄의 분변활동을 관찰해 이들이 항문에서 대략 60킬로파스칼의 압력으로 분비물을 발사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 압력은 인간보다 최대 8배 강한 힘이라고 한다.[1][2] 이 연구는 2005년 이그 노벨상(Ig Nobel Prize)을 수상하였다.
진화
펭귄은 매우 오래된 새이다. 가장 오래된 펭귄 화석은 4000만 년 이상 된 시신세의 것이다. 이 화석들을 보면 당시에 이미 펭귄들은 날지 못했고 헤엄쳤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따라서 분화된 시기는 적어도 6500만 년 전으로 추정된다.
출처:(위키백과사전)
남극 세종기지 주변의 펭귄
서식하는 종은 • 세종기지 남쪽에 있는 바튼 반도 펭귄 군서지에는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이 서식하고, 아델리펭귄은 아르헨티나 주바니 기지 남쪽 보호구역과 아델리 섬에서 서식한다(아델리 섬에는 젠투펭귄과 턱끈펭귄도 서식한다). “깃이 같은 새끼리 어울린다”는 속담이 있듯이, 종이 다른 펭귄끼리는 서로 잘 섞이지 않는다. 기지 남쪽 해안의 해발 45~50미터 정도 되는 바위와 언덕은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이 생활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펭귄들은 주로 이끼가 두껍게 쌓이거나 돌조각으로 되어 있는 평평한 곳에 둥지를 틀지만, 젠투펭귄은 군데군데 꽤 높은 곳에 둥지를 틀기도 하며 턱끈펭귄은 주로 낮은 절벽과 바위틈에 둥지를 튼다. 세종기지 부근의 펭귄 군서지는 애드미럴티 만 입구 서쪽 해안과 포터 반도의 남쪽 해안과 더불어 킹조지 섬에 있는 큰 펭귄 군서지 가운데 하나다. 군서지 앞쪽 바다에는 펭귄의 먹이가 되는 크릴이 많다. 분홍색이나 붉은색을 띠는 배설물은 펭귄의 먹이가 대부분 크릴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펭귄은 둥지에서 방사상으로 배설하고 둥지는 아주 깨끗하게 유지하여 위생관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젠투펭귄은 9월 중순에서 10월 초순에 군서지로 돌아오며, 턱끈펭귄은 10월 중순에서 하순에 돌아온다. 펭귄들은 군서지에서 짝짓기를 하고 둥지를 만들어 알을 낳을 준비를 한다. 펭귄은 대부분 알을 2개 낳지만, 가끔 3개나 하나만 낳는 경우도 있다. 어미가 한 달 넘게 알을 품으면 알껍데기가 깨어지면서 주먹보다 작은 새끼들이 태어난다. 그러나 품는 알이 모두 부화하는 것은 아니다. 군서지에는 호시탐탐 펭귄의 알과 새끼를 노리는 도둑갈매기가 있고, 어미의 잘못으로 알이 둥지 바깥으로 굴러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펭귄 새끼들이 자라고 있는 기지 남쪽 펭귄 군서지
눈이 많이 쌓이면 펭귄이 둥지를 만들고 알을 낳아 부화하기가 쉽지 않다. 작은 자갈을 물어다 만든 둥지는 물이 잘 빠지지만, 눈이 많이 오면 눈이 쌓여 둥지 바닥에 물이 고이게 마련이다. 예컨대, 2007/08년에는 펭귄이 알을 낳은 다음 눈이 아주 많이 와서 둥지에 눈이 녹은 물이 들어차 알이 젖어서 제대로 부화하지 못했다고 한다. 펭귄 군서지는 높이 40~60미터의 꽤 평평한 지역으로 바람이 아주 거세기 때문에 눈이 잘 쌓이지 않아서 펭귄들이 둥지를 만들기에 좋다. 적외선 사진기로 펭귄의 체온을 조사한 사진을 보면 펭귄의 몸에서 온도가 가장 높은 곳은 발이다. 그래서 둥지를 만들지 않는 황제펭귄은 알 하나를 발등에 올려놓고 포란반(包卵盤)으로 감싼다. 맨살로 된 포란반은 펭귄의 아랫배에 털이 양쪽으로 갈라지는 곳에 있다. 젠투펭귄과 턱끈펭귄도 알 2개를 발등에 올려놓고 포란반으로 품는다. 아델리펭귄은 암컷이 알을 낳은 뒤 먹이를 찾아 떠나는데, 남쪽에서는 수컷이 알을 최대 5주 정도 품고, 북쪽에서는 2~3일이나 5~10일 주기로 암수가 교대한다. 한편 새끼는 최대 나흘 동안 살 수 있는 영양분을 몸속에 지닌 채 태어나는데, 산란한 뒤 먹이를 찾아 바다로 나갔던 펭귄 암컷은 둥지로 돌아와 실룩거려 먹이를 토해서 새끼에게 먹인다. 펭귄 가운데 황제펭귄과 아델리펭귄은 가장 남쪽에서 서식한다. 이 펭귄들이 사는 곳의 바다는 연중 상당 기간 얼어 있기 때문에 수컷만 포란하고, 바다가 오랜 기간 얼지 않는 북쪽에서 서식하는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은 암수가 교대로 포란하는 생리에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 멀리 가기도 해 • 새끼 펭귄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기 때문에 한 달 정도 지나면 몸집이 커져서 부모가 번갈아 먹이를 가지고 와서는 새끼의 식욕을 채울 수 없다. 그 무렵 펭귄 부부가 먹이를 구하러 함께 떠나면, 새끼들은 유치원을 만들어 친구들과 놀면서 추우면 서로 웅크려 체온을 조절하며, 도둑갈매기를 경계하는 방법을 배운다. 빠르면 1월 중순부터 털갈이를 시작하여 유치원에 들어온 뒤 5주 정도가 지나면 털갈이를 끝내고 바닷가로 내려온다. 그러나 바로 물속에 들어가지는 못하고, (어미의 가르침 없이) 얕은 곳에서 파도를 맞다가 물속에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물속 생활에 적응해 나간다.
