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배움터 지킴이 하루
울 마님 학교에 꿀을 발라 놨어요? 무엇 때문에 그렇게 일찍 나갑니까?
출근하는 나에게 때때로 아내가 하는 핀잔입니다. 그런지도 모르지요! 라고 하면서 학교로 출근합니다.
나는 30여 년간 공직 생활을 마치고 학교에서 배움터 지킴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배움터 지킴이 봉사활동을 한다고 주변에 알렸을 때 다수의 지인은 무엇 때문에 늘 그막에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러나 내 마음은 확고했고 이제는 때묻지 않은 맑은 영혼을 가진 아이들과 인생 마지막을 보내는것도 보람있는 일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봉사활동을 시작하고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어디엔가 갈곳이 있고 할 일이 있다는 생각에 ,오늘은 무엇을 할까하는 기대감.퇴근 할때에는 오늘도 학교와 학생안전 지도를 잘했다 는 성취감은 무엇에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이런 성취감은 생계를 위해 다녔던 직장생활에서는 느낄수 없었던 다른 느낌이며 이런 이유로 일과 시간보다 일찍 출근합니다. 아이들의 영혼은 맑고 순수합니다. 환경이 그래서 그런지 찌든 영혼이 정화되고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호기심도 많고 아는것도 많아 산전수전 다 겪은 나도 예상치 못한 질문 공세에 당황할때가 있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노는 모습도 각양각색입니다. 축구하는 아이, 꽃밭에 날아오는 벌이나 나비를 잡는 아이,아무 생각없이 운동장을 뛰는 아이, 소리 지르는 아이, 모래 장난하는 아이, 이런 관찰하는 것도 흥미롭고 수십년전에 저만한 나이때가 생각나기도합니다.
하교후 집에 오자마자 동내 한가운데 있던 친구네 마당에 모여 자치기,제기차기 하면서 놀고 때로는 집에 있던 암소를 끌고 풀이 많은 곳으로 데리고가 풀을 뜯기고 소가 풀를 뜯는 동안 메뚜기도 잡고.잠자리도 잡곤 했던 행복했던 추억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하교하자마자 집으로 가는 대신 노란색 학원차 차를 타기도하고,태권도,합기도,도장 차를 타는 아이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도 듭니다. 지금 체육시간 뛰어다니며 소리 지르는 아이 함성과 웃음소리가 운동장에 가득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이런 장면은 코로나19 시기에 텅 빈 운동장을 혼자 지키던 암울했던 때를 생각하면 감격스럽고 한 편의 동화 같습니다. 올해는 운동회도 예전처럼 성대하게 열리겠지요. 운동장에 만국기가 휘날리고 응원소리 가득할 가을 운동회가 기다려 집니다.
[ 어느 지킴이가 보낸 글]
첫댓글 각급학교에서 봉사 일하는 배움터 지킴이 들에 대한 애환은 많지요.
때론 아기자기한 일들이 있어 행복하고 무엇인가 아름답게 꾸미고
사무실에도 학생들이 찾아 올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 놓았지만 아직
학생들을 통제한다는 느낌이 앞서서 인지 일부 몇 명을 제외하면
하루 찾아오는 인원은 얼마 없어요. 하지만 교내 순찰을 돌고 혹시
모를 무법자들이 오지나 않나 하는 경게심도 함께하고요.
원래의 취지와는 이상하게 변해버린 배움터 지킴이의 역할은 이젠
경비 수준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봉사자라는 이유로 몇년이 가도
단돈 천원도 오르지 않습니다. 이것은 정말로 배움터지킴이 선생님들을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봅니다. 물가가 오르고 기름값도 오르고 음식값도
오르면 당연이 지킴이샘들의 봉사비도 올려주는 것이 당연한겁니다.
전국의 교육감 여러분 내년에는 예산을 올려서 지킴이 봉사료를 올려주세요
감사합니다. 즐감했습니다.
잘지내셨지요?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