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만 현대 표기로 바꾸었음.
뎨 가난 뎌 각시 본 듯도 한뎌이고.
텬상 백옥경을 엇디하야 니별하고,
해 다 뎌 져믄 날의 눌을 보라 가시난고.
어와 네여이고 이내 사셜 드러 보오.
내 얼굴 이 거동이 님 괴얌즉한가마난
엇딘디 날 보시고 네로다 녀기실새
나도 님을 미더 군 뜨디 전혀 업서
이래야 교태야 어자러이 하돗떤디
반기시난 낫비치 녜와 엇디 다라신고.
누어 생각하고 니러 안자 혜여하니
내 몸의 지은 죄 뫼가티 싸혀시니
하날히라 원망하며 사람이라 허믈하랴
설워 플텨 혜니 조물의 타시로다.
글란 생각 마오. 매친 일이 이셔이다.
님을 뫼셔 이셔 님의 일을 내 알거니
믈 가탄 얼굴이 편하실 적 몃 날일고.
츈한고열은 엇디하야 디내시며
츄일동텬은 뉘라셔 뫼셧난고.
쥭조반 조셕 뫼 녜와 갓티 셰시난가.
기나긴 밤의 잠은 엇디 자시난고.
님다히 쇼식을 아므려나 아쟈 하니
오날도 거의로다 내일이나 사람 올가.
내 마암 둘 대 업다. 어드러로 가쟛 말고.
잡거니 밀거니 놉픈 뫼해 올라가니
구롬은카니와 안개난 므사 일고.
산쳔이 어둡거니 일월을 엇디 보며
지쳑을 모라거든 쳔 리랄 바라보랴.
찰하리 믈가의 가 배 길히나 보쟈 하니
바람이야 믈결이야 어둥졍 된뎌이고.
샤공은 어대 가고 븬 배만 걸렷난고.
강텬의 혼쟈 셔셔 디난 해랄 구버보니
님다히 쇼식이 더옥 아득한뎌이고.
모쳠 찬 자리의 밤듕만 도라오니
반벽 쳥등은 눌 위하야 발갓난고.
오라며 나리며 헤뜨며 바니니
져근덧 녁진하야 픗잠을 잠간 드니
졍셩이 지극하야 꿈의 님을 보니
옥 가탄 얼굴이 반이나마 늘거셰라.
마암의 머근 말삼 슬카장 삷쟈 하니
눈믈이 바라 나니 말인들 어이하며
졍을 못다하야 목이조차 몌여하니
오뎐된 계셩의 잠은 엇디 깨돗던고.
어와, 허사로다 이 님이 어대 간고.
결의 니러 안자 창을 열고 바라보니
어엿븐 그림재 날 조찰 뿐이로다.
찰하리 싀여디여 낙월이나 되야이셔
님 겨신 창 안해 번드시 비최리라.
각시님 달이야카니와 구잔 비나 되쇼셔.
뎨 가난 뎌 각시 본 듯도 한뎌이고.
저기 가는 저 각시 본 듯도 하구나
텬상 백옥경을 엇디하야 니별하고,
하늘나라의 백옥경을 어찌하여 이별하고
해 다 뎌 져믄 날의 눌을 보라 가시난고.
해 다 져서 저문 날에 누구를 보러 가시는고
어와 네여이고 이내 사셜 드러 보오.
오오 너로구나 이내 사정 들어 보오.
내 얼굴 이 거동이 님 괴얌즉한가마난
내 얼굴이 이 행동이 임께서 사랑함직한가마는
엇딘디 날 보시고 네로다 녀기실새
어쩐지 나를 보시고 너로구나 하고 특별히 여기시기에
나도 님을 미더 군 뜨디 전혀 업서
나도 임을 믿어 다른 뜻이 전혀 없어
이래야 교태야 어자러이 하돗떤디
아양이야 애교야 어지럽게 굴었던지
반기시난 낫비치 녜와 엇디 다라신고.
반기시는 얼굴 빛이 옛과 어찌 다르신고
누어 생각하고 니러 안자 혜여하니
누워 생각하고 일어나 앉아 헤아리니
내 몸의 지은 죄 뫼가티 싸혀시니
내 몸이 지은 죄 산 같이 쌓였으니
하날히라 원망하며 사람이라 허믈하랴
하늘이라고 원망하고 사람이고 탓하랴
설워 플텨 혜니 조물의 타시로다.