기지 남쪽에서 부화하여 2006년 1월 유치원을 만들기 시작한 젠투펭귄 새끼들
턱끈펭귄은 늦어도 4월 중순에서 하순경에 군서지를 완전히 떠난다. 반면에 젠투펭귄은 이보다 늦은 5~6월경 군서지를 떠나지만 한겨울에도 기지 부근에서 젠투펭귄을 볼 수 있어 멀리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독일 학자가 1990년대 말에 맥스웰 만에 있는 아들레이 섬의 펭귄들에게 인공위성 추적기를 달아서 연구한 결과를 보면, 턱끈펭귄은 사우스셰틀랜드 군도에서 북동쪽으로 1,6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사우스샌드위치 군도의 서쪽 바다로 간다. 반면에 젠투펭귄은 2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남극반도의 끝으로 가며 사우스셰틀랜드 군도 일대에도 많이 있다. 그래서인지 젠투펭귄은 한겨울에도 기지 부근에서 적지 않게 발견되는 반면, 턱끈펭귄은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볼 수 없다. 1988년 7월 4일 아들레이 섬에 있는 1,000마리가 넘는 펭귄이 얼어붙은 맥스웰 만 위를 마치 군인들이 행진하듯이 질서 있게 걸어 남동쪽인 브랜스필드 해협 쪽으로 나가는 장관을 연출했다. 그렇게 많은 펭귄들이 떠나는 장면은 그 후에는 보거나 들은 적이 없다는 점에서 제1차 월동연구대원들은 남극의 신비를 목격했다고 할 수 있다. 기지 부근으로는 몇 종류의 다른 펭귄들도 온다. 예컨대, 남극반도에서는 유일하게 사우스셰틀랜드 군도에서 남서쪽으로 8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디옹(Dion) 군도에서 번식하는 황제펭귄 한 마리가 바다가 얼었던 1991년과 1995년 겨울에 맥스웰 만으로 온 적이 있었다(다른 해에 황제펭귄이 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또 마카로니펭귄 한 마리가 1988년 여름과 그 후 몇 차례 군서지에 온 적이 있다. 눈 위에 황금빛 깃털이 있는 특이한 모습을 한 마카로니펭귄은 남극반도 끝에 있는 섬들과 포클랜드 군도, 아남극의 섬에서 번식한다. 또 임금펭귄 한 마리가 2006년 2월 중순 기지에 나타난 적도 있다.2) 1948년 개썰매로 탐험하던 영국남극연구소의 버나드 스톤하우스(Bernard Stonehouse)는 디옹 군도에서 황제펭귄 군서지를 발견했다. 당시 500마리 정도의 황제펭귄이 있었으나 2000년 겨울에는 9쌍만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지금쯤은 거의 다 없어졌을 것인데, 최근 남극반도 일대가 더워지면서 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1991년과 1995년 겨울에 기지 부근을 찾아왔던 황제펭귄은 귀한 손님이었다. 펭귄이 남극의 생태계와 환경 연구에서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칠레와 공동으로 펭귄을 연구하던 사람이 연구소를 떠난 지 몇 년이 되었는데, 그 후 펭귄 연구가 중단된 실정이다.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우리나라도 다른 새들과 더불어 펭귄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
펭귄 관찰과 알 측정1991년의 펭귄 관찰
기상 • 1991년은 연평균기온이 -3.0℃로 기지가 건설된 이래 가장 추웠던 해로, 가장 높은 기온은 8.9℃(1월 12일)이고, 가장 낮은 기온은 당시까지 기지가 건설된 이래 가장 낮은 -24.4℃(8월 5일)였다.3) 기온도 낮았지만 2월 들어 시작된 눈보라가 10월에야 끝나, 모두 29회에 걸쳐 폭풍설이 분 시간은 424시간 50분이나 되었다. 마리안 소만은 말할 것도 없고 맥스웰 만도 6월 하순부터 9월 하순까지 하얗게 얼었다. 그러다가 9월 26일 아침부터 최대풍속이 초속 38.6미터에 달하는 눈보라에 맥스웰 만의 얼음이 깨어져 나가기 시작했는데, 다음날 동남동풍은 초속 21.0미터로 약해졌으나 마리안 소만의 얼음까지 다 깨어졌다. 연평균풍속은 초속 8.0미터, 최대풍속은 초속 46.6미터(9월 1일)인데, 이 해의 최대풍속은 1990년 6월 16일과 같은 수치로, 당시로는 세종기지가 건설된 이래 가장 강한 바람이었다. 강수량은 537.1밀리미터로 21년 평균보다 많았다. 펭귄은 • 기지에서 1991년 겨울을 보내면서 생물을 조사한 연구원의 관찰에 따르면 6월 11일 160마리의 젠투펭귄이 마리안 소만을 떠나 바다가 얼어 있는 동안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7월 중순 강풍에 맥스웰 만의 해빙이 깨어지면서 7월 31일 부두 근처에서 젠투펭귄 40마리가 관찰되었다. 그러나 9월 14일에 기지 서쪽 해안에서 200마리가 보였으며 9월 16일에는 1,123마리가 관찰되었다. 그 일주일 전부터 군서지 앞바다가 깨어져 젠투펭귄이 돌아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대부분의 턱끈펭귄은 일찍 떠났고 1991년 4월 22일 24마리가 마지막으로 관측되었다. 턱끈펭귄은 1991년 봄이 되어 돌아오기 시작하는데 10월 24일 40마리가 처음으로 관찰되었고, 11월 5일에는 2,074마리가 관찰되었으며, 12월 22일에는 3,941마리가 관찰되어 실제 다 돌아온 것으로 보였다. 생물연구원이 1991년 4월 8일에 강철 밴드를 지느러미에 묶어 표시한 젠투펭귄 10마리 가운데 1991년 11월 25일과 28일에 각각 1마리씩 둥지로 돌아왔다. 비록 표시한 숫자가 적기는 해도 20퍼센트가 돌아왔다고 할 수 있다. 표시를 한 펭귄은 둥지에 알을 품고 있을 때만 관찰되기 때문에, 먹이를 구하려 바다로 나가 있거나 턱끈펭귄의 둥지는 사람이 가까이 가기 어려운 곳에 있어서 (확률은 크지 않지만) 놓칠 가능성이 있어서 실제로 돌아온 펭귄이 더 있을 수도 있다. 외국의 연구를 보면 펭귄은 훨씬 많이 돌아왔다. 예컨대, 오스트레일리아 케이시(Casey) 기지 부근에서 1959년 2월에 표시한 어미 펭귄 59마리 가운데 다음해에 52마리가 돌아왔다(돌아오지 않은 펭귄은 천적에게 죽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중 35마리는 자기의 둥지로 돌아왔으며 6마리는 아주 가까운 곳으로 돌아왔다. 펭귄이 원래의 둥지로 돌아오는 확률은 나이를 먹으면서 커지고 암컷이 수컷보다 더 크다. 여섯 살이 지나면 원래 둥지에서 원래의 짝을 만나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운다. 하나 이상의 알을 낳는 펭귄은 3년생이 3퍼센트, 4년생이 20퍼센트, 5년생이 40퍼센트, 6년생부터는 60퍼센트가 넘는다. 펭귄을 연구하려면 먼저 펭귄을 붙잡아야 하는데, 야생으로 힘이 아주 강해서 혼자서 펭귄을 잡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협조해야 한다. 실제로 아르헨티나 기지에서는 서너 명이 1991년 봄, 먹이를 잡으러 바다로 가는 아델리펭귄과 먹이를 먹고 돌아오는 아델리펭귄을 그물로 잡아 무게를 측정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펭귄 무리의 나이와 구성을 알 수 있었다'
