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RIST의 전재호입니다.
2014년 4월 어느 날 여느 때처럼, 회의에 참석하려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동시에 옆에 먼저 앉아 있던 모 연구원의 얼굴을 우연하게 보게 되었습니다. “왜 이래 얼굴이 좋아 보여요?” “나 요즘 국선도 하거든...한번 와 봐” 그냥 흘리는 듯한 그의 인사말에 저는 ‘분명히 뭔가 있는 것 같아‘ 라고 생각하고 그 다음날 당장 RIST 국선도실에 찾아 갔습니다.
모든 것의 시작이 우연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청년 때부터 가슴 한 구석에부터 맑은 영혼과 행복한 마음을 얻는 것이 인생의 중요한 가치관이란 것을 잊지 않았던 것이 나의 발길을 이끌지 않았는가? 생각해봅니다.
21세기를 불안의 시대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불투명한 미래뿐 아니라 개인적 걱정까지 불안과 두려움을 자극하는 각종 상황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이유도 모른 채 불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도 연구소에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서 기분이 좋다가도, 전화 한 통화나 다른 사람과의 가벼운 싸움의 갈등에 의해 기분을 완전히 망치거나 찝찝한 기분이 들게 됩니다. 좋은 느낌이 절대로 오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책‘행복을 방해하는 뇌의 나쁜 습관’에서 다년간의 뇌영상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불안, 두려움에 반응하는 독특한 방식을 밝혀냈습니다. 우리의 뇌는 작은 위험도 재빠르게 감지하며 원하는 것보다 피하고 싶은 것을 우선적으로 처리하도록 진화해왔다고 합니다. 뇌는 미래에 일어날 확률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risk관리에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고, 현재까지 영향을 주어 행복감을 날려 보내는 것 같습니다. 책 ‘뇌의 배신’에서 두뇌영상촬영에 의해 사람이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 두뇌에서 일어나는 활동을 신경과학적으로 연구한 바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소위‘한가한 상태’에서 예술적, 과학적 통찰이든, 감정적 혹은 사회적 통찰이든, 진정한 통찰이 이처럼 한가로운 상태에서만 일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집중력과 창의력을 향상시키고 성과를 내고 싶다면 꼭 이런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거겠지요.
현대의 시간관리 문화에서는 정원에 앉아 명상에 빠지는 것은 완전히 시간낭비라고 생각들 합니다. 만약 뉴턴이 요즘의 현대 기업에서 일하면서 이런 모습을 보였다면 아마도 인사과에서 정리해고 대상자로 통보받았을지도 모르겠지요. 뇌의 발달은 인간의 생존과 문화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미래를 예측하고 예방하는 기술들을 발전시켜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과잉보호하는 뇌의 특성상 내가 모르는 그 무엇인가가 나를 해칠 수도 있다는 불안과 두려움 속에 자연스러웠던 행복감은 힘없는 조연이 되는 듯합니다. 동시에 성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바쁘게 사는 것만이 성공의 길이라 생각하는 최면에도 걸려 있는 듯합니다.
언젠가 아이들이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빤 언제 가장 행복해?”가만히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때 아무 생각 없이 친구들하고 놀았을 때 인 것 같네요. 사슴벌레를 잡으려고 산속을 돌아 다녔던 일, 고기를 잡으려 2시간의 긴 길을 지칠 줄 모르고 다녔던 일, 개구리를 잡아서 콩과 같이 구워먹었던 일, 등굣길의 눈길에 비닐포대로 썰매 탔던 일, 10분간의 쉬는 시간마다 운동장에서 공놀이를 하던 일, 언제나 저녁 늦은 시간이면 저녁 먹으라고 소리치시던 어머님의 잔소리도 아무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요.
10년 후, 또다시 아이들이 저에게 아빤 언제 가장 행복해? 라고 질문을 한다면, “예들아. 국선도를 해 보거라”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