서러워 풀어 헤아리니 조물주의 탓이로다.
글란 생각 마오. 매친 일이 이셔이다.
그런 생각 마오. 맺힌 일이 있습니다.
님을 뫼셔 이셔 님의 일을 내 알거니
임을 모시어서 임의 일을 내가 아는데
믈 가탄 얼굴이 편하실 적 몃 날일고.
물 같은 얼굴이 편하실 때가 몇 날일꼬
츈한고열은 엇디하야 디내시며
이른 봄의 추위와 여름철의 무더위는 어떻게 지내시며
츄일동텬은 뉘라셔 뫼셧난고.
가을과 겨울은 누가 모셨는가
쥭조반 조셕 뫼 녜와 갓티 셰시난가.
죽조반과 아침 저녁 진지는 옛날과 같이 잡수시는가
기나긴 밤의 잠은 엇디 자시난고.
기나긴 밤에 잠은 어찌 주무시는가
님다히 쇼식을 아므려나 아쟈 하니
임 계신 곳의 소식을 어떻게라도 알려고하니
오날도 거의로다 내일이나 사람 올가.
오늘도 다 지났다. 내일이나 사람이 올까
내 마암 둘 대 업다. 어드러로 가쟛 말고.
내 마음 둘 곳 없다. 어디로 가잔 말인가
잡거니 밀거니 놉픈 뫼해 올라가니
잡기도하고 밀기도하며 높은 산에 올라가니
구롬은카니와 안개난 므사 일고.
구름은 물론이거니와 안개는 무슨 일인가
산쳔이 어둡거니 일월을 엇디 보며
산천이 어두운데 해와 달을 어찌 보며
지쳑을 모라거든 쳔 리랄 바라보랴.
바로 앞을 모르는데 천리를 바라볼 수 있을까
찰하리 믈가의 가 배 길히나 보쟈 하니
차라리 물가에 가서 뱃길이나 보려고 하니
바람이야 믈결이야 어둥졍 된뎌이고.
바람과 물결 때문에 어수선하게 되었구나
샤공은 어대 가고 븬 배만 걸렷난고.
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걸려있는가
강텬의 혼쟈 셔셔 디난 해랄 구버보니
강가에 혼자 서서 지는 해를 굽어보니
님다히 쇼식이 더옥 아득한뎌이고.
님 계신 곳 소식이 더욱 아득하기만구나
모쳠 찬 자리의 밤듕만 도라오니
초가집 찬 자리에 한밤중이 돌아오니
반벽 쳥등은 눌 위하야 발갓난고.
벽에 걸린 푸른 등은 누구를 위하여 밝았는가
오라며 나리며 헤뜨며 바니니
오르내리며 헤매며 방황하니
져근덧 녁진하야 픗잠을 잠간 드니
잠깐 사이에 힘을 다하여 풋잠을 잠깐 드니
졍셩이 지극하야 꿈의 님을 보니
정성이 지극하여 꿈에서 임을 보니
옥 가탄 얼굴이 반이나마 늘거셰라.
옥 같은 얼굴이 반이나 늙었구나
마암의 머근 말삼 슬카장 삷쟈 하니
마음 먹은 말씀 실컷 사뢰려하니
눈믈이 바라 나니 말인들 어이하며
눈물이 바로 나니 말인들 어찌하며
졍을 못다하야 목이조차 몌여하니
정을 나누지 못하여 목조차 메니
오뎐된 계셩의 잠은 엇디 깨돗던고.
방정맞은 닭소리에 잠은 어찌 깨었단말인가
어와, 허사로다 이 님이 어대 간고.
아아, 헛된 일이로다 이 임이 어디 갔는가
결의 니러 안자 창을 열고 바라보니
잠결에 일어나 앉아 창을 열고 바라보니
어엿븐 그림재 날 조찰 뿐이로다.
불쌍한 그림자만 나를 쫒을 뿐이로다
찰하리 싀여디여 낙월이나 되야이셔
차라리 죽어서 떨어지는 달이나 되서
님 겨신 창 안해 번드시 비최리라.
임 계신 창 안에 환하게 비치리라
각시님 달이야카니와 구잔 비나 되쇼셔.
각시님, 달은 커녕 궂은 비나 되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