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잃었다면 그것은 좋은 기회 / 전현수 박사
[전현수 박사의 마음테라피 /btn]
몸이 건강하지 않을 때에도 우리는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을까?
건강하지 않을 때의 좋은 점을 찾을 수 있다면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너무 돈, 건강, 일 중심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서 그렇지
사실 잘 생각해보면 건강이 안 좋을 때에도 좋은 점은 있다.
<1> 안 좋은 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훈련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모든 것은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거기에서부터 무언가 출발해야 하는데
대부분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 하고 새로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받아들인다는 의미는, 포기하고 그냥 살라는 것이 아니라
못 받아들임으로서 생기는 또 다른 부작용을 막고
거기서부터 무언가 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2> 잘못된 음식이나 습관 등을 고칠 수 있는 좋은 기회
몸이 아픈 것은 무언가 문제가 있으니까 조치를 취하라는 신호이다.
<3> 휴식할 수 있고,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
몸이 아픈 것은 무리한 일이나 생활에 제동이 걸리는 것이다.
받아들일 수 있고, 고칠 수 있고, 쉴 수 있는 좋은 기회
<4> 몸이 내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
평소에 몸이 건강하면 내 몸이 내 말을 듣는지 알고 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정신도 마찬가지인데,
정신과를 찾아오는 환자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더라.
어떤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자꾸 드니까..
불안하고 싶지 않은데 계속 불안하고
우울하고 싶지 않은데 계속 우울하고..
그래서 아플 때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건강해지면 다시 '내 말을 듣는다, 내 것이다'라고 여기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가끔 아파보면서
'아, 내 것이 아니구나' 일깨워주는 좋은 기회가 된다.
<5> 건강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좋은 기회
평상시에는 건강을 당연하다고 여기지 소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막 함부로 하다가 아파보면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더 조심하고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건강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건강은 정말로 축복이다.
만약 설사 때문에 외출을 못 하던 사람이
자유롭게 나다닐 수만 있어도 엄청나게 행복하고,
잘 못 먹던 사람이 잘 먹을 수만 있어도 엄청나게 행복한 것이다.
엄청난 축복인 것이다.
그런데 보통 그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소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아파보면 그 소중함을 새삼스레 깨닫게 되는 것이다.
<6>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좋은 기회
우리는 항상 살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프면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픔은 죽음의 그림자이다. 우리는 결국 아프다가 죽는 것이다.
아픔을 통하여 우리의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요즘에는 암에 걸렸다고 해서 다 죽는 것도 아니고,
항암치료의 고통도 많이 완화되었는데
암에 걸린 사람들 중에는 투병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가족 간에 사랑이 깊어지는 경우도 있고, 시간을 더 소중하게 쓰게 된다.
그래서 심지어 어떤 사람은 '암이 축복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보았다.
남자는 1/3, 여자는 1/4이 암에 걸리는데
나는 '아, 내가 암에 걸리면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암에 걸리면 적어도 내가 시간을 몇 배로 아껴서 쓰겠지~'
막상 암이 닥치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은 걱정 안 한다 ㅎㅎ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다.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공존한다.
마음도 아프면 힘이 드니까 여러 종교도 찾게 되고 수행도 하게 되고,
여러 가지 이득도 많다.
그래서 항상 균형있게 보아야 한다. 아픈 것에도 좋은 점은 있다.
그 좋은 점을 잘 찾아내어 의미있게 보고, 잘 활용하고
그때 얻을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두면
아플 때에도 할 일이 있고, 할 만하다.
'염신불구무병(念身不求無病)이니, 이병고위양약(以病苦爲良藥)하라'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치성해지기 쉽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보왕삼매론>
출처: 불교는 행복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