1992년의 펭귄 관찰
기상 • 1992년의 연평균기온은 -2.3℃로 아주 낮았으며 7월 13일에는 그때까지 기지 건설 이래 두 번째로 낮은 -23.6℃를 기록하였다. 4월의 월평균기온이 -0.7℃로 높았다가 5월 들어서 갑자기 낮아져 월평균기온이 -8.0℃였으며, 6월부터 8월까지 각각 -7.7℃, -7.2℃, -4.1℃였다. 연평균풍속은 초속 7.7미터였으며, 최대풍속은 12월 2일 북풍이 불었을 때의 초속 37.9미터였다. 눈보라는 13회에 걸쳐 130시간 6분 동안 계속되어 기지가 준공된 이후 21년 평균의 반을 겨우 넘겼으며, 강수량은 227.4밀리미터로 21년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5월 하순부터 마리안 소만이 얼기 시작해 6월 하순에는 마리안 소만과 맥스웰 만이 완전히 얼었고, 9월 들어 얼음이 깨어졌다. 제대로 관찰해 • 그간 세종기지 남쪽에 있는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의 군서지를 월동연구원이 관찰하고 조사해 왔지만 아마추어 수준을 넘지 못했다. 제5차 월동연구대 생물연구원은 1992년 초에 킹조지 섬에서 북동쪽으로 2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엘리펀트 섬 북쪽의 작은 실(Seal) 섬에 있는 미국 조류 관측 은신처에서 체계가 선 펭귄 관측 방법을 배워 처음으로 적용하였다. 이후 펭귄의 잠수 시간과 깊이 같은 수중 습성도 연구하였다. 관찰한 결과를 보면, 1992년 1월 3일에 0.56킬로그램이던 젠투펭귄 새끼는 2월 1일에는 4.6킬로그램으로 커서 매일 134그램 이상 자란 셈이며, 날개 길이는 37.6밀리미터에서 127.8밀리미터가 되었다. 턱끈펭귄은 1992년 1월 3일에 0.61킬로그램이었는데, 2월 6일에는 3.7킬로그램이 되어 하루에 80그램 자란 셈이며, 날개 길이는 40.6밀리미터에서 115.6밀리미터가 되었다. 같은 기간 동안 젠투펭귄이 턱끈펭귄보다 성장 속도가 빠른 것은 젠투펭귄이 턱끈펭귄보다 몸집이 약간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어미의 무게가 턱끈펭귄은 보통 4.5킬로그램이며 젠투펭귄은 5킬로그램 정도라는 것을 생각하면, 턱끈펭귄의 성장 속도가 더 느리다고 볼 수 있다. 1992년의 경우 처음부터 관찰한 젠투펭귄은 둥지당 1.32마리, 턱끈펭귄은 둥지당 1.45마리가 유치원을 만들 때까지 컸다. 새끼를 돌보는 이른바 유효한 둥지만 계산하면, 젠투펭귄은 둥지당 1.54마리를 키웠고 턱끈펭귄은 둥지당 1.67마리를 키웠다. 턱끈펭귄은 젠투펭귄보다 둥지당 새끼 수도 많을 뿐 아니라 유실된 둥지도 적었다.
1994/95년의 펭귄 관찰
기상 • 기지의 1995년 연평균기온은 -2.7℃이며 최저기온은 -25.1℃(7월 22일)였다. 1995년은 아주 추웠던 해로 7월과 8월의 월평균기온이 각각 -12.0℃와 -10.3℃로 기지가 건설된 이래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9월의 월평균기온은 -5.6℃로 상당히 높았는데, 이는 초순과 중순의 평균기온은 각각 -9.4℃와 -6.9℃로 낮았으나 하순에 갑자기 기온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연평균풍속은 초속 7.8미터에, 최대풍속은 8월 1일 초속 44.5미터(동풍)가 측정되었다. 폭풍설은 24회에 걸쳐 257.3시간 동안 불어서 21년 평균보다 약간 많았고, 강수량은 779.8밀리미터로 21년간 최고를 기록하였다. 군서지 앞바다인 맥스웰 만은 7월 초순부터 얼어붙어 10월 중순 깨어져 나갔으며, 마리안 소만의 얼음은 11월 초순이 되어서야 안쪽까지 완전히 깨어져 나갔다. 1995년 2월부터 5월까지 군서지 앞바다의 표층 수온은 1.6℃에서 -0.8℃로 낮아졌으며, 바다가 얼어 표층 염분은 33.6‰에서 34.2‰로 높아졌다. 8~9월의 표층 수온은 -1.9℃였는데 11월에는 -0.4℃로 높아졌다. 염분은 8월에는 34.7‰, 9월에는 34.5‰였으나 얼음이 녹고 비가 오고 눈이 녹은 물이 흘러들어와 11월에는 33.7‰로 낮아졌다. 펭귄 군서지와 둥지 수 • 1994년 12월 20일 젠투펭귄의 둥지 수는 1,001개였으며, 12월 21일 턱끈펭귄의 둥지 수는 2,924개였다. 턱끈펭귄의 둥지는 해안 절벽처럼 가까이 가기 어려운 곳이 있기 때문에 셀 때 오차가 생기게 되는데, 이러한 오차를 고려하면 실제 턱끈펭귄의 둥지 수는 3,000개가 넘을 것이다. 기지 부근에 있는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의 둥지 수는 해마다 차이가 있다. 젠투펭귄의 경우 많으면 500개(1992/93년)에서 1,150개(1988/89년)에 이르고, 턱끈펭귄의 경우 1,000개(1988/89년)에서 3,000개(1994/95년과 2000/01년)에 이른다. 외국인들의 기록에 따르면 1980/81년에는 턱끈펭귄의 둥지가 7,300개가 넘었고, 젠투펭귄의 둥지는 600개가 되지 않았다. 펭귄의 둥지 수는 해마다 상당히 달라지는데, 개체수가 계속 늘어나는 것도 문제겠지만 줄어드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젠투펭귄을 포함하여 기지 부근의 생물들이 적어지는 원인으로는 환경 변화에 따라 먹이와 살 장소가 줄어드는 것과 소음이나 연기, 하수와 같이 인간이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수 있다. 산란과 부화와 성장 • 1994/95년에 관찰한 젠투펭귄 둥지 가운데 알이 2개 이상인 둥지는 95퍼센트였으며, 알이 하나인 둥지는 5퍼센트였다. 1994년 12월 초순부터 부화하기 시작해, 마지막으로 관찰한 1994년 12월 29일까지 2개의 알이 무사히 부화한 둥지는 관찰한 전체 둥지의 91퍼센트였고, 9퍼센트의 둥지에서는 하나 혹은 2개의 알이 깨지거나 없어졌다.
