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수필]텃밭에서
사람이 해 아래서 땀을 흘리며 생산적인 활동에 동참한다는 것은 여간한 즐거움이 아니다.
일부러 등산을 하거나 걷기, 혹은 자전거 타기등도 하지만 텃밭에서 땀을 흘리며 기경하는 것은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게다가 먹을거리를 수확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불어넣으니 금상첨화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일들,
즉 자발적으로 하기를 원하는 일들은 누가 뭐라고 아니해도 스스로 알아서 한다.
대표적인 일들이 바로 취미, 여가 활동인데 물론 취미나
여가 활동을 통해서 생산적인 활동도 겸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순수한 스포츠 활동은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고 가꾸는 것이니,
이 또한 직접적인 생산은 아니더라도 몸이 건강함으로 인해 병원이나 약국 신세를 질
이유가 없음으로 인해 의료비 지출을 억제하는 것이니 바로 간접 생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취미 중에서도 낚시, 난(蘭)이나 약초(藥草) 가꾸기, 수석(壽石)이나 분재(盆栽) 등은
열심히 하면 경비 지출도 되지만 그에 반해서 이익도 산출되며,
건강 다지기나 여가 활용으로서는 금상첨화라 할 것이다.
오랫동안 묵혀 두었던 답(沓)을 괭이와 삽으로 파는 일은 그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게다가 복분자를 심었던 땅이라 그것을 켜내고 흙을 고르는 일도 그게 쉬운 것이 아니다.
잡풀과 건초로 말라붙었던 땅을 갈퀴와 낫으로 긁어 한 곳에 모으고 태웠다.
연기가 진동하며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러나 풀을 태우는 냄새는 다른 것과 달라서 향긋하다.
작업을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우선 논을 파고 정돈하면서 느끼는 것은 아무리 땅이 있어도
그것을 그냥 방치해 놓으면 아무런 생산성이 없다는 것이요,
생산을 하기 위해서 투자하는 데는 경비와 노력이 뒷받침되고, 시간과 정성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묵혀둔 땅은 지력(地力)이야 있겠지만 풀과 돌멩이, 초근과 목근 등이 얽히고
설 켜서 그것들을 골라내지 않고는 작물을 재배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황폐한 땅이요, 버려진 땅이기 때문이다.
성경에는 씨 뿌리는 비유가 나오는 데 거기에 등장하는 밭은 4가지 경우이다.
바로 길가 밭, 돌밭, 가시떨기 밭, 옥토(沃土)가 그것이다.
길가 밭에 뿌려진 씨는 비유로 말하면 말씀이 떨어졌으나
마귀가 그 말씀을 가로채어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는 경우요, 자갈밭은 말씀을 받아
싹이 났으나 그 뿌리가 얕은 고로 환난이나 핍박이 올 때 뒤로 물러나는 경우요,
가시떨기 밭에 씨가 뿌려졌다는 말은 말씀을 받아 기뻐하나
이생의 염려와 재리의 유혹으로 말미암아 충분히 결실하지 못하는 경우요,
옥토 밭에 떨어진 씨는 좋은 밭에 씨가 뿌려져 30배, 60배, 100배 결실하는 밭을 말한다.
그리고 세상 끝 날에 추수할 때가 오는데, 알곡과 가라지 비유가 그것이다.
알곡은 모아 곳간에 거두고 가라지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운다고 하니,
우리가 깊이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여하튼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있어 어떻게 밭을 잘 정돈하고,
비배(肥培)를 잘하여 식물을 재배하는 것이 중요한 관건이다.
왜냐하면 밭을 잘 관리하지 못하고, 비료를 제 때 주지 않고,
제초작업을 하지 않으면 그만 그 밭은 좋은 것을 산출하지 못하고 만다.
설령 난다 하더라도 열 개 심어서 하나 거두는 형국이 되고 말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무엇인가 인생에 많은 것을 심는다.
그러나 정말로 성공하고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드물다.
왜 그런가? 믿음을 따라 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믿음 없이 행하는 인간의 모든 행위가 말짱 도로 임을 성경은 말하기를
‘너희가 일찍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시 127:2’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성경의 다른 곳에서는 ‘믿음이 없이는 기쁘시게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 -히브리서11:6’
텃밭에서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깨닫는다.
바로 경작의 유익이 주는 경건의 훈련과 육체의 연습 등이
한데 어우러지니 그게 바로 살아있는 생활의 체험이다. gaegu