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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웍 깨질까 시합도 피해…‘환상의 복식조’ 청각장애 자매 | |
청각장애 자매=모윤솔·윤자 | |
김성환 기자 | |
올핸 농아인 올림픽 도전 에바다 후배들에게 희망
7일 오전 경기 평택시 진위면 에바다학교 별관 2층 탁구연습장. 분주하게 탁구 라켓을 휘두르는 20여명의 학생들 틈에서 모윤솔(21)·윤자(18) 자매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유치원부터 고교 과정까지 모두 50여명의 청각장애 학생들이 다니는 이곳 에바다학교에는 전교생의 절반가량이 탁구부 활동을 한다. 자매는 얼마 전 나란히 한국국제대학교 특수체육교육과에 합격했다. 지난해 10월 언니 윤솔씨가 1차 수시모집에 합격했고, 이어 윤자양이 두달 뒤 2차 수시에 합격해 대학 동기가 됐다. “동생이 1차에서 떨어져 많이 섭섭했는데, 함께 대학 생활을 할 수 있게 돼 너무 좋아요. 이제는 비장애인들과도 많이 어울려보고 싶어요.” 언니 윤솔씨는 수화로 ‘기쁘다’는 말을 여러 번 되풀이했다.
‘환상의 복식조’ 청각장애인 자매
초등학교 시절부터 라켓을 잡은 자매는 ‘환상의 복식조’로 알려졌다. 언니가 수비를, 동생이 공격을 맡는다. “팀워크가 깨질까봐” 둘이 시합을 벌이는 일은 피한다. 2년 전 고교 과정을 졸업한 언니는 방과후 수업지도사로 학교에 채용돼 동생과 훈련을 계속해 왔다. 자매는 지난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입상한 데 이어 농아인 국가대표에 당당히 뽑혔다. 이들의 최대 목표이자 희망은 올 9월에 대만에서 열리는 ‘세계 농아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재단 비리로 오랜 기간 갈등을 겪은 에바다학교에선 이들 자매의 대학 진학이 남다른 경사다. 자매를 탁구에 입문시킨 권오일(47) 교감은 “1996년 재단이사장의 공금횡령으로 7년 동안 파행이 이어졌는데, 그때 초등학생이던 아이들이 이렇게 커서 자립하는 걸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윤솔씨는 “그때 외부 사람들이 선생님들을 때리고 학교 건물에 달걀을 던지는 걸 보고 무섭고 이해할 수 없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지금까지 우리를 지켜준 선생님들이 고맙고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장애인 올림픽의 연금·포상금 지급 기준이 일반 국가대표 올림픽 입상자들과 같아져, 이 학교 학생들은 ‘운동만 열심히 하면 경제적 자립이 가능하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권 교감은 “스스로 길을 찾은 자매를 보면서 다른 학생들도 자신들의 진로에 대해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열심히 메달을 따서 힘든 농장 일로 고생하시는 아버지 시름을 덜어 드리고 싶어요.” 체육 교사가 꿈인 동생 윤자양이 바쁜 손짓으로 말했다. 평택/글·사진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
KBS 1TV <사랑의 가족>에서 1월 20일 오후 4시 10분에 우리 윤솔이, 윤자 자매의 한국국제대학교 특수체육교육과에 동시합격한 내용과 9월 대만에서 개최될 세계농아인올림픽(데프림픽) 금메달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 내용 등이 방송되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