젠투펭귄 새끼들은 1995년 2월 초순에 유치원을 만들고, 2월 20일경에는 해변으로 내려가 해변이나 둥지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3월 초순에 털갈이를 끝낸 후 바다로 들어갔다. 4월에는 100~200마리만 남기고 모두 군서지를 떠났으며, 남은 펭귄들도 바다가 얼어붙은 7월에는 모두 떠났다. 1995년의 경우 (봄이 되어 깨진 알을 포함하여) 산란기간 내내 2개의 알을 산란한 젠투펭귄 둥지는 94퍼센트로 전년도의 산란율과 거의 같았다. 알 하나만 산란한 둥지도 그 전해와 같은 5퍼센트였다. 마지막으로 관찰한 1995년 12월 17일을 기준으로 관측 둥지의 70퍼센트가 낳은 알을 무사히 부화하였으며, 2개의 알 중 하나만 부화한 경우는 21퍼센트였다. 4퍼센트는 2개의 알 모두를 여전히 품고 있었고, 나머지 5퍼센트는 포란 중 알이 없어졌다. 턱끈펭귄은 1994/95년 산란 기간에 알을 2개 이상 낳은 비율은 90퍼센트였으나(이 가운데 두 곳의 둥지에서는 3개의 알이 발견되었다), 5퍼센트는 하나의 알을, 나머지 5퍼센트는 알을 낳지 못했다. 알은 12월 19일경 부화되기 시작했는데, 부화 기간이 끝날 때까지 무사히 부화된 둥지는 91퍼센트였다. 1994년 12월 29일까지 산란한 알을 모두 부화한 비율은 53퍼센트였고, 하나 이상 부화된 비율은 76퍼센트였다. 3개의 알이 있던 둥지 두 곳 중 한 둥지에서는 알 2개가 부화했고 하나는 품는 중이었다. 다른 둥지에서는 알 하나가 없어지고 나머지 2개만 부화하였다. 턱끈펭귄 새끼들은 1995년 2월 중순에 유치원을 만들었으며, 2월 20일경에는 일부가 바다로 들어갈 준비를 했다. 바다로 들어갈 단계에 있는 턱끈펭귄의 무게는 평균 3.36킬로그램(2.5~6.2킬로그램)이며, 날개 길이는 평균 11.3센티미터(10.2~12.6센티미터)였다. 무게와 날개 길이 사이에는 정(正)의 상관관계가 있었으나 정도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바다에 들어간 턱끈펭귄은 3월 말과 4월 초에 걸쳐 모두 군서지를 떠났다. 아델리펭귄의 경우, 바다에 들어갈 무렵의 새끼가 3.2킬로그램이 되지 않으면 살아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아델리펭귄과 턱끈펭귄 어미의 무게가 각각 5.0킬로그램과 4.5킬로그램이고, 바다로 들어갈 단계에 있는 턱끈펭귄의 평균무게인 3.36킬로그램인데,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2.5킬로그램인 새끼는 살아날 희망이 없다고 봐야 한다. 1995년 봄은 전년도에 비해 산란율이 높아서 관측된 둥지의 98퍼센트에는 2개의 알이, 2퍼센트에는 1개의 알이 있었다. 해양 조사에 참가하느라 1995년 12월 17일 마지막으로 군서지를 관찰했을 때 턱끈펭귄은 부화하지 않았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젠투펭귄의 포란 기간은 35일, 턱끈펭귄의 포란 기간은 35~38일로 알려져 있다. 1994/95년에는 정확한 산란 시기를 알 수 없었으나, 1995/96년 관찰로 보면 포란 기간을 추정할 수 있다. 곧 11월 1~7일에 알을 2개씩 낳고 12월 8~15일에 관측 둥지의 92퍼센트에서 부화한 것으로 보아, 포란 기간은 33~38일 정도로 추정되어 과거의 연구 결과와 비슷하였다. 먹이잡기 • 기지에서 펭귄의 몸에 물감으로 표시를 하여 어미들이 먹이를 먹으려고 둥지를 떠나고 돌아오는 시각을 관찰했다. 암수 펭귄이 교대하는 시간이 젠투펭귄은 24시간이 안 되는 반면, 턱끈펭귄은 한 번 바다로 나가면 2~3일간 있었다. 그러나 하루 24시간을 쉬지 않고 관찰하고 적어도 일주일은 지켜봐야 믿을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관찰 시간이 너무 짧아서 제대로 관찰하지는 못했다. 새끼들이 상당히 크면 더 많이 먹기 때문에 부모 펭귄은 더 많은 먹이를 잡기 위해 바다에 더 오래 나가 있어야 한다. 한편 펭귄이 주로 크릴과 물고기를 먹는데, 펭귄의 혓바닥과 입의 양쪽 주변과 천장에는 목구멍 쪽으로 기울어진 단단한 돌기들이 많아, 한번 물린 큰 먹이는 빠져나갈 수 없다. 돌아온 펭귄과 한 살 된 펭귄의 둥지 틀기 • 1995년 2월 말과 3월 초에 왼쪽 날개에 표시한 턱끈펭귄 100마리 가운데 1995년 10~11월 사이에 21마리가 발견되었다. 1995년 말 20마리가 넘는 1년 된 턱끈펭귄이 둥지를 지은 것이 관측되었으며, 짝짓기를 통하여 산란하고 알을 부화시켰다. 턱끈펭귄 암컷은 3~4년이 지나야 낳기 때문에 만약 1년 된 암컷이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다면 과거의 연구 결과와 전혀 다른 것이다. 턱끈펭귄의 둥지를 관찰한 결과, 절반 정도는 해안가 절벽처럼 다른 턱끈펭귄들이 덜 모이는 곳에 둥지를 트는 특성을 보였으며, 나머지는 다른 턱끈펭귄의 둥지가 있는 곳에서 불규칙하게 둥지를 틀었다. 이러한 이유는 펭귄들이 이전의 둥지로 돌아오는 회귀본능이 있어서 군서지로 돌아왔을 때 새로운 펭귄들이 둥지를 트는 것을 막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실제로 과거에 표시된 턱끈펭귄들은 이전의 둥지로 돌아왔다. 한편 군서지 언덕 위에는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이 어느 정도 섞여 살아서 둥지도 섞여 있다.
