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의 뒤를 잇는 빛의 화가, 렘브란트
(Rembrandt van rijn, 1606 ~ 1669)
제가 정말 좋아하는 네델란드의 화가입니다.
빛을 훔친 화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빛과 어두움의 극적인 대비로 성화의 신비로움속으로 초대해 묵상하게 합니다.
신부님께서도 강론 PPT에 인용을 하시기도 했는데요. 문화분과에서는 성경속 같은 이야기의 작품을 시간이 지나면서 렘브란트가 어떻게 다르게 표현했는지 비교해 보려고 합니다.
이 사람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었는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다. (루카2,25)
성전에서 아기 예수님을 봉헌하는 곳에 다섯 사람이 있다. 아기 예수님과 마리아와 요셉, 시메온과 한나가 그들이다. 그들이 있는 곳은 창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성전 가장자리이다. 성전 안에는 기둥이 있고 기둥에는 촛불이 꺼져 있으며 성전 안이 어두운 것으로 보아 예루살렘 성전은 구원의 빛이 아니었다. 창문을 통해 빛을 받는 다섯 사람만이 빛을 증언하는 사람이다.
아기 예수님은 창살 너머로 들어오는 빛을 듬뿍 받고 있다. 구원의 빛은 아기 예수님을 통해 모든 이에게 발산되기 때문이다. 긴 수염을 한 백발의 시메온은 예수님께 경의를 표시하기 위해 무릎 절을 하며 손가락으로 마리아를 가리키고 있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루카 2,34-35) 그래서 그의 손가락은 날카로운 칼처럼 성모님의 가슴을 찌르고 있다.
마리아는 이 예언을 듣고 깜짝 놀라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손깍지를 끼고 이 예언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간절히 기도하는 그녀의 손이 예수님과 함께 빛을 발산하고 있다. 다섯 인물 중에서 가장 어두운 사람은 빛을 등지고 있는 요셉이다. 그의 발이 맨발인 것은 그의 인생의 고난을 암시한다. 한나라는 나이 많은 여자 예언자는 그 광경을 목격하고 팔을 크게 벌려 놀라고 있으며 눈을 돌려 밖을 바라보고 있다. 구원의 날을 기다리던 모든 이에게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위해서이다.
이 그림의 중앙에 밝은 빛이 감도는 부분에는 예수를 안은 시메온과 그 옆에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 아버지 요셉 그리고 유대 복장을 한 두 사람이 있다. 또한 아기 예수를 보고 놀란 동작을 취하는 붉은색 예복을 입은 예언자 한나도 보인다. 시메온은 아기 예수를 감격한 듯 자신의 품에 안고 있으며, 그것을 두 명의 유대인은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반면에 화면 오른쪽의 하단, 어둠이 내려앉은 부분에는 검은 색 예복을 입은 두 명의 랍비는 예수를 둘러싼 모습을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다. 어둠에 둘러싸인 이들은 전혀 그림의 중앙에 흐르는 빛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렘브란트가 세상을 떠나는 해, 노년의 그가 완성하지 못했던 마지막 작품속의 시메온은... 예루살렘 성전에 머물면서 구세주와의 만남을 갈구하던 그가 아기 예수를 품에 안고 감격스러워한다. 그저 주님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랐던 늙은 예언자는 그 소망을 훨씬 뛰어 넘어 구세주를 자신의 품에 안은 것이다. 눈이 먼 것처럼 보이는 예언자는 육안이 아니라 심안으로 또는 영안으로 아기 예수의 정체를 꿰뚫어본다.
시메온은 양손으로가 아니고 그야말로 “두 팔로 예수 아기를 안고 있다.”(루카 2,28) 그는 자신의 손으로 구세주를 만지기에는 부당한 것처럼 느껴 손이 아니라 팔로 아기 예수를 받쳐 들었는데 이것은 그의 겸손한 삶을 드러낸다. 그가 가지런히 모은 양손은 기도하는 모습이다.
시메온은 아기 예수를 안고 이렇게 하느님을 찬미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루카 2,29-32)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구세주를 기다리던 시메온은 마침내 메시아를 두 팔에 안고 감격하며 노래한다.
렘브란트는 유작에서 시메온의 마음으로 자신을 봉헌하지 않았을까...
첫댓글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빨간 예복의 거구가 한나였군요!!! 이렇게 또 하나를 배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