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뵤~오!
위풍이가 하늘을 난 건 어느 추운 겨울날이었다.
나름대로 멋을 부리고 날았지만, 평가는 각자에게 맡기는 바이다.
한편..
- 자기야! 우리 언제쯤 세상으로 나가지?
- 바~보, 늦으면 늦을 수록 좋은거야..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위풍이는 자칫 '삶은 달걀'로 전락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부단한 인내끝에..
어엿한 가장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또한 그러나..
그의 얼굴에는 항상 수심이 가득했는데, 이는 부인인 '위숙이'도 마찬가지였다.
- (내가 졸고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지..) ...
위숙이 역시 깊은 수심에 빠져있었다.
- 여보, 우리 비록 수명대로 살지 못하더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맙시다..
- 신경끈지 오래요..
아무튼..
위풍이를 비롯한 그의 일가친척들의 2004년 망년회는 비교적 침통한 분위기였다.
그도 그럴것이 수개월전 발생했던 '사스' 덕(?)에 한바탕 소란을 겪었던 터라 모두들 의기소침 해진 건 당연한 일이었다.
당시 닭들의 운명은 비참했다고 한다.
21일 만에 겨우겨우 세상에 나왔건 만,
아름다운 '청춘의 닭' 한번 되보지도 못하고 모두들 횡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스의 공포가 다소 줄어들자 예의 '개나 소나' 할 것 없이 예전처럼 마구 덤벼드는 것이었으니...
- 가만히 있으면 안 잡아먹지~
- (너 같으면 그말을 믿겠니..)
- 이리온~
- 강아지 발바닥 긁는 소리하고 있네..
위풍이는 당당하게 서있었다.
하지만 녀석이 다가오자..
- (까~끼~우~) ...
침묵을 깼다.
그리곤 '위풍당~닭'하게..
- (퍼~드~득..) ...
사력을 다해 날았던 것이다.
필닭적으로 말이다.
또한 그런데..
참으로 아쉬웠던 한가지는,
아무리 멋있게(?) 날아도 소용없는 일이 있었다.
무엇이, 왜?
- (죽기전에 소원은 풀었다..) ...
- 아니 왜 그런말을?
- 아무리 치장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이말이오..
참고로, 위풍이의 닭털치장은 '앙드레 닭' 선생이 맡았다고 한다.
- 진실을 말해보시오..
- 더이상 묻지마~오. 괴로워요..
- 맞다구요. 더이상 묻지말라구요..
위풍이의 숨겨진 애인 일명 '부러진 부리'가 대답을 대신했다.
이유는?
가슴아픈 사연이 아닐 수 없었다.
그들은 자신의 운명을 치밀하게 점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내~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에~구.구.구.. 구.구.구.. 구.구.구.. 구.구.구.. 구.구.구.. 구.구.구.. 구.구.구.구~
그렇게 세월은 가는거야~
모든게 꿈이었다.
제 아무리 닭폼 잡고 날아도, 제 아무리 닭다리 잡고 울어도 소용없는 짓이었다.
그래서..
- 잠시만요..
- 에~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
위풍이의 친척에게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역시 '도망가는' 소용없는 시도었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은 기자는 나이어린 위풍이의 조카들에게 인터뷰 해보기를 결심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 닭은 대체적으로 얼마까지 살 수 있나요?
- 최장수 36년까지 들어봤지만, 보통 30년까지 살 수 있답니다..
- 보통은 몇살까지 사는데요?
- 대중없어요. 제맘대로 살게 놔두질 않는다고 하던데요..
- 그럼 새해 특별한 소망은 있나요?
- 아빠 말로는 '무대책이 상대책'이라던데요..
2004년을 마치는 인간사 처럼 병아리들도 특별한 새해 소망은 없는 듯 했다.
하지만..
억지로라도 소망을 말해보겠다는 닭들이 있었다.
먼저 위풍이!
- '위풍당~닭하게 날자'입니다..
다음은 위풍이의 숨겨진 애인!
- '위풍당~닭하게 울자'입니다..
대동소이했다.
그렇다.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리 '위풍당~닭'하게 만 살면 그만~이라는 대강의 닭울음 소리였다.
하물며 사람들이야..
어쨌든!
닭나라 시대 '암닭이 울면 집안 망한다'는 소리..
이젠 '원숭이 하품하는 소리' 밖에 되지 않는다고 치자.
암닭이 울던, 수닭이 울던 무조건 위풍당~닭하게 사는 2005년이 되면 그만~ 아닐까 싶다.
'새해, 닭고기 많이 드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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