펭귄에 사진기를 부착해 • 일본 학자들은 2006년 12월과 2007년 1월 세종기지에 머물면서 군서지의 젠투펭귄 5마리의 등에 사진기4)를 부착해 15초마다 촬영한 먹이를 먹는 4,302개의 장면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를 보면 젠투펭귄들은 평균 5시간(짧으면 4시간에서 길면 7시간 반) 정도 먹이를 잡았다. 잠수한 평균깊이는 35.8미터다. 가장 깊이 들어간 경우는 102.9미터, 가장 깊이 들어간 수심의 평균은 80.6미터다. 젠투펭귄은 3회에 1회 이상 바닥이 사진기에 찍힐 정도까지 헤엄쳐 내려갔는데, 이는 펭귄의 주먹인 크릴이 바닥에 있기 때문이다. 크릴이 동물플랑크톤이라 주로 물에 떠 있지만 관찰한 시간이 낮이기 때문에 바닥 가까이까지 내려가 있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킹조지 섬에 펭귄 군서지가 여러 군데 있고 남극물개가 모여든다는 점을 볼 때 맥스웰 만 부근에 그들의 먹이가 되는 크릴이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젠투펭귄은 물 위로 나와 있는 시간이 물속에 있는 시간보다 약간 길었다. 관찰을 했을 때가 새끼들의 성장기여서 먹이가 많이 필요했던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워낙 성실한 습성 때문일 것이다. 당시 일본 사람들은 도시락을 싸 가지고 가 군서지에서 하루 종일 있었는데, 1990년 초 아들레이 섬에 있는 펭귄 군서지에 왔던 일본 사람들도 아주 성실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학자가 일본 사람들이 꼼짝하지 않고 날씨와 바다의 변화와 펭귄과 도둑갈매기의 행동과 생태를 포함하여 군서지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아주 세밀하게 기록하는 것을 보고 놀라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펭귄 알 측정
특징이 있어 • 2000년 11월 기지에 온 제14차 월동연구대의 연구원은 하계연구원과 함께 펭귄의 둥지에서 굴러 나와 버려지는 알들을 주워 와 측정했다. 이 측정은 몇 가지 재미있는 결과를 보여 주었다. 젠투펭귄의 알은 하얀색으로, 달걀처럼 갸름하며 평균크기는 68.6×55.2밀리미터다. 짧은지름에 대한 긴지름의 비율은 1.25(1.18~1.35)다. 무게는 평균 113.4그램(98.21~128.08그램)이며, 빈 알에 물을 넣어 측정한 알의 내용량(內容量)은 평균 99.4cc(90~112cc)다. 무게와 내용량에 바탕을 둔 비중(比重)은 평균 1.15 (1.09~1.21)다. 측정한 알은 8개로 너무 적어 통계상의 의미는 없겠지만, 무게와 부피의 상관계수를 구했다. 알의 모양이 갸름해 실제 부피를 구하기 어려워서 짧은지름(밀리미터)의 제곱에 긴지름을 곱한 뒤 1,000으로 나누어 부피를 구했다. 그렇게 구한 부피와 무게의 상관계수는 0.93으로 상당히 큰 상관관계를 보인다. 턱끈펭귄의 알은 파르스름하며, 평균크기는 66.5×51.0밀리미터다. 짧은지름과 긴지름의 비율은 평균 1.30(1.21~1.40)으로, 젠투펭귄의 알보다는 약간 작은 대신 더 갸름하다. 무게는 평균 93.6그램(79.69~105.83그램)이고, 젠투펭귄과 같은 방법으로 측정한 알의 내용량은 평균 78.4cc(67~88cc)다. 무게와 내용량에 바탕을 둔 비중은 평균 1.22(1.14~1.36)인데, 한마디로 젠투펭귄의 알보다는 속이 꽉 차 더 무겁다. 알 22개의 무게와 부피의 상관계수가 0.88로 젠투펭귄의 상관관계보다는 작았다. 이런 것을 볼 때, 턱끈펭귄보다 젠투펭귄이 크기 때문에 알도 크고 무겁고 둥글지만 비중은 작아서 속이 덜 차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린 펭귄은 • 펭귄을 몇 년 동안 연구한 하계 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둥지에서 측정한 젠투펭귄 알은 평균 127.4그램이며 턱끈펭귄 알은 평균 101.2그램으로, 둥지에서 굴러 나온 알보다 확실히 더 무겁다. 굴러 나온 알이 가벼운 것으로 보아 이는 종에 관계없이 어린 펭귄들이 낳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어린 펭귄들은 작은 알을 낳고 알을 보호할 능력이 적어서 알을 많이 잃어버린다고 볼 수 있다.
둥지에 있는 젠투펭귄 알의 짧은지름에 대한 긴지름의 비율은 1.18로, 버려진 알보다 더 둥글다. 이런 것을 보면 젠투펭귄은 나이를 먹고 커 가면서 더 크고 둥근 알을 낳는 것으로 보인다. 커가면서 더 큰 알을 낳는다는 것은 이해되지만, 알이 둥글수록 더 잘 굴러갈 텐데 더 둥근 알을 낳는다는 것은 언뜻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펭귄은 작은 자갈로 약간 우묵하게 둥지를 지어 알을 품는데, 발등에 있는 알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바깥으로 굴러 나가기 어렵기 때문에 굴러 나간 알은 알과 둥지의 모양 때문이 아니라 어미가 경험이 없다는 것이 더 큰 이유일 수도 있다. 펭귄이 발등에 알을 올려놓고 품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경험이 중요할 것이며, 길쭉하면 발등에서 쉽게 균형을 잃을 수도 있다. 반면에 턱끈펭귄의 경우 둥지에 있는 알의 짧은지름에 대한 긴지름의 비율은 1.31로 버려진 알과 큰 차이가 없다. 이런 것을 보아 턱끈펭귄은 나이에 상관없이 알을 더 잘 보호해 부화하는 비율도 당연히 더 높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턱끈펭귄은 젠투펭귄보다 군서지에 늦게 와서 알도 덜 잃어버리고 새끼도 더 빨리, 더 많이 키운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으며, 그만큼 더 똑똑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턱끈펭귄은 젠투펭귄보다 더 사나워서 사람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또 바람 불고 눈 오는 추운 남극이 싫은지 빨리 한 마리도 남지 않고 완전히 떠난다. 반면에 젠투펭귄은 남극이 좋은지 더 일찍 오고 더 늦게 떠나면서도 완전히 떠나지는 않고, 새끼도 더 늦게 더 적게 키우며 겁도 많다. 비슷해 보이는 펭귄들이지만 남극이라는 가혹한 곳에서 살아가는 모습과 대응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버려진 알을 모으면서 흔들면 소리가 나는 턱끈펭귄의 알 하나를 발견했다. 이는 노른자와 흰자가 분리되어(혹은 분리되지 않았더라도) 건조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알의 내용물이 건조되기 전에 부패하는 것이 정상일 터인데, 이는 특수한 경우라 생각된다. 이 외에 버려진 다른 새알도 몇 개 수집해 크기를 재었다. 곧 2001년 1월에 처리한 남방큰풀마갈매기(자이언트페트렐)의 알은 미색으로 크기가 113.3×66.4밀리미터였으며, 짧은지름에 대한 긴지름의 비율은 1.71로 상당히 길쭉했다. 2001년 11월에 처리한 남극제비갈매기 알 2개는 각각 42.8×33.1밀리미터와 43.2×34.0밀리미터였으며 짧은지름에 대한 긴지름의 비율은 1.29와 1.27로 남방큰풀마갈매기에 비추어 상당히 둥글었다. 표면은 초록색이 감도는 연한 갈색 바탕에 갈색 또는 검은색 점이 많이 찍혀 있었다. 알은 어미 새의 건강 정도를 보여 주기 때문에 새끼 못지않게 알의 측정도 아주 중요하다. 건강한 어미가 건강하고 무거운 알을 낳고 그런 알에서 깨어나는 새끼도 건강하고 무게가 많이 나간다.
남극의 매, 도둑갈매기야생의 새
아주 똑똑해 • 세종기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새는 펭귄이 아니라 도둑갈매기(스쿠아)다. 펭귄은 대부분의 경우 군서지에 가야 볼 수 있지만, 도둑갈매기는 여기저기 날아다니기 때문이다. 기지에서 보이는 시커멓거나 진한 갈색의 큰 새가 도둑갈매기인데, 우는 소리가 귀에 거슬리고 검은색이라 기분 나쁘게 보일지 몰라도 아주 똑똑한 새다. 간혹 날개로 머리를 후려치거나 모자를 벗겨가는 수가 있으나 이는 알이나 새끼를 보호하려는 본능 때문이다. 기지 부근에는 2종의 도둑갈매기가 있다. 그중 하나인 몸집이 큰 갈색도둑갈매기는 주로 펭귄을 먹고 사는 반면, 도둑갈매기의 다른 종인 몸집이 작은 남극도둑갈매기는 크릴과 작은 물고기와 갑각류, 그리고 파도에 밀려오는 동물들을 먹고 살아간다. 2종의 도둑갈매기는 펭귄보다 1주 정도 늦게 오고 빨리 떠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실제 이들은 별개의 종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의 유전자 연구로는 큰 차이가 없어 같은 종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해표의 시체가 발견되면 부근에 있는 도둑갈매기와 남방큰풀마갈매기의 잔치가 열린다. 남극의 모든 새들이 고기를 먹지만 그중에서도 이 두 부류는 가장 크고 무서워서 맛있는 먹이를 먼저 차지하는데, 다른 새들은 얼씬 거리지 않는다. 몸집도 작을 뿐만 아니라 굳이 해표 고기 아니라도 먹을 것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도둑갈매기는 흙을 약간 판 다음 지의류를 깔아 둥지를 만들고 알을 보통 2개 낳는다. 알은 더러운 녹색에 검은 반점이 있어 완전한 보호색을 띠고 있다. 도둑갈매기도 펭귄처럼 발등에 알을 올려놓고 품는데, 알을 품을 때에는 사나워지고 새끼가 부화되면 더욱 사나워진다. 만약 도둑갈매기가 목 쉰 소리를 내며 폭격하듯이 사람의 머리 위로 날아 내린다면 그 부근에 둥지나 부화된 새끼가 있다는 증거이므로 머리 위에 막대기나 볼펜 같은 것을 세워 도둑갈매기의 공격을 막고 빨리 그곳을 빠져나와야 한다. 기지 사람들이 도둑갈매기를 잡지 않고 내쫓지도 않아서 도둑갈매기는 사람 무서운 줄 모른다. 도둑갈매기 가운데도 엄연한 서열이 있어서 대장 도둑갈매기만 기지의 주방과 쓰레기를 처리하는 정비동 앞에 나타난다. 2009년 초까지 기지의 주방 부근을 떠나지 않는 대장 도둑갈매기는 턱 아래에 구멍이 생겨 혀가 빠져 바깥에서도 보였다. 2009년 여름이 끝날 무렵에는 다른 도둑갈매기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이 새를 전문으로 관찰하는 연구원의 말이다. 야생의 세계에도 분명한 질서가 있고 피치 못할 죽음이 있다.
사람에게 달려드는 도둑갈매기(극지연구소 김정훈)
도둑갈매기는 펭귄 군서지에서 펭귄들을 호시탐탐 노리다가, 어미가 조금만 틈을 보이거나 새끼가 혼자 있다고 생각되면 눈 깜짝할 사이에 덤벼드는데, 상당히 큰 펭귄이 도둑갈매기에게 당하기도 한다. 도둑갈매기는 물고 간 새끼를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쪼아 죽인 다음 날개를 활짝 펴고 높게 울부짖어 짝을 부른다. 그 모습이 마치 “여보! 빨리 와요! 하나 잡았어!”라고 소리치는 것처럼 보이고 새의 표정도 기분 좋게 보인다.
기지 남쪽 펭귄 군서지 높은 곳에서 펭귄들을 감시하듯 바라보고 있는 도둑갈매기
맹금류라 • 2001년 2월 8일과 16일에는 세종곶에서 방금 죽은 것으로 보이는 펭귄 사체 각각 5마리와 2마리를 보았다. 25일에도 방금 죽은 것으로 보이는 펭귄의 사체를 부두 서쪽 해안에서 9마리, 동쪽 해안에서 5마리를 발견하였다. 3월 3일에는 중국 장성기지의 해안에서도 펭귄의 사체가 발견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이 펭귄들의 사체는 살이 크게 뜯어 먹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미 도둑갈매기가 새끼들에게 펭귄을 죽이는 법을 가르치려고 죽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식성이 좋은 도둑갈매기는 펭귄의 깃털까지도 먹는다. 그러나 도둑갈매기는 깃털을 소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먹은 깃털을 1~2센티미터 크기의 둥근 뭉치로 만들어 뱉는데, 이 뭉치를 ‘펠릿(pellet)’이라고 한다. 도둑갈매기 둥지 부근이나 도둑갈매기가 자주 나타나는 곳에서 펠릿을 가끔 주울 수 있다. 한편 도둑갈매기는 우리가 던져 준 빵조각도 먹긴 했으나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다. 도둑갈매기는 가끔 떼를 지어 남극제비갈매기나 갈매기를 공격한다. 새들이 쫓기면서 비명을 지르면 다른 도둑갈매기들이 가세해 새들을 무리에서 떼어놓고 덤벼든다. 반대로 도둑갈매기는 가끔 남극제비갈매기 떼에게 쫓기기도 하는데, 200~300마리나 되는 남극제비갈매기가 재재거리면서 도둑갈매기에 덤벼들면 도둑갈매기가 아무리 무서운 새라도 도망을 갈 수밖에 없다. 이런 광경은 남극제비갈매기가 많은 바튼 반도의 남쪽 해안 빙퇴석 근처에서 볼 수 있다. 도둑갈매기는 펭귄이나 갈매기, 남극제비갈매기나 남극비둘기처럼 자신보다 작은 것들을 잡아먹고 산다고 알려져 있지만, 가끔 자신보다 훨씬 큰 파란눈가마우지를 공격하기도 한다. 1988년 봄으로 생각되는데, 마리안 소만 한가운데에서 도둑갈매기가 파란눈가마우지의 머리를 쉬지 않고 공격하는 광경을 목격한 일이 있다. 공격을 받은 파란눈가마우지가 바닷물 속으로 달아났다가 다시 나타나면, 그 위를 맴돌던 도둑갈매기가 다시 공격했다. 가마우지가 물속으로 달아나도 물 위로 다시 올라와야 한다는 것을 도둑갈매기는 알고 있다. 결국 도둑갈매기는 가마우지를 죽이지 못하고 한 20분 정도 지나 날아가 버렸다. 그러나 그렇게 공격한다는 것은 도둑갈매기가 가마우지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얼마 후 도둑갈매기에게 죽음을 당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펭귄 군서지로 가는 바닷가에서 목에 시뻘건 상처가 난 가마우지의 사체를 보고 아주 섬뜩하게 보여서 그 자리를 서둘러 떠났던 기억이 있다. 2001년 2월 표범해표에게 물려 찢어진 상처가 난 해표가 기지 부근에서 쉬자 도둑갈매기 몇 마리가 모여들었다. 그 해표가 죽으면 먹겠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해표가 건강하다는 것을 알자 모두 날아가 버렸다. 남방큰풀마갈매기도 사람이 누워 있으면 먼 곳에서 감시를 한다.
새끼 도둑갈매기 관찰
잘 크다가 사라져 • 1995년 1월 24일 기지의 서쪽에 있는 지진관측동 아래쪽 평지에서 어른 주먹 1개보다는 크고 2개보다는 작은 새끼 도둑갈매기 한 마리가 있는 둥지를 발견했다. 도둑갈매기 새끼는 등과 겨드랑을 긁고 털을 쓰다듬고 머리를 파묻고 날갯짓을 하는 모양새가 크기만 작았지 어미 흉내를 다 내었다. 부모 도둑갈매기는 새끼를 감싸지 않는다는 점에서 새끼를 상당히 강하게 키운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미는 하얀 죽 같은 것을 토해 새끼에게 먹이고 부리 속에 있는 것도 찍어먹였는데, 이는 어미가 먹었던 먹이가 어느 정도 소화된 것이라 생각된다. 새끼 도둑갈매기는 어미가 가져온 펭귄 껍데기와 기지 주방에서 나온 남극대구 머리도 쪼아 먹었다. 2월 1일에는 몸집도 처음 보았을 때보다 2~3배나 커졌고 속 날개도 나와 3~5센티미터 정도가 되었다. 날갯짓도 크게 하고 근육도 발달했으며, 진눈개비가 내려도 그대로 맞았다. 2일 새벽에는 큰 도둑갈매기 4마리가 새끼의 털을 물어 뽑는 듯했는데, 새끼도 지지 않고 부리를 벌리고 덤벼들면서 달아났다. 몸은 그 전날보다 더 커진 것같이 보였으며 등에는 두 줄의 검은 줄도 보였다. 3일 12시 40분경에는 어미가 물고 온 남극대구 머리를 쪼아 먹었고 날개에는 검은 털도 났다. 이날은 새끼 도둑갈매기가 둥지에서 10~15미터 떨어진 곳까지 돌아다녔다. 새끼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2월 5일 새벽 5시 46분이었는데, 그 후로 새끼는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바위 뒤에 숨은 줄 알고 쌍안경으로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다른 어미 도둑갈매기나 남방큰풀마갈매기의 소행으로 생각되지만 공격하는 장면을 보지는 못했다. 무참하게 죽어 • 지진관측동과 남쪽의 지자기관측동 사이 평지에 있는 둥지에는 1995년 1월 23일에 새끼 2마리가 있었으나 며칠 지나자 1마리만 남았다. 부모 도둑갈매기는 새끼를 끔찍이 보호했고, 2월 2일에는 어미가 붉은 피가 묻은 해표의 지느러미뼈를 가지고 왔다. 8일에 새끼는 날개와 꼬리가 나고 다음날에는 날개 길이가 15~20센티미터는 되어 보였다. 13일에는 날개깃도 많이 나고 가까이 가면 달아나 최소한의 자기보호를 했다.
이 도둑갈매기 새끼는 다음날 오후 4시 40분경 죽은 채 발견되었는데, 사체를 발견했을 때는 피도 마르지 않아서 아마도 발견되기 직전에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주변에는 6~7마리의 도둑갈매기가 사람의 눈치를 보며 멀찍이 모여 있었다. 죽은 도둑갈매기의 부모가 곧 나타나 다른 도둑갈매기가 새끼의 사체에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막았는데, 자세히 보니 어미 도둑갈매기는 새끼의 내장으로 보이는 것을 먹고 있었다. 새끼의 사체를 먹는 것이 육식성 조류에서 흔한 일인지 궁금했는데, 그 후 러시아 기지에서 도둑갈매기를 연구하는 독일인 학자를 통해서 어미 도둑갈매기가 먹을 것이 없으면 새끼를 잡아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30년 정도 사는 도둑갈매기는 일생 동안 20마리가 넘는 새끼를 키우면서 특별한 경우 한두 마리는 희생시킨다. 그렇게 해서라도 어미가 살아남는 것이 종(種)으로 보면 나은 것이다. 어미가 되어 • 도둑갈매기는 태어난 시기와 성장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2월 하순에는 날개와 얼굴과 부리가 검어지기 시작해서 도둑갈매기 티가 난다. 그맘때부터는 날개 길이도 40센티미터는 되며, 날갯짓도 크게 한다. 날지는 못해도 커다랗고 힘 있는 날갯짓을 보면 육식을 하는 강력한 새의 새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3월 초순이면 연갈색의 솜털이 사라지고 온몸에 검은 깃이 나기 시작하며 얼굴이 검어진다. 또 열흘이 지나면 몸의 크기도 어미와 비슷해지며 윤기가 흐르는 까만 깃으로 온몸이 완전히 덮인다. 물론 그맘때는 깡충깡충 뛰면서 날갯짓을 해 금방이라도 날 것처럼 보인다. 도둑갈매기 새끼들은 3월 중순이면 날기 시작하는데, 먼저 좌우로 5~15미터 정도를 날고, 시간이 더 지나면 가까운 거리를 날아 돌아오면서 비행 능력을 기른다. 그러나 도둑갈매기 새끼는 어미와는 많이 다르다. 체구는 같아도 몸이 새까만 색깔로, 목의 윗부분과 몸체와 날개가 갈색이지만 어미와는 색조가 다르다. 게다가 어미의 깃은 빳빳해 몸에 붙지만 새끼의 깃은 바람에 가볍게 날린다. 꼬리도 어미만큼 크지 않고 몸이 어미보다 더 불룩해 다리가 짧게 보인다. 또 자세나 태도가 당당하지 못하고 항상 쭈그리고 있어 눈에 띈다. 4월 초순이면 살던 곳을 떠나는데, 4월 중순까지도 어미에게 먹이를 달라고 킹킹거리는 모습이 아기가 보채는 모습과 비슷하다. 그래도 새끼는 한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거나 뒷전에 밀려나, 다른 어미들 사이에는 얼씬거리지도 못한다. 어미 도둑갈매기들이 가져온 펭귄 날개를 놓고 싸울 때에도 새끼 도둑갈매기는 끼지 못한다. 기지 근처에 있는 얕은 호수에 어미 도둑갈매기들이 모여 목욕을 할 때도 새끼 도둑갈매기들은 어미 도둑갈매기를 기다리는지 앉아 있을 따름이다. 한편 1994/95년 기지 부근에서 관찰된 도둑갈매기 네 무리의 가족에서 부화된 새끼 가운데 5마리는 어미가 되었다. 이런 것을 보아 (비록 관찰된 도둑갈매기 가족의 숫자가 적기는 해도) 2마리의 새끼가 다 크는 확률은 25퍼센트 정도로 보인다.
다른 새들
몇 종이 있어 • 기지 주변에는 펭귄과 도둑갈매기뿐만 아니라 도미니카갈매기, 핀타도페트렐, 눈페트렐, 윌슨스톰페트렐, 파란눈가마우지, 남극비둘기, 남극제비갈매기, 남방큰풀마갈매기 같은 새들이 많이 서식하고 알바트로스도 가끔 출현한다. 기지 부근의 땅이 녹고 펭귄이 오고 이어서 도둑갈매기가 기지 부근에 나타나면서 하얀 색깔의 새인 눈페트렐과 남극비둘기가 사라진다. 눈페트렐은 사우스셰틀랜드 군도를 완전히 떠나는 것으로 보이지만 남극비둘기 일부는 기지 부근에서 여름을 넘기는 것으로 보인다. 곧 바튼 반도의 남쪽 바위에서 한여름에도 남극갈매기가 번식하는 것이 관찰되었기 때문이다. 봄이 되어 눈이 녹아 땅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몸이 검은 새인 윌슨스톰페트렐과 핀타도페트렐, 남극제비갈매기가 나타난다. 핀타도페트렐과 남극제비갈매기는 수백 마리가 한꺼번에 돌아와 번식할 곳으로 흩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핀타도페트렐은 바튼 반도 남쪽 해안의 바위섬과 아들레이 섬에서 번식한다.
남극비둘기(극지연구소 정호성)
남극제비갈매기는 기지 부근에서 번식하며 바튼 반도 남쪽에서도 동쪽, 곧 빙퇴석이 흘러내리는 곳 부근의 언덕에서 유난히 많이 서식한다. 남극제비갈매기는 겁이 많기 때문에 가까이 갈 때는 조심해야 한다. 가끔 남극제비갈매기의 둥지에서 발견되는 깨어진 알은 어미가 놀라서 날아오르면서 깨어진 것으로 보인다. 남극제비갈매기의 새끼는 자라면서 점점 바닷가로 가까이 간다. 4월로 접어들어 턱끈펭귄이 군서지를 떠나고 기지 부근에 눈이 하얗게 내리면, 몸이 검은 새들은 사라지고 하얀 새들이 나타난다. 반면에 남방큰풀마갈매기와 파란눈가마우지와 도미니카갈매기는 겨울에도 기지 부근을 떠나지 않는다. 도미니카갈매기의 1~2년 된 새끼는 어미 갈매기와는 달리 알록달록하다. 킹조지 섬에 있는 새들은 모두 철새다. 그리고 기지에서 보이는 새들 대부분이 물새이므로 겨울에도 먹이를 잡을 수 있는 곳, 곧 바다가 얼지 않는 부분을 찾는다. 예컨대, 넬슨 섬과 킹조지 섬 사이의 필데스 해협의 일부 지역이 그런 곳인데, 20마리가 넘는 파란눈가마우지가 그곳에 모여 있는 것이 1995년 9월 11일에 목격되었다. 그때 맥스웰 만과 마리안 소만은 대부분이 얼어 있었다. 펭귄도 그렇지만 기지 부근에 있는 대부분의 새는 전문가 아니면 암수를 구별하기 어렵다. 새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관찰한 결과를 보면, 암수를 구별하기 어려운 새들은 금실이 대단히 좋아, 암수가 아주 잘 협조해 둥지를 만들고 알을 품고 새끼를 키운다. 더 큰 관심을 가져야 • 펭귄과 남방큰풀마갈매기의 알은 하얀색이라 땅바닥과 혼동할 염려가 없다. 그러나 도미니카갈매기와 남극제비갈매기의 알은 갈색이 섞인 연두색에 검은 점이 찍혀, 둥지를 만드는 지의류나 땅바닥과 비슷한 완전한 보호색을 띠고 있다. 그러므로 혹시 새들의 울음소리가 이상하다고 생각되면 빨리 그곳을 떠나야 한다. 땅 위에 작은 자갈을 모아 만든 남극제비갈매기의 자그마한 둥지는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주로 지의류와 이끼를 모아서 짓는 도미니카갈매기의 둥지는 바위 꼭대기와 빙퇴석이 흘러내리는 곳에 많은데, 완전한 보호색을 띠고 있다. 2001/02년 여름과 2006/07년 여름에는 참새처럼 보이는 갈색의 작은 새 한 쌍이 펭귄 군서지에 나타난 적이 있다. 흔히 ‘유럽참새’라고 부르는 이 새와 임금펭귄이 나타난 것은 지구가 더워져 생긴 현상으로 보인다. 이런 것으로 보아, 앞으로 아남극과 그 북쪽에 있는 새들이 기지 주변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기지에서 남아메리카 파타고니아(Patagonia)에 있는 황물새의 다리뼈가 채집되었는데, 그 뼈를 채집한 조류학자의 말로는 그 새는 길을 잘못 들은 것이라고 한다.
유럽참새(극지연구소)
기지 부근에 있는 펭귄은 제1차 월동 때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어, 월동연구대에 따라 띄엄띄엄 관찰되고 기록되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에 걸쳐 칠레 생물학자와 공동으로 몇 년간 체계가 잡힌 펭귄 연구를 했으나 계속되지 못했다. 반면에 2004/05년부터는 도둑갈매기의 발목에 고리(ring)를 다는 것부터 시작해, 생태에 대한 체계 있는 연구가 시작되었는데, 다른 조류도 체계가 선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새에 서식하는 기생충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새에는 크게 새의 몸 자체에 기생해 피를 빨아먹고 사는 기생충과 새의 깃털에 기생하면서 깃털을 갉아먹고 사는 기생충이 있다. 전자는 새가 죽는 순간 새의 몸을 떠나지만, 후자는 천천히 떠나며 옆에 다른 새가 없으면 죽은 새와 함께 죽는다. 둘 다 크기가 아주 작아 맨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출처:(남극 세종기지의 자연환경, 2010. 6. 30., 장순근)
펭귄의 지혜
남극의 추위를 견디기 위하여 펭귄들이 서로 밀착하는 행동이 생각납니다. 지난해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에서 본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남극의 한겨울 기온은 영하 60~70도가 보통이고 1968년에는 영하 88도까지 내려갔다고 합니다. 게다가 겨울엔 해가 뜨지 않아 암야기(暗夜期)가 이어지고 특유의 강풍까지 몰아친다고 합니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따뜻한 곳을 찾는 것이 생태계의 당연한 일이지만 펭귄은 이와 반대로 천적이 없는 가장 추운 곳을 찾는다고 합니다. 춥디 추운 추위의 극점에 도달한 펭귄 무리는 서로 몸을 빚 대고 촘촘히 포개 원을 만듭니다. 먼저 바깥쪽 펭귄이 안쪽 펭귄을 보호하고 얼마 후 바깥쪽 펭귄들이 체온이 떨어지면 안쪽 펭귄들과 위치를 바꾸어 서로를 품어 체온을 유지합니다. 그렇게 줄지어 서로를 품어 주면서 함께 춥고 캄캄한 긴긴 겨울을 보냅니다. 연인이나 부부관계 모자 모녀관계도 아닌 수많은 펭귄 무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이들의 지혜는 놀라울 수 밖에 없습니다. (옮긴글)
2023-02-08 작성자 명사십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